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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스위치 - 최신 과학으로 읽는 후성유전의 신비
장연규 지음 / 히포크라테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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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가 같아도 삶이 달라지는 이유는 후성유전 시스템

연세대학교 시스템생물학과 교수로 오랜 시간 후성유전학 강의를 진행한 장연규 선생님은 강의 자료를 토대로 후성유전학의 기본 원리와 최신 연구결과 동향, 전망에 대해 소개해 주고 있어요.

인간 세포의 DNA에는 유전정보가 압축돼 있는데 우리 몸은 유전자에 있는 모든 정보를 사용하지 않아요. 필요에 따라 일부분의 압축포장을 벗기고 사용해요. 이때 DNA의 정보를 사용 여부를 선택하는(켜고 끄는) 시스템이 바로 후성유전 시스템(유전자 스위치)인데요.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유전자는 변하지 않지만, 생활습관, 식성, 주변 활동, 후천적인 노력 등에 의해 유전자 스위치의 위치가 바뀌어요. 같은 유전병을 가지고 있어도 생활방식에 따라 병이 빨리 오기도 하고, 늦어지거나 아예 발현되지 않을 수도 있는 거예요.

후성유전학은 생명체가 태어나고 성장하며, 자손을 남기는 것처럼 생명 현상의 모든 것과 관련이 있어요. 유전자의 형태와 구조, 후성 유전이 영향을 끼치는 과정을 그림과 함께 쉬운 글로 설명해 주셔서 저도 읽으면서 혼자 '아하!' 소리를 몇 번을 냈어요. 옆에 있는 남편에게 이 신비로운 사실들을 전달해 주기도 했지요
'머리도 좋은데 경제적인 능력도 있으면 혼자 살고 싶은 마음이 있겠지요. 난자가 좀 그렇데요.'
'땀이 나는 사람과 땀이 없는 사람이 만나면 다음 세대는 몸의 부위별로 땀이 날 수도, 안 날 수도 있다네요.'
'점차적으로 소식을 해야겠어요.'
'암도 줄기세포가 있다네요.'
문과생의 피가 흐르는 저는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하지요. 재밌는 건 같이 나눌수록 배가 되니까요 ㅎㅎ
물론 책에는 아래와 같이 과학적으로 설명되어 있어요.

[단성생식을 막아라]
;자, 여기서 난자의 입장에 서서 생각을 한번 해봅시다. 정작 자신은 정자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중요하고 큰 역할을 하는데 그리고 자신은 모든 요소와 환경을 다 갖추고 있는데, 구태여 정자를 만나기 위해 시간을 들여가며 기다릴 필요가 있느냐는 것입니다. p.179

[인간 여성의 모자이크 형질]
;예측과는 달리 그녀는 땀샘이 있는 피부와 땀샘이 없는 피부가 섞여 있는 모자이크 형태의 피부를 가지게 됩니다. 즉 땀샘을 가진 피부와 무발한증 피부가 섞인 특이한 형질이 발현된 것입니다. 우열의 법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이런 현상은 왜 나타나는 것일까요? p.155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서는 소식이 중요]
;생명체는 에너지를 얻기 위해 포도당을 분해하는데, 이 과정에 NAD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섭취한 음식물의 양이 많으면 투입되어야 할 NAD의 양도 함께 늘어납니다. 분해해야 할 포도당이 많아서 NAD를 많이 소비하면 후성유전 조절효소인 NAD 의존적인 아세틸기 제거효소의 활성이 감소할 수밖에 없습니ㅣ다. p.250

[암 환자 생존율 개선을 위한 새로운 전략]
;악성종양에는 대부분 암 줄기세포가 들어 있으므로 항암제를 써도 암세포를 완전히 죽일 수는 없습니다. 암 줄기세포는 항암제를 세포 밖으로 배출하는 펌프 기능이 매우 발달해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p.232

다윈에 가려진 라마르크의 부활, 완벽한 압축포장 전문가 DNA, 단성생식을 하고 싶어 하는 난자, 땀이 나는 곳과 나지 않는 곳이 모자이크처럼 분포하는 신체, 후성유전학 관련 암 치료제 보리노스태트, 몸의 부위마다 다른 체온, 유전이 아닌 경험으로 만들어지는 모성본능 등등 읽으면서도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소개되어 있어서 지루할 틈이 없었네요. 교수님의 친절한 설명으로 후성유전 시스템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 처음부터 다시 훑어보았어요.

책에서는 후성 유전자가 같아도 어떤 선택과 노력을 했는지에 따라 삶이 달라질 수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형질이 나의 모든 것이 아니라는 거죠. 태아가 뱃속에서 자라는 동안에도 수많은 후성 유전적 선택이 일어나고, 태아의 형질을 바뀐다고 해요. 나이, 음식, 공해물질, 스트레스, 유아기에 겪은 부모와의 유대감 등 유아기에 겪은 경험들도 뇌에 새겨져 자손에게 유전되기도 하고요. 이래서 조상님들도 태교도 중요하지만 양육, 교육도 중요하다고 소리 높여 이야기한 거네요.

;후성유전은 기본적으로 우리 몸을 구성하는 체세포에 새겨진 후성유전적 변화가 모세포에서 딸세포로 전달되는 세포 간 유전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생식세포에 새겨진 후성유전적 정보는 세대 간에 유전되기도 합니다. DNA가 아닌 후성유전 조절 시스템에 새겨진 정보도 유전될 수 있으며, 후성유전 조절 시스템이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도 조금씩 밝혀지고 있습니다. p.20

내 삶의 주인은 역시 '나'였네요. 내가 처한 환경에 핑계를 대며 피하기만 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선택하고 노력한다면 타고난 유전자를 바꾸고 운명을 개척할 수 있다는 말에 왠지 모를 두근거림이 생기네요. DNA에 좋은 흔적과 기록을 남겨 나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에게도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가질 수 있기를 저도 희망해 봅니다.


#유전자스위치 #후성유전 #후성유전학 #장연규 #히포크라테스 #줄기세포 #암치료 #유전자 #생명과학 #용불용설 #과학책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어머니는 6년 전 직장암 수술을 하셨어요. 고도로 발전된 과학기술로 수많은 비밀이 풀리고 있고, 암도 이제는 불치병이 아니라고 어머니를 위로하고 나 자신에 대한 자책과 후회도 덜어 내며 수술 후 5년이 경과하며 완치되었다는 말을 병원에서 들었어요. 휴~하고 1년이 지난 올해에는 아버지가 전립선암 판정을 받고 방사선 치료를 하셨어요 아버지는 방사선 치료 후 암의 크기가 작아졌으니 치료는 그만해도 된다고 하셨지요. 그래도 여전히 피부발진으로 고생하고 계셔서 건강식품을 꾸준히 챙겨 드리고 있는데 덕분에 피가 날 정도로 긁는 행동은 더 이상 나타나지 않고 있어요. 그래도 왠지 주변을 서성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기억에서 멀어지면 다시 코앞까지 들이닥칠 것 같은 불안함이 있어요. 언제나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했기에 막상 코앞에서 일이 벌어지니 온갖 질문들이 동동 떠다녔어요. 암이 발생하는 이유는? 왜 위험한 거지? 전이는 왜 되는 걸까? 완치라는 말을 할 수 있는 걸까? 등등등 여러 가지 의문들에 대한 답을 [유전자 스위치(장연규 지음, 히포크라테스)]를 읽으면서 찾아보았어요. 왠지 장연규 교수님을 인터뷰하는 기분이었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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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 가족 웅진 우리그림책 111
신순재 지음, 이희은 그림 / 웅진주니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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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 말 역전의 기회에서 헛 스윙으로 깔끔하게 삼진 아웃된 7번 타자 안상심, 풀 죽은 상심이를 위로해 주는 형은 개그를 던지는데요. '길에서 뱀을 만난 개구리가 뭐라고 했게?''개굴', '양을 간질간질 간질이면 양이 뭐라고 하게?''매애애애' 이러다 웃음을 영영 잃어버리겠어요 ㅎㅎ

상심이는 자기 혼자 배꼽 잡고 웃는 개그맨이 되고픈 형과 테니스 경기에서 한 번도 이겨 본 적이 없는 아빠, 지금까지 한 실패들을 모아 놓은 엄마와 같이 살고 있어요.

실패를 밥 먹듯이 하는 4식구들과 함께 살지만 상심이는 다른 가족들처럼 실패하고 싶지는 않아서 몇 가지 '절대로 실패하지 않는 비법'을 정해 놓고 있어요.

잘하지 못할 것 같으면 하고 싶어도 절대로 안 하기!

잘하지 못할 것 같은데 하고 싶지도 않을 때는 절대로 안 하기!

한 번도 해 보지 않은 일은 안 하기!

나한테 소질이 없는 것 같은 일은 안 하기!

내가 잘하는 것만 하기!

실패는 완벽하지 않다는 뜻이고 두렵고 부끄러운 일이기에 실패할까 봐 늘 두려워하는 상심이에요. 아빠와 엄마는 실패는 도전의 증거이고, 훈장과 같은 것이라고 말해 주는데요. 가족들의 모습을 보며 실패는 두렵고 부끄럽기만 한 일은 아니라고 깨달아요. 절대로 실패하지 않는 비법은 나만의 실패 상자에 또 하나의 도전을 쌓는거지요.

"좋아, 이제부터 내 실패 상자를 채워 보는 거야!"

마음이 바뀐 상심이에게 다시 타석에 설 기회가 왔고요. 투수가 던진 공을 향해 힘차게 방망이를 휘둘렀어요. 과연 상심이의 야구 실력은 어땠을까요?

아빠 안실패, 엄마 나도전, 형 안근심, 동생 안상심,

상심이를 제외한 인물들의 이름은 책에 나오지 않는데요. [실패 가족(신순재 글 이희은 그림, 웅진주니어)]의 이름은 이렇지 않을까 혼자 상상해 보네요. ㅎㅎ


누구나 실패는 두렵고 마주하기 힘든 일이잖아요. 어른이 되어도 마찬가지이지만, 아이들은 더 크게 상심하지요. 저희 집에도 실패를 밥 먹듯 하는 어린이가 있어요. 5살은 무엇이든 스스로 해 보고 싶어 하잖아요. 신발은 원하는 대로 짝짝이로 신기도 하고, 쌓여 있는 빨래는 던져야 하는 것이고, 무엇이든 손에 들어보고 휘둘러봐야 해요. 3~5세 시기에는 언어 및 운동 능력이 발달됨에 따라 주도적으로 자신의 삶에 관여하게 되다는 에릭슨의 말대로 워니는 외부 세계를 탐색하며 무엇이든 스스로 해보고 싶어 해요.

요즘은 블록에 빠져 있어요. 자석 블록 하나에 다른 블록 하나가 붙는 걸 신기해하던 보스는 '내가 해볼게', '내가 할게'를 외쳐댔어요. 블록의 개수가 조금씩 늘어나더니 평면에서 입체로 모양이 변화하면서 좀 더 다양한 형태들이 만들어졌는데요. 문제는 조금만 가지고 놀면 부서져 버리니 보스의 눈물과 아우성으로 거실이 가득 차 버리는 것이 일상이라는 거죠. "에그, 또 부서졌니." 타박 섞인 말이 혀끝에서 맴돌지만 꾸욱 참고 위로해 주긴 하는데요. 알고는 있어요. 실패도 경험이라는 것을. 실패와 좌절의 시간이 조금 긴 듯하여 안타까울 때가 많았어요.

시행착오를 통해 도전의 즐거움을 알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대응방법을 조금 바꿨어요. 실패해도 괜찮다고, 다시 즐겁게 시작하자고 조금은 아무렇지 않은 듯 넘기기 시작하니 보스가 조금씩 달라졌어요. 상심의 시간은 짧아지고 슬픔의 깊이는 얕아졌어요. 이렇게도 저렇게도 해 보며 블록이 오래도록 모양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가기 시작했어요. 오~ 좋아좋아.

즐거운 시행착오를 통해 도전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살면서 마주하게 될 수많은 실패와 좌절의 상황에서 스스로 일어설 수 있으려면요.

'그래 연습해 보자. 괜찮아, 연습하면 괜찮아져. 연습하면 할 수 있어.'

5살 워니의 실패를 응원하며 엄마도 한쪽 눈은 감으려고 노력 중이에요 ㅎㅎ


#웅진티테이블 #실패가족 #웅진주니어 #신순재 #이희은 #창작그림책 #그림책추천 #용기 #도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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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하고픈 게 많은 교사입니다 - 나답게 살기로 결심한 교사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유경옥 지음 / 애플북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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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종이 울렸다.

이제 교실에 가야 할 시간이다. p.32

교실 앞에 섰다. 앞문을 열기 전 잠시 걸음을 멈추고, 오늘은 어떻게 인사를 건네 볼까 고민한다. 매일 들어가는 교실인데도 시작은 늘 어렵다.   p.33


왠지 비장하기까지 한데요. 수업을 위한 준비를 하며 작가는 긴장감과 설렘이 함께 하는 수업의 시작이네요. 아이들과의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생각하며 '나다움'을 잃지 않는 선생님의 학교생활이 즐겁게 담겨 있어요.


야간자율학습 시간에 선생님으로 임하는 자세를 보며, 예전 기억이 소환되었어요. 키가 많이 큰 고3 담임선생님은 줄여서 '야자'시간에는 조용히 복도에서 머리만 동동 뜬 것처럼 교실 안을 들여다보곤 하셨어요. 졸고 있다가 문득 복도를 쳐다봤을 때 얼굴만 보이면, 잠이 확! 달아 나곤 했는데요. '어둠이 내린 밤에 불 꺼진 복도를 걸었다. 역시 학교에서 맞는 밤은 늘 무섭다.<여고괴담>같은 학교를 배경으로 한 공포 영화 때문에 그런가, 초등학교 때부터 이어져 온 '학교의 밤 12시의 전설'을 들어서 그런가(176)' 이렇게 시작된 유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우리 담임 선생님도 나름 고충이 많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담임선생님이 기억하는 나의 모습과 학생이었던 내가 기억하는 그때는 사뭇 다르겠지요. 아련하게 선생님이 보고프네요.


작가 소개_유경옥 선생님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대기업에 취업했어요. 오랫동안 원했던 입사였지만, 더 넓은 세상에서 다양한 경험들을 접하고 싶었기에 과감히 퇴사를 결정하고 대학에 진학했어요. 선망의 대상이었던 교생 선생님을 체험만 해 보고자 했지만, 한 달간의 교생실습은 교단으로 가는 길을 선택하게 해요. 교편을 잡은 지 10년 되어가는 지금 겸임교수, 작가,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겸한 N잡러로 매일이 새로운 생활을 이어 가고 있어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취업을 선택하고 다시 대학으로, 학교로 어떻게, 왜 그렇게 했는지가 진솔하게 적혀 있는데요. 학교에서의 삶을 선택한 후 어떻게 학생을 대하는지, 교사 간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하루하루를 꾹꾹 눌러 담아 세세하게 적혀 있으니 눈으로 읽고 있지만 입으로 떠들고 있다는 이 느낌 무엇이죠. 교사 직업을 가진 친구와 같이 수다 떠는 느낌이네요 ㅎㅎ

어릴 때부터 '새로움'이라는 단어를 좋아했다. 새로운 것을 할 때는 기분 좋은 긴장감과 설렘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첫 사회생활, 학교 입학, 그리고 교단에서의 첫 시작이 그랬다. 하지만 영원히 새로운 것은 없기에 시간이 흐르면 그 생활에 적응하게 된다. 나는 무언가에 적응하여 익숙해지다가 결국 싫증을 느끼는 것이 두렵다. 그렇기에 더 최선을 다해 움직이려 한다.  p.7

나를 통해 1년에 단 한 명의 학생이라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다면 그걸로 가치 있는 삶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유튜브 채널을 통한다면 그 영향력이 한 명이 아니라 열 명, 혹은 백 명 이상에게도 가닿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p.55


삶이 바쁘게 흘러가잖아요. 해야 할 일보다 쓸 수 있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으니까요. 초등학교에서 20여 년의 시간 동안 많은 학생들을 만나왔는데요.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는 아이들의 공책처럼 제가 쓰는 교무수첩도 빼곡하게 쓰였고 지워졌어요. 지금은 구글 파일에 하나씩 쓰고 필요 없는 것은 바로바로 삭제 버튼으로 지우니 깨끗하게 정렬된 편이지만, 무엇을 우선으로 해야 하는지를 여전히 고민하면서 끝없이 조율해 가고 있어요. 공부를 조금만 더 해서 더 나은 삶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 욕심을 부려 보지만, 몸을 배배 꼬는 학생들을 볼 때면, 이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그래 이 시기엔 어린이는 놀아야지 잘 노는 게 얼마나 어려운 건데, 그래 놀자 놀아하고 시간을 내어 보지만 이내 또 고민 속에 빠져요. 해줄 수 있는 것은 다 해주고 싶은데, 어떤 것이 최선인지는 지금 당장은 알 수 없네요.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내가 놓치고 있는 게 무엇인지 다시 한번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그림과 글로 세상과 소통하는 일까지 또 하나의 새로운 일을 만들었다고 하는 유선생님, 하고자 하는 의욕이 글 사이사이로 새어나와 읽는 내내 나는 뭘 해볼까 기분 좋은 두근거림을 가졌어요. 교사, 겸임교수, 작가를 겸하고 있으며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크리에이터까지 하고 있는 10년 차 교사이지만 지금도 여전히 하고 싶은 게 많다는 프로 N잡러 유경옥 선생님, 저도 같이 응원해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나는하고픈게많은교사입니다 #유경옥 #애플북스 #교사생활 #학교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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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빛을 따라서
권여름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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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은 빛을 따라서(권여름/ 자이언트 북스)" 속에는 평범한 여섯 식구들이 모여 살아가고 있어요.

정해진 시간에 열고 닫으며 365일 최선을 다하는 부모님

미술 학원을 다니면서도 더 많이 바라는 자존심 센 첫째 은세

연기자의 꿈을 조용히 단단하게 키우고 있는 만만한 둘째 은동

세상의 즐거움을 알아가기 시작한 여섯짤 셋째 은율

가족을 위해 무엇이든 최선을 다하는 욕쟁이급 할머니

간당간당한 필성 슈퍼

저녁 바람에 어느 집이 생선을 굽는지 고소하고 기름진 냄새가 실려 와요. 해가 지는 줄도 모르고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의 새된 고함 소리가 들리는 작은 마을의 구멍가게 '필성 슈퍼'는 내장산 가는 길목이라서, 연립주택 앞에 위치하고 있어 매출에 대한 걱정은 없었는데요. 고모는 여기서 모은 돈으로 빌딩을 올렸으니, 아버지와 어머니도 같은 꿈을 꾸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어요.

그런데 바로 옆 문구점과의 소소한 눈치 경쟁은 우스운 것이 되었네요. 대형마트, 프랜차이즈 마트까지 점점 커지는 주변 마트들에 작은 구멍가게 '필성 슈퍼'는 위기와 실패가 계속되어요. 파리만 날리는 위태로운 상황에서 부모님은 필성만의 차별성을 만들어내고요. 덕분에 생활은 간당간당 이어져 가요. 그 과정에서 아버지의 빛이 사그라드는 줄 알고 마음 졸이며 봤네요.

할머니와의 비밀 수업

사실 계속 나를 붙잡는 건 할머니의 마지막 한마디였다. 은세 언니가 집으로 들어오기 직전에 했던 말.

"섬에서 나왔더니만 육지는 온통 글자 세상이드라."

이 말을 떠올리면 가슴팍에서 뭔가가 쏴하고 쏟아졌다가, 흩어지는 기분에 휩싸였다. 바로 그 기분이 모든 것의 시작이 되었다. 비밀이 누설되면서 이야기가 끝나는 대개의 드라마나 영화와는 달랐다. 비밀의 끝에서 다시 새로운 이야기가 그 비밀보다 더 큰 사건이 시작되었다. 23

무엇이든 거칠 것 없는 할머니의 가장 큰 비밀을 알아챈 은동은 할머니의 말이 자꾸만 생각나요. 결국 은동이와 할머니의 비밀스러운 한글 수업은 시작되고요. 할머니 손에 쥐어 드린 연필은 겉돌기만 했어요. 힘이 잔뜩 들어간 손은 덜덜 떨리기만 했어요.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해진 할머니의 글자는 선이 구불구불 그어지더니 네모 칸 밖으로 치고 올라가버렸어요. 가로획 하나도 제대로 그어지지 않았어요.

"오메, 쩌죽겄다. 베란다 문이라도 열어봐라."

가르치는 은동이도 배우는 할머니도 대략난감이네요. ㅎㅎ

은동이의 학습법과 열혈 학습자 할머니의 만남은 결국 할머니에게 글자를 읽고 쓰는 즐거움을 알게 해 주는데요. 자신감 붙은 할머니는 '고창'이 써진 종이를 곱게 접어 동전 지갑에 넣고는 혼자서 혈육을 만나러 가는데요. 도착하고도 남을 시간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는 할머니 걱정에 온 식구들이 모였어요. 글자를 읽으며 걷는 기쁨에 찬 귀환에 은동이도 함께 환호하게 되어요.

폐허 은동이의 꿈

은동이의 비밀스러운 계획도 점점 가시화되는데요. 가장 가까운 배우 아카데미를 물색하고 돈을 모으고 드디어 친구 석희의 응원을 받으며 오디션을 보는데요. 은동은 탈락, 응원 갔던 석희는 합격. 이건 드라마가 분명하지요 ㅎㅎ

꽉 쥐었다가 들고 흔들었다. 감았다가 내동댕이쳤다. 내 마음속은 처참한 폐허가 되어버린 것 같았다. 그리고 잠시 후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그 헤집어놓은 폐허의 어느 틈에서 약간은 당돌하고 얄밉기도 한 것 같은 누군가가 '까꿍' 소리와 함께 얼굴을 내밀었다. 폐허 속에서 발견된 그 아이는 오들오들 떨고 있는 오은동을 대신해 또박또박 실장에게 이 말을 내뱉었다.

"연기를 여기서만 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어디서든 할 수 있는 거잖아요. 그쵸?" 202

폐허가 되어버린 은동, '괜찮아, 할 수 있어' 스스로를 다독이며 더 큰 사람으로 성장해 가요. 그렇지요. 꿈은 계속되어야지요.


가족들의 하루하루에 혼자 웃고 혼자 울고

저희 할머니 이름은 '정동순'이에요. 진라면 '순'한맛을 가리키며 할머니 이름에 글자라고 같이 즐거워했는데요. 지금은 혼자 거동하기가 힘드셔서 요양병원에서 간병을 받고 계세요. 조금 더 넓은 세상을 구경하실 수 있게 옆에서 도와 드릴 걸 혼자 아쉬움에 한숨을 쉬었어요. 은동이와 할머니의 관계를 보며 오래전 기억을 하나 꺼내 봤어요.

가족들의 하루하루에 혼자 웃고 혼자 울고 그랬어요. 책을 보는 내내 친근하고 훈훈한 기운이 가득했지요. 응답하라 시리즈를 보던 그 느낌을 오랜만에 느꼈어요. 웃음과 눈물이 함께한 책을 덮는데 어쩜 그리 아쉽던지요. 2권도 나왔으면 좋겠다 혼자 기대해 봐요 ㅎㅎ

#작은빛을따라서 #권여름 #자이언트북스 #장편소설 #넥서스경장편작가상대상수상작가 #한국소설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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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하루는 세 번 시작된다 - 30대 배달 알바에서 100억 사업가가 된 초성장의 비밀
유근용 지음 / 다산북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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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열심히 사는 이유는 무엇인가?

목표 설정은 제대로 되었는가?

목표를 잊어버리지는 않았는가?

그 목표는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인가? 60

[나의 하루는 세 번 시작된다(유근용, 다산북스)]을 읽으며 나의 목표는 무엇일까, 내가 도전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 수많은 고민들에 휩싸였어요. 이렇게 어려운 질문들을 쏟아내다니요. 수많은 질문들에 둘러 쌓여 책을 펼쳤지요.

[나의 하루는 세 번 시작된다]는 단기간에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이룬 저자의 하루를 통해 어떻게 성공할 수 있는지 알려줘요. 부동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초인 용쌤'이라고 불리는 유근용 작가님의 책인데요. 30대 초반 배달 알바를 하던 그는 6년만에 13개의 사업체를 운영하는 100억 자산가가 되었어요. 무수한 실패와 성공을 거치며 그 경험들을 150여 권의 노트에 기록해 왔구요. 이 책은 그 노트에서 핵심적인 내용만을 뽑아서 만들었어요.

성공하고 싶은 마음, 성장하고 싶은 욕구는 누구에게나 있지만, 어디서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연하고, 시작할 용기를 선뜻 내기 어렵잖아요. 실제 경험에서 부딪히며 생각하고 실천했던 일들을 해시태그로 정리해 두었는데요. 책을 통해 목표를 세우고 실행하며 확장해가는 방법들을 작가님의 삶 속에서 끄집어 냈어요. 그만큼 마음에 와닿는 내용들이 많네요. 책은 직접 실천해 보고 자신의 상황에 맞게 수정하며 자신만의 성공 법칙을 만들어 내고 삶에 적용해 보라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성과가 큰지 작은지는 중요하지 않다. 실행했고 마무리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경험이 쌓이다 보면 자연히 익숙해지고 퍼포먼스가 좋아진다. 그러면 자신감도 덩달아 상승하고 더 쉽게 첫발을 뗄 수 있다.

실행을 하면 할수록 부정적인 생각이 떠오를 틈이 없어지고 머릿속은 점점 긍정적인 생각으로 채워진다. 이런 선순환의 힘을 한번 경험하고 나면 사람은 더 단단해진다. 작은 실행에서 이 모든 게 시작되는 것이다. 154

에드윈 로크 Edwin Locke의 목표 설정 이론 Goal-setting Theory은 의도적으로 설정한 목표가 동기와 수행 모두에서 효과적이라고 이야기해요.. 설정된 목표는 관심을 가지고 행동하게 하며 노력을 시작하고 지속하게 해요. 목표는 구체적이고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목표일 수록 좀 더 성공적인 결과를 얻게 돼요.

작가님의 글을 읽으며 에드윈이 말한 목표 설정과 유사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구체적인고 자발적인 목표를 만들어 실행해보는 것 그래 그거 좋은데요.

"내가 변하기 위해 도전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일은 무엇일까?" 138

저자의 말대로 실행 한 번 해보자, 딱 한 단계만, 딱 1만큼만 높여보자 생각했어요. 어떤 일이 좋을까 고민하는데 '1일 1필사'가 떠올랐어요. 필사는 좋은 문장을 잘 베껴 쓰는 거죠. 다른 사람들의 글을 통해 어휘력, 문장력, 관찰력 등을 키울 수 있고 글쓰기 능력을 키울 수 있어요. 시중에 필사 노트가 따로 있을 정도로 요즘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활동이지요.

처음 도전하는 첫날, 어떤 문장을 따라 쓸까, 글씨체가 좀 별로인데, 이렇게 하는 건가 고민이 넘쳐 났어요. 첫 글을 필사하고 나니 산만했던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졌어요. 아직은 오늘 따라 쓸 글을 고르는게 재미있어요. 요즘 읽는 책들에서 골라 보고, 따라 쓰고, 업로드하고, 마지막으로 하루의 성장을 차 한 잔으로 기분 좋게 축하해요. 이제 작심삼일의 고비인 3일이 무사히 지나갔어요. 시작한 덕분에 일상 속 작은 즐거움이 하나 더 생겼네요. ㅎㅎ

시작하기를 두려워하고, 지속하는 것은 더 어려워하는 저에게 점 찍을 용기를 주셨어요. 감사합니다:D

모든 일상을 다 기록에 남긴다. 대단한 하루를 보낸 게 아니더라도, 아무리 소소한 일상이라도 나만의 역사가 된다.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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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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