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할 땐 뇌 과학, 실천할 땐 워크북 - 우울에 빠진 뇌를 재배선하는 10가지 실천 도구
앨릭스 코브 지음, 정지인 옮김 / 심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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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울증과 관련된 책들이 참 많다. 개인의 이야기를 다른 사람과 나누며 격려하고 다독이는 책이 있는가하면 심리나 정신의학적 전문가들이 전문지식을 포함하고 있지만 독자들이 읽고 쉽게 이해하며 적용해 볼 만한 이야기들로 채워진 책들도 있다. 나는 전자쪽의 책을 읽길 좋아하지만 좀 더 제대로 알고 싶어 이번엔 후자쪽의 책을 만났다. 바로 우울할 땐 뇌과학, 실천할 땐 워크북이란 책이다.

 

책의 제목에서 감을 잡으신 분들이 계시겠지만 이 책은 앨릭스코브의 우울할 땐 뇌과학의 실천편이다. 전작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후속작만 읽어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책의 초반부에 실려있는 우울과 불안의 정도를 측정하는 문항이 있었는데 체크해보니 난 경미한 정도였다. 요즘 직장일이 바빠 몸이 지치니 마음도 좀 여유가 없이 지친 것 같다. 그래도 우울의 수준이 경미한 정도라니 몸도 좀 쉬게하고 매일의 긴장 속에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조금 채워준다면 금방 좋아질 것 같다. 우선 이 책을 읽고 조금씩 책에서처럼 우울증의 진행방향을 뒤집는 활동들로 변화를 줘야겠다.

 

'뇌과학'이란 말을 들으면 왠지 어려운 분야같은데 앞서 말했듯이 저자는 정말 쉽게 뇌속의 신경물질과 화학물질에 대해 이야기하고 감정과 관련된 뇌의 여러 중추들에 대해 안내한다.

이제 책 속으로 들어가서 내가 읽었던 구절 중 도움이 되었던 것, 기억하고 싶은 것 위주로 남겨본다.

 

1. 이해하고 인식하기

 

뇌 속의 감정 회로는 사람이 살면서 느끼는 감정의 모든 스펙트럼을 경험하는 데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러나 감정 회로가 피로해져서 에너지가 바닥나거나 하강 나선에 붙잡힌다면 감정 회로를 어느 정도 조절해줘야 합니다. 바로 이 때 뇌의 좀 더 진화한 영역들이 유용하게 쓰입니다. 39

 

* 우울증의 화학물질 42

 

당신이 슬프거나 암담하거나 불안하다고 느낄 때는 그 감정들을 당신과 분리해서 생각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것들은 당신과 분리된 것이 맞습니다. 감정들은 지금 이 순간 당신이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일 뿐이에요 . 당신의 감정이 당신에게 속한 뇌의 구체적인 영역에서 발생했다고 해서 편도체나 시상하부가 곧 당신 존재 자체인 것은 아니잖아요. 그 영역들이 당신에게 속해 있고 때때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을지언정, 당신이

라는 존재의 본질은 아닙니다. 47

 

현재의 삶을 검토 해보면 어떤 요인이 당신의 뇌 활동과 뇌 화학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낼 수 있습니다. 우울증의 퍼즐에서 당신이 완전히는 아니라도 어느 정도 통제력 을 행사할 수 있는 유일한 조각이 바로 당신이 현재 처한 상황입니다. 그중에는 당신이 바꿀 수 있는 것과 그럴 수 없는 것이 있겠지요. 두 가지가 분명히 구분되지 않을 때도 종종 있습니다. 52

 

📖 당신 탓이 아니에요.

혹시 우울해한다는 이유로 자신을 비난하거나 몰아세우지는 않았나요? 우울한 것은 당신 잘못이 아닙니다. 심지어 당신 뇌의 잘못도 아니죠. 잘못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우울증에 원인을 제공하는 수많은 요인이 있을 뿐 입니다. 56

 

📖 이해하는 데 너무 많은 힘을 쏟고 있는 당신에게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해가 도움은 되지만 그 자체로 해결책이 될 수는 없습니다. 이해가 행동이나 인정으로 이어지면 대단히 막강한 힘을 발휘하지만, 이해하려 애쓰다 보면 너무 깊은 생각에 빠지기 십상입니다. 이 책에 실린 활동들은 당신이 뇌 과학을 이해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효과를 낼 것입니다. 그러니 이해하는 데 너무 골몰해 그 자리에 멈춰서버렸다면, 이해하려는 마음을 우선 접어두세요. 우울증과 관련하여 뇌 과학의 주된 용도는 당신이 앞으로 나아가 행동하도록 돕는 데 있으니까요 . 57-58

 

 

2. 를 돕는 활동하기

 

우울증의 진행 방향을 뒤집는 다섯 가지 활동

* 즐길 수 있는 행동

* 성취 활동

* 의미 있는 활동

* 신체 활동

* 사교 활동

 

 

           「우울할 땐 뇌과학, 실천할 땐 워크북P64

 

🔍 무익한 생각 가려내기

 

 

 

 

당신이 우울증을 벗어나는 데 유익할 활동을 생각할 때도 당신의 계획을 무너뜨리려 위협하는 생각은 느닷없이 떠오를 수 있습니다. 바로 유익한 활동을 더 어렵게 느끼도록 만드는 무익한 생각들이지요. 이런 생각들은 불안을 촉발하고, 쉴 새 없이 이런저런 걱정을 떠올리게 하거나 한 가지 걱정에 계속 매달리게 할 수 있습니다. 무익한 생각 패턴은 우울증에서 흔히 나타나지요. 그것은 번연계와 선조체가 활동한 결과로 생겨납니다. 69

 

🔍 선택적 주의

 

 

 

선택적 주의에 맞서기 : 우선, 어떤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당신이 즐겨 해온 일도 책임으로 인식됩니다.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이 같은 경우도 많은데 말이죠. '하고 싶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세요. 그러면 같은 일이라도 좀 더 재미있고 보람차게 느껴질 겁니다. 부정적인 가능성보다는 긍정적인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세요. "내 기분을 더 나아지게 만드는 일이 아주 많아"라고 말한다면 훨씬 도움이 될 거예요. 72

 

 

 

요즘 많이 바쁘다. 그래서 책읽을 시간도 여유도 부족하다. 하지만 바쁜 상황만을 탓하고 있을 수는 없으니 시간을 쪼개 내가 좋아하면서 해야하는 일을 '하고 싶다' 라는 간절한 열망으로 이루어냈다.

12시부터 일하는 워킹맘인데 아이들을 등원시키고 출근전 시간이 나에겐 황금시간이다. 요즘 서류준비하고 기관에 내야할 것들이 소소히 있어서 미리 준비하고 후딱해치운 다음 나만의 시간을 가졌다.

책에서 언급한 '우울증의 진행방향을 뒤집는 방법'으로 난 두 가지를 했다. '즐길 수 있는 활동''사교활동'이 그것이다. 독서 브런치를 즐겼고 친구의 샵에 가서 수다를 떨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동시에 깔끔한 손관리로 나를 돌보는 의미있는 일과 기분전환에 도움되는 일을 했다.

그래서 그런지 업무강도가 평소보다 2배쯤 쎈 이번주 업무도 그럭저럭 할 만했다.

 

4. 흡하고 마음의 긴장 풀기

 

📖  부드럽고 느리게

 

 

이제 느리고 고르게 호흡하는 것부터 시작해봅시다. 이러한 호흡은 투쟁-도피 모드(교감신경의 활동)를 휴식-소화 모드(부교감신경의 활동)로 바꾸어주지요. 그뿐 아니라 불안을 감소시키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

리티솔 분비를 줄이고, 부정적인 감정들을 약화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호흡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날숨과 들숨 사이에 1~4초 정도 숨을 멈추는 것 이 좋습니다. 잠깐씩 숨을 멈추는 것은 그동안 의식하지 못한채 습관적으로 하던 호흡을 의도적인 호흡으로 바꿔주고,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던 호흡의 소중함도 생각해보게 합니다. 게다가 통증감각을 줄이고 심박변이도를 높이는 데도 효과적입니다. 108-109

숨을 잘 쉬는 것만으로도 불안과 부정적 감정을 해소한다는데 꼭 자주 활용해야겠다.

 

📖  자세를 바로잡아 기분을 바로잡기

 

 

당신의 자세는 당신이 세상을 느끼는 방식에 영향을 줍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우울증에 걸린 사람이 구부정한 자세로 앉아 있을 때 그들의 뇌는 바른 자세로 앉아 있을 때보다 부정적 정보 쪽으로 훨씬 강하게 치우친다고 해요. 또한 자세가 구부정하면 뇌가 행복한 사건을 기억해내기가 더 힘들어진다는 것을 밝힌 연구들도 있습니다. 등을 곧게 펴고 바르게 앉았더니 부정적 편향이 사라졌고요. 113

나는 앉아있을 땐 다리를 꼬고 앉거나 구부정하게 몸을 말고 앉는다. 앞으론 의식적으로 자세를 꼿꽂하게 고쳐야겠다.

 

5. 자기

 

📖  잠을 잘 자면 사고가 명료해집니다.

 

 

수면의 질을 개선하면 사고의 질도 개선됩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어요. 첫째, 질 좋은 수면은 사고를 담당하는 전전두피질의 기능을 개선합니다. 둘째, 수면은 하루 종일 뇌가 활동하느라 축적된 대사산물을 없애는 데 필수적입니다. 이 화학적 노폐물을 제거하지 않으면 신경 처리 활동을 방해할 수 있어요. 134-135

얼마전 텔레비전에서 책 읽어주는 Tv를 보다가 2시에 뇌의 찌꺼기를 제거하는 활동이 이루어진다고 들었다. 그래서 12시에는 자기시작해야 뇌에 남아있는 각종 노폐물이 제거된다고 한다.

요즘 큰 아이가 자다가 화장실을 가고싶다거나, 코가 막힌다는 이유로 깨서 나의 수면도 방해한다. 적게자더라도 푹자야 좋은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비염에 좋은 것들을 먼저 챙겨줘야겠다.

 

📖 글쓰기의 힘

- 감정을 살펴보게 하는 표현적 글쓰기

 

표현적 글쓰기는 마음 깊이 자리한 트라우마나 불안, 부정적 사건에 대한 생각과 감정을 살펴보는 일에 집중합니다. 이런 유형의 글쓰기는 수면의 질을 개선하는 것 이상의 효과를 발휘하지요. 깊은 감정들에 언어를 붙임으로써 전전두피질이 편도체를 더욱 강하게 조절하도록 도와줍니다. 이는 당신의 생각과 감정을 통합할 뿐 아니라 부정적인 감정의 강도도 줄여줄 수 있어요. 143-144

난 글쓰기를 좋아한다. 학창시절엔 편지쓰기로 글쓰기를 했다면 엄마가 되고선 '육아일기'와 나만의 글쓰기로 나의 감정과 생각들을 풀어냈다. 그리고 요즘엔 이렇게 서평쓰기로 여러 가지 감정과 생각들을 정리한다.

글쓰기는 정말 좋다. 글쓰기를 하며 나의 복잡하고 떨쳐버리기 힘든 감정들을 잘 정리할 수 있었다.

 

📖 수면 일기 쓰기

 

 

먼저 날짜와 요일을 적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간밤에 몇 시에 잠자리에 들었고 일어난 시간은 몇 시 인지, 일어났을 때 기분은 어땠는지, 몇 시간 동안 잤는지, 자다가 중간에 깨거나 수면을 취하기 곤란했는지 등을 기록합니다. 밤에 잠자기 전에는 그날 운동을 했는지, 카페인이나 알코올을 섭취하거나 약을 복용했는지, 했다면 언제 했으며 양은 얼마나 되는지 적습니다. 취침 전 일과, 즉 샤워, 양치질, Tv시청 등 잠자리에 들기 전 한 시간동안 한 일도 적으세요. 147

 

6. 른사람과 연결되기

 

우울할 땐 뇌과학, 실천할 땐 워크북P170

 

누군가가 우리에게 상처 주는 행동을 했을 때, 우리는 대개 그 행동이 의도적이었다고 생각하거나 상대방이 우리의 감정을 전혀 헤아리지 않았다고 느끼지요. 이것은 사실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요. 다른 사람이 한 행동의 영향을 당신이 고통스럽게 받아들인다고 해도 그들 행위의 실제 의도는 알 수 없기 때문이지요. 다른 사람의 머릿속까지 훤히 안다고 넘겨짚는 것은 마음읽기라는 인지 왜곡으로, 이 또한 갈등 상황에서 흔하게 일어납니다. 184

 

📖  남을 돕는 일이 나도 돕는다

 

 

내 눈앞에 닥친 문제만 붙들고 있으면 앞으로 나아가기가 어렵다는 것이지요. 다른 사람의 아픔에 공감하고 그들을 돕는 일에 집중하는 것은 뇌의 보상 회로를 활성화하기 때문에 우울증의 진행 경로를 뒤집기에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193

 

* 남을 돕는 너그러운 사람이 되는 몇 가지 방법

1. 친구를 위해 식사 준비하기

2. 친구에게 줄 선물을 사거나 만들기

3. 누군가를 칭찬하기

4. 비영리단체에서 자원봉사하기

5. 가치 있는 대의를 위해 기부하기

6. 가치 있는 대의를 위한 모금 행사 참여하기

7. 누군가에게 미소 지어주기

8. 누군가에게 격려의 말 해주기

9. 누군가의 말을 경청하기

10. 누군가에게 당신이 도울 일은 없는지 물어보기

 

7. 럭저럭 괜찮은 결정 내리기

 

📖 상승 나선 활용하기

 

스트레스를 줄이고 기분을 끌어올리면 결정 내리는 일이 더 쉬워집니다. 어떻게 하는 거냐고요? 상승 나선을 활용하면 됩니다.

심호흡으로 스트레스 반응을 진정시켜보세요.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친구에게 조언을 구할 수도 있고, 연락이 끊겼던 친구와 다시 관계를 이을 수도 있지요. 밖으로 나가서 달려보세요. 결정을 내일로 미루고 그냥 잠을 자세요. 아침이 되면 모든 게 더 나아졌다고 느낄거예요. 마음챙김이나 감사의 방법을 의사결정 과정에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알아보세요. 당신이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즐겨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206

 

📖 최선의 결정보다 그럭저럭 괜찮은 결정

 

항상 최선의 결정을 내리려고 하는 유형을 극대화하려는 사람으로 정의하는데, 이들은 심한 우울증에 빠지기 쉽습니다. 연구 결과에서도 극대화는 시간이 흐르면서 긍정적 감정을 줄이고 부정적 감정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선의 결정을 내리기가 불가능할 때조차 그런 결정을 내리려 애쓰고, 이미 좋은 것을 발견한 뒤에도 또 다른 대안을 계속해서 찾으려는 극대화 성향이 우울증을 불러오는 것이지요. 215

 

📖 걱정에 대처하기

 

 

걱정에 대처하는 하나의 방법은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미래의 일에 대비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입니다. 이른바 조건-실행 계획으로, '

X라는 일이 생기면 나는 Y를 실행할 거야'라고 생각해두는 것이죠. 운동 코치가 팀의 경기 전략을 짜는 것이나 장수가 전투에 대비해 전략을 짜는 것과 비슷합니다. 장차 겪을 일을 미리 다 알 수는 없지만, 갖가지 상황에 대처할 방법을 미리 계획한다면 미래를 훨씬 더 잘 분비할 수 있겠지요. 222

 

📖  받아들임과 뇌

 

 

통제 불가능한 스트레스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참가자들이 자기 삶을 통제하지 못한다고 느낄수록 전전두피질에서 인지 통제 기능을 담당하는 부위가 더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지 못하면 부정적인 감정처럼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것까지도 자꾸 통제하려고 애쓰게 되는 것이지요. (중략)

통제할 수 없는 것을 통제하려는 노력을 그만두는 것은 포기가 아니라 받아들임입니다. 당신이 받아들이든 말든,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받아들임은 당신이 불가능한 일을 해내려고 헛된 노력을 계속 하는 것을 멈추게 해줍니다. 241-242

 

📖 마음챙김이 뇌와 몸에 미치는 효과

 

마음챙김은 감정의 반응성을 떨어뜨립니다.

마음챙김은 보상 회로를 강화합니다.

마음챙김은 기분을 끌어올립니다.

마음챙김은 스트레스를 줄여줍니다.

마음챙김은 나쁜 습관을 고쳐줍니다.

마음챙김은 명료한 사고를 증진합니다.

마음챙김은 증상의 재발을 방지합니다.

 

9. 관의 강력한 힘

 

당신의 나쁜 습관을 모조리 없애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마세요(그 습관들은 사실 스트레스 해소에 아주 효과적일 수도 있으니까요) . 다만, 나쁜 습관의 부정적인 영향을 상쇄할 수 있는 좋은 습관을 적어도 몇 가지는 만들어보세요. 하지만 나쁜 습관이 당신의 삶을 심하게 방해한다면, 그때는 습관을 아예 바꿔야겠지요. 나쁜 습관을 바꾸면 기분과 불안, 삶에 대한 만족도에 대단히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284

다음은 건강에 좋은 주요 음식 목록입니다. 당신이 식습관을 바꾸는 목적은 체중 감량이 아니라 건강에 좋은 음식을 더 많이 먹고 건강에 나쁜 음식을 덜 먹기 위해서예요. 한 연구에서는 이렇게 식습관을 바꾼 사람들의 우울증 증상이 대조군에 비해 약 두 배 가량 개선된 것을 확인했습니다 291

 

P292

뇌과학을 통해 본 '우울증' 우리가 우울증에서 벗어나기 위해 할 수 있는 소소한 것들이 참 많다는 것을 알았다. 늘 항상 기쁘고 즐거울 수는 없기에 이따금 찾아오는 불안과 우울을 뒤집을 수 있는 활동들로 행복한 일상들을 더 많이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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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지만 괜찮습니다 - 섬에서 보내는 시 편지
시린 지음 / 대숲바람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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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요즘 '일상은 여행처럼, 여행은 일상처럼'이라는 슬로건에 부합하는 양 자신의 주거지를 벗어나 새로운 곳에서 '한 달 살기'를 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주변에서 '제주도 한달 살이'를 하는 사람도 있고 그를 주제로 한 책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런 가운데 '제주에서의 일상'을 사진과 시로 담은 책이 있다고 해서 궁금했다. 책의 제목은 괜찮지만 괜찮습니다이다. 제목을 보니 괜찮다는 건지 괜찮지 않다는 것인지, 별로 괜찮지 않은 것 같지만 이만하면 그럭저럭 괜찮은 것 같기도 하단 얘긴지 궁금해진다.

 

섬에 간다는 건 여행을 떠난다는 말이다.

좀더 멀리 가기 위해 바다를 건너고

낯선 곳의 시간을 걷는 것이다.

그곳에서 새로운 꿈을 꿀 때

그 섬은 온전히 당신만의 것이다.

 

책의 겉표지의 문구이다. 이 책의 부제는 '섬에서 보내는 시 편지'이다.

 

제주에 오십 년 산 이가 제주에 오년 산 이에게 부끄러워집니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풍경이지만 사실은 아는 게 아무 것도 없다는 데 저도 놀라서 담구멍에라도 숨고 싶습니다. 길과 바다, 돌과 억새의 숨결을 읽어내는 작가의 시력과 청력에 경외감을 느낍니다. 일상을 쓰다듬으며, 숨 한 번 들이마시며, 최선을 다해 버티어 냈음에 눈앞이 흐릿해집니다.-강은미 시인

책을 찬찬히 살펴봤다. 새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의 겉표지와 제주 토박이인 한 시인의 추천글이 쓰인 뒷표지를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책을 펼치기 전이지만 이 책에는 제주의 사람많은 주요 관광지를 배경으로 하지 않고 작가의 발이 닿는 곳, 시선이 닿는 곳을 따라 찍고, 쓴 글이란 느낌을 받았다.

사진은 내게 사람을 만나게 해주고, 깊게 눈을 맞추게 하고, 대화를 나눌 수 있게 합니다. 그렇게 내 삶을 조금씩 바꾸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죽어 있던 내 맘에 조금씩 생기를 보태어 줍니다. 나는 사진을 찍습니다.P19

 

 

 

 

 

작가는 '사진을 왜 찍는 걸까?'라는 스스로의 질문에 위와같은 답을 내놓는다. 예전에 일을 하면서 청소년들과 사진 작가와 연결하여 주고 '사진 수업'을 진행한 적이 있다. 학교부적응 청소년이라는 특별한 타이틀이 없었다면 그 작가분과의 연이 닿지 않았을 수도 있었는데 지나고 보니 대단한 실력과 평판을 지닌 그 분을 섭외를 했다는 것이 참 의아하고 놀라웠다. 그 분은 아이들과 수업을 하며 사진을 찍는 기술을 가르치시는 대신 자신의 마음을 사진을 통해 들여다보는 방법을 가르쳐주셨다. 그 때의 작업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 걸 보니 아이들의 반응과 참여도, 내면의 변화 등, 정말 좋았던 이유가 많았기 때문인 것 같다. 나는 사진을 찍는 요령도 느낌도 잘 모르지만 사진을 찍는 것도 좋아하고 보는 것도 좋아한다. 그래서 '시린'이란 신비로운 필명을 쓰는 저자가 궁금했다.

 

 

 

차례를 보면 '어느 해 어느 월' 부터 시작해서 '3, 4, 5....1, 2, 다시 어느 월'로 끝난다.

 

 

 

괜찮다. 슬프면 목놓아 울어도 되고

다시 웃어도 된다.

살아있는 게 죄스럽다는 슬픈 말은

없어야 한다.

 

왠지 아래의 서문에 쓰인 아래의 사진의 이미지와 위의 문구는 어울리지 않는다. 아름드리 나무가 펼쳐진 작고 소박한 길을 보고 있노라니 긍정적인 느낌이 풍겨나오는데 말이다.

 

 

 

 

 

사진이 없었더라면

내가 밟은 세상의 넓이를 어찌 알았을까

사십이 년 십 개월간 눌리어온

딱딱하게 쪼그라든 내 껍대기 주름이 만든 길을

등허리에 패인 땀얼룩 살비듬의 지도를

버리지 못한 그러나 결국 자기에게 보여야만 할 뒷모습을

볼 수 있었을까

차마 웃을 수 있었을까

네가 없었더라면

-「괜찮지만 괜찮습니다'사진에 부침'

 

사진과 함께 실린 저자의 시에 사진을 대하는 태도가 잘 담겨 있는 듯하다.

스무 살에 처음 찾아왔던 제주는 이 세상 같지 않은 고요함과 아늑함이 있었따. 나도 모르게 가던 길을 멈추고 말했다. 나중에 나이를 좀 더 먹으면 이곳에서 살아야겠어. 그 순간, 겹쳐 지나가던 무수한 차원 중의 어느 한 차원에서, 시간이 정지했다. 그리고 그 순간의 모든 정보가 내 몸 세포 하나하나에 새겨졌을 것이다. 그때 맡았던 공기의 냄새, 길가에 있던 동백나무 잎의 빛깔, 멀리 보이는 바다의 색과 파도에 부서지던 햇빛, 바람인 듯 파도인 듯 들려오던 소리, 피부에 닿던 햇볕의 온도와 바람의 감촉, 그 모든 것들을 지금도 뚜렷하게 떠올릴 수 있다. 그 후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소리는 세월이 가고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커졌다. 삶의 골목을 해매거나 잠시 주저앉아 있을 때면 더 끈덕지게 나를 불렀다. 결국 나는 기대도 그리움도 아닌, 가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제주에 왔다. 이곳에서 살아가기 위해서.P26

 

저자는 자신에게 계속 들려오는 소리를 따라 자연스레, 하지만 절박하게 제주에 왔다.

 

 

 

 

3

계절은 기억처럼 문득 돌아온다. 봄이 오는 길목에 내린 눈처럼, 지난 겨울 떨군 꽃을 기어이 또 피워내는 동백처럼

 

 

제주 어디서나 동백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동백마을'이라고 부르는 마을이 있다고 한다. 남원읍 신흥2리에 제주도기념물 27호인 동백나무군락지가 있다고 하니 그곳인가 보다. 나는 2011년도 쯤 여수에 가서 동백꽃을 처음 보았다. 그 때 다홍빛 동백꽃이 너무나 탐스럽고 예뻐서 한참을 들여다보고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떠올라 동백꽃과 관련된새, 동박새에 대한 옛 이야기가 더욱 반가웠다.

 

 

 

4

그래서 풀꽃들은 여린 비람에도 후드득 후드득 몸을 떨며 눕는가 보다.

오래전 그날들에 피어 있던 바로 그 꽃이어서.

 

 

 

사월에는 모든

사월병이라 부르기로 합니다

꽃이 꽃다웁지 않고

햇살 해맑게도 검은자위를 할퀴는 거

한 가닥의 바람이 뼛날을 벼리는 밤도

돌아버린 계절에 묻은

오지 않은 오월 때문이라고

아무도 가 없는 까닭은

모두가 가 된 까닭이라고 말입니다.

-「괜찮지만 괜찮습니다P73

 

 

 

10

나무는 무엇을 지키려는 게 아니라 그저 그 자리에 있다. 그냥 서 있을 뿐인데 사람들은 든든하다며 마음을 기댄다.

 

 

 

 

사진을 찍다가, 글을 쓰다가, 책을 읽다가 갑자기 멍해지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순간 내가 지금 어디 있는 건지 알 수 없는 상태가 됩니다. 급기야 이제는 아무 때고 '여긴어디 나는누구'씨가 찾아옵니다. 오늘도 도서관에 숨은 저를 불쑥 찾아온 '여긴어디 나는누구'씨에게 쫒겨 나왔습니다. 비가 오고 있습니다. 저는 언제나 그랬습니다. 툭하면 몇 시간이고 차를 달려 어딘지도 모를 곳으로 가곤 했지요. 버스 기차 배 비행기 가리지 않고 잡아타고 멀리 가려 했습니다. 어디야? 정동진이야. 목포야. 토함산이야. 울릉도야. 오름이야. 섬이야. 미쳤어? 그러니까 너무 오래 미쳐 있지 않았던 겁니다. 아무래도 안 되겠다. 내 쪽에서 '여긴어디 나는누구'씨를 찾아가야겠다고 생각하며 차의 방향을 돌렸습니다. (중략) 오후 여섯시부터였으니 달린 시간이 여덟 시간인가요? 처음으로 자전거를 탔던 애월, 힘들게 찾아갔던 월령리, 이유 없이 고향 같은 모슬포, 커피향 닮은 햇빛의 사계, 꿈을 주었던 칠십리, 뭔지 모를 그리움의 보목, 가도가도 끝이 없는 성산을 지나왔습니다. 늘 한 발 앞에 있는 '여긴어디 나는누구'씨를 따라가며 길에 떨어져 있던 기억들을 주웠습니다. 미쳤었던, 잘 미치던 마음을 찾고 있습니다. 미쳐야 할 때는 미쳐야 합니다. 무언가에 미쳐 있을 때, 그 기운이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힘입니다. 괜찮지만 괜찮습니다.P177-179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무언가에 미쳐 있을 때 내가 살아있다는 느낌이 든다. 작년엔 난 책읽기와 서평쓰기에 미쳐 살았다. 그러지 않으면 왠지 시간을 그냥 허비하며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현실에 안주해 산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 것만 같았다. 1365일 내내 미치면 안되겠지만 분기별로 한 번씩은 미쳐봐도 좋지 않을까?

문득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싶어진다. (중략) 조금 올라왔을 뿐인데 주위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바로 옆의 산방산과 사계리 앞바다에 뜬 형제섬, 이웃한 송악산, 단산을 둘러 싼 밭은 한라산 아랫자락부터 바다까지 이어진다. 이런 풍경을 보면 왜인지는 모르지만 마음이 푸근해진다. 낯선 마을인데도 어릴 적 살던 곳인 향수가 느껴진다. 어디선가 밥 짓는 연기라도 올라온다면 더욱 그럴 테지.P187

 

 

 

 

 

11

가을바람이 우리 마음에 사무치는 건 억새를 지나온 바람에 묻어 있는 그리움 때문이었나 보다.

  

 

 

 

 

우울할 때면 하루키를 읽었습니다. '하루키를 읽으면 살맛이 난다.' 그 당시 일기에 썼던 말입니다. 대단히 감명 깊었다는 게 아닙니다. (중략) 제가 하루키의 글에서 본 건 그런게 아니라 '그래, 그런 거지 뭐'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일생일대의 사건, 인생의 깨달음, 놀라운 진리, 사고의 대반전... 세상은 그런 거대한 것들로만 지탱되는 게 아닙니다. 시시콜콜한 일상, 하나마나한 이야기, 의미 없이 흘러가는 시간들 같은 작은 일들로 이루어져 있는 세상을 보았습니다 .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건 변변찮은 일상을 묵묵히 살아가는 이야기, 무심히 던지는 농담 정도라는 겁니다. 지루해하기도 하고 가끔은 어이없어 하다가 피식 웃어 버리며 그래, 사는 게 뭐 대순가... 그러다 보면 조금은 기운이 나기도 해서, 실없는 농담을 따라해 보기도 했던 거지요. P198

 

 

 

 

 

12

 

가장 평범한 풍경이 가장 평화로운 풍경이며, 우리는 여기에서 위로를 받는다.

 

 

 

 

 

 

 

인생을 뒤흔드는 사건은 갑자기 다가오기에 충격이다. 예상할 수 없었고 받아들일 수 없기에 비현실적이다. 이때 우주로 날아가 버린 정신을 돌아오게 하는 건 너무 평범해서 평소엔 눈에 띄지도 않던 풍경들이다. 세상이 무너졌는데 주위 풍경은 조금도 달라진 게 없다니, 믿을 수 없는 광경에 퍼뜩 정신이 드는 거다.P217-218

요즘 우리 나라와 세계는 '코로나 바이러스(우한 폐렴 바이러스)로 시끄럽고 사람들이 바이러스에 옮을까봐 불안해한다. 어제 지인들과 카톡으로 이야기하며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대화에 속한 4명 중 2명은 어린이집에도 계속 아이를 보내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지나다니는 사람, 어느 누구에게 바이러스가 있어서 그것이 나에게 옮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불안하다고..... 나는 이야기를 보다가 이 또한 지나갈거라고, 너무 불안해하지 말자며 위의 형광색으로 표시한 책의 문장을 보내주었다. 이번 사태가 '예상할 수도 없었던 사건, 갑자기 다가오기에 충격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불안해하고 걱정만하며 지낼 수는 없지 않은가? 이 사태 가운데서도 우린 소소하게 시간을 보내며 일상을 보내고 있다. 너무 상황과 현실에 휘둘리지 말고 지금의 이 소중한 일상을 잘 살아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굳이 한 번 더 말합니다. 똑같은 사진은 없습니다. 그러니 나중에 찍으면 되지 뭐, 라는 생각이야말로 대단한 오해란 겁니다. 나중은 없습니다. 지금이 지나간 후에 다시 찍을 수 있는 사진이란 없습니다. 모든 경험과 삶이 그렇듯.P234-235

 

저자는 위의 이유로 열심히 사진을 찍나보다. 나도 아이들과 있을 땐 사진을 많이 찍는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그 행복하고 찬란한 순간을 담기 위해서 말이다.

괜찮지만 괜찮습니다.이 책은 책꽃지에 꽂아두고 잠시 쉬고 싶을 때, 머리를 식히고 싶을 때 한번씩 꺼내볼 만한 책이다. 책 중간중간 저자가 직접 찍은 따뜻한 감성의 사진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자만 제주의 조용한 그 장소에 머물러 시간을 붙잡아 놓고 여유를 즐기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제주여행을 계획한다면 저자의 카메라 셔터가 눌러진 대로 그 곳을 바람따라 햇볕따라 거닐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게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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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아들 첫 습관의 힘 - 아들의 평생 공부력, 자존감, 사회성을 잡아주는
이진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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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에겐 아들, 딸 두 명의 자녀가 있다. 언제 키우나싶던 아들이 벌써 올해 7살이다. 내년이면 꼬맹이가 학교를 간다니 실감이 전혀 나질 않는다. 작년에 조카가 학교에 입학했을땐 '많이 커서 학교에 가는구나. 워낙 야무지고 의젓한 아이니 학교에 가서도 잘 하겠지.'하는 마음이었다면 내 아이가, 그것도 아들이 학교에 간다고 하니 또래에 비해 체구도 작은 애가 다른 아이들에게 치이진 않을지, 힘겨루기 하다가(신체적 또는 정신적) 어디 다치거나 말썽을 부리진 않을지 걱정이다. 그리고 지금은 한글공부하고 영어공부하고 그 외 방과후 활동하는 것을 힘들어하지 않고 즐거워하는데 학교가서는 좀 버거워하거나 재미없어하진 않을까 걱정이기도 하다.

보통 1학년 남자아이들은 물건도 잘 못 챙기고 잘 잃어버린다고 하는데 다행히 그건 그나마 안심이다. 아이가 꼼꼼하고 기억력이 좋은 편이라 자신의 물건은 잘 챙기는 편이다.

또 다른 염려는 어린이집 다닐 때보다 하원시간이 많이 빨라지니 일을 하는 나로선 나의 직업적 진로에 대해서도 고민이다. 일을 계속 한다면 현재의 일을 할지, 아니면 나의 경력을 쌓을 수 있는 곳으로 재취업을 할지, 일을 하면 아이 등하원은 어떻게 할지, 학원으로 시간을 메워야할지, 남편의 도움을 받아야 할지 등 등 생각하고 고민할거리가 많다.

주변에서 지인들이 아이를 학교 보낼 때 크게 공감하지 못했는데 막상 금방 닥칠일이라고 하니 마음이 괜시리 분주하고 불안하다.

이런 나의 마음을 읽어주는 책.

 

 

초등 1학년 습관만 잡아주면

아들은 걱정 없습니다

 

 

라고 이야기 하는 책을 발견했다.

바로 현직 초등교사이자 두 아들 아빠가 쓴 「초등 아들 첫 습관의 힘」 이다. 2018년에 발간한 「아들이 초등학교에 갑니다」의 개정증보판이라고 한다. 난 그 책을 읽지 않았으니 비교는 못하겠지만 이 책을 받아 펼치자마자 왠지 '자녀 초등학교 보내기 전 부모 필독서'가 될 것 같단 느낌을 확 받았다.

 

 

 

책은 두께감이 좀 있지만 술술 읽힌다.

3장으로 되어 있고,

1장은 초등 1학년 아들, 엄마, 선생님

2장은 초등 1학년 아들, 첫 습관이 중요하다.

3장은 성숙한 부모, 성장하는 아들

 

로 주제별로 나뉜다. 1장에서는 처음 학교에 입학한 아들을 묘사하고, 그의 엄마의 이야기, 선생님의 이야기가 여러 예시를 통해 풀어진다. 2장에서는 생활습관, 공부습관, 인성 교육에 대해 이야기하며 소소한 꿀팁도 소개한다. 3장은 아들의 특성에 대해 말하며 아들의 마음을 어떻게 읽고 아들의 방식으로 표현해줄지와 아들의 아빠로서의 저자의 생각이 담겼다. 마지막 3장에서 어린이보험 '일상생활 배상책임'특약과 '축구팀'에 대한 정보도 참 좋았고 2장에서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사줘야할지, 말지에 대해 언급한 부분도 유용했다.

책의 90페이지정도까지는 대충 알만한 내용이라 빠르게 읽어나갔다. 생각보다 1학년아이들이 학교라는 새로운 세상에 나갈때 알려줘야할 것들이 많았고 선생님을 대하는 부모의 태도에 대해 현직교사에게 배울 수 있는 점이 좋았다. 매우 기본이 되는 이야기지만 놓쳐서는 안될 중요한 이야기였다.

이제 책에서 내가 눈여겨 본 것 위주로 정리해보려한다.

 

 

우리 아들은 조잘조잘 그 날 있었던 일을 잘 이야기하는 편이다. 하지만 또 학교에가면 적당히 얘기하거나 거의 안할 수도 있으니 '학교 이야기를 안 하는 아들, 어떻게 할까요?'에 대한 답변, 솔루션을 주의깊게 봤다.

해결방법1. 딸 엄마들과 친하게 지낸다.

해결방법2. 아들에게 말을 시키는데 취조하듯 물어보는 대신 기분과 감정을 나눈다, 잠자기 전에 대화한다.

 

집에서의 식사 시간 역시 단순히 밥만 먹는 시간이 아닙니다. 엄마가 아들에게 해야 할 일을 주고 스스로 해내는 기회를 제공한다면, 식사 시간은 '내가 해냈다'라는 성취감은 물론 '나 혼자서도 할 수 있다'라는 자립심까지 키워주는 소중한 시간이 됩니다. 집에서 작은 일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하면 아들의 습관이 잡히고 마음이 자랍니다.p117

아무리 소리를 지르고 싶더라도 그 고함이 아들과 정리 정돈 습관을 갈라놓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엄마는 알아야 합니다. 소리를 지르거나 다그치는 일은 아들의 습관을 위해서도, 정서 발달을 위해서도 좋지 않거든요. 무엇을 하든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은 거부감입니다.p121

 

내가 제일 지도 못하는 부분이 아들의 정리정돈이다. 애기때는 저지레도 거의 없고 몇 가지만 가지고도 집중해서 잘 놀았는데 요즘은 다양하게 펼치고 논다. 열심히, 재밌게 노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기도 하고 텔레비전을 찾지않아 한편으론 다행이다싶은데 늘 정리정돈은 뒤전이라 애들 자기전에 내가 급히 치우기일쑤다. 게다가 피곤한 날 빨랫감에 아들 장난감이 여기저기 굴려나니는 것이 눈에 거슬려 "너 이렇게 앞으로 치우지않는 장난감은 내다 버린다."라고 협박하거나 짜증나고 예민해질땐 급기야 참다못해 소리를 지르기도 한다. 책을 보며 다시금 반성과 그러지말겠다고 다짐을 해본다.

 

준비 습관은 부모의 도움이 8할이다

 

부모는 아이 옆에 있어야 한다.

1학년 부모님들에게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숙제나 공부는 아이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아이가 숙제나 공부를 할 때 부모님이 옆에 있어줘야 하지요. 1학년 아이들은 습관을 들이는 과정에 있습니다. 물론 숙제나 공부는 자기 주도적으로 해야 하지만, 아직 스스로 이끌어갈 힘이 없는 아이들에게 무작정 혼자서 하라고 하는 것은 날지 못하는 아기 새를 둥지 밑으로 떨어뜨리는 상황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p127-128

 

지난 달, 아들이 치과진료 잘 받으면 '뺄셈책'을 사달라고 했었다. 덧셈은 조금 할 줄 아는데 뺄셈은 막 흥미가 생기는 단계였던것 같다. 요즘 학원에 다니면서 하루에 천원씩 용돈을 주는데 본인이 직접 사고 싶은 것의 가격을 따져보며 자연스레 관심이 생긴 듯 싶다.

엄마로서 아들이 공부책을 사달라는데 마다할 부모가 어디있겠나. 내심 아들이 계속 학습에 그런 태도를 보이길 바라며 서점에서 책을 골라놓고 인터넷으로 묶음 책을 주문했다. 아들은 책이 언제 오냐며 성화였고 받자마자 좋아하며 스스로 어디까지 하겠다고 의욕을 비치며 숫자쓰기를 시작했다. 난 워킹맘이라 마음이 늘 조급해 그 날도 서둘러 설거지를 하고있었다. 아들은 하루 이틀 혼자 내가 정해준 곳까지 숫자쓰기를 했는데(뺄셈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리니 지루했는지) 이내 스스로 하겠단 말이 쏙 들어가버렸다.

초등 아들 첫 습관의 힘을 보니 내가 너무 어린 아들에게만 맡기고 욕심을 과하게 부렸단 생각이 든다. 이재라도 깨달아서 다행이다.

 

 

1학년 아들의 공부는 복습이 가장 중요하다.

 

책에서는 선행학습은 중요하지 않고 아이들이 입학한 다음 그때그때 해야 할 공부를 가정에서 충분히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말한다.

 

아들에게는 시각적인 자극이 중요하다.

 

아들이 국어를 잘하기를 바란다면 다양한 방법으로 공부 내용을 재구성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중략) 말로만 묻기보다 마인드맵을 그리면서 시각적인 자극을 함께 준다면 훨씬 흥미로워할 것 입니다p157

 

남자아이들은 대개 자기가 관심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끈기 있게 몰입한다.

초등 아들첫 습관의 힘p174

 

 

국어도 수학도 통합 교과도 실생활과 연계시키면 아들은 공부에 흥미를 느낀다는 사실!

 

 

아들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거창한 체험학습이 아니라 엄마, 아빠와 함께 주변을 관찰하며 이야기하는 경험입니다. 이 모든 것들이 아들에게는 공부가 되고 살아 있는 지식이 된다는 사실을 부모라면 늘 기억해야 합니다.

초등아들 첫 습관의 힘p183

 

 

p184-185

 

책에서는 친절하게 교과서에 나오는 동화책 목록이며 학교 주간계획표도 실려있다. 어린이집에서도 매주 받아보지만 꼼꼼히 읽은 적이 거의 없는데 아들이 학교에가면 꼼꼼히 확인하고 그에 따른 내용대로 함께 복습하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p203

 

워킹맘인 나는 하루 중 아이들 등원시킬때가 제일 힘들다. 아이들 재우고 나만의 시간을 갖느라 피곤해서 그렇기도 하지만 시간은 부족한데 꼼지락거리며 빠릇빠릇하게 움직여주지 않는 아이들을 보며 속으로는 그러지말아야지하면서도 어느새 아이들을 다그치게 된다. 그러다가 아이가 양말이나 옷이 불편하다고 짜증을 내면.....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잘 다독이거나 안아주지못하고 화를 내고 보내게 되는 날이면 일을 하는 동안에도 마음이 참 불편하다. 앞으론 나부터가 피곤치않게 하고 아이들이 여유롭게 웃으며 등원할 수 있도록 힘써야겠다.

 

 

 

p212

 

어린이집 다니는 아들에게도 종종 위와같이 친구와 장난치다 다치게 하는 일이 발생한다. 지금부터 연습하자. 아들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릴 수 있도록.

 

p220

 

아들의 성교육 부분도 매우 중요하다. 오늘 언니에게 자녀 성교육에 관한 책 3권을 빌려왔다. 혼자 고민하지마」 「내 자녀에게 성을 이야기할 때」 「구성애아줌마의 뉴초딩아우성조만간 읽고 리뷰 남겨야겠다.

 

 

 

p274

 

"실망스럽고 속상한 마음까지도 아들이 온전히 제 몫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그저 지켜봐줄 수 있는 용기."

꼭 기억해둬야겠다.

 

우리의 정성이 아들에게 닿아

멋진 습관으로 자라날 때까지만

딱 그때까지만 힘냈으면 좋겠습니다.

 

저자의 깊은 울림이 있는 말을 끝으로 서평을 맺으려 한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자녀를 둔 부모님들 이 책을 꼭 한번 쯤 읽어보시기를 추천한다. 난 일년 먼저 읽었으니 더 발빠르게, 여유있게 준비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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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발견 - 나의 특별한 가족, 교육, 그리고 자유의 이야기
타라 웨스트오버 지음, 김희정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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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의 특별한 가족, 교육,

그리고 자유의 이야기

 

 

지난번 '빅엔젤의 마지막 토요일'이란 책을 읽고 실망했던 차라 '2018 빌 게이츠, 버락 오바마 올해의 책으로 선정'이란 문구를 보고 혹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런데 '공교육을 거부하는 아버지로 인해 16년간 학교에 다니지 못했고, 기초 교육 과정을 모두 건너뛴 채로 대입자격시험(ACT)를 치르고 17세에 대학에 합격했다'는 이야기를 보고 그녀의 삶이 너무나 궁금해져 5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을 집어들었다.

 

나는 일곱 살밖에 되지 않았지만, 바로 이 사실, 다른 어떤 것보다 이 사실이야말로 우리 가족을 다른 가족들과 다르게 만든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가 학교를 가지 않는다는 사실 말이다.

아버지는 정부가 강제로 우리를 학교로 가도록 만들지 않을까 걱정 하지만, 그럴 일은 없었다.

왜냐하면 정부는 우리가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부모님의 일곱 자녀 중 네 명은 출생증명서가 없다.

가정 분만으로 태어나서, 한 번도 의사나 간호사에게 가본 적이 없기 때문에 학적부도 있을 수가 없다.

아홉 살이 되는 해에 사후 출생증명서를 받게 되긴 하지만, 아이다호 주정부와 연방 정부에게 일곱 살의 나는 존재하지 않는 아이였다.

물론 나는 존재했다. 나는 곧 닥칠 심판의 날을 맞을 준비를 하면서,

해가 빛을 잃고 달이 피로 물드는지 살피면서 자랐다.

복숭아 병조림을 만들며 여름을 보냈고, 저장해 놓은 것들이 썩지 않게 손질하면서 겨울을 보냈다.

배움의 발견 에필로그 중

 

 

이 책은 총 3부로 되어 있다. 1부는 어린시절, 가족과 주로 일을 하며 보내는 저자이자 주인공인 '타라(본 서평에서는 저자라는 말 대신 '타라'라고 언급하고자 한다)', 2부는 대학에 들어가 여태까지 아버지로부터 쇠뇌당한 신념과 새로이 학습한 내용들과의 충돌을 경험하며 또 다른 세상을 살아가는 타라, 3부는 브리검 영 대학교에 입학해 공부하다가 어느 교수의 눈에 들어 '케임브리지대학'에 가게 되고 교육적으로는 아주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지만, 부모와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종속해서 살아가는 가족으로 부터 '악녀'취급을 받고 외면당하며 공황장애까지 겪다가 자신안에 들어온 새로운 신념과 생각들이 잘못된 것이 아님을 깨닫고 건강한 삶, 행복한 삶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타라의 형제는 총 7남매이다. 토니, 루크, , 리처드, 타일러, 오드리 중 토니, 루크, 숀오빠와 오드리 언니는 산(부모님곁)에 머물며 고등학교 졸업장도 없이 경제적으로 부모님께 의존하며 살고, 나머지 리처드, 타일러 두 오빠와 타라 자신만 박사 학위를 기지고 따로 산을 떠나 독립해서 산다.

 

처음에는 책의 줄거리를 빠르게 읽다가 좀 더 집중해서 보기 시작하며 기억하며 읽고 싶은 곳은 인덱스를 붙였다. 그러고 보니 표시된 곳이 가장 ㅁ많은 곳은 2부였다. 인상깊은 곳이 2부가 가장 많았나보다.

 

우리 집에서 무엇을 배운다는 것은 온전히 혼자서 방향을 찾아야 가능한 일이었다. 맡은 일을 끝내면 뭐든 혼자 배울 수 있었다. 우리 중 비교적 자기 조절이 더 잘되는 사람도 있었고,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었다. 나는 가장 그렇지 못한 아이들 중 하나였다. 그래서 열 살이 되도록 내가 체계적으로 공부한 것은 유일하게 모스 부호뿐이었다. (중략) 우리보다 훨씬 먼저 태어난 오빠들-토니, , 타일러-은 거의 다른 부모 밑에서 자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오빠들을 키운 아버지는 위버가의 비극에 대해서 들어 보지도 못했고, 일루미나티에 관한 이야기도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중략) 아버지가 위버가 사건 소식을 들은 다음부터 다시는 자식들 중 누구도 정부가 운영하는 학교의 교실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게 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 때는 타일러 오빠가 이미 또 다른 세상을 맛본 후였다. 오빠는 가진 돈을 모두 털어 삼각함수 교과서를 사서 독학으로 공부를 계속했다. P85-86

 

'타라'는 타일러 오빠 덕에 새로운 생각과 경험을 하게 된다. 공부의 재미와 아버지밖의 세상을 알게 된 타일러 오빠는 타라가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자극을 준다. 타라가 오빠들과 같이 아버지의 지시를 따라 온갖 부상의 위험이 도사라고 있는 폐철 처리장에서 일을 하는 장면을 볼 때는 정말 아찔했는데 폐철 처리장에서 벗어나기 위해 베이비시터 일을 하고 비는 시간에는 캐슈너트를 포장하는 타라를 보니 좀 안심이 되었다. 자신을 베이비시터로 고용해주는 메리로 부터 피아노를 배우게 되고, 메리 동생에게 '댄스수업'을 받는 모습을 보며 타라의 척박했던 삶이 변화되겠구나 기대감이 생겼다.

 

그날 밤은 내내 아버지의 설교를 들어야만 했다. 아버지는 캐롤라인의 수업이 학교와 마찬가지로 사탄 마귀의 술수 중 하나라고 말했다. 진짜 정체와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달라서, 댄스를 가르친다고 <주장을 하지만> 실은 천박함과 난잡함을 가르치기 때문이란다. 아버지는 사탄이 교활하다고 말했다. 그 수업을 <댄스>라고 부름으로써 성실한 모르몬교도들로 하여금 자신의 딸들이 주님의 집에서 창녀들처럼 날뛰는 것을 용인하기 때문이다. 다른 어떤 것보다 그것이 아버지를 화나게 했다. 그런 난잡한 행동이 교회에서 벌어졌다는 사실 말이다. P135

 

정부의 교육은 사회주의의 발로라 생각하고 댄스발표회를 보고 '사탄'이며 '창녀'를 언급하는 타라의 아버지가 정말 이상하게 느껴졌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타라의 어머니가 타라가 성가대 노래에 관심을 갖는 것을 보고 성악선생님을 찾아 성악 레슨을 받게 된 것. 그리고 교회에서 노래를 하며 그것을 계기로 오디션을 보게 되고 연극무대에 서게 된다.

 

아버지의 이상한 신념은 '심판의 날'을 주장하는 것에서도 볼 수 있다. 1999년 여름, 아버지는 정말이지 심각한 준비 모드에 들어가 있었다. 내가 다섯 살때 위버가 포위 사건이 있은 이후로 그때처럼 심판의 날이 곧 닥칠 것이라는 위기감이 강하게 들었던 적이 없었다. 아버지는 그날을 Y2K라고 부르면서, 11일이 되면 전 세계의 컴퓨터가 고장이 날 것이라고 했다. 전기도 전화도 모두 끊기고, 모든 것이 혼란에 빠진 다음 예수의 재림으로 이어질 것이라고.(중략) 어느 날 오후, 아버지는 굴삭기를 가지고 오래된 헛간 옆 구덩에를 하나 팠다. 그런 다음 지게차로 1000갤런짜리 탱크를 구덩이에 내려놓고, 삽으로 흙을 퍼서 그 위를 덮어 탱크를 감춘 다음, 새로운 흙더미 위에 쐐기풀과 엉겅퀴를 심어 그 자리가 표 나지 않게 만들었다. 아버지는 종말이 왔을 때, 연료를 가진 것은 우리뿐일 거야. 말했다.P140-141

 

의료행위도 불신하며 말도 안되는 행동을 치료법이라고 믿기까지 한다.

"편도선이 부어 있어" 아버지가 말했다. 엄마가 에키네이셔와 금잔화로도 붓기를 가라앉히지 못하자 아버지는 자신만의 치료법을 제안했다.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사실 태양이야말로 우리한테 주어진 가장 강력한 치료제야." 아버지는 자신의 논리에 수긍하듯 고개를 끄떡이며 말했다. "내가 너처럼 편도선이 부어 있다면 매일 아침 밖에 나가서 해를 향해 입을 벌리고 서 있을 거야. 태양광이 속속 스며들 수 있게 한 반 시간 정도. 금방 붓기가 없어질 거다.p145

 

 

배움의 발견 P180

 

 

타라의 둘째 오빠 ''은 매우 거칠고 사나운 성격의 소유자이다. 타라가 공연을 하는 오페라하우스에 데려다 주기도 하고 같이 게임도 하고 드라이브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그런 오빠의 타라를 대상으로 행한 예상치 못한, 정말 끔직하고 폭력적인 행동(사진참고)은 이해할 수 없었다.

 

이것은 그날 밤의 기억, 이후 10년 동안 그와 같은 수많은 밤들의 기억을 규정한 순간이었다. 그 순간 나는 나 스스로를 부서뜨릴 수 없는 돌과 같은 존재로 보게 됐다. 그런 다음에야 나는 나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고 그 경험이 내게 영향을 주지 못했다고, 오빠는 내게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고 말할 수 있었다. 아무것도 내게 영향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그 생각이 얼마나 소름끼치도록 맞았는지 그때만 해도 이해하지 못했다. 어떻게 나 자신을 내 안에서 비워 낼 수 있었는지를. 그 밤의 경험이 끼친 영향에 대해 집착적으로 생각하고 또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가장 중요한 진실을 잘못 이해했던 것이다. 그 경험이 나에게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것, 그 자체가 그 경험의 영향이었다는 사실 말이다.P182

타라 그녀는 내면이 강한 사람이었다. 숀오빠의 무시무시한 폭력으로 부터 자신의 마음을 지킬 수 있는 내면을 갖고 있었다.

 

빨간 색 알약을 삼킨 지 20분이 지나자 귀를 찌르던 통증이 사라졌다. 통증이 사라진 상태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오후 내내 머리를 좌우로 흔들어 대면서 통증을 다시 끌어내려고 애를 썼다. 소리를 크게 지르거나, 빨리 움직이거나 하면 통증이 다시 돌아오고, 그러면 내가 삼킨 의사들의 약이 사기라는 것을 증명할 거라 생각했다.P291

현대의학을 믿지 않고 자연치유와 동종요법만을 행하는 아버지와 어머니 밑에서 자란 그녀도 병원에서 예방접종조차 맞은 적이 없고 어떤 통증에도 양약을 복용한 적이 없었는데 남자친구의 권유로 약을 먹고 통증이 사라진 것을 의아해하게 된다.

 

 

 

배움의 발견 P315

 

사랑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내게 미칠 수 있도록 허락하는지 생각해 보면 참 이상하다.

그는 내게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규정해 줬다. 그보다 더 큰 영향력은

존재할 수가 없었다.

배움의 발견 중

 

가족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위의 이유일 것이다. 나도 어렸을 적 아버지, 어머니의 "넌 참 OOO. OOO한 아이야."이렇게 한 말들이 오랫동안 난 당연히 그런 사람으로 날 규정하는 것을 허용했다. 지금도 끊임없이 누군가에게 나를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있는 것도 나 스스로를 내가 규정하지 못한 탓이 아닐까, 나를 온전한 나로 스스로 인정하고 사랑하지 못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신경치료를 받았다. 교과서도 사고, 집세도 냈다. 그러고도 돈이 남았다. 비숍은 나 자신에게 선물을 하나쯤 하라고 했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돈을 아껴야만 했다. 그는 내가 이제 돈을 조금은 써도 된다고 말했다. (중략) 나는 일요일 교회에 입고 갈 옷 한 벌을 샀다. 나는 그 돈을 받으면 내가 컨트롤당할 거라고 믿었었다. 하지만 오히려 그 돈은 내가 나 자신과 한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줬다. 아버지 밑에서는 절대 다시 일하지 않겠다고 나 자신과 약속하면서, 처음으로 나는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P325

 

아무리 가족이지만 어엿한 성인이 되면 여러 가지 면에서 가족으로부터 독립을 하는 것이 건강하다고 본다. 특히 경제적으로 예속되어 있는 상황이라면 나 자신의 권리와 자유를 주장하기가 어려워지는 것 같다. 내 삶을 내가 주체적으로 살아가려면 여러 가지 속박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

 

아버지의 그릇된 신념과 믿음에 갇혀지내 왔던 그녀가 세상으로 나온 것 같아 덩달아 자유로운 감정을 느꼈고 용기 있게 행동한 그녀를 계속 응원하고 싶어졌다.

 

순간적으로 원망의 마음이 들면서 아버지가 거짓말을 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음 순간 아버지의 얼굴에 떠올랐던 두려움과 기쁘게 몰아쉬던 숨소리가 생각났다. 아버지는 우리가 위험에 처해 있다고 정말 믿었던 게 확실했다. 그에 대한 설명을 찾으려고 애쓰던 내 머리에 이상한 단어들이 떠올랐다. 바로 들은 지 몇 분 되지 않은 단어들이었다. <편집증>,<조증>,<과대망상>,<피해망상>,그리고 마침내 이야기가 시작됐다. P330

오랫동안 아버지로 부터 들은 '랜디 위버가 사건'에 대해 심리학 강의를 통해 제대로 인과관계를 파악하게 되고 아버지에게 여러가지 정신질환이 있다는 것을 새로이 알게 된다.

 

신경 전달 물질과, 그 물질들이 두뇌 화학 작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배우면서 나는 정신 질환은 본인의 선택으로 생기는 병이 아니라는 사실도 이해했다. 그런 지식을 통해 아버지의 상태에 좀 더 공감하고 동정심을 가질 수도 있었겠지만 나는 그렇지가 못했다. 느껴지는 것은 오로지 분노뿐이었다. 아버지의 질환으로 피해를 본 것은 결국 우리들이라고 생각했다. 엄마, 루크 오빠, 숀 오빠. 우리는 멍들고, 베이고, 뇌진탕을 겪고, 다리에 불이 붙고, 머리가 깨지고 터져야만 했다. 항상 긴장을 풀지 못한 채 끝없는 공포 속에서 살았고, 위와 같은 상황이 언제라고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 뇌는 코스티솔이 넘쳐 났다. 아버지가 항상 안전보다 믿음을 앞세 웠기 때문이다. 늘 자기가 옳다고 믿었고, 첫 번째 차 하고, 두 번째 차사고, 내 추락, 화재, 팔레트 사고가 난 후에도 계속 자기가 옳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국 그 대가를 치른 것은 늘 우리였다.P333

 

많은 지면을 할애하며 가족들이 '폐철 처리장'에서 일하는 것을 묘사했는데 위의 부분에서 요약이 되어 옮겨왔다. 정말 하나의 사고도 살면서 한번 겪을까 말까한데 마치 응급실의 모습을 보는 것처럼 각종 사고가 끊이지 않았던 아버지의 일터이자 가족의 일터. 그녀의 분노가 당연하게 느껴졌다.

 

 

 

 

꿈이 기억났다. 미로를 헤맸던 꿈. 곡물 자루와 탄약 상자와 아버지의 두려움과 편집증과 성경과 예언들로 만들어진 미로의 벽. 나는 방향 감각을 상실하게 만드는 모통이들과 계속 경로가 바뀌는 그 미로를 빠져나와 소중한 것을 찾고 싶었었다. 그러나 이제 이해가 됐다. 그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그것은 바로 그 미로 자체였다. 이곳의 삶에서 내게 남겨진 것은 그것뿐이었다. 내가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규칙을 가진 수수께끼. 사실 그 수수께끼의 규칙은 규칙이 아니라 나를 가두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올가미와 같은 것이었따. 여기 머무르면서 내 머릿속에 존재하는 과거의 내 집을 찾아 헤맬 수도 있었고, 지금 당장, 벽들이 움직여서 출구가 막히기 전에 이곳을 빠져 나갈 수도 있었다.(중략) '이곳에서 내가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내게 필요한 것은 단 한 가지뿐이었다. 바로 내 기억. 나는 그것을 내 침대 밑에 숨겨 둔 상자 안에서 찾았다.P479

 

숀오빠의 일방적인 폭행을 당한 오드리언니의 제안으로 함께 부모님에게 이 사실을 고하고 오빠의 잘못에 대한 처분이 있기를 기다렸던 타라. 하지만 부모의 강한 신념과 거부로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언니와 숀오빠와 의절하기에 이른다. 그런 상황가운데서도 끊임없이 가족에 속하기를 바랬던 타라. 하지만 믿었던 엄마로부터 배신을 당한다.

 

P449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가족에 대한 사랑으로 잘못되어 가고 있는 상황을 바로잡아보려하고 자신을 '악령이 씌였다'라고 여기는 부모님을 사랑하는 타라. 그 과정속에 공황장애도 겪고 박사학위 과정을 포기하게 될 위기에 처하지만 다시 일어서는 타라. 결국 아래와 같이 그녀는 박사 학위 논문을 제출하는데 성공하고 심사에도 통과한다. 그리고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 논문 심사 결과를 통보 받아 박사가 되었다.

 

 

P492

 

 

 

 

 

그것들은 변화한 사람, 새로운 자아가 내린 결정들이었다.

이 자아는 여러 이름으로 불릴 수 있을 것이다.

변신, 탈바꿈, 허위, 배신.

나는 그것을 교육이라고 부른다.

배움의 발견 P507

 

정말 이것이 한 사람의 20, 30년의 인생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그녀의 놀라운 삶, 평화롭지도 안전하지도 않았던 위태로웠던 삶 속에서 배움을 발견하고 그것을 자신에게 좋은 옷으로 덧입은 그녀가 정말 대단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잘못된 신념을 주입시키고 자신을 '악령 씌인 자 '라고 까지 하는 가족을 사랑으로 품으려 하는 그녀가 실로 강하고 멋진 사람으로 보였다.

그녀의 삶이 이젠 안전하고 행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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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꽃
손지혜 지음 / 북랩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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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전에 서평을 쓰며 올해 나의 목표를 이야기했다. 세부적인 것 말고 크게 올해는 '내 몸을 돌보고 사랑하기'가 목표라고.... 작년에는 내 마음을 들여다보면서 나의 상처, 나의 성격, 나의 감정,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천천히 다시 알아갔다. 그러다보니 자꾸 나를 다독이는 예쁜 에세이집이 끌어당김의 법칙(?)으로 나에게 오는 것이 아닌가. 한 일주일 전쯤 받아본 이 책, 이름없는 꽃도 그런 끌림으로 나에게 왔다.

 

 

 

요즘 근래들어 본 책 중 디자인이 제일 군더더기없이 깔끔했다. 앞표지는 너무도 밋밋하고 딱 제목과 저자 이름만 들어와서 책을 읽고있는 중에도 '내가 읽고 있는 책 제목이 뭐지?'하며 다시 책장을 덮는 일 없이 뇌리에 콕 박혔다.

 

 

 

이 책은 저자가 책을 써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쓰기시작하여 단 11일만에 쓴 글이라고한다. 서문에서 그걸 알고 봐서 그런지 책을 읽는 내내 속도감있게 죽죽 잘 읽혔다.

저자는 서문에서 "글을 수정도 하지 않으며 급한 마음으로 글을 썼다. 그리고 이러한 나의 다급했던 마음은 이 글을 어서 누군가의 품으로 보내고 싶은 마음에 있었다. 이름이 없을 누군가 에게 말이다.

 

엄마의 슬픔이 나의 슬픔이고 엄마의 행복이 나의 행복인 사람.

사랑이라는 이유로 누군가의 삶을 책임지고 싶은 사람.

죄책감에 시달리는 사람.

누군가의 행복이 되고 싶은 사람.

나를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

강박으로 괴로워하는 사람.

가난으로 아파하는 사람.

꿈을 이룰 수 없어서 슬퍼하는 사람

아프게 하는 모든 것들을 놓지 못하는 사람.

본인의 이름 없음으로 아파하는 사람."

이름 없는 꽃들어가며.

 

위에 해당하는 것들을 세어보니 6,7개나 해당한다. '이 책 그래서 나에게 왔구나.' 새삼 놀랐다.

 

 

 

 

책의 목차를 살펴보니 책을 읽으며 마음이 무겁거나 먹먹해질 수 있겠다란 편견이 생겼다.

 

인생은 그 날이 풀과 같으며

그 영화가 들의 꽃과 같도다.

시편 103:15

 

 

 

 

 

1번은 아닐테고 '밖으로 드러나는 아름다운 색채' 혹은 '몸이 귀하게 되어 이름이 세상에 빛남'일 것 같은데 책 제목으로 미루어보아 후자 같기도 하다.

 

이름 없는 꽃이 책은 전반적으로 엄마로 인한 상처, 그리고 그것을 극복해나가는 과정 가운데 중요한 축인 '자존감회복(가르치는 제자들에게 사랑을 쏟는방법으로) '에 대한 저자의 실제 경험을 이야기한 책이다.

 

엄마는 나의 모든 선택을 미워했다.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을 비웃었다. 그러나 지금 엄마에게 그 얘기를 하면 별 의미 없이 한 말이라고 할 뿐이다. 그러나 그 별 의미 없는 말들이 그때의 내게는 전부였다. 엄마가 나의 전부였으니까.

결국 나는 엄마를 사랑해서 그렇게도 상처를 받았고 그로써 나는 그녀를 미워하게 되었다. 원망하고 증오했으며 다시 사랑했다. 사랑했으나 이미 조각난 마음들이 너무도 많았던 나는 그 딜레마를 안고 그녀를 마주해야 했다.p18-19

 

며칠 전 신랑과 전화로 말다툼을 했다. 아이가 보는 앞에서 그러지 말았어야했는데 큰 소리를 내고야 말았다. 신랑으로 인한 나의 실망은 둘째치고 아이들한테 미안했다. 나도 오랜시간을 엄마의 감정에 눈치보며 불안하게 살았는데 우리 아이들에게는 엄마의 감정 되물림을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번뜩들어 아이에게 사과하고 "엄마의 슬픔과 힘듦은 오롯이 엄마꺼야. 그러니 너는 엄마의 감정에 휩쓸리지말고 행복했으면 좋겠어 ."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우리 친정엄마가 나에게 그런 말을 한번이라도 해줬으면 어땠을까 싶었다.

이 책의 저자는 나보다 몇 백배는 심하게 엄마로부터 대놓고 갖은 구박과 핍박을 당했다. 왜 그 엄마는 그랬을까.

 

 

엄마의 폭력성과 무너짐에도 원인이 있었다. 그것은 아빠에게서부터 내려온 어떠한 흐름과 같았다. 아빠는 엄마를, 엄마는 나를. 나는 그냥 그 모든 에너지를 마지막에 받아야 하는 존재였다. (중략) 엄마는 사실 능력이 있는 사람이었다. 엄마는 집에서는 꽤나 유망한 인재와 같은 존재였다고 한다. 그런데 아빠를 만나고 나를 낳으면서 욕아를 위해 일을 포기한게 어쩌면 불행의 시작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또 그게 나를 향한 원망으로 엄마의 마음에 자리 잡았을지도 모르겠다 p27

 

p34

 

저자는 엄마로부터 온 상처로 인해 오랜시간을 괴로움과 외로움과 죄책감에 시달려야했다. 그런 저자가 학교생활에 있어서는 아무런 내색도 못하고 오히려 더 잘 웃고 더 공부도 열심히 하는 모범생처럼 지내다 상담실에 계신 선생님을 만나게 되며 삶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그 분을 통해 '엄마의 슬픔이 곧 나의 슬픔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자신을 찾게된다.

책을 읽으며 점점 저자의 삶과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p64-65

 

 

저자가 엄마의 속박으로 부터 벗어나 정신적, 경제적으로 독립하는 과정속에서 함께 마음을 졸이기도 하고 응원하게 됐다.

 

나는 사랑에 있어서 자유가 필수적인 요소라는 것을 알았다. "사랑해서 구속한다."라는 말은 잘못된 말이다. 부모가 아무리 자식을 사랑하더라도 자녀 스스로가 선택할 권리를 주는 것이 사랑이다. 아무리 자녀가 성공했으면 좋겠더라도 자녀가 본인과 같은 꿈을 갖기를 강요하거나 부모가 설계해놓은 길로만 걸어가게 하는 것은 사랑이라고 하기 어렵다. 아이의 자유 의지와 생각할 권리들을 잘라내는 것은 피어나는 꽃이 향을 잃고 기계가 되는 것이다 .

이름 없는 꽃p132

 

 

 

 

아이를 키우는 부모입장이기도 한 나는 위의 문장을 꼭 새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내소유로 생각하지말자고 늘 다짐하면서 가끔 버릇없는 행동을 할때 나에게 들어오는 '감히 엄마한테....'이런 생각도 좀 버려야겠단 생각도 들었다.

 

 

사랑받기 위해서 나는 나 자신을 더욱 사랑하는 방법을 택했다. 타인과의 관계가 틀어질 때도 슬픔은 나를 잡아먹지 않았다. 오랜 사랑이 엇나갈 때도 최선을 다해 사랑을 주었던 나를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p133

대상을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인정'은 이렇듯 사랑의 필수적인 요소였다. 나는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나를 괴롭히던 모든 구속에서 해방되었다. 짝눈을 가진 나 자신도, 아토피가 있는 모습도, 아무리 공부해도 좋은 성적이 나오질 않는 결과도(중략)

누구도 나를 감히 가치 없다고 말할 수 없었다. 나의 전부라고 여기던 존재들마저도. 나만이 나의 전부일 수 있었다. 내가 허락하지 않는 이상 누구도 내 세상이 될 수 없었다. 나는 가치 있는 사람이었다. 이것은 아무리 자존감 회복에 관련된 영상, 글귀를 읽어도 해결할 수 없는, 내가 해야 할 나만의 과제였다. 나는 나를 사랑하며 비로소 자유를 얻었다. 모든 관계의 균형을 찾았고 내 상처를 돌볼 수 있었다.p130

 

 

저자는 자신의 상처를 딛고 자신처럼 가난과 부모의 속박 속에서 사는 아이들을 살리고 싶단 마음에 교육자가 되기로 하고 대학 생활과 취업 준비생시절에 그 꿈을 이루기위해 고군분투한다.

책의 후반부엔 교사로의 꿈을 이룬 그녀가 아이들을 사랑으로 대하는 모습이 나온다.

이 책은 어찌보면 누군가의 자서전이다. 솔직하고 거침없이 자신의 삶을 나눠준 그녀의 용기가 대단하게 느껴진다. 현재 교직에 몸담고 있어 자신의 이야기를 주변사람들이 알게 되면 불편할 수도 있을텐데 이렇게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낼 수 있었던 건 그녀가 건강해졌다는 증거가 아닐까.

 

앞으로 더 찬란하게 빛날 그녀의 삶을 응원한다.

 

 

++ 이 글은 책을 제공받아 쓴 솔직한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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