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구경하는 사회 - 우리는 왜 불행과 재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가
김인정 지음 / 웨일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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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 첫인상 : 고통에 ×자를 자꾸 걷어 내고 싶은 욕구가 일어서 자꾸 표지에 새겨진 고통 글자를 손가락으로 휙. 쒹. 매만졌다.

고통 단어만 봐도 단전에서 쓰리고 아프다.

고통_통증_증오. 이상하게 나는 이렇게 끝말잇기가 되어 버린다. 고통.

그 아픈 것을 구경하는 사회라니. 타이틀이 잔인하다. 그 고통 속에 속수무책이다. 고통 가운데 있는 사람들을 보고만 있는 사람들인가. 타인의 고통에 대해 내가 어찌할 수 없는 무기력함인가? 여유 없어 여력 없음인가? 나만 잘 살면 되는 타자를 향한 냉랭함인가? 바쁘고 빨리 돌아가는 사회에서 내 것 하나도 챙기기 힘든 귀찮음인가? 남의 고통을 즐기는 사디즘인가? 행복도 불행도 비교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경쟁 사회 속 순위 다툼인가? 남의 불행으로 나의 안위에 대한 안심과 안도의 한숨을 쉬는 이기적 시선인가. 그러고 보니, 남에게 시선을 둔다는 것. 관심을 둔다는 것조차 안 하는 해 개인의 시대에서 고통이든 잔치든 행복이든 구경이라도 해 줘서 남들 삶을 볼 수 있는 건가. 나는 당최 타인의 삶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서 이런 책 제목을 보면. 굳이 왜. 고통을 구경하는가.

관찰자의 시점과 방관자의 시점이 다른가. 적절한 개입이 이루어지는 것이 사회 안전망과 사회 복지 측면인가. 별의별 생각이 든다.

정작 가족의 고통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소홀하게 되는 나로서는 반성이 되고 나의 무심함에 경각심을 일으키는 제목이다. 관조가 또 하나의 폭력이겠다.

무뎌진 나의 통점이 요사이 삐질 살아나 활개를 치고 있는데 통증을 느끼는 내가 나를 무시하고 참고 견뎌내면 사그라들까. 아니다. 더 축적되어 한꺼번에 통증이 엄습한다. 내 통증 먼저 알아주고 다독여줘야 남의 아픔, 고통, 통증도 들여다볼 수 있다. 상처 입은 치유자처럼.

아. 그렇다고 통증이 있는 사람이 고통을 안다고 다 고통을 분담할 수 있는 건 아니겠지. 개인적 고통, 사회적으로 야기된 고통. 관계에서의 고통.

어머. 삶이 고통이다.

고통의 끝을 향해 같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끼리 모른 채 하지 말고 구경만 하지 말고 고통을 분담하면 사회가 바뀌지 않을까. 나의 고통이 너의 고통이 될 수 있고. 너의 불행이 나의 불행이 되는 건 세상 이치.

고통 앞에 평등한 인간들이 모여사는 세상. 구경만 하지 말고 서로의 고통에 대해 들어주고 개선할 사항이 있으면 개선하고, 나눠주고, 해야 인간 세상이겠지.

기쁨은 나누면 두 배, 슬픔은 나누면 절반이 된다.

하긴. 요즘엔 하도 각박해서 슬픔을 잘못 나누면 괜히 자신의 결점과 슬픔이 약점으로 책잡혀 구렁텅이에 빠뜨린다는 사기꾼들도 있다고 하니 험한 세상 조심하시길.

고통 호소도 안 하고 외롭게 죽어가는 이들이 더 양지로 나와 호소하길.

고통 호소하면 들어주고 같이 해결책, 대책 상의해 보기.

아프다고 떼쓴다고 다 허용되고 수용되는 정치 싸움 말고 나의 이익 추구한다고 남의 권리 이익 뺏는 이상한 그룹에서는 나오길.

예전에 기아 어린이 돕기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참 나는 불편했다. 그 뼈 밖에 안 남은 온몸에 파리가 눌러 붙은 상황에서 말끄만 자원봉사자가 사진만 찰깍 찍으며 환한 웃음을 짓는 걸 보고 저 사람은 뭐지? 아픔과 고통에 공감이 안 되는 언행에 쇼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던. 고통을 감히 안다고 가식 떠는 것도, 티 내면서 도움 주는 것도 싫다.

이제 나의 책 제목에 대한 잡담은 여기서 자르고, 슬슬 책을 읽어보자.

차례

고통을 전시하고 소비하는 대중, 그리고 그것을 보고서 공감한다는 착각. 나와 연결되지 않은 고통과 아픔, 고통의 서사를 가감 없이 내보내기.


인상 깊은 내용 스크랩

타인의 고통을 본 뒤 슬픔에만 머무르라고 강요하는 건 이상하다.

참사의 책임을 묻기 위해 정치가 가동되는 순간을 원천 봉쇄하는 커다란 부작용을 낳고 있지는 않을까?

국가 애도 기간이라니. 이 시기에 풍경이 공공기관 풍경이 떠오른다. 슬픔을 강요하는 국가. 애도 이외에 다른 소리는 내지 못 하도록 입막음 기간이지 않았나..

타인의 고통을 보고 난 뒤 충격을 개인의 '도덕적 무능'으로 연결해 그 감정에 지나치게 매몰될 필요도 없다. 때론 죄책감이라는 통증을 넘어서야 타인의 고통에 다가가는 길이 열린다.


고통은 콘텐츠가 됐다.



고통을 외면하지 하는 법.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전달되지 못하는 진실 혹은 전달해야 전해지는 남의 사정

누군가의 애도가 우리의 애도가 되고 결국 우리를 바꿔놓을 수 있도록!!

책을 읽고 나서

우리는 수많은 미디어나 매체를 통해 고통의 현장을 목격한다. 그런데 그것이 구경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것. 혹은 저렇게 힘들어하는 사람도 있으니 상대적인 행복감을 가질 수 있다는 시각. 그것이 무섭고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해질 수 있고 더 자극적인 고통에 대중이 몰린다고 하니 끔찍했다. 수해를 입어 수해 현장에 간 대통령이 반지하 침수 현장을 직접 보며 한 말이 생각난다. 물을 퍼 올려서? 물이 불어나기 전에 빨리 탈출하지 못했냐고. 그런 장면을 여과 없이 방송에서 보여주는 게 참 신기했다. 망자의 혼이 경기를 일으킬 만한 일이다. 그런 보도 자료를 내보내는 청와대도 신기했다. 약자의 고난은 구경거리로 보이고 재난 현장은 정치적 포토월로 전락하는 것도 모자라 사자에 대한 나무람인가? 고통에 공감하지 못하는 멘션에 가슴이 철렁했다.

기후 위기에 대한 뉴스가 별로 보도되지 않고 직접적인 지역에 살지 않는 사람은 먼 세상 이야기처럼 받아들여진다고 한다. 방글라데시는 기후 위기의 최전선에 있는 나라라고 한다. 기후 위기로 홍수가 나 방글라데시아의 어린아이가 죽고 캘리포니아 산불이 촉발한 기후 위기 뉴스는 운이 좋은 편으로 언론의 주목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방글라데시는 아시아의 빈곤한 국가 중 하나이고 개발을 위해 앞장서서 탄소를 배출한 나라가 아니다. ​​

우리가 보이는 고통을 수집하는 사이에

보여줄 수 없는 고통과 보이지 않는 고통은 상대적으로 소외된다.

우리가 기억하는 이름이 몇 개인지를 헤아려본다.

101쪽

광주 출신의 보도 기자였고 현재는 미국에서 프리랜서 저널리스트로서, 고통의 현장을 취재하고 담아내야 하는 그 직업의 특성에서 나오는 자기 성찰적 메시지가 이런 책을 쓰게 한 것 같다. 타인의 고통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시의적절하게 대중들에게 전달되어야만 하는 기사를 쓰는 기자의 고뇌,혹은 많은 자기 물음, 회의,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도를 함으로써 고통에 대한 알림과 개선과 방향 틀음, 메시지 전달에 대한 정당성에 대해 알게 되었다. 나는 평소 기자라는 직업군에 대해 약간의 선입견이 있었는데 기자들의 편협한 시각? 혹은 윤리, 도덕이 없는 선정적이고 자극적이고 소비 지향적인 보도에 질렸던 적이 있다. 기자들이 다 같은 기자가 아니겠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미디어 기사의 클릭 횟수는 광고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고 읽히지 않는 기사는 폐기되는 것을 감안해볼 때 어쩔 수 없다고는 하지만, 소셜에 올라오는 기사들은 반은 진실이고 반은 저급한 가십에 불과한 것들이 쏟아지는 현실이라 과연 기자들은 어떤 직업 윤리 의식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소위 특종이라고 하는 것들도 남의 은밀한 곳을 파헤치는 것들이 많고 사회 정의나 사회 문제를 심도 있게 싣는 기사가 드문 탓이기도 하다. 특히 나에 관련된 직업군에 대한 기사는 사실과 다른 내용이 많아 도대체 누가 취재를 하기에 저렇게 왜곡되고 사실이 아닌 것만 쓰여지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누군가의 기사로 인해 반대편은 사회적 죽음 및 매장을 당할 수도 있고 오해를 사기도 한다. 기자들의 펜대가 아주 양날의 검처럼 작용할 때가 많으니 정확하고 사실만 담은 기사를 써 주면 좋겠다. 언론이 가진 힘이 엄청 크고 언론을 움직이는 것은 기자들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 기자라는 직업군이 정말 윤리의식과 객관성, 공정성, 양심이 필요한 직업군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고통을 소비하도록 돕는 기자가 될 것인지, 고통을 알리고 개선시키는 촉매제로 역할을 다할 것인지는 기자의 최초 시선이 중요함을 느낀다. 요즘은 기자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하지만, 여전히 미디어에 노출되는 기사는 기자들의 몫이다.

나는 다른 한편으론 기자들의ㅈ그 기사에 노출되기 위해 여전히 안간 힘을 쓰고 억지 행사, 과대포장, 과소 연민 동정 연출, 이슈화하려는 미디어 인정 중독자들에게는 여전히 불편하다. 기사의 주인공이 되려고 미디어에 한번이라도 노출되기 위해 불필요한 일, 가식적인 일을 진행하고 접할 때마다 그런 기사의 내용이나 논지가 그대로 읽혀질까 두렵고 아에 전부 조작이지 않을까?라는 합리적인 의심도 해본다. 더 자극적이고 더 불쾌하고 더 잔인하고 더 고통스러운 것을 찾는 대중에게 받치는 일종의 떡밥 기사는 항상 불편하다.

고통의 현상에 대해서는 사실 그대로 알리지만, 되도록 사건의 본질과 멀어진 자극적인 사진은 같이 보도되지 않기를 바란다. 모든것이 사실이나 모든 것을 알아야 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범죄자들의 신상을 공개하는 것은 인권차원에서 반대하는 것이 아닌, 대중들이 왜 신상을 공개하게끔 형량이 솜방망이로 나오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대중들은 그렇게 신상 공개해서 분노와 공분만 살 뿐 실질적인 대안이 되지 않는다. 분노하게끔 한 범죄자들의 잔인성 앞에 법은 적절한 형량을 내리고 두 번의 단죄가 내려지지 않는 것이 맞는 방향같다. 그 범죄자의 얼굴을 기억했다가 그 범죄자를 피하거나 예방한다? 그건 도대체 누구의 발상인가? 신상 공개에 대한 갑논을박 토론보다 또 그들의 인권을 떠나 법 앞에 제대로 된 심판이, 또한 흉악 범죄자들이 적절히 사회적으로 격리되기를 바란다.

5.18, 제주 수학여행, 10.29. 샌프란시스코 마약 취재, 등등의 일련의 사건이 이 책에 나오는데 다시 한번 그때의 일이 상기되었고 그 때의 보도들이 생각났다.

속수무책의 무력감, 우울감, 죄책감.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런 슬픔을 나누고 그 때의 일을 진상 규명하고 책임자 처벌을 마땅히 하는 것이 또 다른 고통을 발생시키지 않는 방법이라 말한다. 다른 이의 슬픔에 공감하고 연대하고 고통을 함께 짊어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에 동의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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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만난 말들 - 프랑스어가 깨우는 생의 순간과 떨림
목수정 지음 / 생각정원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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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앞표지

저자 소개 : 목수정

파리에 거주하고 있고 작가, 번역가이다. 이 책은 20년간 파리에 거주하면서 체득한 성찰과 사색의 순간을 프랑스어 34개로 표현했다. 욕망과 권리, 개인과 연대, 삶의 기쁨과 무의미함이 일상과 사회 속에서 어떻게 갈등하고 조화를 이루어가는지, 불어에 깃든 정신적 가치를 통해 돌아본다. ​​

차례

1부 달콤한 인생을 주문하는 말. 2부 생각을 조각하는 말

3부 공동체를 견인하는 말


책의 내용

34개의 단어에 담긴 말의 사연

이 책은 프랑스에서 쓰이는 34개의 단어에 담긴 의미, 역사, 문화, 정치, 철학, 지혜, 말에 담긴 경험의 응축성, 사회 현상에 대한 에세이 형식의 글이다.

고등학교 때 불어를 배웠지만 살면서 불어를 쓸 일이 별로 없었다. 쉬운 불어 회화 정도는 조금 알아들을 수 있었던 수준에서 이젠 거의 퇴화되어 단어만 반복 청취해야 뜻을 파악한다. 언어도 사용하지 않으면 무생물이 된다. 더이상 프랑스어를 들을 때 연상되는 것이 없어지는? 하긴, 카를라 브루니의 음악을 들을 때마다 프랑스가 내 옆에 그려지는 느낌이 들곤한다. 프랑스의 음악들. 프랑스어의 말맛이 느껴지는 억양, 특유의 발음, 액센트, 리듬감..불어 배울 때는 너무 어렵다 생각했는데 지금 다시 불어를 들어보면 운치있고 그 때 동경했던 파리의 시간들, 낭만 감성이 있다.

내가 평소에 프랑스 문화, 음악, 미술, 예술, 건축, 사회에 관심이 있어서 틈틈이 다양한 책을 봤지만 언어에 관련된 책은 실로 오랜만이다. 저자가 프랑스에서 사용되는 단어의 쓰임새를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고 어떤 의미인지 또 왜 그렇게 의미 변화를 가지는지 언어의 역사 혹은 언어의 생성과 소멸, 발전, 언어의 고착에 관한 기본적인 흐름 위에서 살아있는 언어의 세계를 맛보게 해주었다. 각 나라의 언어가 그 사회에 맞게 생성되고 변화되고 혹은 소멸되거나 축소되거나 확장되어 곤고해지는 과정이 비슷함을 알 수 있었다. 그 시대에 자주 사용되는 단어는 그 시대가 필요로 하고 결핍의 증거이기 때문에 자주 쓰이거나 함축적으로 쓰인다는 것은 한국도 마찬가지라는 점. 마치 한국이 선진국과 K-ㅇㅇ라는 단어가 많이 쓰이는 것처럼 그 시대의 생각과 철학이 담겨 있어 언어 속에 많은 것을 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프랑스인들이 사용하는 언어의 습관과 살아남은 단어, 생성되는 신조어의 이유를 잘 설명해 놓아 언어를 통해 프랑스 사회, 문화를 깊이 있게 알 수 있어 재미있었다.

나는 프랑스에 능통한 한 유튜버의 프랑스 문화 해설 보기를 좋아하는데 이미 아는 내용도 있었지만 잘 모르는 단어도 있어 새롭고 신선했다.

단어의 맛은 이렇게 다양한 문화를 같이 풀어놓는 책으로 접근하는게 좋은 것 같다. 책을 읽으며 슬쩍 슬쩍 책에 나와 있는 단어를 오랜만에 발음해봤는데 프랑스어 공부 동기가 생기는 마법. 더불어 프랑스 여행도 꿈꾸고, 프랑스어를 다시 공부하고 싶은 욕구도 잠깐 들었다.

책의 일부 소개


아페로. 식전주. 즉흥, 흥겨움, 이완된 분위기, 수다의 시간


인간의 필요에 의해 일한다는 자각이 들게 하는 아페로 시간.


아페로의 뜻은 독소를 제거하는 길을 열어주는 약. '피부의 문을 연다'라는 의미의 라틴어에서 오기도 했다.


미식문화, 바게트가 유네스코 선정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선정됨.

뒤 쿠


우리나라의 대박.


결핍을 메꿔주는 단어 뒤 쿠


뒤 쿠의 의미 : 인과 관계로 설명되지 않는 세상에서 버티며 살아가려는 사람들의 현실 반영 단어.

나에게는 예술의 도시로 인식되는 파리. 많은 예술가들이 프랑스 사람이었지만 그 중에서도 프랑스의 여성 화가 '마리 로랑생'이 떠오른다. 그녀가 노트르담에서 작업했던 그림과 그녀의 삶이 갑자기 떠 올랐다.

'불행보다 슬픔이, 슬픔보다 지루함이, 지루함보다 병든 것이, 병든 것보다 잊혀지는 것이 더 끔찍하다는 그녀가 생각났다. 이 책을 읽으며 그다지 연관성도 없는 화가가 떠오른건 왜일까 생각해보니..아페로의 문화가 있어 몽마르트의 화가들이 이렇게 뛰어난 예술 세계를 꽃피우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대화하기를 좋아하고 삶의 여유를 즐기며 그들이 가지는 식전주 타임 문화가 새삼 다른 것으로까지의 여파, 혹은 한 나라의 문화를 이룬다는 것이 다양한 것들이 생성되고 교류되고 혼합되며 파생되고 제공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 같다. 사람의 흔적은 말에도 남지만, 우리가 남길 수 있는 모든 것에 화석처럼 새겨지는 법이니까.

책 파란 표지의 유유자적하며 아페로를 즐기는 사람들의 여유, 반짝이는 윤슬을 보니 인상주의 그림도 생각나고. 나는 이 책을 덮으며 곁에 둔 마리 로랑생의 몽환적인 그림의 이미지와 파리의 분위기가 오버랩되었다.



#파리에서만난말들

#목수정

#생각정원

#컬처블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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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문화

#파리사회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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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여주는 경제학 - 인생 고민, 경제학에 묻다
셰종보 지음, 하은지 옮김 / 더페이지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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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앞표지

저자 소개 : 셰종보

상하이 소재 바이테크 회사의 부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


책 앞날개 - 저자소개 : 셰종보 , 옮긴이:하은지

차례

어머나! 책의 목차부터 나를 현혹시킨다. 평소 궁금했던 내용이 쭈르륵 나와 있다. 목차에서 매력 이미 발견했고, 내 독서 구미는 벌써 재미있음을 느끼고, 경제학인데 이렇게 재미있는 주제들로 설명을 하다니 경제학 좋아지려고 한다. 아. 나는 역시 찐문과 성향인가보다.





책의 인상 깊었던 부분

1. 경제학은 돈이 아니라 선택에 관한 학문이고 당신의 삶은 선택의 결과다 - 책 앞표지 문구, 8쪽

너무 많는 말인데, 갑자기 내 모든 삶이 나의 선택에 의해 이렇게 펼쳐졌다고 하니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이 들었다.

경제학도 선택에 관한 학문이고, 나의 삶도 선택의 결과다.

2. 캔틸런 효과 : 화페 공급이 늘어날 때 시차를 두고 차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것. 업스트림의 선발 주자들이 먼저 부를 차지하면서 다운스트림의 후발 주자가 가진 자산 가치가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것을 말한다.


3. 부의 양극화: 마태 효과 - 부자는 더우 부자가 되고, 가난한 자는 더욱 가난해지는 현상. 사람이 일해서 돈을 버는 속도보다 돈이 돈을 버는 속도가 빠른 것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내 자산을 늘리는 방법은? 자산을 투자성 지출에 배분해야 한다.

4. 합리적 판단은 한계적 사고에서 나온다 -43쪽

경제학에서 말하는 한계는 가치를 뜻한다.

제품 가격은 곧 한계 비용이다. - 46쪽

제품의 한계 이익이 제로에 도달하면 기업이 생산해 낼 수 있는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의미이다. 이때는 기업 규모의 확장을 멈추는 것이 좋다고 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5. 심리적 회계

사람은 부분적으로 이성적인 존재이며 제한적인 의지력이 있을 뿐이다. 114쪽


6. 6장의 내용 중 귀인 편향, 선택 편향, 확증 편향. 편향이 잘못된 선택으로 이끈다.

*귀인 편향: 자신 또는 타인의 어떠한 행동에 대해 평가하거나 그 이유를 찾으려고 할 때, 심리적인 요소에 치우쳐 외적인 요소를 간과하거나 지나치는 인지적 편향이다. 한 사람의 됨됨이나 행동을 평가할 때 그가 처한 환경이나 상황은 보지 않고 오로지 그것이 그 사람의 인품이나 인성과 관련 있다고 판단해 버리는 것이다.

귀인 편향은 왜 생기는가? : 사람의 외적 요소보다 내적 요소가 더 쉽게 드러나고 눈에 띄기 때문이며 사람들은 어떤 일이든 원인을 찾으려는 경향이 있어서 외적 환경이 아닌 개개인에게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자기중심적 편향: 좋은 상황이나 행동, 성공의 원인은 자신에게 돌리고 그렇지 않은 상황이나 행동, 실패의 원인으 외부 환경이나 타인에게 돌리려는 경향을 말한다.

관찰자와 당사자의 입장 차이가 종종 행동의 원인을 각기 다른 쪽에서 찾으려는 데서 오해가 있다. 예를 들어 의사의 책임은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주된 직업적 특성인데 환자가 환자의 내적 상태에 대해 공감해주지 않는다고 사무적인 태도로 대해주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것에서 알 수 있다.

*가용성 편향: 사람은 어떤 정보를 접했을 때 쉽게 연상되는 장면이나 이미지로 발생 가능성을 평가하는데 이렇게 자신에게 인상깊은 일이 훨씬 많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가용성 편향이라고 한다.

*선택 편향: 자기가 좋아하는 대상이나 명제를 이미 확정해 놓고 그 확증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찾는 데 몰입하는 경향을 말한다.

나는 꽤 심각한 선택 편향자인것 같다.

책도 내가 생각하는 바와 같은 내용이 있는 것을 용케 잘 발견해서 내 생각과 일치함이 내가 따로 증명하지 않아도 읽는 순간 마음이 편해지기 때문이다. 나는 논리적이지 못하다. 잘 따지지도 못하고 계산은 해 본적이 없다. 정말 선택 편향자임을 이 책을 보며 느꼈다.

확증 편향: 결과에서 원인을 찾는다.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는 받아들이고, 그렇지 않은 정보는 무시하는 경향이다.

나는 확증 평향자이다. 우와. 정말 이 책에서 나의 상태를 정확히 알려 준다.

**맹점 편향: 자신이 편향을 범하고 있는지조차 깨닫지 못하는 것.

6장 내용 정독 강추!!!

7. 정보가 넘쳐나지만 정보 비대칭성은 더 심각해지고 있다.


8. 기회 비용을 알면 선택과 결정을 더 정확하게 할 수 있다.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인생은 없다.

선택이 있는 곳에는 언제나 기회비용이 있다.

좋은 선택은 기회비용을 이해하는 데서 시작한다.

같은 선택이라도 사람마다 기회비용이 다르다.


보살외인, 중생외과

9. 생존 편향의 다른 말은 성공 편향=침묵의 데이터=죽은 자는 말이 없다.

생존자, 성공한 자 사례에만 집중하면서 잘못된 판단을 내리게 되는 편향.

*보이지 않는 정보가 중요하다.

ETF 펀드 : 인덱스 펀드를 거래소에 상장시켜 투자자들이 주식처럼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상품.

다우지수의 가격 산출법이 생존 편향을 드러낸 것이다.

10. 가치에 대한 판단은 지극히 주관적이다.

가치는 효용과 희소성이 있을 때 생겨난다.

가치=객관적 효용×주관적 희소성

11. 인생의 승자는 곧 확률의 승자다.

12.








#셰종보#하은지#더페이지#컬처블룸#컬처블룸리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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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눈물엔 우산이 필요해
황리제 지음 / 창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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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소개 : 황리제

이 책은 첫 번째 시집 <너도 행복해졌으면 좋겠어> 에 이어 두 번째 시집이다.


시인의 마음이 느껴지고 나도 동감하는 사랑의 경험이라 찍어 봤다.

어린아이가 이 시집 제목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

"눈물은 흐르면 흐르게 두면 되는데 왜 우산이 필요해요?"


시집의 구성 : 6개의 부분으로 묶여 있다.

위로, 세계가 지켜주는 사람, 영원아 영원해주라, 안녕에 영영이 붙으면 슬퍼져, 사랑아 왜 날 피해 가니, 사랑은 실패까지 아름다워



시 소개



마지막 연애

우리 오래 봐요! 이 말을 누군가가 자주 하는 걸 봤다. 요즘 유행어인가? 우리 오래 봐요. 우리 길게 봐요. 이렇게 하는데 나에게는 다양한 의미가 있는 말이어서 한참동안 입 속에서 말의 그림자를 붙들었다.

오래 봐요. 우리의 인연 오래 이어가요. 우리 더 친해져요.


멜로디

여러 번 읽어 보아도 뭘 표현하는 건지 사실 모르겠는 시도 있다. 비교적 연이 많은 긴 시가 많은데 나한테는 직접적으로 연상되거나 상상이 되는 시는 아니었다. 대중 가요의 가사같은 시도 있고 흩날리는 시어들이 곳곳에 뿌려져 의미 조합을 부지런히 해도 내 역부족이었다. 다만 단순하게 문자 그대로 시를 읽으니 표면적으로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는 알겠다.


그날을 그리워하다

왠지 모를 언어유희? 그날을 그리워하면, 그날을 만날 수 있을까. 그날 대신 그 사람을 그리워하면 그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로 나는 읽히네.

그 날. 그 날이 어떤 날일지. 사람마다 그 날을 소망하는 내용이 다를테니 읽는 사람마다 다른 의미로 다가오겠군. 내 마음 반추시인가?

이별과 사랑 그 가운데

노래를 들으며

가수와 사랑에 빠지지

외로운 사람은

가수와 사랑에 빠진대

음음음

넌 어때

난 한 번도 만나지 않은 것들을

그리워해

음음음

음음음

이별 후에 다 잊었다면서, 노래를 듣고 다시 가수를 사랑한다.

그리고, 다 잊었다면서 한 번도 만나지 않은 것들을 그리워해. 한번도 만나지 않은 것들을 그리워할 수 있나? 시에 대한 해석을 듣고 싶다.

이별을 했고, 이별한 사람을 다 잊었다. 그리고 다시 새로운 사랑을 하려고 한다. 그 새로운 사랑 앞에 선 두근거리는 마음이 아니라, 새로운 사랑에서도 그리움을 찾는다. 그리움의 단어를 새로운 사랑을 막 시작하려는 사람에게도 쓰나? 보고 싶어도 보고 싶고 같이 있어도 뭐 그립다? 이런 뜻인가? 아님 새로운 사랑에서 예전 사랑의 그리움을 느낀다인가? 한 번도 만나지 않은 것들을 그리워한다. 그래서, 헤어졌지만 새로운 시작 전에 한번 만나고 싶다는 것인가?

https://youtu.be/uaLAecrF1BA?feature=shared


시를 읽다보니 전반적으로 알쏭달쏭한 부분이 많았다. 나의 공감을 자아내는 시보다 사랑, 이별, 각자의 길을 가는 것, 이별했지만 미련보다 훌훌 보내주는 마음이 느껴지는 시가 있었다. 깊고 끈적한 정서보다 일상적인 묘사가 그려지고 간결한 문장이지만 나는 두번,세번 읽게 되었다. 메시지가 한번에 와닿지 않아서 좀 헤맸다.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하고 이별 후에 감정을 느낀지 오래되어서 그런가?

다른 분들도 이 시를 읽고 어땠는지 묻고 싶다.

많이 소프트한 시는 아니었고 대중 가요 느낌나는 시였다. 70, 80 대중 가요 느낌 나는 시가 많은 느낌이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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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의 작은 부엌칼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문기업 옮김 / 문예춘추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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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앞표지

책 표지에 대한 느낌: 앞치마를 두른 백발의 남성과 단발의 젊은 여성이 뒷모습을 보이며 나란히 싱크대 앞에 서서 요리를 하거나 음식을 다듬거나 설겆이를 하거나. 여하튼 같이, 함께 부엌일을 하고 있다. 환풍기, 후라이팬, 저울 같은 아기자기 소품이 그림에 있는 것만 봐도 왠지 일본 특유의 감성이 느껴져서 읽기 전부터 기대가 되는 그림이다. 뒷모습에 숨겨진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책장을 펼쳐보길.

책 제목에 대한 넘겨짚음: 제목만 봐서는 할아버지와 요리를 하며 자신의 상처를 극복하는 이야기? 에밀리의 곁을 지켜준 할아버지와의 시간. 다시 살아갈 힘을 준다는 이야기.

최근에 본 달가림 뮤지컬도 생각나고.

저자 소개 : 모리사와 아키오

와세다 대 졸업. <무지개 곶의 찻집>을 쓴 작가.



차례 : 6개의 장마다 음식이 나오고 이야기가 펼쳐진다.



등장 인물 성격

에밀리: 고양이처럼 고독을 즐기는 25살의 여자.? no! 겁쟁이 개. 낯가리며 상대의 안색을 살피는 여자. 친하면 한없이 상대의 말을 잘 따름. 손해를 보는 쪽. 마음 편히 대할 수 있는 사람이 옆에 있어 주기를 바라는 여자. 어리석고 둔한 여자. 고양이가 되고 싶은 여자.

다이조 씨(에밀리의 할아버지): 매일 산책을 하고, 낚시를 하고, 책을 읽고, 풍경을 만들고, 그리고 누군가에게서 받은 음식 재료를 아주 맛있게 조리하고, 그 음식을 조용히 맛보는 생활을 계속해왔다. -161쪽

마이코 씨(에밀리의 엄마): 밝히는 가난한 싱글맘(책의 표현을 빌렸다.)

책 내용 그리고 느낀 점

아. 이런 비슷한 스토리를 근래에 많이 접했다.

항상 화자는 20대의 젊은 여자였고, 고아였고(아님 부는 정신을 못 차리고 부재중이거나 모는 일찍 죽던지), 직장을 잃고, 믿었던 애인에게 배신을 당하고. 그리고, 자신의 마지막 보루인 엄마품 같은 정신적 안식처를 찾아 가면 그곳엔 화자를 환대하는 어른이 있고 그 안에서 소소한 일상을 나누고 같이 음식을 만들고 같이 음식을 먹고, 서로의 안부와 안위를 챙겨주는 돌봄과 위로를 경험하고 주인공 화자는 쓰러가는 자신을 일으켜세우며 다시 살아갈 용기를 갖게 되고 다시 자신의 터전, 혹은 자신의 일상으로 안착한다는 이야기.

이 소설은 25살의 에밀리가 15년 간이나 만난 적 없는 외할아버지집에 가는 것부터 시작된다.

(요즘 소설은 당췌 다 모계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 친가는 없다. 그냥 부와 똑같이 잊혀진 한쪽이고, 그리워하고 찾는 쪽은 엄마 쪽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사회를 반영한 스토리 설정인가. 정서는 아직도 엄마가 담당하는 플롯인가..) 에밀리의 아빠는 다정했지만 에밀리가 열 살 때 엄마와 이혼 후 집을 나갔고 엄마는 정성스럽게 딸의 머리를 묶어주는 스타일이 아닌 육아보다 남자 사귀는 데 열중인 엄마가 있다. 현재 엄마는 스낵바에서 일하고 도심에서 한 시간 떨어진 배드타운에서 연하의 남자친구와 살고 있다. 그런 엄마가 싫어 미국으로 유학간 오빠가 있다. 아빠는 새로운 가족을 꾸려 네 식구가 행복하게 살고 있는 듯했다.

친조부모는 이미 돌아가셨다. 그래서, 에밀리는 외조부의 해안가 집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화자 에멜리는 그런 자신의 가정을 비뚤어진 가정이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연애 형태도 매번 비뚤어졌다라고 말한다. 매번 아빠뻘 되는 남성에게 마음이 갔고 자신을 고양이처럼 계속 쓰다듬어주는 그런 사람에게 반해버렸다고 말한다. 그런 성숙한 남자에게 몸도 마음도 기대고 싶고 그럴 때 자신의 존재를 용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다. (전형적인 이야기이긴 하다. 꼭 이혼한 가정은 결핍을 상징하고, 그런 주인공이 아빠의 사랑을 느끼는 아빠뻘 되는 남성과 사랑에 빠지는데 그런 아빠뻘 되는 남성은 유부남이거나 금지된 사랑의 범주의 남성인 설정)

상처는 대물림되는 것인가? (소설은 항상 그런 스토리를 많이 사용하는 듯) : 에밀리의 엄마도 열 살 때 엄마를 여의었다. 에밀리도 일하는 엄마(부재중)를 대신해 쓸쓸한 식사를 혼자 챙겨먹는다. 외로움을 느끼는 포인트.

"미안하구나, 에밀리, 많이 외로웠지?" - 347쪽 - 외할아버지는 그런 에밀리에게 정서적 수용을 붙인 공감하는 말을 건낸다.

조금 비슷하지만 다른 색깔로 다른 에피소드로 채워진 이 책도 그런 감성이다.

이 소설은 적실한 단어를 써서 소설 읽는 맛이 있다. 문장에 담겨진 묘사가 잘 그려지고 찾아보고 싶은 단어가 눈에 띈다.

책 읽을 때 각장 앞 부분 사진에 나오는 것들을 글 속에서 찾아보는 것도 재미다. 보물찾기 하듯. 왜 저 사진이 있지? 하면서 염두해 두고 읽어보시길. 또 다른 재미.

읽는 내내 낚시하는 장면, 음식하는 할아버지와 에밀리를 떠올리며 흐뭇하기도 하고 일상의 대화를 이어나가는 저 둘의 관계나 모습, 시간이 귀하다고 생각했다.

소설은 또 다른 판타지다. 이런 소설을 읽으면 내 안의 따뜻한 것들이. 내 안의 젊은 시절이 떠오른다.

소설처럼 우리 삶도 실의에 빠졌을 때, 혹은 절망과 죽고 싶은 마음이 나를 엄습할 때 기댈 수 있는 한 명의 사람만 있어도 삶의 불씨가 꺼지지 않을텐데..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 젊은이에게 어떤 부모,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하는지 깊게 생각해본다.

정성스런 식탁으로 타인을 감동시키는 것. 정성이 들어간 모든 것이 그립다. 일방적인 정성이 아닌, 함께 뭔가를 정성 들여 하는 것. 그것이 삶의 애착을 불러오는 일종의 의식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같이 낚시를 하고, 맛있는 음식을 같이 먹고 그 음식 안에서 오가는 대화들. 음식을 먹는 행위는 많은 의미를 가지는 것 같다.

상처 혹은 결핍 없는 사람 없다고 생각하나, 상처로 인해 아파하고 힘들어하면 조금 상처 입은 사람이 그 상처 알아차려주고 보듬어주면 아름답지 않을까?

에밀리와 무뚝뚝하지만 상대를 배려해주는 할아버지의 관계에서 따뜻함과 인간미를 느낀다.

그냥 물끄러미 바라봐주는 것. 그냥 내버려두는 것. 적당한 거리감으로 큰 바운더리 안에서 지켜봐주는 것. 그게 필요한 것 같다.

할아버지를 통해 살아갈 영양분을 잔뜩 공급받고(음식, 정서적 허기 채움)다시 살아가는 에밀리를 생각하니 웃음이 지어진다.

이 책은, 드라마나 영화로도 재창조되어도 될 것 같은 스토리이다.

각 장의 포토 : 이런 단수의 흑백 소품을 볼 때 마음이 고요해짐을 느낀다. 책의 표정을 느낄 수 있어 좋다.


페이지를 넘기며 맛보기 텍스트



무기 : 강점, 자신감, 자존감, 용기, 긍정 정서, 배포, 담대함. 회복탄력성, 유연한 자기 긍정, 장점, 삶의 균형감각, 오뚜기같은 뚝심, 시련을 겪을 때 이겨내는 힘. 등


인생 경험이 무기가 된다.

단어의 앞뒤 통일성. 무기의 의미 부여. 읽어 보며 상징성 살펴보기.

에밀리의 무기가 된 작은 부엌칼..


문장 채집기

녹색 맛이 나

물론 그런 맛은 나지 않는다. 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애절할 만큼 달았다.

18쪽

하. 색깔의 맛. 표현 좋다. 맛에도 감정이 있구나. 나만 느끼는 게 아니였어.

파란색과 노란색이 섞인 초콜릿 맛이 남아 있었는데, 그것이 신기하게도 나의 죄책감을 더 크게 만들었다.

20쪽.

미각과 색깔과 죄책감이란 정서. 묘하게 잘 어울리는 묘사.

태양빛을 나누면 무지개 일곱 빛깔이 되거든.그러니까 나누었던 일곱 빛깔을 다시 섞으면,또 원래대로 투명한 빛이 되는 거지

23쪽

색을 다 섞으면 검은색이 아니라 빛이 된다고 설명해주는 행복한 아빠. 멋지다. 생각을 저렇게 하는구나. 행복 회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빛으로. 검은 어둠이 아닌.

푸른 바다, 푸른 하늘, 푸른 바람 - 90쪽 - 감수성 돋는 문장과 단어들로 인해 나는 상상을 무한히 해서 좋았다.

할아버지와 같이 만든 요리는 마음에 스며들 정도로 맛있었따. - 106쪽

나는 파인애플 색 공기를 천천히 들이쉰 뒤, 한숨을 내쉬었다. - 129쪽

나는 오늘 밤도 한숨이 절로 나올 만큼 맛있는 요리를 먹고, 위장에서부터 서서히 온몸으로 퍼지는 만족감에 마음의 위로를 얻었다. - 136쪽

행복해지는 것보다는 만족하는 것이 중요한 거다 - 141쪽


​[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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