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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쓰시타 고노스케 - 오사카의 장사꾼에서 경영의 신으로
송희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4월
평점 :
일본 1,000년 내 가장 뛰어난 경영인이었던 마쓰시타 고노스케 그는 내가 생각하던 사람과 전혀 달랐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그도 손정의처럼 고학력에 타고난 천재형 인간으로 생각했으나, 놀랍게도 그는 초졸의 학력을 가지고 있었다. 거기에 허약한 체질과 지독한 가난을 안고 태어난 인물이었다. 도대체 그는 어떤 경영철학을 가진 사람이었기에 일본에서 이처럼 추앙받는 경영인이 될 수 있었을까? 이 책은 그러한 궁금증에서 읽기 시작한 책이다.
경제학하면 머리가 아프다. 대학원에서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수강한 이후로는 다시는 경제학 강의는 듣지 않고 있다. 한 학기 동안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공부했지만 경제학에 대해서 아무런 지식도 없이 그냥 호기심에 강의를 듣기 시작한 내게 엄청난 좌절감만을 안겨 주었다. 경제학 초짜였던 내가 이 분야의 전문가들과 같이 수업을 들으니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 책은 자본론과 같은 경제학책처럼 어렵지 않다. 마치 한 편의 여행기와 같은 수필을 읽는 느낌이 든다. 이처럼 이 책은 경제와 경영 등 이쪽 분야에 아무런 지식이 없어도 쉽게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철학에 다가갈 수 있다.
가난과 허약, 무학(無學)은 하늘이 내게 준 축복이다. 집안이 가난했기 때문에 열심히 일을 해야했고, 몸이 허약했기 때문에 건강에 신경을 썼고, 배움이 없었기 때문에 학식이 있는 사람들의 충고를 경청할 수 있었다. 마쓰시타가 한국 기업 경영에 남긴 보물은 여럿 있다. 경영권세습을 포기했고, 사회공헌과 인간의 행복을 우선했다. 하지만 가장 소중한 보물은 이처럼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길은 있다’고 믿었던 그의 마음가짐이다. 성공한 사람들은 실패를 하지 않은 사람이 아니라 그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선 사람들이다.
“직원들 때문에 이 위기가 닥친 것이 아닙니다. 직원들이 있어야 이 위기를 넘길 수 있는 것입니다. 정리해고를 당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 재고품의 판매를 위해 노력합시다.” 마쓰시타 고노스케에게서 배울 또 하나의 큰 보물은 바로 인간 중심 경영이다. 기업은 사회가 필요로 하기에 만들어지며, 기업의 사명은 필요한 상품을 수돗물처럼 싼 가격에 공급하는 것이다. 그는 기업 경영은 사람이 전부라고 말했으며, 기업을 둘러싼 모든 이해 당사자는 친척과 같다고 했다. 그는 다른 상인들처럼 결코 오직 이윤만을 추구하지 않았다. 그의 경영철학의 중심에는 항상 인간이 중심에 있었다.
그리고 이 외에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중요한 자산은 바로 나 자신 즉 젊음이다. 어쩌면 지금 우리 대부분은 마쓰시타나 고 정주영 회장보다 더 부자라고 할 수 있다. 그와 고 정주영 회장 모두 평생 모은 부로 다시 젊음을 살 수 있다면 바꿀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들은 평생 모은 재산으로 결코 젊음을 다시 살 수 없었다. 우리에겐 그들이 평생 모은 것 이상의 자신이 지금 우리 속에 존재하고 있다. 내 인생은 내가 만드는 것이다. 앞으로 어떠한 삶을 살아갈지는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