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가 책을 읽는다, 그 모습을 보는 것만큼 기분 좋은 일이 있을까? (흐흐, 있겠지.) 우리 아이 공부머리가 자라고 있구나, 책 속 세상과 저자의 생각을 만나며 머리도 커지고 마음도 넓어지겠구나, 그 생각에 책 읽는 아이를 보는 것만으로 배가 부르다.
독서가 만병통치약인 양 많이, 빨리 읽히고 싶어 안달 난 나를 반성하게 했던 장서영 선생님.
"중요한 건 아이와의 관계에요."
내가 아이가 해야 할 일에 정신을 팔려 있을 때 선생님께서 독서코칭 수업 중에 해주신 말씀이다. 독서교육도 책을 매개로 한 육아이니, 아이와의 관계를 놓치면 결국 더 큰 것을 잃을 수 있다고 알려주셨다. 내 아이의 흥미와 발달을 배제한 독서교육이 얼마나 아이를 힘들게 하는지, '적기에, 적자에게, 적서를 제공하는 적기독서'의 중요성을 그때 배웠도 책을 읽으며 다시 복습한다.
그 독서코칭 노하우들을 거의 8년 전 <초등적기독서>로 내셨고, 시대의 흐름에 맞게 고치고 다듬어 개정판을 내셨다. 독서교육 경력 20여 년의 여유와 내공이 책을 읽는 내내 느껴졌다. 책을 읽는데 강의를 듣는 것처럼 친근하고 완전 새로운 책인 듯 또다시 깨달음을 주니 묘한 매력이다. 초등 학부모는 물론, 독서교육에 현장에서 뛰고 있는 선생님들은 부모상담을 위한 교육서로도 훌륭하다. 한창 독서교육에 열을 올리는 부모들에게는 제대로 하고 있는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알려주고, 지친 이들에겐 다시 시작할 마음을 준다. 무엇보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는 차원에서도 읽어봄직하다.
그동안 잘 읽고 있겠거니 방심했던 딸아이 잠자리에서 책을 꺼내 읽어주었다.
"좀 더 읽어줘.."
책장을 덮는 나에게 아쉬움으로 요구가 이어진다. 부모와 친밀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 아이는 부모가 책을 읽어줄 때 사랑받고 있음을 느낀다고 하셨는데(80~81쪽), 딸아이도 사랑이 필요한 건가? 나를 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