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를 판 사나이 열림원 세계문학 5
아델베르트 샤미소 지음, 최문규 옮김 / 열림원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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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를 판 사나이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어릴 적 읽어봤을 법한 고전인데, 이번 기회로 처음 읽게 되었다. 표지에서 슐레밀과 그의 그림자를 돌돌 말아 가져가고 있는 회색 정장의 남자가 보인다. 이 둘의 악연은 어디에서 시작된 것일까. 주인공인 페터 슐레밀은 욘씨에게 편지를 전달하러 그 집에 방문한다. 처음 망원경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에 회색 양복의 남자는 도라에몽의 주머니처럼 쓱 망원경을 꺼내서 사람들에게 전달한다. 이후 양탄자, 그늘 천막 등 주머니에서 물리적으로 나올 수 없는 수많은 것들이 나오는 것을 보고 주인공만 혼자 무서움에 떨게 된다. 그래서 저 회색 옷을 입은 사람은 누구일까 무서움 반 호기심 반이 일어났다. 그런데 집에 가려고 하는데 회색 옷을 입은 자가 말을 건다. 실례지만 아주 아름다운 그림자를 가지셨다고, 그걸 자신에게 팔지 않겠냐고 말이다. 당연히 그림자의 효용에 대해 크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슐레밀은 사인을 하고 만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책에서 나오는 수많은 매직 아이템 중 제일 좋아 보이는 <행운 주머니>와의 거래가 구미가 당겼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꺼내기만 하면 금화가 계속 나오는 돈 자루를 보여준다면 그것에 혹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잭과 콩나무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처럼 알 낳는 타이밍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꺼내서 쓱 하고 쓰면 되는 화수분인 것이다. 이외에도 책에서는 자기 모습을 가려주는 새장, 자기 모습과 그림자까지 가려주는 마술 두건 등 존재한다면 정말 갖고 싶은 진기한 아이템들이 많이 나온다. 그 중에 물론 슐레밀이 바꾼 금화주머니가 최고라고 생각한다. 그 돈을 쓰는 동안 계속 그 자(악마)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은 아주 나중에야 알게 되지만 말이다.

이제 부자가 된 그는 생각보다 기쁜 며칠을 보낸다. 그런데 그것도 잠시 사람들과 섞이려고 하면 어머나 당신은 그림자가 없군요. 어떻게 사람이 그럴 수가 있습니까 하고 손가락질을 받게 된다. 이것이 중세의 종교 같은 것일까, 신체적 결함일까, 성별일까 다양한 눈에 보이는 차별을 대입해서 읽어봤다. 너 나와 같은 인간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네 같은 식의 명확한 차별을 받게 되자 슐레밀은 결국 숨어 살기에 이른다. 해가 드리워지는 낮에는 사람들의 눈을 피하느라 방 밖에서 나오지 않는다. 그렇지만 충직한 하인인 벤델의 도움을 받아 벤델의 그림자에 묻어 외출을 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충직한 하인만 있는 것은 아니고, 등쳐먹는 하인도 등장한다. 그의 이름은 바로 라스칼. 미나와의 사랑도 물거품이 되어버리고, 하인 벤델에게 남은 재화를 주고 정처 없이 떠도는 떠돌이가 된다. 중간에 회색옷(악마)이 다시 등장해 당신의 사후에 영혼을 판다는 계약서를 작성하면 그림자를 되돌려준다는 말도 안되는 불공정거래를 또 제안한다. 그렇지만 이번에 슐레밀은 사인하지 않는다. 내 생각에는 지금 현생이 개똥밭만도 못한데, 죽고 나서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영혼 따위를 지킬게 뭐람 하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실수 한 번으로 반면교사한 인간이라고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한다. 그냥 그림자 있는 평범한 인간으로 살았다면 혐오와 차별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았을 텐데. 자신에게 있는 어떤 것을 바꿀 때 그것이 가져올 결과가 이렇게 처참한 것인지 잘 생각해보라는 교훈이 떠올랐다. 그렇지만 악마가 한 것은 정말 불공정거래, 하지만 인생이란 원래 기울어진 운동장이니 이런 일이 인생살며 나타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만약에 그렇더라도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 어떤것인지는 생각해봐야한다는 뜻으로 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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