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을 바라보고 발레에 빠지다 - 중년 아줌마의 취미 발레 생활 고군분투기
윤금정 지음 / 맥스밀리언북하우스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50을 바라보고 발레에 빠지다 - 윤금정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최근 사고를 당해서 작년부터 열심히 해오던 운동을 한 달 째 쉬고 있다. 물론 그 전에 게으름을 피우면서 2주 정도 쉬었고. 그 후에는 뜻하지 않게 쉬다 보니 몸도 불어나고 내가 운동을 하루에 2시간씩 꼬박꼬박 했던 사람인가 아득해질 정도가 되었다. 벌써 불어난 뱃살과 떨어진 체력이 눈에 띌 정도다. 이제 내 마음속 척도인 아기자세를 하면 접히는 뱃살 때문에 제대로 되지 않을 것임이 느껴진다.

50이 되어서 발레를 시작하게 된 작가가 얼마나 열정적으로 발레를 배우기에 진심인지 책을 읽으며 느껴졌다. 위에 말했듯이 운동을 쉬고 있는 동안 읽어서 더 운동에 대한의지가 활활 타오르면서도 난 왜 이렇게 다쳐서는 하는 양가감정이 일었다. 그렇지만 원래도 안 좋은 부분의 과한 신전을 하다 보니 작가는 디스크 판정을 받는다. 그런데도 굴하지 않고 1년 여 간 재활에 성공해서 다시 그토록 좋아하는 발레를 이어가고 있다. 나의 경우 이게 조금 다친 걸로 더 무리가 가게 되면 좋아하던 운동 뿐 만 아니라 생계에도 지장이 있을지 몰라 하는 두려움으로 운동을 전폐했는데, 역시 책을 낼 만한 사람은 무얼 해도 다르다. 그렇게 좋아지게 된 발레를 처음 시작한 계기는 정말 뜻하지 않게 동네에 배울만한 사교육 운동학원이 주짓수와 발레 딱 두 가지 뿐이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부창부수라고 바깥양반은 주짓수 퍼플벨트가 되신 둘 다 내기준 대단하신 분! 내가 살고 있는 신도시도 집 근처에 주짓수와 발레학원이 초반에 있었기에 혹시 우리 동네는 아니었을까 하고 상상해봤다. 암튼 내가 생각하는 발레는 예전에 동네 언니가 발레리나로 사교육을 받는 바람에 마음속으로만 동경했다. 그냥 학원도 가기 힘든 집에서 예체능 그것도 발레를 시켜줄 돈은 없었다는 걸 알았으니까 마음속으만. 확실히 아직도 그 언니는 발레리나처럼 곧고 마른 체형을 유지하고 있다. 어떻게 먹는지는 몰라도 아마 예전 발레의 식단조절이 영향을 미치고 있지 않을까 유추해본다. 그리고 책에도 드러나는 발레리나 특유의 목선과 턱선 이것은 참으로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현대인으로서 일자목과 거북목에 이어 버섯목까지 걱정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곧은 목선 자체가 축복이며 혁명이다. 이처럼 어릴 때부터 발레를 배우면 발목이나 허벅지 큰 근육의 신전, 근육을 쓰는 방법을 배움. 코어근육 특히 횡경막을 늘려서 올리는 법, 지지하는 코어근육을 쓰면서 선을 예쁘게 만드는 법 등을 터득할 수 있게 된다. 나이 들어서 배우는 발레로는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 부분들이 몸에 체득되는 것이다. 확실히 이런 것을 보면 성장기에 운동을 배워야 하는 이유가 확실히 있는 것 같다. 나도 나중에 딸을 낳으면 발레를 꼭 시켜야지 하는 마음이랄까.

여하튼 배울만한 과목이 발레 뿐이라 시작하게 된 발레학원에서 다른 곳과 다르게 준비운동을 많이 시키며 운동량이 많아서 만족스러웠다는 작가. 그렇지만 얼마 못가 같이 초급반을 시작했던 회원이 그만두면서 원치 않게 초급실력인데 중급반을 듣게 된다. 자기 수준에 맞지 않는 반을 다니면서 기초의 배양 없이 높은 수준의 수업을 들으며 안 좋은 버릇을 들이게 되었다고 한다. 나중에는 다시 이 점을 진지하게 조언해준 다른 원장님 덕분에 다른 학원으로 기초반을 다시 배우러 가게 되었다고. 그리고 자신의 연습량을 늘리고 기술을 향상시킬려는 목적으로 무려 <콩쿨>에 도전하기도 한다. 처음 콩쿨에서 은상 입상. 그런데 원래 마음먹었던 콩쿨에서는 완전 하위권 순위를 획득하면서 마음속에 혼란이 찾아온 것을 담담하게 써낸다. 내가 했던 것은 저 사람보다 나은 것 같은데, 어떤 것이 부족했을까를 생각하고, 남들에게 물어보면서 자기객관화를 시작한다. 그러면서 깨달은 점은 발레는 운동이 아니고 예술이라는 점을 간과했다는 것을 파악한다. 표현력과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느낌, 시선처리 등을 살려야지 기술적 점수로만 평가되는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발레의 선, 발레의 맛을 끌어내는 것은 그 모든 것이 어우러져야 하는 것이다. 발레를 더 잘하고 싶어 필라테스 강사 자격증까지 땄다는 작가를 보며, 지금 하는 운동을 또 접어두고 나도 발레를 배워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확실히 쫙 달라붙는 레오타드 하나만 입은 내 몸을 상상하는 것은 조금 두렵지만 조만간 발레센터도 두드리게 될 것 같다. 요가하면서 개구리다리 안 되서 절망했던 적이 엊그제인데, 조금 더 난이도 있는 것을 배워보고자 하는 열망이 생겨났다. 발레에서 이건 기본동작에 불과하니까. 아직 나도 50이 되지 않았으니 발레에 도전해봐도 되겠지 하는 작가의 토닥거림이 느껴진다. 남에게는 정체불명의 춤처럼 보일지라도 조금 더 어제의 나보다 열심이면 되는 거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