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여자가 아닙니까? - 성x인종x계급의 미국사
벨 훅스 지음, 노지양 옮김, 김보명 해제 / 동녘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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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여자가 아닙니까? - 벨 훅스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알고 있었던 흑인 노예제도의 철폐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이 책을 읽고 미디어에서 만났던 장면을 다시 이해했다고 할까. 한 흑인소년이 자신의 뿌리를 찾아서 아프리카계 아메리칸의 정신을 공부하고, 굵직한 사건들 마다 그 때의 사람이 되어보는 분장을 해보는 것이었다. 다른 흑인인 동네 아줌마가 엄청 심각하게 자신들의 뿌리에 대해 열변을 토하고, 이것을 공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었다. 나보다 이걸 더 잘 이해하는 사람은 없다는 말로 마무리 되었던 것을 기억하는데, 그 역사를 짚어주는 사람이 여성이었다는 점에 대해서도 이유 있는 연출이었겠구나 생각하게 되었다. 이 책은 오래전에 씌여진(1981) 책이지만, 역사는 어는 시대를 막론하고 차별과 불평등이 존재해 왔으므로 지금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지금은 노예선에 실어서 아프리카에서 재산이자 사람 이하로 취급될 노예들을 가져오는 일은 없다. 물론 그렇게 되어서도 안되고. 내가 지금 받는 차별들은 그나마 많이 눈으로 보고 듣고 느끼고 있어서 더 노출되어서 심각성을 덜 느꼈다. 솔직히 노예제도와 그를 벗어나기 위해 투쟁했던 역사가 이 책처럼 생생하게 그려진 책은 없는 것 같다. 같이 끌려왔지만 밖에서도 안에서도 같은 노동을 하고, 그 노동 이외에 강간이나 추행, 출산까지 강요받는 삶.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그렇지만, 다른 방식의 차별은, 끊임없이 발생되고 차별을 받는 쪽과 받지 않는 쪽과의 연대를 갈라놓으며 균열사이에 또 다른 갈등이 발생한다. 100년도 더 전에 소저너 트루스는 인디애나주에서 열린 노예제 반대 집회에서 자신이 여성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모든 사람(그때 당시 유일하게 인간으로 취급받았던 백인 남성과 여성)들 앞에서 가슴을 내놓아야 했다. 19세기 백인들에게는 흑인 여성은 여성이라는 명사가 붙을 가치 가 없는 존재였다. 이 집회에서 흑인 여성이 연설하는 것조차 인정하지 않았던 사람들. 그녀는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그래서 난 여자가 아니란 말입니까?> 라는 말을 관중들에게 하게 된다. 이는 여성의 동등한 사회적 권리를 드러낸 것이다.

노예제 폐지 이후 다른 양상의 갈등을 빚었던 참정권 문제. 현대 페미니즘 운동이 지금의 성차별을 타파하기 위한 발로로 생겨난 것. 성차별과 인종에 대해 심도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나는 지금 성차별적 역할 패턴을 답습하지는 않고 있는지, 혹은 다른 사람들에게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나를 페미니스트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인지, 혹은 얼마나 깨어있고 투쟁에 동참할 수 있는 사람인지에 대한 기준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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