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다정한 그림책 - 나에게 친절하고 싶은 당신에게
이상희 외 지음, 김경태 사진 / 새의노래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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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올해 만나본 책 중에 보자마자 책꼴에 몹시 놀라며 감탄했던 책 3위 안에 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정’이라는 키워드 아래 그림책을 읽는 이유, 그림책에 몰입하는 이유, 그림책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다양한 그림책 안에서 찾고 모은 글을 이렇게 큼직한 단단함으로 만날 줄은 정말 상상도 못 했거든요.


책의 띠지를 벗기자마자 마주한 표지에는 소복소복 쌓인 그림책들을 찍은 사진이 담겨있습니다. 제 주변에도 언제나 이렇게 그림책이 쌓여있지만, 표지 사진을 촬영한 방향으로 제 곁의 그림책들을 바라봤던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표지에서부터 그림책을 바라보는 ‘신선한’ 시선을 느낄 수가 있었어요. 책을 펼치기 전, 표지 속 색색의 책발을 하나하나 눈여겨보며 어떤 그림책일지 유추해 보는 재미를 잠시 누려보았습니다.

 




“그림책 현장의 한복판에서 쉬지 않고 달려온(P.7)” 이상희, 최현미, 한미화, 김지은 작가님이 이토록 어여쁜 그림책 이후로 7년 만에 함께 펴내신 이토록 다정한 그림책. 타인뿐만 아니라 나 자신에게도 다정한 마음을 품기 어려운 세상에서 그럼에도 그 마음을 잊고 잃지 않으려는 어른들을 위해, 네 분의 작가님이 그러모은 글과 마음이 모두 귀합니다.


드넓게 펼쳐진 여러 그림책의 장면을 바라보며(역시 그림책은 가운데를 쫙쫙 꽉꽉 눌러 보아야……), 네 분의 선생님이 각자의 자리에서 깊숙히 길어 올려 담아낸 그림책의 마음에 기대며, 곰곰이 생각해봅니다.

이토록 다정한 그림책은 지나온 삶의 다양한 장면들 속에서 내가 놓치거나 잊거나 지우거나 흘려보냈던 기억과 마음이 무언지 다시 되짚고 톺아보도록 그림책과 함께 안내하는 책이구나.

이토록 다정한 그림책은 저마다의 치열한 매일의 분투 가운데에서도 함께 붙잡고 나아가길 바라는 삶의 방향점을 그림책 안에서 고민하는 책이구나.

이토록 다정한 그림책은 나도 너도 그 누구도 각자와 서로를 부정하지 않고서 따스하게 연결될 수 있는 마음, 그리하여 나와 네가 결국 ‘우리’가 되는 마음을 그림책 사이에서 찾아낸 책이구나.

이토록 다정하게.


이렇게도 그림책을 만날 있구나’, ‘이렇게도 그림책을 이해할 있구나라는 생각은이렇게도 나를 사랑할 있구나’, ‘이렇게도 너를 끌어안을 있구나’, ‘이렇게도 세상을 살아갈 있구나라는 마음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누구를 위해서가 아닌 바로 자신 위해 새로 만나고 다시 만나고 깊게 만나는 그림책을 경험하고 싶은 이를 만난다면, 이제 주저 없이 책을 선물로 드리려고 합니다. 우리의 일상에서 실천하고 나눌 있는다정 방법을 책과 함께 그리고 다양한 그림책과 함께 고민해 보자고 말하면서요. 더불어 당신이 만들어갈 당신만을 위한 그림책 아카이브, 시작에 책을 살포시 놓아둘 있는 기쁨을 제게 주셔서 고맙다는 말도 함께 건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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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막대 파란 상자 Dear 그림책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글.그림, 이지원 옮김 / 사계절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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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이 그림책을 처음 펼쳤던 날을 기억한다. 두 개의 이야기가 한 권의 그림책에 담긴 만듦새를 신기해하며 한참동안 책을 이리저리 돌려보았던 아이. 아직은 아이가 글밥 많은 그림책을 혼자 읽기 어려워 했던 때라, 아이 곁에 앉아 한 줄씩 이 책을 천천히 읽어주었던 것이 연초의 일이었다.


그리고 지난주. 같은 이야기지만 새로운 판형, 새로운 표지로 세상에 새로 나온 이 그림책을 보자마자 아이는 반갑게 외쳤다. “어, 이 책 얼굴이 바뀌었네?” 표지에 적힌 제목만 보고도 여전한 것과 달라진 것을 바로 알아채는 아이의 눈썰미와 기억력에 소리 없이 감탄하며, 어느샌가 소파에 앉아 홀로 이야기를 읽어내려가고 있는 아이의 곁에 다가가 앉았다. 엄마가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아이도 좋아하는 순간의 기쁨을 소리 없이 만끽하면서.




아홉 살 생일을 맞아 클라라는 ‘파란 막대’를, 에릭은 ‘파란 상자’를 선물로 받게 된다.

“그 막대는 우리 집안의 모든 여자아이들에게 대대로 전해내려온 것이란다.”

“그 상자는 우리 집안의 모든 남자아이들에게 대대로 전해내려온 것이란다.”


몇 세대를 거쳐 내려온 파란 선물과 함께 건네받은 낡은 공책에는 앞선 이들이 각자 어떻게 이 선물을 사용했는지를 적었던 기록들이 담겨있다. 공책을 펼쳐 지나간 시간 속의 지나간 쓰임새를 하나씩 확인하고 상상하며, 클라라와 에릭은 연신 감탄한다. 동시에 자연스레 알아차린다. 시간과 비밀이 겹겹이 쌓여온, 그리고 지금의 나에게로 전달된 이 ‘선물’의 쓰임새를 자신 또한 마음껏 결정할 수 있음을. 이 공책에 담긴 지나온 기록과 자신의 손으로 더할 지금의 기록 모두가 오래도록 사라지지 않을 귀한 생일 선물임을.


🔖 “다음 사람한테 물려주기 전에, 나도 이 공책에 멋진 이야기를 적어 놓을 테야.”


같은 시간을 살지 않은 이가 앞서 남긴 ‘사용기’를 들여다보며 같은 물건을 사용하는 다양한 방법을 상상하는 시간. 파란 선물을 대하는 다 다른 마음을 알아채는 신비로운 시간. 여러 세대의 아홉 살을 거쳐온 낡은 공책이 지금, 클라라와 에릭의 아홉 살을 환영하는 시간. 클라라와 에릭은 파란 막대와 파란 상자와 함께 쓰이는 이야기의 ‘주인공’이자 앞서간 이들과 함께 쓰는 이야기의 ‘구성원’으로서 초대받았다. 생일을 맞은 아홉 살 아이들이 물려받은 것은 제 마음과 제 뜻을 깊이 들여다보고 고이 내보일 수 있도록 도울 용기와 응원의 파란 물성이었다.


각기 다른 두 이야기가 한가운데의 트레이싱지에서 만나는 장면 위에서, 둘인 듯 하나인 이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언지 짐작해 본다. 과거와 현재를 뛰어넘어 ‘교감’할 수 있는, 이곳과 저곳을 뛰어넘어 ‘이해’할 수 있는, 가상과 실제를 뛰어넘어 ‘연결’될 수 있는 우리의 가능성. 다 다른 생각과 마음이어도 얼마든지 서로에게 다다를 수 있다는 다정한 마음과 따듯한 믿음・・・ 대대로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 안에서 이야기 밖으로 전달된 온기가 급격히 추워진 날씨에 차가워진 두 손을 오래도록 덥히고 있는, 2023년 11월의 어느 날이 지나가고 있다.





2004년에 출간되어 20년 가까이 사랑받았던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작가의 파란 막대 파란 상자. 주어와 목적어만 다를 뿐 비슷한 전개로 흘러 마치 쌍둥이처럼 느껴지는 두 이야기는 이전보다 작아진 판형, 이전보다 밝아진 표지, 이전과는 달라진 서체와 구성으로 독자의 곁에 다가와 마음 문을 다시 두드리고 있다.


시간이 흐르며 달라진 모습도,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이야기도 모두 다 아름답고 반가운 작품 파란 막대 파란 상자. 아직도 많이 남아있는 낡은 공책이, 면지 위에서 각각 다른 포장지로 감싸져 있는 상자와 막대들이 여전한 마음으로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이 파란 막대를 어떻게 쓰고 싶나요?

당신은 이 파란 상자를 어떻게 쓰고 싶나요?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어떤 쓰임도 틀리지 않다는걸, 어떤 이야기도 포개어질 있다는 막대와 상자로 표현해주세요.






* 사계절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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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 코끼리와 코요테 인생그림책 28
나현정 지음 / 길벗어린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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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쇠락으로 죽음의 순간을 목전에 둔 코끼리. 체리 나무 밑에 앉아 얕은 숨을 겨우 내쉬고 있는 코끼리에게 민첩하고 가벼운 발걸음의 코요테가 다가온다. 한 걸음 도망칠 기운 조차 없는 코끼리에게 코요테는 반가울 리 없는 존재다.


만약 당신의 마음이 코끼리의 낡고 늙은 몸에 기운다면, 천연덕스러워 보이는 코요테의 표정과 자세가 얄미워 보일지도 모른다. 내게서 뭔가를 취하거나 나를 이용할 목적만을 갖고서 내게 다가왔고 나와 관계를 맺었던 그 누군가가 떠오를지도 모른다. 코끼리의 ‘적’으로만 코요테를 바라보며 경계하는 일, 그 자연스러움에 익숙한 서글픔을 느낄지도 모른다.


서사의 방향을 트는 순간은 이야기를 지켜보는 독자의 익숙한 관점을 바꾸는 순간과 동일하다. 코끼리와 코요테가 나누는 대화를 잠잠히 보고 들으며, 이야기 밖에 선 독자는 코요테를 그저 코끼리의 곧 죽을 몸만을 기다리는 적으로만 바라보지 않게 된다. 다 죽어가는 코끼리에게도 여전히 ‘가능’의 영역에 남아있는 ‘나다운’ 일이 남아있다고 말하는 코요테. 그를 향해 자연스럽게 품었던 경계의 마음을 조금씩 내려놓으며 어느새 이야기 곁에 선 당신은 코끼리와 함께 하나씩 톺아보게 될 것이다. 코끼리가 누볐던 생의 찬란한 장면을. 코끼리가 누렸던 생의 아름다운 변화를. 그리고 이 모두를 가능하게 했던 앞선 누군가의 필연적인 죽음을.


전작 너의 정원, 봄의 초대, 하루살이가 만난 내일을 통해 경험했던 찬탄의 순간을 여전히 아름다운 그림체와 그에 깃든 ‘순환’이라는 새로운 주제 안에서 다시금 만날 수 있어 반가웠던 나현정 작가님의 신작, 비밀 - 코끼리와 코요테. 몽환적인 그림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담담한 문장을 한 줄씩 읽어 내려가며 생각해 본다. 앞서 살다 간 모든 생명에 의해 유지되어 왔던 삶과 죽음의 ‘비밀’을. 나아가 그 비밀의 위에서, 그 비밀에 의해서 뿌리를 내리고 꽃잎을 틔운 새 생명을 바라보며 상상해 본다. ‘적’으로 둘 수밖에 없는 (혹은 ‘적’으로만 두고 싶은) 이들 ‘덕’에 가능했던 (혹은 가능할지도 모를) 삶의 찬란한 장면을.


어쩌면 삶이 비극이지만은 않도록 우리를 살려줄 지 모를 아름다운 ‘비밀’을, 오래도록 쓰다듬었다. 코요테의 연갈색 털이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는 것만 같은 늦가을의 오후. 책 위로 한 잎씩 떨어지는 가을이 내게 속삭였다. 끝의 슬픔과 시작의 기쁨이 한데 엮여있는 이 순간, 이 장소, 이 계절에 지금 네가 앉아있다고.


+

나는 어떤 ‘똥’을 싸며 살다 갈 것인가. 내 몸에서 분비되는 (또는 분비될 수 밖에 없는) 무엇들에 대한 고민의 공간 안에, 이 그림책을 살포시 내려놓는다. 나로 인해 이 세상에 남는 것이 고이 썩지 못 할 쓰레기만은 아니어야 할텐데, 라는 생각을 놓지말기.


🔖두더지 잡기, 마크 헤이머, 카라칼출판사, p.84 /

인간과 관련된 것들 가운데 유일하게 영구적인 것은 인간의 쓰레기뿐이다. 자연의 존재들은 썩는다. 모든 자연의 존재들이 거치는 달콤쌉쌀한 존재의 상태, 그들이 예전의 모습을 관두고 무언가 새로운 모습이 되기 시작하는 단계가 있다.




* 길벗어린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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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숨바꼭질 할래? project B
레아 비아나 페레이라 지음, 이슬아 옮김 / 반달(킨더랜드)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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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명하고 다채로운 색감으로 표현된 숲 속에서 아이들은 실컷 뛰어다니고 마음껏 제 몸을 숨긴다. ‘숨바꼭질’이라는 놀이 안에서 아이들은 숲의 다양한 면면을 자신의 눈과 귀, 코와 손으로 느끼고 만진다. 자신이 서 있는 풍경에 잠시 잠기고 감기는 시간. 멈춘 듯한 놀이는 점차 확장되어 간다. 생각지 못하고 알지 못했던 숲의 아름다움을 따로 또 같이 발견하고, 모으고, 나누고, 즐기면서.


우리의 삶 또한 숨고 숨겨진 것을 기꺼이 발견하려는 마음을 기다리고 기대하는 ‘놀이’와도 같지 않을까. 놀이의 규칙 안에서 시선의 밖을 내다보며 보는 모든 것, 주어진 역할 안에서 주변의 틈을 파고들며 알아차리는 모든 면・・・ 그 어떤 순간과 장면에라도 감격하고 감탄할 준비가 되어 있는 이들은 ‘숨바꼭질’이라는 놀이의 충실한 플레이어일터.


내 곁의 아름다움과 숨바꼭질하기에 더없이 좋은 찰나의 계절이 지나가고 있다. 가을의 숲과 산으로 나서는 걸음에 권하고 싶은 한 권의 그림책, ⟪우리 숨바꼭질할래?⟫. 이 그림책의 소개 글에는 이런 문장이 있다.


“우리의 놀이가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탐험이 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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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질의 비둘기 project B
자크 마에스.리서 브라에커르스 지음, 최진영 옮김 / 반달(킨더랜드)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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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를 잘 돌보렴, 그러면 항상 너에게 돌아올 거야.”

 

어느 어린 날, 할아버지로부터 비둘기를 선물 받은 바질. 그날부터 바질은 비둘기와 함께 매일의 훈련을 이어갔다. 언제 어디서 새장을 열어도 반드시 집으로 돌아왔던 ‘바질의 비둘기’. 둘은 세계 각지를 돌며 온갖 비둘기 경주 대회의 상을 휩쓸게 된다. 어린 아이였던 바질이 어른으로 자라가고 나아가는 시간이 쌓여가는 동안, 바질의 집 안에도 수많은 트로피와 메달이 쌓여갔다.

 

바질은 더 많은 것을 원했다. 그 어떤 비둘기도 넘어갈 생각을 하지 못했던 대기권 너머를 꿈꾸는 바질. 결국 그는 자신의 가장 큰 꿈을 이뤄줄 ‘특별한 사람’을 만나 자신의 비둘기를 맡긴다. 내가 갈 수 없는 저 먼 곳으로 이 비둘기를 데려가 주세요, 그곳에서도 나의 비둘기는 반드시 돌아올 거예요, 수십만 킬로미터나 되는 거리는 우리에게 그리 아득하지 않아요, 나는 꿈을 이룰 수 있을 거예요...... 그렇게 비둘기는 바질의 위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 바질이 원하는 그곳으로 가게 된다. 수많은 분화구를 뒤로하고서 날아오른다. 수많은 별의 사이로 사라진다.

 

 


 


 

바질의 집에 걸린 세계 지도에는 그동안 수상해 온 대회들의 개최 지역이 표시되어 있다. 바질이 꿈을 꾸고 이루며 새겼던 X자의 궤적을 비둘기는 어떻게 바라보았을까. 비둘기는 어떤 마음으로 곧바로 날아가고 똑바로 돌아왔을까. 비둘기도 바질과 같은 꿈을 꾸었을까.

 

변함없는 ‘회귀’의 조건으로 ‘돌봄’을 말했던 할아버지의 말을 다시 곱씹어 본다. 돌봄의 대상을 위한 ‘돌아보는 마음’ 없이, 돌봄의 대상을 앞세워 ‘나아가는 마음’만 품었던 바질. 자신의 비둘기가 멀리, 더 멀리 날아가 다시 돌아오기만을 바랐던 바질. 그런 바질을 위해 비둘기는 언제나 다시 돌아왔다. 바질에 의한 꿈은 그저 바질만의 것임을 알면서도, 어디서든 날아가고 돌아오며 그 꿈을 실현했던 비둘기. 돌보는 이만의 꿈이 투영된 돌봄 속에서 비둘기가 품었던 꿈은, X자의 볼펜 표시가 아닌 ‘세 갈래의 발자국’이 찍힌 지도는 아니었을까. 마지막 장에서 마주한 어떤 흔적을 바라보며 떠올리는 애잔한 상상.

 

이 그림책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된다.

“이 책은 바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이는 비둘기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비둘기를 위한 이야기로도 읽힐 수 있다. 비둘기에 의한 이야기로도 읽혀야 한다.

이 작품의 원제는, 네덜란드어로 ‘비둘기(Duif)’다.

 

 

*킨더랜드 반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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