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저택
김지안 지음 / 창비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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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의 변화를 담은 그림책을 사랑합니다. 다양한 작가들의 특색 어린 그림체로 계절의 과정과 의미를 감상하며 감격하는 순간을 사랑합니다. 이 계절이 저 계절로 넘어가는 과정은 곧 저 계절이 이 계절로 인해 나아가는 과정임을 말하는 그림책. 어떤 계절도 마냥 환하거나 그저 어둡지만은 않음을 그려낸 그림책. 지나갔고 지나가고 있고 지나갈 모든 계절을 긍정하고 기대하며 살아가도록 사계의 온도를 고루 품어낸 그림책.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아니, 바꿔 말해볼게요. 어찌 김지안 작가님의 그림책(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바라만 봐도 마음에 향기와 온기가 퍼져나가는 듯한 그림책, ⟪튤립 호텔⟫과 ⟪장미 저택⟫은 모두 계절의 흐름을 따라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튤립 호텔⟫에서는 가을의 빈 땅에 튤립 알뿌리들을 심으며 다음 해 늦봄에 개장할 ‘튤립 호텔’을 준비하는 과정을, 신작 ⟪장미 저택⟫에서는 저택 관리자의 초대를 받아 황량해진 장미 정원에 향기와 온기를 더해가는 과정을 만나볼 수 있는데요. 다가올 봄날의 아름다움을 기대하며, 그리고 그 아름다움을 함께 향유할 많은 이들의 기쁨을 상상하며, 다섯 마리 멧밭쥐는 계절마다 계절의 최선을 다합니다.


차가운 북풍이 불어오는 계절에도, 멧밭쥐들은 “멧밭쥐답게” 겨울을 납니다. 해야하는 일들을 묵묵히 해나가고 할 수 있는 다정을 찬찬히 베풀었던 멧밭쥐들 덕분에, 봄은 비로소 봄으로 움틀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시간의 흐름 위에 더해진 멧밭쥐들의 정성이 없었다면, 모두를 환대하는 ‘튤립 호텔’과 ‘장미 저택’은 모두의 봄날에 피어나지 못했을 겁니다.


🌷”추운 겨울은 길고 길어요. 그래도 걱정마세요. 어떤 계절도 영원하지 않으니까요.” - ⟪튤립 호텔⟫ 中


⟪튤립 호텔⟫을 조성한 한 해의 시간만큼 성장했을 멧밭쥐들. ⟪장미 저택⟫의 황폐한 정원을 돌보는 동안, 멧밭쥐들은 계절 위에 ‘회복’의 서사를 쌓아 갑니다. 뒤엉킨 가시로 울고 있는 이를 알아보고 마음의 문을 닫고 살아가는 이를 돌보는 ‘관계’를 맺어가는 멧밭쥐들. 상처 입은 존재를 묵묵히 기다리고 찬찬히 보살피는 마음 곁에서, 누군가는 죽은 듯한 꽃잎을 다시 피우게 됩니다. 누군가는 잊고 있던 향기를 다시 맡게 됩니다. 바깥의 계절과는 상관 없이 길고 긴 겨울 안에 잠겨 있었던 누군가는 제 걸음으로 다음의 봄을 불러옵니다. 서로의 회복을 돕고 서로의 존재를 응원하는 마음’들’ 덕분에, 수많은 장미는 각자의 모습과 크기대로 흐드러지게 피어날 수 있었습니다.


🌹”마른 가지뿐인 장미라도 밑동은 살아있을 수 있거든요.” - ⟪장미 저택⟫ 中


튤립도, 장미도 모두 다 지고 난 후에 맞는 계절의 이야기는 어떻게 흘러갈까요. ‘여름’은 이 앞의 모든 계절을, 그리고 이 다음의 모든 계절을 가능케 하는 시간입니다. 지나온 계절 동안 수고한 이들이 자신들을 위해 갖는 휴식과 회복의 시간. 멧밭쥐들은 “멧밭쥐답게” 모든 계절을 나기 위해, 이 여름을 보냅니다.


멧밭쥐들이 어디서, 어떻게, 그리고 ‘누구와’ 함께 각자와 서로를 위한 다정을 베풀고 누렸는지 궁금하시다면 그림책의 뒷면지까지 눈여겨 감상해 주세요. (두 권의 그림책에서 양쪽 페이지를 활짝 펼쳐 만나볼 수 있는 ‘절정’의 장면만큼이나) 저는 이 계절의 장면을, 이 여름의 멧밭쥐들을 너무도 사랑하는데요. 이 그림책들을 보고 나면 아마 당신도 이렇게 말하게 될 거예요. “어찌 이 그림책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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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출판사로부터 ⟪장미 저택⟫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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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빨래
남개미 지음 / 올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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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그런 날이 있잖아요. 누군가 아무렇지 않게 건넨 말과 행동이 내 마음에 강속구처럼 날아와 박히는 날. 평소와는 다르게 잘 풀리지 않은 일로 인해 나 자신을 몰아세우게 되는 날. 내 안의 상태를 외면하는 바깥의 하루가 도대체 언제 끝나나 싶은 날. 머피의 법칙이 마치 내 이름을 넣은 OO의 법칙처럼 느껴지는 날. 그러니까, 남들은 다 맑고 밝은 하늘 아래서 잘 지내는 것 같은 날. 거센 비바람을 몰고 오는 먹구름도, 용변의 의지를 다지는 새들도 다 내 머리 위에만 있는 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히는 날.





이 모든 날의 처진 몸을 반기는 곳이 있습니다. 이 모든 날의 지친 마음을 맡기고 싶은 곳이 있습니다. 잔뜩 묻은 마음의 얼룩을 씻어내는 곳. 잔뜩 더러워진 마음의 때를 닦아내는 곳. “옷을 세탁하듯 마음을 빨아내는” 이곳은 바로 마음 세탁기입니다.



자신의 감정과 마음을 돌아보고 돌보는 시간은 아이에게도, 어른에게도 꼭 필요하죠. 그 시간을 ‘세탁기’로 공간화하여 표현한 마음 빨래 그림책. 이 그림책을 한 장씩 넘기다 보면, 홀로인 내 감정을 닦아내는 ‘세제’ 같은 고마운 무엇을 떠올리게 됩니다. 홀로인듯한 내 마음을 조물조물 만질 수 있는 반가운 어딘가를 떠올리게 됩니다.


이렇게 저렇게 얼룩진 나를 마주하는 시간은, 내 바깥에서 묻은 때를 내 안에서 떼어내고 털어내고 씻겨내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저렇게 얼룩진 나를 긍정하는 공간은, 내 바깥에서 묻은 때가 내 전부가 아님을 (그럴 수도 없음을) 인정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나의 감정과 마음을 돌보면서 나를 지켜내는 ‘빨래’의 시간. 누구에게나 다 다르지만 누구에게나 꼭 필요한 ’빨래’의 공간. 당신에게는 그것이 무엇인가요. 그곳이 어디인가요. 그때가 언제인가요.


 



그림책을 만나는 분들과 함께 비교해서 보고 싶은 장면이 있습니다. 바로놀이터 그려진 장면인데요. 이야기 초반부의 놀이터에는 그곳에서 응당 놀고 있어야 친구들이 명도 보이지 않습니다. 우중충한 하늘 아래 쓸쓸한 기운마저 감도는 놀이터의 곳곳에는 각양각색의 옷가지들만 놓여 있을 뿐이죠. 그러나 마음의 얼룩과 마주하고, 마음의 얼룩을 만져주고, 마음의 얼룩을 닦아낸 다시 찾은 놀이터에는 반가운 친구들이 가득합니다. 저마다의 마음을 저마다의 마음 세탁기 안에서 빨고 , 후련해진 마음으로 다시 놀이터를 찾아왔을 아이들. 꽃비가 내리는 놀이터도,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도 모두 해사한 얼굴로 서로를 반깁니다.



**  올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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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기적
남섬 지음 / 킨더랜드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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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노트북을 켤 때마다 키보드 아래 붙여 놓은, 어느 책 속에서 발견 했던 짧은 문장을 가만히 바라봅니다. “오늘 하루의 슬픔을 감당할 기쁨을 찾기. 그리고 웃기.” 선명한 슬픔으로만 오늘을 묻어두고 덮어두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아침마다 다가올 하루를 여는 주문을 조용히 되뇝니다.


매일 밤. 하루를 닫을 때마다 머리맡에 두고서 펼쳐보고 싶은 그림책을 만났습니다. ‘오늘 하루에 어떤 기적이 있었는지 되짚기. 그리고 웃으며 잠들기.’ 이런 주문을 다정히 걸어주는 듯한 형광 연둣빛의 그림책을 꼭 끌어안으며 생각합니다. 무채의 마음을 환히 비추는, 무채의 하루를 따스하게 감싸는 평범한 기적이 오늘의 나에게도 분명하게 있었다는 걸. 아침의 주문과 밤의 주문은 그렇게 이어지고, 이뤄집니다.


오랜만에 친구에게 걸려 온 반가운 전화. 친구에게 무언가를 선물하고 싶던 차에 발견한 동네 책방. 운명처럼 집어 든 책은 친구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의 사인본. 책방을 운영하는 아빠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손님의 책 계산을 맡게 된 아이의 미소. 새 학년 새 교실, 오른손잡이인 나의 짝꿍이 된 왼손잡이 친구와의 고민 해결. 시험을 망치고 돌아온 집에서 알게 된 엄마의 비밀. 그리고…


모두의 하루가 다 담겨있지 않지만, 모두의 하루를 다 만난 기분이 듭니다. 아마도 그림책 안에 그려진 모든 장면이 너무나 평범해서겠죠. 이 사람의 하루에서 저 사람의 하루로 바통을 넘기듯 이야기가 이어지는 평범한 기적. 작품 속 모든 페이지에는 나와 너의 하루에서 나눌 법한 평범한 대화가, 우리의 하루에서 만날 법한 평범한 순간이 형광으로 빛나고 있습니다.


나의 미소가 너의 미소로, 이 사람의 위로가 저 사람의 위로로, 너의 마음이 우리의 마음으로 이어지는 이야기 위에서 시나브로 떠올리게 됩니다. 별것 없으나 별일 가득한 보통의 일상에서 내가(네가) 내어준 평범한 기쁨이 너의(나의) 선명한 기적이 되었던 고마운 기억을요. 별것 없으나 별일 가득했던 오늘에도 분명히 존재했을, 그 모든 것을요.


트레이싱지로 만들어진 겉표지에는 우리의 일상 곳곳에서 마주칠 수 있는 이들의 평범한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속표지의 ‘평범한 기적’이라는 글자 사이 사이에, 평범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마치 ‘평범한 하루 사이 사이에 평범한 기적들이 있다’고 말하는 듯한 믿음의 형상을 품고서, 당신께 여쭈어 봅니다. 오늘 하루, 당신의 평범한 기적은 무엇이었나요. 당신의 선명한 기쁨은 무엇이었나요.


언젠가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테라피를 진행하면서 참가자분들께 이런 말을 건넨 적이 있어요. 나날의 행복은 없어도, 나날의 기쁨은 분명히 있어요.” 마음으로, 믿음으로 오늘의 당신께 평범한 기적 건네어 봅니다.





** 킨더랜드(반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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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너머 인생그림책 32
오소리 지음 / 길벗어린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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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믿음을 품은 이들은 자신이 무엇이든 분명하게 알 수 있기를, 언제든 확실하게 선택할 수 있기를, 어디서든 흔들림 없이 행동할 수 있기를 바라며 살아갑니다. 그런데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세계 안에서 자신의 믿음을 더욱 확고하게 지키고 싶은 마음은 가끔 (아니, 사실은 자주) 타인에게 자신의 믿음을 전달하고 싶은 (아니, 사실은 강요하고 싶은) 마음으로 나아가기도 하죠. 그럴 때 자신과 다른 앎을 가진, 자신과 다른 선택을 내리는, 자신과 다른 행동을 하는 이들을 쉽게 판단하고 비난하곤 합니다. 각자의 다름 안에 있는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지 않아서, 각자의 다름이 가진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듣지 않아서, 각자의 다름은 서로의 틀림이 되어버립니다.


분홍색 고깔 모자를 쓴 ‘고깔 곰’. 연두색 투구를 쓴 ‘투구 곰’. 그리고 그 둘과 한 숲에서 살아가는 꼬마 곰의 이야기 시선 너머는 자신의 믿음 안에 갇힌 이들을 보여줍니다. 자신의 시선 바깥의 이야기를 듣지 못하는 이들을 들려줍니다. 


🔖“두 곰이 물러서지 않는 동안 불길은 계속 이어지고 숲은 사라져 갔습니다.”


고깔 곰과 투구 곰은 서로 다른 믿음을 품고 살아갑니다. 서로 다른 마음을 짓고 살아갑니다. 서로의 다른 믿음을 부정합니다. 서로의 다른 마음을 힐난합니다. 한 가지 사실에 대해 서로 다른 진실을 품은 고깔 곰과 투구 곰의 싸움은 결국 전쟁으로 이어지고, 모두의 숲은 활활 타오르고 맙니다. 그때, 고깔 곰과 투구 곰은 꼬마 곰에게 묻습니다. 꼬마 곰, 나를 믿어야 해! 아니야, 나를 믿어야 해! 평화는 너의 선택에 달렸어!


그러나 꼬마 곰은 그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내리지 않습니다. 둘의 사이를 넘어서, 둘의 시선 너머로 나아가는 선택을 내립니다. 너와 네가 믿는 진실에서 거리를 두고서, 너와 네가 믿는 진실 간의 거리를 좁혀갑니다. 온통 불타버린 숲의 끝에 선 작은 곰은 작은 몸으로 더 커다란 세상을 마주합니다.


꼬마 곰이 있는 (표지의 그림 참고) 아래로 졸졸 흐르는 물줄기는 이쪽과 저쪽을 가르는, 고깔 곰과 투구 곰을 가르는 기준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그것은 오히려 이쪽과 저쪽이 아닌 다른 쪽으로도 있는 새로운 길의 흐름처럼 느껴지는데요. 꼬마 곰이 쓰고 있는 모자의 모양을 확인하며, 색도 색도 아닌 다른 색의 길로 나아가는 꼬마 곰의 걸음을 바라보며, 저는 느낌을 조금 믿어보게 되었습니다.




꼬마 곰은 고깔 곰과 투구 곰에게 ‘언젠가 다시 만나면 들려줄 이야기’를 약속하며 길을 떠납니다. 그 이야기들은 누구도 틀렸다 쉽게 단정하지 않는 이야기일 거예요. 사실 꼬마 곰은 모두의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는, 모두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듣는 ‘선택’을 매번 해 왔다는 것을. 이야기 바깥에서 이야기를 만난 독자는 바로 알아차릴 수 있을 겁니다. 이야기 속의 고깔 곰과 투구 곰도 너무 늦지 않은 때에 꼬마 곰의 마음을 알아차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소리 작가님의 전작 노를 신부, 엉엉엉, 개씨와 말씨 등을 만나오며 제가 작가님의 작품 키워드로 삼았던 단어는 바로가능성이었어요. 다를 가능성, 달라질 가능성, 다다를 가능성. 작품마다 작가님이 설정한 상황과 주제, 작가님이 그려낸 분위기와 그림체는 모두 다르지만 언제나너머 넘어서는 가능성을 그리고 말했던 작가님. 신작 #시선너머 반으로 갈라진 (어쩌면 언제까지나 반으로 갈라지길 바라는지도 모르는) 우리 사회로 보내는 작가님의 여전한 믿음이자 온전한 마음이 아닐까, 감히 생각해 봅니다




** 길벗어린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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띄어쓰기 경주 만만한국어 2
곽미영 지음, 지은 그림 / 만만한책방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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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초, ⟪받침 구조대⟫의 출간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이 책을 구입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책 소개 글만 봐도 ‘아, 이 책은 딱 우리 집 일곱 살이 좋아할 책이야!!!‘ 라는 확신이 들었거든요. 아니나 다를까, 아이는 한동안 ⟪받침 구조대⟫에 폭 빠져 지냈어요. 책이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책의 이야기를 몽땅 다 외울 정도로  ⟪받침 구조대⟫에게 온 마음을 쏟아부었던 아이는 같은 반 친구들에게까지 열심을 다해 전도하기도 했는데요. 홑받침, 쌍받침, 겹받침에 대해 다양한 에피소드로 쉽게 익힐 수 있다는 점, 무엇보다 어른이 봐도 모든 에피소드가 재밌다는 점에서 이 그림책은 나이 불문 사랑받지 않을 수 없는 책이었어요. 지난 2월 말, ⟪받침 구조대⟫의 후속작 ⟪띄어쓰기 경주⟫의 출간 소식을 전해 듣자마자 아이가 자리에서 방방 뛰고 소리 지른 것은 네, 당연한 반응이었죠. 눈 빠지게 '만만한 국어' 시리즈의 다음 이야기를 기다려온 아이를 위해 온라인 서점에서 바로 ⟪띄어쓰기 경주⟫를 주문했습니다. 이제 줄글을 읽고 쓰는 실력이 점점 늘고 있는 아이로 하여금 띄어쓰기와 띄어읽기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고도 재밌게 이해할 수 있게 도울 거란 기대와 확신이 양육자인 저에게도 몽글몽글 피어올랐거든요. ⟪띄어쓰기 경주⟫ 책을 배송 받은 날. 아이는 종일 틈날 때마다 이 책을 보았어요. 밥 먹기 전에도, 밥 먹고 나서도, 씻기 전에도, 씻고 나서도… 심지어 병원에 갈 때도 품 안에 소중히 챙겨 들고 갔답니다. 소리 내어 읽기도, 소리 없이 읽기도 하면서 하루의 시간을 이 책과 함께 다 보낸 아이. 여덟 살 어린이는새로운 1학년 교실에서 만날 새 친구들과 이 책을 빨리 같이 읽고 싶다며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 하고 있어요. ‘토끼와 거북이의 달리기 경주’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띄어쓰기 경주⟫는 전작  ⟪받침 구조대⟫의 명쾌한 유쾌함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요. 동시에 어떻게 띄어 읽고 띄어 써야 하는지 어른도 헷갈리기 쉬운 다양한 사례의 문장들을 긴 이야기 곳곳에 자연스레 녹여내고 있습니다. 나아가 다름 속에서 토끼와 거북이가 함께 배울 수 있는 면면을 ‘경쟁’이 아닌 ‘협력’이라는 조명으로 비추어낸 이야기이기도 한 ⟪띄어쓰기 경주⟫는 그림책으로서의 서사성도 힘주어 붙잡고 있어요. 자신에게 큰 웃음과 배움을 동시에 가져다준 이 ⟪띄어쓰기 경주⟫ (와 ⟪받침 구조대⟫)를 자신처럼 ‘소나 무를 돌 보세요‘ 인지, ’소나무를 돌보세요‘인지 헷갈려 하는 친구들과 깔깔 웃으며 같이 보고 싶다는 우리 집 초딩🎓! 그 어린이의 진심을 이 글에 옮겨와 전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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