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토피아 2 : NEW 잡학 상식 - 꼬리에 꼬리를 무는 400가지 사실들 팩토피아 3
케이트 헤일 지음, 앤디 스미스 그림, 조은영 옮김 / 시공주니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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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를 불문하고 책의 어느 페이지를 펼쳐보아도 흥미로운 팩트들이 순간의 감탄과 유희를 자아내었던 『팩토피아 1 - 잡학상식』. 아이와 어른 모두의 관심을 사로잡을 다양한 분야의 상식들이 가득 찬 『팩토피아 2- new 잡학상식』 을 받아들자마자, 아이는 첫 번째 책과는 다른 방식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의 마지막에 수록된 ‘찾아보기’ 페이지부터 펼친 아이는 자신의 흥미를 돋우는 단어들을 찾아 곧장 그곳으로 여행을 떠났다. 어떠한 방식과 방향으로 여행을 떠나더라도 알찬 재미가 보장되는 ‘팩트의 세계’여서 가능한 일이었다.





그새 나이 한 살 더 먹었다고 더 개구쟁이가 된 것인지, 아이는 인간과 동물을 불문한 똥과 관련된 온갖 팩트를 만날 때마다 그 위에 살을 덧붙이고 이어붙여서 상상의 나래를 한껏 펼쳐나갔다. 옆에서 맞장구를 쳐주는 어른들의 속이 비어있어서 다행이었고, 어른인 나 또한 신기하고 놀라운 사실들이라 아이가 우리의 몫까지 깔깔대며 웃어주는 것이 내심 고맙기도 했던 시간.


십여 년 전, 응원하는 야구팀의 선수가 한여름 경기를 견디기 위한 자구책으로 모자 안에 양배추 잎을 넣어둔 모습을 보면서 ‘저렇게까지 하는 게 도움이 되나’ 의아해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것이 전설의 타자 베이비 루스가 심적 평안을 얻기 위해 선택했던 방법이었다니! 양배추, 정녕 너는 몸과 마음의 열기를 모두 빼앗아가는 채소였는가!




엄마가 독서 중에 마음에 드는 문장을 만날 때마다 형형색색의 플래그를 붙인다는 것을 알고 있는 아이. 자신 또한 엄마처럼 플래그를 붙이고 싶다 말하더니, 곳곳에 하나씩 하나씩 자신의 마음을 붙여나가기 시작했다. 앞으로도 계속 아이가팩트의 세계 여행을 떠날 때마다, 두둑이 아이 몫의 플래그를 옆에 챙겨주어야 것만 같다. 넓고 깊은 팩토피아 곳곳에 자신의 깃발을 마음껏 꽂을 있게 하려면 말이다. 언제든 그곳을 반갑게 기억할 있도록. 언제든 그곳에서 활짝 웃을 있도록.



* 이 글은 시공주니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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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이가 만난 내일 글로연 그림책 32
나현정 지음 / 글로연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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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 주어진 하루 내내 ‘내일’의 의미를 알기 위한 지난한 여정을 멈추지 않았던 하루살이. 만나는 이들에게 내일에 대해 묻고 각자의 답을 듣는 과정은 곧 충만하게 살아온 그의 일생一生이었다.
하루살이가 스스로 찾아내 살아낸 내일의 의미는 제각기 다른 오늘을 사는 이들에게 위로와 용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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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과 작업 - 나를 잃지 않고 엄마가 되려는 여자들 돌봄과 작업 1
정서경 외 지음 / 돌고래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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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를 붙여 ‘작’이 되자 더 깊고 넓어진 ‘우리’의 범위. 오늘도 자신과 타인을 돌보며 자신의 작업 또한 묵묵히 해나가는 우리 모두가 ‘나아가고’ 있음을 함께 확신하도록 돕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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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과 작업 - 나를 잃지 않고 엄마가 되려는 여자들 돌봄과 작업 1
정서경 외 지음 / 돌고래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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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 책의 제목이 돌봄과 ‘직업’이었다면, 나는 이 책을 쉽게 집어들 수 있었을까. 어떠한 직업과 소속으로 스스로를 설명할 수 없는 비경제활동인구 중 한명인 나를, 그리하여 무직/가정주부라는 좁은 칸 안에만 머물러 있어야 하는 나를 그 안에 더 가둬두려는 책이라 생각했겠지. 그러곤 바로 서글픈 마음으로 등 돌렸겠지.

서두에 위치한 ⌜editor’s note⌟를 읽으며, 이 책이 ‘작업’의 자리에 ‘직업’이 올 수 없는 책임을 곧바로 알아차렸다. “작업이란 외부의 기대나 규정과 무관하게 스스로의 필요에 따라 하는 일(p.18)”이며 취미 및 직업과 다를 수밖에 없음을 정의내린 문장 앞에서, 나는 한참을 떠날 수 없었다. 책의 뒷표지에 적힌 <아이를 돌보는 일과 내 것을 만드는 일 사이에서 시도하고 실패하고 성장하는 여자들의 이야기>라는 문장은, 이 책이 ‘나같은’ 사람(엄마/여자) 또한 끌어안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었다. ‘직’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를 붙여 ‘작’이 되자 더 깊고 넓어진 ‘우리’의 범위. 그 안에 내가 속할 수 있었다. 아니, 이미 내가 속해 있었다.

직업도, 소속도, 자녀의 수도, 양육 환경도 제각기 다른 이들이 써내려 간 글은 “식물을 키우든, 반려동물과 함께 살든, 아이를 양육하든(p.163)” 그 누구에게라도 가닿고 와닿을 진심 어린 고백들이었다. “보이스피싱 같은 것에 낚여 20년 할부로 무시무시한 물건을 주문한 듯(p.40)”해서 섬뜩했던 시간, “신체적 차원의 고됨뿐 아니라 이 모든 갈등과 어려움을 혼자 감내해야 한다(p.112)”는 압박으로부터 어떻게든 도망치고 싶었던 시간, “아이의 성취와 실패를 나의 책임으로 내가 통제해야 할 일로 생각(p.74)”했기에 불가능한 이상 앞에서 불필요하게 좌절했던 시간・・・・・・ ‘엄마’로서 괴롭고 힘든 시간 속에서도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의 지난한 타협을 쉼없이 이어가야하는 ‘나 자신’들의 이야기들은 “누가 더 힘든지 경쟁하거나 양육을 하며 일하는 사람들의 고통과 고난을 자랑하려는(p.23)” 넋두리도 하소연도 아니었다. 돌봄과 작업 전반을 아우르는 과정의 이야기는 성공이나 실패라는 단순한 결과로 치부할 수 없는 현재진행중인 ‘삶’, 그 자체였다. 아이의 인생만큼이나 나 자신의 인생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아는 나의 삶. 아이와 나는 서로에게 독립된 타인임을 아는 당신의 삶. 그러나 인간이라면 그 누구도 홀로 살아갈 수 없기에 타인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인류 공통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끼는 우리의 삶. 그렇기에 독립된 타인들의 필연적 공존 방식이 바로 수많은 형태로 이뤄지는 ‘돌봄’이라는 것을 체득한 모두의 삶.

공동의 지향점을 두고서 각자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는 이들은 그 존재만으로도 앞으로의 내게 든든한 격려가 될 것 같다. 직업, 소속, 자녀의 수, 양육 환경 등 나와 많은 것이 다른 이들의 이야기에 기꺼이 공명하고 응원하고 연대하려는 마음을 품는 것은, ‘달라진’ 나의 ‘달라진’ 충전 방법이다. 돈을 채워주진 않지만 체력과 정신력은 가득 채워줄. 그렇기에 내 곁에 <아이를 돌보는 일과 내 것을 만드는 일 사이에서 시도하고 실패하고 성장하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계속 두려고 한다. 내 안을 읽고 쓸 때마다 따듯한 용기를 얻도록. 내 밖을 읽고 쓸 때마다 단단한 지지를 받도록.

이를 위해 나 자신이 가장 굳세게 믿어야만 하는 사실.
지금 내가 보고 만지고 읽고 쓰고 만들어내는 모든 과정이 나의 ‘삶’이고, 나에 의한 ‘작업’이며, 나를 위한 ‘돌봄’이라는 것.

나는 오늘도 나의 작업을 하며 나아가는 중이다.


***
마지막으로 이 책을 쓰고 만들고 가꾼 모든 분들께 드리고픈 말.
일상의 숱한 면면이 서로 교차되거나 중첩되지 않아도 각자의 각자다운 수고를 인정하고 인정받는 208페이지의 공간을 안전하게 마련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누군가 저에게 육아育兒서를 추천받길 원한다면, 저는 이 책을 육아育我서로 건네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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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 필요한 시간 - 다시 시작하려는 이에게, 끝내 내 편이 되어주는 이야기들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한겨레출판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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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 내어주는 ‘사이’의 시공간에서 자신과 타인의 삶을 관조해온 정여울 작가의 신작. 마치 “문학이라는 현미경(p.159)”의 체험기처럼 느껴졌던 이 책을 통해 내가 얻은 위로는, 누구나 ‘문학한다’라는 동사의 주어가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종이를 엮어 만든 책의 형태와 소설이나 시의 모습으로만 문학을 한정 짓지 않도록, 작가는 기꺼이 문학의 경계를 해체한다. 그러고는 다시 모은다. 일상 속의 무수한 ‘문학적’인 순간들을. 내 빛을 스스로 찾아가도록 돕는 모든 것들. 내 빛을 스스로 저버리지 않도록 붙잡아 주는 모든 것들. 나의 목소리를 듣고, 나를 만나고, 나를 격려하고, 나를 담금질하고, 나를 일으켜 세우는 모든 것들. 나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남의 불행을 무시하지 않고, 가만히 서로의 곁을 지킬 용기를 얻게 하는 것들. 그 모든 것이 문학이며, 그 모든 것에 등지지 않는 삶이 바로 ‘문학하는 삶’이다.


“타인의 고통을 함께 아파하는 연대와 공감이 있는 자리에 비로소 문학이 있다(p.255)”는 것을 아는 이가 써 내려간 모든 기록과 사진이 말한다. 언제 어디서든 나와 너의 삶은 교차될 수 있다고. 하나의 천에서 얼마든지 함께 직조될 수 있다고. 그러기 위해서 가끔 아니 자주 우리가 절실히 구득해야 하는 것이 바로 ‘문학’이라고.




이 책의 단점 아닌 단점은 딱 하나. 다 읽고 난 후, 온라인 서점 사이트의 장바구니와 위시리스트가 풍성해진다는 것. 동네 도서관 사이트에서의 검색 횟수가 늘어난다는 것. 그뿐이다.




📚p.17-18 / 

“우리가 우리 안에 있는 것들 중에 오직 작은 부분만을 살아낼 수 있다면, 그 나머지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내게는 이 문장이 던지는 화두가 '문학은 왜 여전히 우리에게 필요한가' 라는 질문에 대한 아름다운 대답처럼 들린다. 우리 안에 1000개의 가능성이 있다면 수많은 사람이 그 중에 10개도 제대로 실현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야 한다. 그 나머지 990개의 가능성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십중팔구 미처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고 안타깝게 사라져 버리지 않겠는가. 우리는 환경이 어렵다는 이유로, 재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우리 안에 숨 쉬고 있는 1000개의 가능성을 하루하루 버리며 살아간다. 문학은 그 '나머지'의 소중함, 990개의 아름다운 꿈을 일깨운다. 세상에 나오지도 못하고 안타까이 사라져 가는 모든 잠재적 가능성이 곧 우리 자신임을 문학은 끊임없이 일깨운다. 그리하여 마침내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살아갈 권리'를 깨닫게 하는 존재가 바로 문학이 아닐까.


📚p.76-77 / 

문학에는 전혀 실용성이 없다고, '문학 하는 사람' 되면 굶기 십상이라고 타박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피비의 따스함과 홀든의 순수함을 보여주고 싶다. 문학은 홀든처럼 세상에 이름 붙이기 힘든 꿈을 지닌 사람들을 끌어안는다고. 문학은 피비처럼 세상에 기댈 없는 사람들을 따스하게 감싸 안는다고. 누군가의 절망을 보듬어 희망으로 바꿔내는 힘은 어떤 화려한 실용성보다 아름다운 가치니까. 문학은 언제 절망이라는 벼랑 아래로 추락할지 모르는 우리를 온몸으로 떠받쳐 주는 호밀밭의 파수꾼이니까.




* 하니포터 5기 자격으로 한겨레출판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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