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 자기 딱 좋은 곳, 파리 딱 좋은 곳 2
로라 키엔츨러 지음, 박재연 옮김 / 후즈갓마이테일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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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의 다섯  여섯 날을 떠올려본다다녀온   년도   그곳의 기억들샤를 드골 공항에 내릴 때부터  오고 흐렸던 날씨는 샤를 드골 공항을다시 찾은 마지막 날이 되어서야 짓궂게 맑아졌더랬다어두컴컴한 습기를 만끽한 파리 여행이었지만그래도 좋았다오래도록 기대하고 상상해 왔던 곳에직접 와봤다는 것만으로도 충만한 기쁨을 느꼈기에오랜 기대와 다른 모습도 마주하고상상하지   일도 일어나곤 했지만 도시의 축축한 숨을  안에 달갑게 채워 넣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한 마음이었기에흑백모드로 촬영했냐는 말을 들을 만큼 명도와 채도 모두 낮은  파리 여행 사진들은 그럼에도 행복했던 그때의 짧은 추억을 오롯이 간직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파리에 대한 아쉽고 그리운 마음 조각 하나 없이 일상을 살아가는  조금 어려웠던지라가끔씩 파리를 담은 영상이나  속으로 여행을 떠나곤 했다우디 앨런 감독의 영화 미드나잇  파리  미국 드라마 Sex and the City 시즌 6 마지막  에피소드는 살면서  번을 봤는지   없을정도파리를 배경으로  여러 그림책은 내가 있는 이곳에서 쉽고 빠르게 여덟 시간의 간격을 뛰어넘도록 도와주었다이야기의 과정과 결말이 어디로 어떻게 흘러가든지네모난 프레임 안에서 나만의 파리를 마음껏 그리워하고재주껏 그려내었다그렇다나는 지금  눈앞에 놓인  그림책  『낮잠 자기  좋은 파리』  더없이 반가운 이유를 이렇게나 길게 적고 있는 것이다.


 



에베레스트 산에 살며배낭을 절대 내려놓지 않고새로운 곳을 여행하는  좋아하지만 쉽게 지치기도 하는 느긋한 예티이백  생일을 맞은 예티는  하루의 파리 여행을 다녀오기로 결심을 내린다그런 예티를 위해 파리의 비둘기 마르셀이 파리 여행 가이드로 나선다과연 하루동안 파리를  돌아본다는 가능한 일일까이를 가능케 하기 위해 마르셀은 빠듯한 일정을 짜고 실행에 옮기려 하지만여독이 풀리지 않은 예티는 여행을 하면서도 계속 낮잠  만한곳은 없는지 마르셀에게 묻고  묻는다.

 

사크레쾨르 성당루브르 박물관스트라빈스키 분수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 서점그리고 에펠탑까지・・・ 파리 시내 열세 곳의 명소를 두루두루 다니는 동안예티의 마음과 마르셸의 마음 모두에  마음을 포개보았다발길 닿는 곳마다 저마다의 색과 빛을 발하는 도시 어딘가에서 피곤한 몸을 뉘어 아름다운 꿈을 꾸고픈 예티.   곳도  것도 많은 파리를 하루 안에  둘러봐야 하는 바쁜 일정 탓에 예티 몫까지 마음이 바쁜 마르셀누구의 마음에도 공감되는  그림책은 파리를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이들 모두에게 마치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파리의 어디를 가든 당신만의 아름다운 낮잠을 청하며 잠시 쉬었다 가세요파리의 어디를 가든 당신의 피로 따위 잊게 만드는 각양각색의 아름다움을 넘치게 경험하고 가세요.

 




젖은 벤치에 앉아 굳어버린 바게트를 잘근잘근 씹어 먹으며 ‘언젠가 다시 온다면 그땐 내게 부디 맑고 밝은 모습을 보여주렴’하고 에펠탑에게 말을 건넸던 이십 대의 나에게 파리의 아름다운 무지개를 선물해  그림책포토 콜라주 기법을 사용해 실제 사진을 일러스트에 자연스레 녹여낸 작가의 파리를 향한 ‘애정’이 파리를 그리워하고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선명한 아름다움으로 스며들 그림책한동안은  『낮잠 자기  좋은 파리』  파리에 대한 아쉽고 그리운 마음 조각들을 달랠 것만 같다


마지막으로 덧붙이는 이야기 하나눈길 닿는 곳마다 아름답고 손길 닿는 곳마다 유쾌한  그림책에는 파리의 도시를 활보하는 비둘기들이 파리 전문가로서여행 가이드로 활약한다는 설정이 담겨있다이야기는 여행을 함께 하고 인연을 이어가는 주인공들의 ‘의인화된 서사’로만 남지 않는다 안에는 비둘기를바라보는 인간의 시선과 사고의 방향을 돌리는 ‘전환’의 가능성이 담겨있다하나의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레 다른 이야기로까지 생각의 가지가 뻗어나가도록그리하여 펼쳐보는 이로 하여금 보다 넓은 사유를   있도록 돕는 그림책은 언제나 고마울 수밖에 없다.



*후즈갓마이테일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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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문지아이들
울리카 케스테레 지음, 김지은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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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저마다 생각하는 것도, 원하는 것도, 원치 않는 것도 모두 다르다. 그렇기에 ‘저마다 다른 인간의 저마다 다른 마음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자’는 문장을 일상 속에서 자주 떠올리려 노력한다. 우리의 관계를 조화롭게 유지하도록 돕는 지혜의 말을.


그러나 이 다름의 지혜는 머리에서 마음으로, 마음에서 입으로 도통 쉽게 번져나가지를 못 한다. 다른 것이 틀린 것이 아니라는 말 자체는 너무도 잘 알지만, 매일 부딪히는 다양한 면면의 ‘다름’들 앞에서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언행을 내보이려면 마음속 용기를 힘껏 끌어모아야 한다.


그렇기에 그 누구도 피해 갈 수도, 외면할 수도, 건너뛸 수도 없는 주제를 이용해 다름의 지혜를 말하고 보여주는 그림책을 볼 때마다 반갑고 고마운 마음이다. 어제보다 오늘 더 마음이 자라고 넓어지길 바라는 어른의 삶 또한 다정히 격려하는 듯한 그림책은 아이에게도, 어른에게도 우연히 받아든 ‘선물’과 같다. '생일'을 주제로 다름의 지혜를 사랑스럽게 알려주는 이 『생일』 그림책 또한 계절이 두세 번 바뀌어야 생일을 맞을 우리 가족 모두에게 뜻하지 않은 선물처럼 찾아온 그림책이었다.

〰️

이 세상에 태어난 특별한 날, 생일. 일년에 단 하루뿐인 생일을 맞은 동물들은 생일에 대해 저마다 다른 마음, 다른 태도, 다른 소원을 내보인다. 친구들을 잔뜩 초대해 시끌벅적한 파티를 열고 싶은 이가 있고, 맛있는 케이크를 혼자서 실컷 먹고 싶어 파티에 아무도 초대하지 않는 이도 있다. 시끌벅적한 파티가 너무도 싫지만 모여든 친구들 앞에서 솔직하게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지 못해 속상해하는 이도 있다. 한 살 더 나이를 먹었다는 것이 믿을 수가 없어 머리를 감싸고 괴로워하는 이가 있고, 혼자 거품 목욕을 하면서 느긋하게 생일을 즐기는 이도 있다. 그런가 하면 생일인 줄도 모르고 평상시와 다를 바 없는 하루를 살아가는 이도 있다.


서로 다른 모습과 서로 다른 마음으로 생일을 대하는 동물들을 지켜보며 생각한다. 각자의 마음을 부정하지 않고 각자가 바라는 방식으로 각자의 날을 축하해 주어야 한다고. 더불어 내가 원하는 모습과 마음으로 나의 날을 기다리고, 준비하고, 지나가고 싶다고. 생일을 어떻게 기다리든, 생일을 어떻게 준비하든, 생일을 어떻게 지나가든, 각자가 보내(길 바라)는 생일은 각자의 정답일 것이라고.


매년 반드시 돌아오고야 마는 생일처럼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매일의 나날들. 저마다의 방식으로 하루하루 분투하며 살아가는 무수한 마음들을 든든히 응원하고 단단히 연결하는 다름의 지혜들을 열심히 끌어모아본다. 이 모두가 내 마음과 내 입으로도 유유히 번져나가길 바라며, 얄따란 그림책을 계속해서 들여다본다. 입가의 미소가 점점 도톰해져간다.


📚 “생일을 축하하는 모습은 정말 다양해요. 우리가 다 다른 것처럼요! 여러분은 어떻게 축하하고 싶나요?”


그림책을 읽고 나서 친구들과 마음껏 장난치며 놀고 싶다며 생일에메롱 파티 열고 싶다고 말한 일곱 어린이. 언제부턴가 생일만을 위한 선물을 따로 주고받지 않는 아이의 양육자들. 가끔 자신의 생일이 언제인지 잊어버리는 반려인. 아이가 아빠와 함께 차려준 소박한 생일상 앞에서 이거면 생일 기분 충분히 냈다고 좋아하는 . 다르지만 같은, 특별하지만 평범한 우리의 하루들 속에서 자주 그림책을 펼치고 만날 같다. 각자의 정답을 존중하며 우리 모두의 정답을 함께 살아가기 위한배려 노력 하나로.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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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토피아 3 : 엽기 상식 - 꼬리에 꼬리를 무는 400가지 사실들 팩토피아 3
케이트 헤일 지음, 앤디 스미스 그림, 조은영 옮김 / 시공주니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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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달간 일곱 살 아이의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었던 팩토피아 시리즈. 이전의 1,2권 <잡학상식> 은 마지막 3권 <엽기상식> 을 위해 ‘빌드업’한 게 아닐까 느껴질 만큼, 아이의 반응과 관심의 정도는 이 3권에서 최고점에 달했다. 순서대로 한 장씩 넘기며, 혹은 화살표를 따라 이리저리 부지런하게 페이지를 옮겨가며 만나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불쾌하고, 질척대고, 끈적거리고, 오싹하고, 근질거리고, 역겨운’ 400가지의 사실들. 아이의 눈이 이전보다 더 초롱초롱 빛나는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인간과 동물의 몸에서 나오는 온갖 분비물과 관련된 역사적 기록부터 오늘날에 이르러 검증된 사실들까지. ‘세계에서 가장 긴 트림 기록이 1분 13초’, ‘한 달이나 밥을 먹지 않고도 살 수 있는 바퀴벌레’와 같은 사실처럼 굳이 알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알게 되면 대화의 가지가 쭉쭉 다양하게 뻗어 가도록 돕는 흥미를 돋우는 사실들이 빼곡하게 담겨있는 노란 책. 이 책에 대한 (양육자로서의) 단 한 가지의 조언을 한다면…… 되도록이면 식사 시간 전에는 아이와 함께 이 책을 보지 말라는 것! 이 책을 아이가 처음 펼친 곳은 식당에서였는데, 음… 아… 이제 한글을 자유자재로 읽다 보니 일부러 엄마아빠의 반응이 격해지는 팩트만 쏙쏙 골라 말해주는 7세 어린이였다. 팩토피아 1,2권은 여전히 외출이나 외식 시 자주 챙기고 다니지만, 아무래도 3권은 온 가족의 비위 상하지 않는 식사 시간을 위해 집에서만 읽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조심스레 꺼내어본다🥲


엄마의 책갈피들을 죄다 가져가서 자신이 좋아하는 페이지마다 착착 꽂아 넣는 어린이와 함께 즐겁게 읽었던, 그리하여 지난 연말부터 지금까지 우리 가족의 일상에 유쾌하게 스며들었던 팩토피아 시리즈. 세상 만물에 관한 호기심을 품고서 재밌게 세상을 읽어나가길 원하는 아이를 위해 우리의 세계에 들인 학습 만화 덕분에 우리 가족의 대화 주제가 더욱 다양해질 있었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요, 앞으로 시리즈의 책들이 출간될 계획은 없나요 @sigongj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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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으면 뭐가 어때서! 비룡소의 그림동화 319
마야 마이어스 지음, 염혜원 그림.옮김 / 비룡소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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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나 몸집이 작다는 이유로 쉽게 무시의 대상이 되어버리는 존재들을 생각한다. 물성을 지닌 어떤 것들. 또는 생명을 지닌 어떤 이들. 그들이 맡고 있는 역할과 지니고 있는 능력까지 ‘작다 여기는 무례한 시선과 언행들은 어떤 것들과 어떤 이들의 존재를 쉬이 왜곡하고 편히 축소한다

 



여기, 이름부터 ‘작다(little)’는 뜻을 품고 있는 한 아이, ‘엄지’가 있다. 그리고 그 주변에는 엄지를 그저 키 작은 꼬마라 여기는 어른들이 있다. 키가 큰 어른들은 엄지가 할 수 있는 것도, 엄지가 아는 것도, 엄지가 배우는 것도 작다고 생각해 엄지의 삶까지 작다고 여긴다. 엄지는 그런 어른들 앞에서 작지 않은 자신을 당당히 말한다. 책을 빌릴 때도, 음식을 주문할 때도, 물건을 살 때도 엄지는 자신을 ‘꼬마’라는 단어 안에 넣어두려는 어른들에게 힘껏 외친다. 키가 작은 사람의 앎은 결코 작지 않다고. 키가 작은 사람의 노력은 결코 작지 않다고. 그리하여 키가 작은 사람의 삶 또한 결코 작지 않다고. 그렇게 날마다 엄지는 왜곡되고 축소되는 자신의 존재를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리는 분투를 이어간다. 외친 만큼 나아가고, 자라가고, 살아가면서. 

 

📚어린이가 어른의 반만 하다고 해서 어른의 반만큼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어린이가 아무리 작아도 명은 명이다.” - 김소영, 『어린이라는 세계』, 사계절출판사 


 



그러던 어느 날, 엄지의 교실에 새로운 친구 ‘산이’가 전학을 오게 된다. 엄지가 보기에도 자신보다 키가 더 작아 보이는 산이. 엄지는 산이 곁에 다가가 대화를 나눠보고 싶기도, 누가 더 크고 작은지 키를 재보고 싶기도, 친구를 놀리는 ‘못된 친구’의 존재에 대해 경고해 주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마음과는 다르게 산이에게 말 한마디 쉽게 건네지 못하고 있던 엄지. 그런 엄지를 달라지게 한 것은, 산이의 존재를 왜곡하고 축소하는 ‘못된 친구’의 무례한 시선과 언행이었다.  

 

산이의 몸은 점점 더 움츠러든다. 엄지의 몸은 점점 더 달아오른다. 괴롭힘을 당하는 산이의 사정이 이내 자신의 사정이 되어버렸기에, 잔뜩 주눅이 든 산이의 모습이 결코 자신의 모습이 되어서는 안 되겠기에, 엄지는 산이의 옆에 서서 ‘못된 친구’를 향해 목청껏 소리친다. “난 꼬마가 아니야!” 이 단단한 외침의 파장은 엄지와 산이가 속한 공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게 될까. 믿고 싶은 상상이 실현되는 과정은, 공간 안에 속한 이들과 공간 밖의 읽는 이들 모두를 안심시킨다. 모두를 안전하게 한다. 

 

공감의 마음을 토대로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까지 지키는 행동을 선보였던 엄지. 그런 엄지에게 산이는 조심스레 자신의 마음을 내보인다. 독자들까지도 쉽게 왜곡하고 편하게 축소해 받아들였을 산이의 마음. 그러나 어쩌면 처음부터 엄지의 마음보다 더 크고 단단했을지도 모를 산이의 마음. 산이가 엄지에게 건넨 모든 말은 크기와 몸집을 무심하게 규정하는 세상의 척도를 다정하게 왜곡한다. 산이와 엄지가 나눈 대화는 결코 작지 않은 엄지와 산이의 삶을 한 뼘 더 자라게 할 것이다. 활짝 웃고 있는 엄지와 산이의 환한 얼굴을 바라보며 확인하고, 확신한다.

 

이 작품을 보다가 궁금해져서 직접 원작의 정보를 찾아보았다. 이 책의 원제는 ‘NOT LITTLE’이며, 원작에서 엄지와 산이의 이름은 각각 ‘Dot’과 ‘Sam’ 임을 알고서 혼자 얼마나 박수를 쳤는지. 존재의 작지 않음을 선언하는 제목. ‘점(Dot)’처럼 작은 이름에 자신을 가두지 않으려는 ‘엄지’. 앎과 삶의 크기를 선명하게 드러내기 위해 ‘산(Mountain)’이 된 ‘Sam’. 이 모든 것이 감탄과 감동의 기제가 되는 그림책, 『작으면 뭐가 어때서』. 염혜원 작가님 특유의 색연필 그림체가 작지만 작지 않은 이들을 포근히 끌어안는 듯한 이 그림책은 (나이와 키 모두를 불문하고) 누구의 마음에라도 작은 물결을 일렁이게 할 것이다. 눈에 보이는 크기로만 좁고 얕게 세상을 감각하는 이에게는 자신의 작은 마음을 넓힐 고마운 기회가 되어줄 테니. 자신만의 분명한 척도와 기준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는 자신의 단단한 삶을 지지하는 반가운 응원이 되어줄 테니.   

 



* 비룡소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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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해님
노석미 지음 / 창비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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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너무 사랑스럽잖아! 밝고 맑은 그림책을 처음 펼쳐 봤을 , 나는 두세 어린아이의 몸과 기분으로 그림 풍경 속에서 폴짝폴짝 뛰어놀고 싶었다. 그러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잠깐의 눈부심을 견디며, 머리 해님을 향해 늦은 아침 인사를 건넸다. “굿모닝 해님!”




겨울부터 가을까지 모든 계절이 자신의 속도로 무르익어가도록, 계절이 각자의 쓸모를 다할 수 있도록, 계절이 다음 계절로 자연스레 모습을 바꿔갈 수 있도록, 변함없이 자신 아래 모든 생명을 만지고 감싸는 해님. 그리하여 땅은, 땅속의 생명들은, 땅 위의 생명들은 매일같이 고마운 해님을 향해 아침 인사를 건넨다. “굿 모 닝!” 


해님의 따스한 안에서 싹이 트고 꽃이 활짝 피어난다. 나비와 벌은 사이를 윙윙대며 날아다니고, 온갖 채소와 과실은 자신의 속을 든든히 채워나간다. 안의 모든 생명들로 하여금 스스로 해내야만 하는 일들을 해낼 있도록 말없이 그들을 바라보고 비추는 해님. 계절은 변하고, 생명은 자라고, 해님은 변치 않는다. 변해야만 하는 존재와 변하지 않는 존재의 필연적 관계가 모두를 나아가게 한다. 자연의 당연한 순리가 모두를 살아가게 한다.


굿모닝, 아침 인사를 건네는 표정 하나하나에 환한 미소가 가득하다. 변함없는 일상이 지겨운 하루, 급격히 변해버린 일상이 버거운 하루・・・ 어떠한 무게와 질감의 하루더라도 시작을 변함없이 응원할 해사한 얼굴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가장 먼저 마주하고 싶은, 그리하여 그날 내내 얼굴 위로도 잔잔히 스며들기를 바라는 모두의미소 마치 해님의 내어주는 노오란선물같다. 물론 그것이 해님에게도 몹시 기쁜 선물이 되었으리라, 나는 확신한다.





작품에서 살아 있는 생명이 외치는 모든 말은 그림처럼 붓으로 그려져 있다. 만약 붓이 아닌 키보드로 입력한폰트 표현됐다면 서로에게 와닿고 가닿는 마음의 온도가 내려갔을 것만 같기에, 작가님의 선택에 나는 그저 찬탄할 뿐이다. 해님 아래 모든 것이 생동하는 그림 앞에서.



* 창비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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