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행우주 고양이
이준희 지음 / 폴앤니나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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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상깊었던 이야기는 루디와 마인드-리셋이다.
언제인가 힘든일이 생기고 그 일때문에 끊임없는 스트레스를 받을때 기억을 없애는 편이 낫지않나 생각한 적이 있다. 그렇게 공상을 하다보면 그 사이사이 잠깐 좋았던 기억까지 없어지면 어떡하지 우리가족을 못알아보면 어떡하지 등 꼬리에꼬리를 무는 걱정에 더 스트레스를 받은 기억이 있는데 처음 루디를 보고 소방관이 겪는 ptsd에 이걸 접목하다니 천잰가!? 싶었다. 그치만 태주가 루디와의 대화에서
”실패한 경험이라도 나는 철저하게 더 기억할거야
......그들의 고통을 받아들이고 기억하고 공감할꺼야. 그리고 그건 머리로 할 수 있는게 아니야, 온몸으로 부딪혀야 가능하지“ 라고 하는 것을 보고 니체의 명언이 떠올랐다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강하게 만들뿐이다” 고통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을 원동력삼아 삶을 이어간다면 보다 성장한 나를 발견할 것이라는 니체의 말은 나를 납득시켰지만 그렇지 못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기 마련인데 그럴때 기억삭제시술이라는 선택지가 있으면 어떨까. 그 역시 삶을 이어가기 위한 수단이기때문이다.

“각 소설을 하나의 세계로 연동하는 핵심은 중복되는 소재가 아니라 인간이란 무엇인가 라는 존재에 대한 근원적 질문이기 때문이다. 기억과 고통, 책임과 윤리, 승인과 배제를 통한 존재들의 고투가 바로 그렇다.“ 라는 문장을 앞세우며 이 소설의 특징은 여느 sf소설처럼 과학의 진보와 근미래의 기술적 풍경을 제시하면서도 이것을 매개로 현재를 철저히 해부한다는 것이다. 분명히 존재하지만 의식하지 못하는, 실제와 의식사이에 놓인 1/3초 지연된 세계가 늘 궁금했다던 이준희작가가 그 가능성의 세계에 사는 존재들에게 안부를 묻는 마음으로 썼다는 이 여섯편의 소설들이 생소하지만 공감됬고 어려웠지만 이해가 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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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시체를 찾아주세요
호시즈키 와타루 지음, 최수영 옮김 / 반타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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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베스트샐러 작가인 모리바야시 아사미가 갑자기 블로그에 심상치 않은 글을 올리면서 이 책의 내용이 시작된다. 뇌종양이 걸렸다는 사실을 고백하며 본인의 시체를 찾아달라는 장난같은 글. 그 글이 화제가 되면서 주변인들은 모리바야시 아사미가 실종상태라는걸 알게되고 편집자인 시오리와 남편인 미시마는 각자의 이유로 불편함을 드러낸다. 아사미는 시어머니의 괴롭힘을 폭로하며 사기를 당하게 만든 점, 고등학교때 있었던 ‘하얀 새장 사건’ 이라 불리우는 가슴아픈 사건의 진실, 편집자 시오리의 인성 등 차례차례 예약된 글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전개를 만든다.
그리고 마지막 엄청난 반전! 예상이 현실이 되는 순간에 그 반전 역시 미리 짜여진 계획이었다는 사실에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처음부터 끝까지 루즈하지 않고 팽팽한 줄을 당기고 있는 듯한 느낌의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이었다.
아사미 작가의 마지막 유작으로 기록된 이 블로그를 보며 아사미 작가의 책이 있다면 정말 다 찾아서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심장을 쫄깃쫄깃하게 하는 힘을 가진 작가라고 생각했다.
아사미 작가가 진짜로 죽었다면 대단한 사자死者야.
“죽은자는 말이 없다는 걸 반대로 하고 있어 죽은자도 말을 한다는 건가.죽었으니까 무엇이든 말할 수 있다는 거지. ”
학대로 불우한 어린시절을 겪으며 인간의 감정이 가장 어려운 아사미에게 인생은 가혹하기만 했고, 무심하게 치유받을 틈도 없이 사람들은 아사미를 상처줬다.
블로그에 올려진 글들을 보고 일어나는 일들은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계획이 완벽한 사이다 같은 복수라고도 보여졌지만 그것보다는 아사미 본인이 인생을 살면서 느낀 허탈함과 원망, 고마움, 관심 받고 싶은 아이의 면을 보여주는거 같아서 한편으론 안타까웠다.
#도서협찬 #오팬하우스출판사 #서평단 #스릴서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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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과 폭발
이유소 지음 / 한끼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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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신선한 소재와 기발한 상상력을 한데 모아놓은것 같은 ‘호흡과 폭발’ 은 내용안에서 이리저리 다른세계로 이동하는 빠른전개 덕분에 따라가지 못하고 다시 돌려 읽고, 이해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지루함 없이 읽혔다.
하지만 현실을 회피하고 싶어 구멍속으로 도망친 미지의 세계가 누군가의 그림자로 살아야 하는 세계라던가, 내가 무슨 일을 하던 일거수일투족을 영화보듯 관람객이 보고 있다고 한다면 정말 최악일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분명 지금보다 나은 상황을 생각하고 용기 있게 구멍 속을 뛰어든 것일 텐데…안타깝다는 생각과 함께 도피와 회피가 늘 정답은 아니라는 것 역시 다시한번 되뇌이게됬다.
마음속 결핍이나 고통이 누구에게나 있으며 따라서 구멍은 모두에게 있고, 구멍 속 세계는 탈출구가 될수 없지만, 입구로 들어갔다 출구로 나오는과정에서 나를 돌아보고 다시금 현실로 돌아와 이겨낼수 있는 치유, 회복의 시간을 선사하며 삶을 살아갈수 있는 마음의 힘을 기른다. 이 신선한 주제를 전제로 펼쳐지는 구멍속 여러가지 세계들을 다시한번 떠올렸을 때 이유소 작가의 상상력이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이어, 내 구멍 속에는 어떤 세계가 펼쳐져 있을까, 그 구멍속에서 나는 나를 찾고 삶을 더 잘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을까 생각해 본다.

#도서협찬 #이유소작가 #한끼출판사 #서평 #미스터리 #판타지소설 #신간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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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을 팝니다
미시마 유키오 지음, 최혜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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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일단 제목부터 심상치 않은 이 책은 야마다 하니오 라는 한 남자가 신문의 글자가 모두 바퀴벌레로 보이는 것을 경험하고 자살을 시도했다가 실패하면서 갑자기 목숨장사를 시작한다. 조현병이 아닌가 왜 글자들이 바퀴벌레로 바뀌지… 아니 그리고 거기서 “세상은 이런 구조로 되어있구나” 라고 깨닫고 죽고싶어졌다는데 자살을 시도한 계기가 너무 어이없고 이해가 안되서 그냥 와 엄청나게 빠른 전개의 책인가 보다 싶었는데 책을 다 읽고나서 아하, 이래서 그랬구나 싶었다.
하니오라는 인물은 나와 마찬가지로 세상이 정한 결혼, 취직, 내집마련 등 틀 안에 갇히는걸 죽기보다 싫어하는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리고나서 레이코를 피해 도망가는 하니오의 불안증세가 기괴하면서도 불쌍해 보였다. 경찰에게 보호를 요청하지만 보통과는 다르게 주소도 없고, 가정도 없고, 직업도 없으니 인간 쓰레기라는 말을 들은 하니오가 쳐다본 하늘엔 아무리 벗어나려고 해도 벗어날수 없는 감옥을 보지 않았을까.
보통의 사람들과 다른 삶을 살려면 용기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 용기가 하니오처럼 자살을 하는 것만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자살을 시도하고, 목숨을 팔면서 까지도 ‘보통’으로 살기 싫었던 하니오를 응원하고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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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의 꿈
앨런 라이트맨 지음, 권루시안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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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으면서 글쓴이가 그리고자하는 거리의 그림이 머릿속에 펼쳐집니다 다양한 시간이 존재하는 세계를 그려보며 독자들에게 던지는 질문에대해 생각해볼수 있어요
얇고 쉽게 읽히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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