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애덤 스미스 씨, 저녁은 누가 차려줬어요? - 유쾌한 페미니스트의 경제학 뒤집어 보기
카트리네 마르살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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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해드릴 책은 경제서적입니다.경제학이라니 벌써부터 왠지 대학교 전공서적같고, 이해하기 힘들 것 같고, 공부해야 할 것만 같고, 머리아픈 분야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이 책은 분명히 유쾌하고! 반전이 있고! 허를 찌르는 통쾌한 매력이 있는 경제서적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의문사로 마무리되는 제목부터 호기로움이 느껴지네요.

애덤 스미스의 저녁을 차린 건 보이지 않는 손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그의 어머니였다.”

아마도 이 한마디가 이 책의 전체 내용을 한마디로 요약하는 문장이 아닐까 싶네요.

 

저자인 카트리네마르살은 스웨덴 출신으로 유력 일간지에 금융 및 정치 분야는 물론 페미니즙에 대한 기사를 주로 게재하였고, 활발한 저술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미리 말씀드리건대, 저는 이 책을 보면서 우선 그녀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공부에 쏟아부었는지 감히 상상할 수 없었습니다. 그녀가 인용하는 수많은 학자들의 주장과 연구자료를 읽으며 방대한 지식을 쌓아왔음을 실감할 수 있었죠. 그런데 단지 방대한 공부량에 놀란 것이 아니라 저자가 본인만의 이론, 주관적 주장을 매우 뚜렷하게 갖고 있음에 박수치고 싶었습니다. 응당 정보의 홍수 속에 빠지면 무엇이 내 의견이고 남이 의견인지 헷갈리게 되고, 남의 의견이 내 의견으로 둔갑하면서 오히려 나만의 이론 전개가 어려워지는데요. 카트리네는 자신의 주관을 갖고 각종 논거와 근거자료로 탄탄하게 뼈대를 잡고 살을 붙여나갔음을 느낄 수 있었답니다 :) .

이 책의 주인공은요... (비록 소설을 아니지만) 남성도 아니고 여성도 아닙니다."경제적 인간"이지요.

정통 경제학자들이 가장 현실에 부합하다고 주장하는 인간상이나, 저자는 첫 장부터 그것은 허구라고 하는 것에서도 예상할 수 있다시피, 이 책 전반에 걸쳐 반박합니다.

 

경제학의 바이블 '국부론'을 집필한 애덤은 여성의 집안일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경제활동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가 저녁식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푸줏간 주인, 빵집 주인 등 (음식을 올리기 위한 과정에 수반되는 모든 인물들)'자기 이익을 추구하려는 욕구'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였죠. 그의 이러한 주장은 어떻게 본다면 굉장히 설득력 있는 주장일지 모릅니다. 실제 그는 이 분야에서는 실로 대부라고 불리울 정도이니 그의 주장과 이론이 널리 설득력을 얻었음은 자명하죠. 하지만 이 책의 제목처럼 "그 저녁 누가 차려주었어요?" 라고 묻는다면 과연 뭐라고 대답할까요? 우리는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유명한 개념을 시험 답안지에 쓰면서도 어머니가 매일 저녁을 차려준 장본인이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깜빡 잊거나 묵과하고 있었습니다.

그의 어머니도 푸줏간 주인이나 빵집 주인처럼 자신의 이기심과 이익추구를 향한 욕구때문에 아들에게 저녁밥상을 매일마다 차려주었을까요? 경제학의 대부라고 불리울 만한 엄청난 학자와 바이블인 국부론이 탄생하는 역사적 순간에 노모는 아무런 이기심없이 묵묵히 저녁밥을 차리고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평생 결혼하지 않았던 아들을 위해 더더욱 노모는 자신의 체력과 노동을 무대가로 자식과 가정에게 바쳤더랬죠.

 

시카고 학파를 비롯한 주류경제학에서 주창하던 경제적인간은 로빈슨크루소와 매우 닮아있습니다. 무인도에서도 재빨리 체제를 창출해내어 화폐없이도 필요한 물건을 구매하고, 합리적인 사람이므로 가장 효율적이게 가장 비용이 적게드는 경로를 선택하며, 우선순위를 정하고, 그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으며, 완전한 독립체이죠. 모든 인간을 경제적인간의 모습으로써 묘사했지만, 철저히 그것은 남성의 모습일 뿐이었죠. 남성만이 항상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존재이며 이 과정에서 여성은 배제되었습니다. 대신 자기이익 극대화와는 전혀 정반대, '타인 돌보기'라는 임무가 주어졌죠. 왜냐하니, 애초에 출산과 생리라는 신체적인 제약을 갖고 태어났기에 합리적일 수가 없다는 주장이었습니다.

그러한 제약을 갖고 태어난지라 여성은 천상 양육, 청소, 빨래와 같은 가정일에 매진하게 되는데 이는 교환가능한 유형의 재화를 생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또 다시 공적영역에서 밀리게 되었고, 경제라는 영역은 여자에게는 그야말로 함부로 발들일 수 없는 성역이 되고 말지요. 어떠한 합당한 근거도, 설득력 강한 모델도 없이 그저 생체적인 문제로 女性은 비생산적 존재로 취급되고 끊임없이 사적 영역, 즉 가사일에 시달리게 되죠. 실제 짐바브웨의 한 어린 여성은 새벽4시부터 밤9시까지 쉴새없이 가사일에 매달리고 가족 구성원을 돌보기 위해서 희생하지만 당연하게도 무보수이며, 경제학적 모델로부터 철저히 배제된 존재죠. 그녀의 노동력은 천연자원과 같아서 측정의 필요성을 못느껴 'GDP에 넣을 필요가 없다'라는 것이 논거 아닌 논거구요. 남녀를 각각 이기적인 모습과 자기희생적인 모습으로 양분한 채,

우리는 성 불평등을 굉장히 자연스럽게 여기며 기나긴 세월을 지냈으며, 현재도 결코 변한 것 없는 세상 속에 살고 있습니다. 여전히 자유로운 경제활동에 대한 갈망 속에서 좀 더 이기적이고 합리적인 개체가 되기를 지향하고 또 희망하죠,. 하지만 우리는 경제 모델 속에는 늘 포함되지 않았던 여자들의 무보수 노동이 세계빈곤 및 성차별, 성불평등으로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 어떤 관계가 있는지에 대해 더이상 외면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되었습니다.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것을 추구하려는 욕망 뒤에 움직이는 비하인드 이코노미. 거기에는 수많은 무보수 가사노동이 숨어져 있음을 자각할 수 있었어요.

 

미혼이었던 애덤스미스가 한 평생 의존했다던 그의 어머니 마거릿 더글라스. 비록 애덤은 어머니의 공짜 저녁을 너무도 자연스럽게 매일마다 먹으면서도 '공짜 점심이란 없다'는 사실을 온 세상에 전파했지만, 우리는 이제라도 알아야겠습니다. "공짜 돌보기도 없다"는 사실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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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울 것
임경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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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과 일상 속 자연스럽고 솔직한 에세이! >

 

먼저 작가님 소개를 안할 수 없겠네요. 임경선 작가님은 활발한 작품 활동은 물론, 라디오, TV, 강연 등의 영역에서도 거침없는 활동을 하고 계신 작가님으로 이미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계심은 물론,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지라 굳이 제가 소개를 드린다는 것이 부끄러울 정도지만요. (저는 이번 에세이가 작가님과의 첫만남이라서요) 평범한 커리어우먼이었던 그녀는 무려 십이년간의 직장생활을 청산하시고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 13년째라고 하십니다. 그야말로 전업 작가이시죠. 장편소설, 에세이, 칼럼 등 다양한 장르에서 글을 쓰시면서 글쓰고, 책내는 일을 멈추지 않는 프로페셔널한 분이지만, 시종일관 책을 읽으면서 직업에 대한 지독한 애증을 갖고있음이 느껴졌어요. 그럼에도 본인이 잘 하는 일, 그리고 남들이 인정해주는 일을 강산이 변하고도 남는 십년 넘는 세월동안 영위하고 계시는 것을 보면 실력도 운도 노력도 인성도 고루 갖춘 대단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그런 그녀의 따끈따끈한 신작은 "자유"에 대한 에세이랍니다. 제목에서 풍기던 첫인상은 결코 일상스럽지 않겠다는 느낌?이었어요. 왜냐하면 정치철학적인 자유가 아닌, 제가 정의하는 자유는 일탈로써 발생하는 해방에 가까웠거든요.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이 책은 삶과 일상 그 자체였습니다. 그야말로 살아가다가 이따금 불현듯 생각난 추억에 대한 소소한 글 모음이랄까요. 그도 그럴 것이 저자는 자유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소중한 가치라고 보았으므로 삶과 일상과 떼놓을 수 없는 개념으로써의 자유로움을 덤덤하게 글에 녹여내었답니다. 목차만 보아도 무겁고 따분한 주제가 아닌, 자연스러운 본인의 일상 자체를 담았다는 따듯한 느낌이 든답니다.

 

글쓰기를 업으로 하고 계시다보니 글을 쓰며 느낀 보람, 환멸, 욕심, 아쉬움 등의 복잡다양한 심경을 표현하는 데 꽤 많은 분량을 차지합니다. 특히 장편소설 쓰기에 대한 언급한 부분을 읽으면서는 마치 저도 함께 마라톤을 하는 양 진이 다 빠지는 느낌을 경험했지요. 어쩌면 마라톤보다 더 고단한 여정이라고 불러도 무색하지 않을만큼 장편소설을 쓴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끝을 향한 항해같아요. 신대륙이 나올 때까지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것, 신대륙을 발견할 때까지는 결코 멈출 수 없는 것, 멈춘다면 시작하지 않은 것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여정이지요. 그렇게 쉬지 않고 써내려가 기어코 마무리된 그 소설은 그렇다고 완벽하지도 않습니다. 마치 이윽고 발견한 신대륙이 황망한 것처럼요. 초안을 다시금 몇번이고 읽고, 수정하는 작업을 통해 드디어 작품이 완성되면 그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힘들게 완성되었단들 독자의 바구니에 들리느냐 마느냐는 창작의 고뇌와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니까요. 물론 이책을 접하기 전에도 소설가는 배고픈 직업이다, 창작예술은 힘들다는 말을 익히 들었지만 읽으면서 더욱 뼈저리게 느꼈네요. 정말 이 나라에서, 아니 그냥 이 세상에서 소설가로서 생계를 유지하며 산다는 것은 무척이나 힘든 것을 넘어 선택을 받은 자의 영역임을요! 그럼에도 제가 모르는 빠져나올 수 없는 글쓰기의 묘한 맛이 있는 것일까요? 그렇게 고통스러운 창작과 출간 과정을 겪고 나면 다시는 펜 잡기가 싫을 것 같은데 임작가님은 마치 출산의 고통을 망각하여 다시금 아이를 갖게 되는 것 처럼 다음에 쓰게 될 소설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고 합니다 :)

 

중간중간 다른 작가의 좋은 작품들을 언급해주시는 것도 참 좋았어요. 물론 책은 본인의 직관으로 끌리는 것을 골라야한다지만, 저같은 선택장애들은 이 작품은 어떤 점이 좋다더라~ 라고 간략하게만 귀띰해줘도 고르는 데 매우 요긴한 정보가 되거든요 :)

 

솔직함을 말하는 부분에서 이석원, 장강명 작가를 언급하셨는데 임경선 작가도 정말 한 솔직한다는 생각이 멈추질 않더군요. 결혼 전 남편의 직장동료를 만났다는 에피소드도 솔직담백하게 풀어내시고! ㅎㅎ

 

에세이를 잘 쓰려면 저자도 강연에서 엉겁결에 대답했듯이 "에세이 쓰는 사람 자체에 매력이 많아야" 하는데 엉겁결에 대답한 것 치고는 정말 명답이었네요. 말마따나 그녀의 솔직한 매력 덕분에 얇은 이 책한권이 매우 풍성하게 느껴졌던 것 같거든요.

 

출판사에서 제공한 작가소개만 보았을 때 저는 어떻게 하면 13년이라는 오랜 세월동안 글을 쓰는 일로 먹고 살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는데요. 읽으면 읽을 수록 그럴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어요.비판을 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작품을 만들어 낼려는 끈기와 편집자를 진심으로 파트너로 대하고 존중하는 겸손함까지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본답니다. 편집자에 대한 감사함을 잊지않고 결코 두껍지 않은 전체 분량의 일부를 편집자에 대한 태도로 채운 부분은 의외로(?) 제겐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 중에 하나였어요.

 

또 하나의 인상깊었던 양자택일 부분. 이 부분은 점점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는 제 자신에게 굉장한 위로가 되더군요. 새로운 일을 앞두고 두려움이 들 때 아무튼 간에 확실한 것은 실제로 경험해보는 것 말고는 결코 그 적성도를 알 방법이 없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어던 형태로든 무리를 해야 기회가 열린다는 것! 나이가 들 수록 편하고 익숙한 것에 안주하는 것, 새로 도전하지 않는 것, 무리하지 않는 것에 치우치게 되는 제 자신을 발견하며 한편으로는 씁쓸한 안도감, 한편으로는 자괴감이 들곤 했는데요. 작가님의 말대로 '지금의 나'라고 단정짓던 그 수준을 뛰어 넘어 지금의 나보다 더 나아져야겠다는 다짐을 했던 순간이었어요

 

덤덤하고 솔직한 문체, 어쩔 때는 강단있고 공격적인 여전사같은 분위기를 내다가도 어쩔 때는 인간의 허를 찌르는 유쾌함을 지닌 그녀의 이야기에 빠져있다가 막바지에 그녀가 글을 쓰게 된 계기에 대해 서술한 부분에서는 정말이지 '깜놀'했답니다. 갑상선암의 잦은 재발로 몸이 많이 쇠해있었고, 체력이 완전히 고갈된 상태였기에 더이상의 직장생활이 힘들어진 상황에서 먹고살길을 모색하다보니 직업으로써의 글을 쓰게 되었다는 이야기. 외교관인 부모님 밑에서 다양한 문화를 접촉하고, 외국에서 공부하며 씩씩하게 자랐을 것 같은 그녀가 솔직하게 털어놓은 펜을 잡게 된 이유를 읽으며 그 계기 또한 솔직담백한 그녀답다! 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그렇게 13년을 글쟁이로 달려왔고, 다시 회사원으로 돌아가기에는 지금은 늦기도 늦었거니와, 너무나도 작가업을 매우 잘 소화해내고 있는 임작가님께 유통기한을 의식말고, 마지막 책이 되지 않을까 두려워하지 말고 지금처럼 담담하게 솔직하게 유쾌하게 용기있게 글을 써주시길 바란다는 응원의 말로 서평을 마무리하고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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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아이는 괜찮습니다
사카이 준코 지음, 민경욱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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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까지 혼자여도 괜찮다!

 

오늘은 저도 매우 오랜만에 읽어보는 일본 작가의 에세이 리뷰네요

 

고양이 한마리와 여성이 그려진 표지, 다 읽고보니 아마 작가 자신을 표현한 그림이 아닐까 싶습니다. 고양이도 여자도 둘다 미소를 짓고있는 것을 보니 서로의 삶이 만족스러운 것 같습니다. 표지가 보여주듯, 중년이지만 싱글인, 그리고 (더 중요하게는) 출산하지 않았고, 하지만 본인의 삶을 용기있고 씩씩하게? 아니 그저 묵묵히 걷고 있는 평범한 일본 여성의 이야기랍니다 .

 

마지막가는 길까지 아이 없이 혼자가도 괜찮음을 덤덤히 말해주고 있는 책,

일본에서 일본인 작가에 의해 출간된 책이지만 사실 우리나라의 현실과도 매우 흡사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기에 더 몰입할 수 있었어요.

 

저자 사카이 준코는 문예상 및 에세이상을 받은 바 있고, 이번에 신작을 냄으로써 자녀의 유무로 행복을 재단하는 시선에 반기를 들었지요. 사카이 준코의 작품은 처음인데, 무척 기대되었습니다!

 

결혼, 임신, 출산과 관련된 주제를 하나씩 하나씩 짚는 형태의 에세이며, 목차를 보시면 알겠지만 아이없이 혼자. 죽는 쓸쓸함이라는 차마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다루고 있어요.

 

저자가 펜을 잡은 이유는 간단합니다. 고령자가 많아지고, 고령자 중에 출산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그야말로 홀몸 노인이 대량 발생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데 이 시대를 어떻게 맞이하고 살아가야 할 지 생각하려고 썼다고 합니다.

 

현 일본의 출산율은 1.26으로 한국보다 낮거나 혹은 한국과 별반 큰 차이 없는 비율이라고 볼 수 있어요. 상황이 이렇다보니 수치만! 높이려고 별의 별 주장이 나오기 시작하죠. 이를테면 여성은 아이를 낳으면 일을 하지 말고 양육에 전념하라, 여자는 애낳는 기계 등등의 발언이 유명인 입에서 나오기 시작합니다. 옆나라 얘기지만 충격적인 이야기는 아니었어요. 우리나라에도 그러한 사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고, 그것을 저렇게 발설하기도 하며, 혹은 발설하지는 않지만 은연중에 나타내기도 하니까요.

 

저자는 여자 = 출산필수 = 양육전념= 전업주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즉 우익적인 양육관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특성을 잘 살펴보면 전업주부들이 대부분 특혜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날카로운 지적을 하는가하면, 외국의 사례를 들어 반기를 들기도 합니다. 외국의 경우 집안일과 육아를 남성과 분담하고, 제도적으로는 육아와 일을 함께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지는 출산율 저하를 저지했다는 증거를 들어 그들의 논리가 전혀 맞지 않음을 반증하는 방식을 이용하는 것이지요.

 

물론, 앞으로 더더욱 극단적 저출산에 대한 우익적 발언이 심해질 것임을 덤덤히 인정하지만

적어도! 아이를 낳지 않으면 여자가 아니란 생각이 팽배한 사회는 안 되길 바라는 마음을 내비치고 있답니다.

 

더욱 재미있게 읽는 법은, 우리나라의 상황과 계속 비교하는 것입니다.마침 저자도 한국을 주시하고 있었는지 한국의 현실도 실어주었는데요, 이는 짧은 언급이었지만 매우 날카롭고 명확한 지적이기에 많은 공감이 되었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대에 결혼해서 30대엔 아이 둘이라는 슬로건을 제시하였고, 이러한 분명한 슬로건을 제시했음에도 저출산에서 탈피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는데 저자의 분석에 의하면 그 이유는 왜 출산을 해야만 하는지 분명하게 대답해줄 수 있는 무언가를 제시하지 않는 한 수치만으로 사람들 마음을 움직일 수는 없다이기 때문이죠.

 

무엇보다 이 책이 좋았던 점은 그저 이러한 저출산 문제에 대해서 방관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흥미로운 방식으로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바로, SNS을 이용해 가까운 친구가 결혼해 아이 낳고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며 초조함과 조바심을 자아내는 것이지요. 이러한 방법은 실은, 국가도 가족도 그 누구도 낳으라고 강조하지 않고도 스스로가 낳고 싶은 욕구를 느끼게 하는 방법이기에 적어도 위에 왜 낳아야 하는지 이유를 적지 않은 한국의 슬로건 보다는 낫다고 봅니다. 또 하나의 재미있는 해결책으로는 티비 방송을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아마 우리나라에서도 아빠 어디가,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육아예능이 히트를 친 것 처럼, 일본에서도 '대가족'의 모습을 보여준 방송이 히트를 쳤나봅니다. 그러나 매일매일 정신없고 서로 지지고 볶는 대가족의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딸린 식구없이 편안하게 혼자, 혹은 둘이 사는 것이 낫다는 인식이 더 우세해지는 반작용이 일어났나봅니다. 그래서 저자는 극단적인 대가족이 아닌 일반적인 대가족의 모습을 노출해보자는 제안을 하지요. 아마 방송을 이용한 해결은 우리나라가 더 나았다는 생각은 해봅니다. 적어도 많은 사람들에게 슈돌이나 아어가같은 프로그램은 사랑받았고, 저 맛에 아이를 키우는구나! 하는 귀엽구나! 하는 인식을 주었다고 평가되었으니까요 :)

 

나를 위해 살기도 벅찬 세상입니다. 애가 없어도 짝이 없어도 담담하게 살아가기도 벅찬 세상이 왔는걸요. 작가는 심지어 키우던 선인장도 말려 죽였다고 했지요. 그런 그녀가 해주는 조언들도 덤덤하고 정말 쏘 쿨~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죽음이 끝이다라고 심플하게 생각할 수 있는 특권을 받았다고 생각하면 나의 죽음 뒤 나의 장례를 케어해 줄 후손까지 걱정할 일은 없어지니까요!

 

최근 우리나라에서 가임기 여성지도를 정부에서 공개해 큰 논란을 빚은 적이 있는데요, 이렇게 그저 수치에 연연하여 무작정 높이려는 무모한 도전을 하고 있는 현 시대에 사카이 준코의 에세이는 작은 힌트가 될 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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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맛 - 셰프가 편애한 현대미술 크리에이티브
최지영 지음 / 홍시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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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미리 말씀드리건대, 저는 읽으면서 현대미술이 맛을 만나서 더욱 쉬워지고, 요리가 미술을 만나 더욱 맛있어지는 마법을 경험했어요.

 

먼저, 저자에 대한 이야기를 안할 수가 없을 거예요. 최지영 셰프님? 작가님? 아트다이너님!은요. 정말 이색적인 경력을 갖고 계시면서 감히 엄청난 필력과 풍부한 예술 지식까지 고루 갖추신 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뉴욕에서 요리를 공부하고, 경험을 쌓아신 후 한국에서 컨템포러리 퀴진이라고 지역의 신선한 식재료를 이용한 건강식을 선보이셨어요. 예술에 대한 방대한 지식은 갤러리를 드나들면서 쌓으셨고, 깔끔하고 수준높은 필력은 칼럼을 쓰시면서 쌓으셨답니다.

지금은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는 아트다이너! 라는 특색있는 직업을 갖고 열정적으로 일을 하시고 계십니다. 그 동안 예술과 요리를 각각 다룬 책들은 많았지만 이렇게 결합과 접목을 기가막하기 시킨 것은 찾기 힘들었죠.

 

글머리에서 저자는 작은 한상을 차리셨다고 표현하셨습니다. 저는 이 작은 한상을 저자님의 바람대로 야무지게 즐겼다고 자부해요! 사실 목차를 보고서는 한껏 쫄았어요. 저는 미술의 미도 모르고, 음식만 먹을 줄 알지 만드는 건 정말.. 젬병인 발손인데 목차에서 아티스트의 이름과...처음보는 개념들을 보고는 과연 소화할 수 있을까 하고 걱정했지요. 하지만 이는 기우였습니다. 풍성한 참고자료와 상세하고 쉬운 설명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쉽고 재미있게. 그야말로 야무지게 한상 즐기기만 하면 됩니다!

 

차근차근 제가 감명깊게 읽은 내용들을 살펴보면요,

 

이태리 셰프 괄티에로 마르케시가 추상표현주의 화가 잭슨 폴록의 작품에 매료되어 그대로 그 감동을 표현한 요리가 있었으니, 그것은 드리핑 디 쀄쉐입니다. 간단한 레시피지만 뚝뚝 소스를 떨어뜨리는 드리핑 기법을 활용해서

잭슨 폴록의 작품과 비슷한 느낌을 내는가하면 존경의 의미인 오마주를 했다고 볼 수 있죠. 우리의 저자는 (저도 사랑하는) 빅 샐러드 러버인 무라카미 하루키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오마주의 일환으로 오 마이 아보카도라는 샐러드를 만든 바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작가가 직접 겪은 소소한 에피소드가 가미되니 에세이 읽는 느낌도 나고 더더욱 재미가 더해지더라구요.

 

또 하나의 소소한 에피소드 중에 재밌었던 커리 이야기! 저자는 유튜브를 통해 커리 만드는 법을 습득했고,

한번은 이를 인도인 손님들에게 대접한 적이 있었는데 인도인들이 집에서 먹던 집밥맛!이라고 최고의 찬사를 날려준 이야기입니다. 커리 좀 즐겨먹는 저로썬 한번 정말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질 만큼 침이 꼴깍 넘어가는 에피였지요 :)

 

생소하거나 몰랐던, 처음보는 부분에 대해서는 아~ 이런 것도 있구나 하며 신기하다며 몇번이고 읽었다죠. 그 예로, 그림 속에서 부케를 본 적은 있지만 음식할 때도 부케가 사용되는 줄은 몰랏는데 각종 육수를 우릴 때, 풍미, 색감을 살아나게 할 때 부케는 매우 유용하게 사용되더라구요.

 

또한 저자만의 기발하면서도 좋은 제안도 곳곳에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한식 세계화 메뉴에 외국인들이 꺼려하는 신선로 같은 메뉴보다는 길거리에서 미국인의 입맛을 저격한 한국인 로이최 셰프가 만든 퓨전타코같은 메뉴가 더 효과적일 것이란 아이디어처럼 말이지요.

 

길거리를 맛으로 평정한 쉐프 로이최가 있다면 예술계에도 길거리를 평정한 낙서의 신? 뱅크시가 있습니다. 이 부분이 꽤나 흥미로웠는데요, 그도 그럴 것이 뱅크시에 얽힌 기상천외 재미있는 스토리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뱅크시는 어느날 갑자기 주유소 벽 한 쪽에 홀연 그림을 그려놓았는데 후에 무려 2억원이 넘는 가격에 낙찰되어 주유소 주인에게 횡재를 안겨준 사건도 있었고, 몰래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에 들어가 본인의 작품을 몰래 걸고 사라졌는데, 관람객과 관계자들 모두 나중에서야 이를 알아챈 사건도 있었죠.

 

최근, 최현석이라는 스타쉐프는 종종 방송에서 분자요리를 선보이곤 했었죠. 최솁의 팬이기도 한 저는 방송에서 봤을 때는 저게 무슨 기법인가 하고 눈을 휘둥그레 하고 시청한 적이 있는데 마침 책에서 다뤄주셨네요. 핵심만 남기는 미니멀리즘을 뛰어넘어 아예 눈에 보이지 않는 비가시적 영역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그 영역까지 쪼개고 또 쪼개어 아예 새로운 해석을 바탕으로 재구축하는 탈구축주의의 바람은 분자요리에도 영향을 끼친 것이로군요!

 

가슴이 먹먹해지는 부분도 있었어요. 그저 먹고 즐기기만 했던. 눈 앞에 음식은 그저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라고 여겼던 제 자신을 반성하는 부분인데요 바로 식재료에 대한 이를테면 생명윤리를 다룬 부분이예요. 대표적인 예로, 푸아그라는 크기가 커야 값도 더욱 비싸지다 보니 거위에게 사료를 반복적으로 주입해 계속해서 간을 비대해지게 만드는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지요. 비단 식재료로 쓰이는 동물들 뿐 아니라, 생명들은 미술의 재료로 쓰이기도 합니다. 빔 델보예의 백설공주가 그 대표작이죠. 흰 돼지 피부에 문신을 새겨넣음으로써 작품화시켰지만 사실 동물학대 비난을 감수하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이에 우리나라의 아티스트 최선은, 자홍빛 족자에서 마젠타 계열 컬러를 이용해 도살된 돼지들의 번호를 배우 작게 찍어내리기도 했죠. 찰리채플린이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요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라고 한 바 있는 것처럼, 최선의 자홍빛 족자 또한, 멀리서 보면 아름다운 컬러를 뿜어내는 수작이지만, 가까이서보면 죽음의 번호들이 촘촘히 채워진 비극을 볼 수 있지요.

결코 얇지 않은 이 한 권을 얼마나 단숨에 읽어내려갔는지...그만큼 너무나 흥미로워서, 새로워서, 재밌어서, 입맛에 꼭 맞아서 빠져나오지 못햇더랬죠. 읽기만 해도 배부르고 행복해지는 수북하면서 풍성한 한상차림, 그림의 맛 리뷰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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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피아노 그 여자의 소나타
최지영 지음 / arte(아르테) / 2016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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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서평하고자 하는 책은, 표지부터 핑크빛인 것이 로맨스 기운을 풍기는 책 그 남자의 피아노 그 여자의 소나타 입니다.

 

2016년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의 선정작으로 읽기 전부터 굉장히 기대가 되었습니다. 하이든, 모차르트, 쇼팽 등을 아우르는 거장들의 멜로디를 책 속에서 들을 수 있을 것만 같았지요. 뒤 표지에 간단한 개요 및 등장인물 소개를 볼 수 있습니다. 전 대기업 오녀 따님과 천재 탈북자 피아니스트의 만남이라니 결코 예사롭지 않은 스토리 전개를 시사하는 듯 했습니다.

 

, 작가님 소개를 안할 수가 없겠네요. 최작가님은 미니시리즈 추노의 기획 및 제작자로 수상경력이 있으시고 아이리스, 공주의 남자 등 책임 프로듀서라는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계십니다. 이름만 들어도 입이 떡 벌어지는 멋진 드라마들을 기획 제작 하셨던 분이니만큼 어쩐지 책장을 넘기면서 눈 앞에 등장인물들이 연기를 하는 듯한 느낌이었답니다.

 

주요 인물은 남녀 주인공인 반채율, 원동호, 그리고 이들과 얽히고 설킨 관계인 노수창, 이귀인 등 여러 인물이 등장합니다. 채율은 반석그룹이라는 대기업 오너의 자제였지만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알거지로 추락한 기구한 운명에 처했고, 채권자들 무리로부터 쫓기던 와중 트럭에 몸을 숨겼는데 이로 인해 트럭 주인이자 남주인공인 원동호를 만나게 됩니다

동호는 첫만남에서부터 에미나이라고 부르는 등 조금은 어색한 말투를 하는데 이는 그가 탈북자임을 암시하죠.

 

하지만 이 둘의 만남은 결코 로맨틱하지 않았습니다. 채율이 몸을 숨기는 바람에 트럭에 실려있던 납품해야할 삼겹구이 돌구이판을 모두 깨뜨렸기 때문이죠. 이에 둘은 서로 민폐 채무자와 악덕 채권자 사이가 되고 맙니다.

 

현재는 동우리빙아트라는 돌 구이판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동호지만, 그는 실은 북한에서, 그리고 세계적으로 촉망받는 피아노 신동이었죠. 그러나 탈북 후 노수창이라는 라이벌에게 손가락 두 개를 내어준 후 더 이상 완벽하게 연주할 수 없다는 트라우마를 갖게 됩니다.

 

수창은 MK그룹의 후계자로 현 S마트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는 남부럽지 않은 금수저이나, 한 때는 그도 피아노 연주라면 한 실력하는 인재였죠. 그와 동호의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팽팽한 긴장을 바라보며 두 사람간의 과거를 알 길이 없는 자들의 의심을 극대화 시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악역 이귀인. 그녀는 한 때 반채율의 유학생활을 뒷바라지 하던 가난한 인물이자, 반회장의 돈으로 음악 유학을 마친 인물이지만 반석그룹의 비자금을 중간에 가로채면서 한 순간 부를 축적하게 된 인물입니다.

 

특히 동호가 비오는 날 몰래 옥탑방 한 켠에 숨겨 놓은 피아노를 연주하는 부분은 가장 감명깊게읽었던 부분인데요. 마치 귓 속에 그의 장엄하고도 아름다운 연주 소리가 들리는 듯하였고

빗방울 소리가 한층 운치를 돋우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묘사가 좋았습니다. 이 부분에서 드디어 채율도 동호의 실력을 제대로 알게 되고 그 둘은 piano라는 고리로 비로소 연결됩니다

3억이라는 상금은 경영난을 앓고 있는 동우리빙아트에게 단비같은 존재이기도 했기에 둘은 국제적인 대회인 콩쿠르에 나가는 데 전격 합의하게 되고, 공장에서는 사장과 직원, 옥탑방에서는 레슨 선생과 제자가 되어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게 됩니다

 

한편, 번번히 원동호에게 패배를 했던 수창은 이번 콩쿨에서 본인도 자신의 대타를 찾아내어 채율을 꺾음으로서 복수전을 펼쳐보려 합니다. 콩쿠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끝까지 야비한 방법만을 고안한 노수창은 대타로 약혼자인 만나현을 앉히는 데 실패하자 이귀인을 섭외하고 반채율이 얼굴만 보아도 사색이 된다는 요나스 교수를 심사위원에 앉혀보려는 노력까지 마다하지 않았으나 결국 본인이 심사석에 직접 앉게 됩니다. 이 부분에서 평가가 공정하게 진행될리 없음을 예상할 수 있었죠.

하지만 반전으로 우리의 주인공 반채율이 대상을 차지하게 됩니다. 지난 날의 과오를 반성하고 정정당당히 피아노 한대를 놓고 벌인 동호와의 맞대결에서 느낀 바가 많았던 그이기에 공정하게 점수를 매기고는 때늦은 용서를 구하게 되지요.

 

이렇게 운명적 장난, 배신, 경쟁, 복수 등으로 숨가쁘게 달려온 피아니스트들의 이야기 전개 후..

청혼 이라는 달달한 단어로 여주와 남주의 행복한 사랑이 정말 시작될 것 같은 상상 속에 책을 덮었답니다.

 

정말 영화 한편을 본 것 같은 느낌을 선사했던 책! 결코 얇지 않았던 두께지만 한 시도 놓을 수 없을 만큼 엄청난 흡입력과 흥미요소를 갖고 있습니다.

다 읽고 나니 문득 주인공들이 치던 음악들을 들어보고 싶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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