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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릇처럼, 열두달 여행 - 여행마니아 수 언니가 추천하는 국내 감성여행지 84
홍수진 지음 / 푸른향기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오늘 소개해드릴 책은 여행마니아 홍수진씨(수 언니)가 추천하는 국내의 여행지 84선을 담은 책입니다.
먼저 이 책을 접하게 된 계기는 작가님의 블로그였어요. 요즘 저 또한 국내 여행에 푸욱 빠져있었던 차라 다음은 어디가 좋을까~ 하면서 블로깅을 하던 도중 수 언니의 blog를 발견하게 되었고, 그녀의 감성담긴 사진과 글들을 보다가 마침 직접 쓰신 글과 직접 찍은 사진을 담은 책을 내셨다길래 냅다 서평단 신청을 하게 되었죠.어쩐지 글솜씨와 사진솜씨가 비범치 않다고 생각했는데 10년차의 편집 디자이너라는 멋진 경력을 갖고 계셨네요! 바쁜 와중에도 아름다운 장소라면 곳곳을 찾아 떠나던 것이 버릇이 되었고, 어느새 이렇게 여행서 한 권을 쓰실 만큼의 내공이 쌓이셨지요.
저자는 책머리에 여행을 '내 인생의 오아시스'라고 말합니다. 사막과 같이 살벌하고 황량한 사회생활에서 목을 축일 수 있는 시공간, 오아시스! 그렇게 사회생활에서 쌓인 갈증을 해소하며 이곳 저곳 떠나던 것이 이제는 낭만적인 버릇이 되어버렸죠.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작가가 마치 오아시스에서 목을 축이고 위안을 얻었듯, 독자들도 힘을 얻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합니다. 미리 말하건대, 작가의 의도대로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어떤 오아시스를 찾아 떠나볼까 고민하던 저에게 많은 소스와 동기를 제공해주었어요.
목차는 매우 깔끔하고 심플하게 구성되어있어요.1월부터 12월까지 월별로 작가가 베스트로 꼽은 여행지로 구성되어 있죠. 이렇게 월 별로 잘 정리해 놓은 탓에 매 월 초 아마 저는 이 책을 펴보겠지요. 또한 한 달을 열기 앞서 프롤로그 형식으로 한 장으로 사진과 장소, 짤막한 소개를 요약해두어 읽는 데 더욱 편했고, 도움이 되었어요.
읽으면서, 저자 수언니와 저는 닮은 점이 참 많다고 생각했어요. 그 중에 가장 닮은 점은 커피를 좋아한다는 것. 아니 매우 사랑한다는 것. 심지어는 가고 싶은 카페를 가기 위해서라도 일부러 먼 길도 마다 않고 훌쩍 떠날 정도로! 수언니는 카페에 있다 보면 일상에서 채워지지 않는 것들이 채워지는 기분이 든다고 해요. 저도 그 기분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아요. :) 집에서 아무리 카페 분위기 내보려고 좋은 음악과 향기를 뿜고, 제일 예쁜 머그잔에 담아 커피를 마신다 한들 그 맛, 그 분위기 안 나거든요. 카페에 가야만 느낄 수 있는 그 무엇인가가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분위기 좋은 카페 소개가 많이 수록되었고, 이 점이 개인적으로는 참으로 맘에 들었답니다
그리고 또 하나 공통점은, 꽃을 사랑한다는 점이죠. 오죽 했으면 마지막 장은 꽃 따라 떠나는 여행지로 정리해 놓았을 정도이죠.꽃을 좋아한 저자의 성향대로 사진 속에 어여쁜 색채를 뽐내는 여러 종류의 꽃들 사진이 많아서 좋았어요. 그 중에 기억에 남았던 곳은 강원 고성 하늬라벤더팜! 연보라색깔의 꽃물결이 넓게 펼쳐져 있는 사진을 보니, 책 속에서 향기가 나는 것 같았어요. 방향제로만 맡아보았던 라벤더 향이 아닌, 진짜 라벤더 향이요!
맡아본 적은 없어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기억에 남던 장이었네요.
수언니가 사는 동네 부천에 흐드러지게 핀 꽃도 구경할 수 있어요:) 사실 여행하면 어딘가 먼 길, 장시간을 투자해서 떠나는 이미지가 강한데 실은 내 동네에도 힐링하기 좋은 장소들이 많다는 점을 다시금 상기시켜 주었어요. 늘 살던 곳이다보니 이미 다 알고, 더 이상 특별할 것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는 우리 동네도 숨은 진주처럼 멋진 히든 플레이스가 있기 마련이죠! 부천의 진달래 동산과 상동호수공원처럼요 ^^
책장을 넘기다보면, 어! 나도 여기 가봤는데! 하는 장소도 나오더라구요. 그런 곳을 만나면 오랜 친구를 만난 양 반가웠어요. 특히 얼마 전 저도 가보았던 전주 전동성당이 나왔을 때 왜 이렇게 반갑던지. 같은 곳을 갔다 왔어도 내가 느꼈던 것과는 다른 점도, 같은 점도 있으니 작가가 느낀 점과 내가 느낀 점을 비교하며 읽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아닐 수 없어요.
잠자리를 예민하게 고르는 편은 아니지만, 그 여행을 보다 풍성하고 특별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숙소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죠. 수 언니는 그런 숙소를 고르는 안목도 뛰어난 것 같아요 :) 특히 수언니가 소개해주는 인천 강화도의 109하우스는 사진 한 장 만으로도 아, 강화도에 간다면 여기서 묵고 싶다 하는 마음이 우러나올 정도였죠.
작년에는 단풍구경을 못 가서, 이번 가을엔 꼭 가을의 정취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꽂히는 가을 여행지 두 곳도 덕분에 알게 되었고, 여기로 가야겠다는 결심을 서게 해주었네요.
첫번째는 덕수궁. 실은 덕수궁 옆 돌담길은 많이 지나가 보았는데 궁 안으로 들어가 본 적은 없었어요. 이 곳은 화려하진 않아도 소소한 분위기를 풍기는 곳이기도 하고, 이국적인 느낌이 풍기는 건물 정관헌도 있어 나름의 볼거리도 있는데다 가을에는 단풍도 구경할 수 있는 곳이지요.
두번째는, 경북 경주 대릉원. 포토 속 알록달록한 단풍잎들을 보면서 작년에 단풍을 하나도 구경못한 아쉬움을 털 수 있는 곳임이 틀림없다라는 삘이 팍팍 꽂히는 곳이었어요. 깨알같은 Tip까지 정독했지요.
마지막 장은 꽃구경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너무나도 유익하게 꾸려졌네요.꽃 따라 열두달 여행의 타이틀로 1월부터 12월까지 어떤 꽃을 어디서 볼 수 있는지 일목요연하게 요약되어 있었어요. 찰칵 찍어 핸드폰 갤러리에 쏘옥 저장해 놓았어요.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국내 곳곳을 함께 떠나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었고, 읽는 내내 저자의 오아시스를 함께 나눠 마시는 기분을 선사해 주었던 소장가치 최고의 책, 홍수진씨의 버릇처럼 열두달여행 리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