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은 집을 떠난다 - 카이스트 물리학도에서 출가의 길을 택하다
도연 지음 / 판미동 / 2017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오늘 소개시켜드릴 책은 스무살에 출가를 하신 도연스님의 <누구나 한 번은 집을 떠난다>입니다. 홀로서기를 출가, 즉 집을 떠난다 라고 표현한 스님이 주창하는 네 가지의 소중한 가치와 불교의 아름다운 가르침이 접목되어 읽는 내내 명상을 하듯 편안함을 선사했던 책!

 

정말이지 특별한 이력? 이자 직업을 가진 저자라 소개를 안 드릴 수 없네요! 글쓴이 도연스님은 이공계라면 누구나 꿈꾸는 성공의 관문 카이스트를 입학한 재원이었죠. 특히 취업 깡패라고 불리우는 전자공학과를 전공하시면서 세계적 물리학자로의 탄탄대로를 걸을 수 있는 조건을 갖추셨어요. 그러나 진정한 행복의 길, 자신이 추구하는 길을 찾아 젊은 나이에 돌연 출가(出家)하여 승려로서의 삶을 살게 되었고, 지금도 이렇게 좋은 글과 지도로서 세상에 아름다운 가르침과 긍정의 기운을 전파하시고 계시답니다. 중간중간 사진이 있어서 스님을 뵐 수 있는데요, 단정하고 향기 나는 문장력에 놀라고, 훈훈하신 외모에 또 한 번 깜짝 놀랐네요.

 

이 한 권을 요약하라면 <홀로서기에 필요한 네 가지 지혜 : 자존, 관계, 공부, 소통> 이라고 소개드릴 수 있겠습니다. 혼자 살아가며 자기 고유의 것을 찾고 함께 살아가며 인간 보편의 가치를 발견하여 그 사이에서 늘 배우고 성장하길 바라는 저자의 의도를 집약한 가치들이죠! 근데 홀로서기의 지혜를 설파하면서 왜 함께 살아가는 데 필요한 보편적 가치를 이야기 하는 것일까요? 저자는 그 질문에 대해서도 책머리에서부터 명쾌하게 답해주십니다.

세상은 결국 혼자사는 것이나, 혼자 사는 것이 삶의 궁극적인 목표는 아니기에! 함께 잘 살아가기 위해서 혼자 살아보는 것! 이라고요.

 

출가는 승려들에게나 해당되는 개념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는데, 이 의문에 대해서도 사람은 모두 언젠가는 집을 떠나고 부모님 품을 떠난다는 의미에서 누구나 한 번은 출가를 한다고 말씀하시었죠. 이러한 개념이라면 정말이지 일반인들도 출가를 참 자주 행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를 포함해서요. 누구나 자신의 진로를 시시때때 고민하고, 어느 길이 자기와 더 잘 맞는 길인지 탐색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하니까요.

도연 스님이 젊은 나이에 승려로서의 출가를 감행하면서 느꼈을 인간적인 고민들이 책머리에서 느껴졌지만 궁극적으로 모두가 자신의 존재 가치 확인을 위해 외길을 걷는다는 점에서 자신도 다른 학생들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느꼈고, 저 또한 제가 고민하는 점과 스님께서 고민하고 계시는 점이 결국에는 자기 존재에 대한 정체성 확립이라는 점에서 일치함을 보았기에 뭔가 친밀한? 독서를 할 수 있었어요. 젊은 청년 스님으로서 전하고픈 이야기를 공유하기 위해 글을 쓰셨다는 순수한 의도 또한 인간적이었어요.

 

첫 번째 지혜 : 자존

 

자존이라는 가치는 요즘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이기도 해요. 자존감의 높낮이에 따라 삶의 질이 완전히 달라짐을 몸소 실감하거든요. 문구대로 자신감과 자존감은 완전히 다른 것 같아요. 자존감은 자신감과 달리, 남들의 인정과는 독립적으로 스스로를 존중할 때 발현되는 것인데, 그러러면 타인이 아닌 자신이 자신을 인정해야만 하는 만큼 어쩌면 자신감의 발현보다 더 어려운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존감을 낮추는 행위로써 가장 안 좋은 것은 남들과의 비교, 그에 따른 열등의식입니다. 도연 스님 또한 대학시절 열등감 때문에 힘들었다고 해요. 열등감은 내 존재를 위축시키니까요. 그러나 자꾸 남과 비교해서 나의 완전함을 해치고, 나의 부족함만을 발견하는 것은 정말이지 어리석은 행위입니다. 불행의 시초이기도 하고요. 특이하게도 중간중간 명상법이 나오는데, 저는 명상이라는 것이 그저 눈감고 한 곳에 집중하면 되는 것인 줄 알았는데 다양한 방법이 있고, 또 그만큼 다양한 효과가 있더라고요. 자존감을 위한 호흡명상은 저도 따라해보았어요 :)

 

두 번째 지혜: 관계

 

저는 모든 행복과 불행이 관계로부터 비롯된다는 저자의 말에 크게 공감해요. 그러나 관계만큼 어려운 일도 없죠. 학생의 신분에서나 직장인의 신분에서나 관계라는 것은 풀리지 않는 숙제처럼 가장 어려운 인생의 과업이라고 봅니다. 풀리지 않는 관계라고 치부하고, 풀지 않고 넘어갈 것이 아니라, 개선하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진정 현명한 선택 같아요. 그리고 관계맺음에 있어서 결점을 친절하게 말해주는 이와 가까이 하는 것! 이 또한 어렵지만 필요한 가르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부처님 뿐 아니라 예수님도 강조하셨던 그 것! 모든 세상의 종교를 통틀어 강조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사랑" 그것이 인간관계의 마스터키임은 분명히 공감하는 바입니다.

 

세 번째 지혜 : 공부

 

죽을 때 까지 평생해야 한다는 공부. 더욱이 요즘엔 평균 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전 연령대에서 공부에 대한 중요성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저도 학창시절 내내 공부를 하다가 사회인이 된 지금 하던 공부를 놓으니 오히려 불안감이 엄습했어요. 그래서 아무 자격증이나, 아무 시험이나 도전하던 중 저를 돌아보니 "내가 왜 이 공부를 하고 있을까? 무엇이 필요해서 하는 것일까?"하는 의문이 들더라고요. 물론 이 물음에는 자답하지 못하였지요. 목적이 없는 공부였으니까요.

평생 공부를 해야하는 평생 교육시대. 나는 이 공부를 왜 하고 있을까, 라는 자문은 정말 필요한 질문 같아요. 내가 내 삶의 주인공으로써 인생을 창조해 나가야 하는 만큼, 올바른 공부로 내가 원하는 것을 성취하는 삶은 생각만해도 행복하지 않나요?

 

 

네 번째 가치: 소통

 

요즘 정치권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단어라고 볼 수 있는 소통. 리더의 자질 중에서도 가장 필요한 자질 중 하나로 여겨지는데요. 단순 정치적 리더 뿐 아니라, 우리 개개인에게도 소통이라는 자질은 매우 필요하답니다.

이 책에서는 모든 인연에 진심으로 다가가고 그를 이해하고 수용할 때 가능한 것이 소통인만큼 상대방이 말하지 않는 소리까지 들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책 말미에는 진정한 출가의 의미에 대해 재조명합니다. 우리가 여행을 떠나 진정한 마음의 휴식을 취하듯, 집을 떠나는 행위 出家 역시, 집이라는 편안하고 익숙한 공간을 떠나 내 마음과 혼이 머무는 쉼터를 향하는 길이라는 것이지요. 그 길을 묵묵히 걷다 보면 진짜 나의 마음이 갈구했던, 眞心으로 원했던 행복과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니까요.

 

저는 비록 불교인은 아니었지만 강조하고 있는 네 개의 지혜를 설명하면서 불교의 가르침도 함께 곁들여져 있는 이 책은 향기로웠고,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편안하게 읽었습니다. 이 향기를 간직하며 진정한 홀로서기를 해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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