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해빗 - 완전한 변화로 이끄는 습관 설계
케이티 밀크먼 지음, 박세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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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슈퍼해빗 #슈퍼해빗챌린지 #자기계발 #북리뷰

이 책에 대해 한 마디로 말하자면 '친절하고 완벽한 컨설턴트'가 아닐까?

흔히들 자기계발서를 두고 뻔한 말을 한다고 한다. 그런데 그 뻔한 것을, 너무 뻔하기 때문에 생각하지 못하고, 늘 잠재하고 있기에 발견하지 못하는 것이 인간의 문제가 아닐까? 자기계발서가 너무 한 번에 엄청난 변화를 요구한다면? 혹은 얼토당토 않은 말로 나를 당황하게 하며 '역시 멋진 나!'만 자랑하고 가버린다면? 자기 계발이란 게 가능은 할까?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참 좋은 책이다. 이 책을 읽는 데 좀 시간이 걸렸다. 사실 그래서 호다닥 빨리 한 번 읽었고, 이제 정말로 챌린지를 시작하듯 하나씩 곱씹어 다시 읽을 계획이다. 짧은 시간 내에 읽어버리기보다는 8개의 챕터인 #시작하기 #충동 #미루기 #잊어버림 #게으름 #자신감부족 #동조 #선을위한변화 를 꾸준히, 나를 발전시켜나가는 단계에 맞추어 여러 번 곱씹어 읽으면서 저자의 컨설팅을 받듯이 하나씩 곱씹어 읽을 필요가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하나하나 다 밑줄 치면 너무 책이 지저분해질까봐, 두 번은 밑줄을 치지 않고 읽었다. 그러면서 좋았던 점은 '요약'에서 내가 메시지를 놓치고 있지 않은지를 점검할 수 있었다는 점이고, 또 단계별로 내가 어떤 부분에서 미진한지도 점검해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당신의 불리한 상황을 유리한 방향으로 전환하는 변화를 만들기를 바란다."

내가 이 책을 만나야만 했던 이유였다. 그러는 데에 가장 걸림돌은 #충동 과 #미루기 였다. 그런데 저 문장이, 나의 단점이라고만 생각했던 #충동 을 유리한 방향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제시해줬다. 들어가는 말에서 테니스 선수가 자기가 장점이라 생각했던 점을 넘어섬으로써 전설이 될 수 있었던 것처럼, 내 단점이 장점이 될 수도 있었던 것이다. 문제를 나에게서만 찾을 것도, 외부에게서만 찾을 것도 아니었다. '문제가 무엇인가' 라는 것에 따라 자신을 넘어서는 답을 찾는 것. 그것이 #슈퍼해빗 의 첫걸음이었다.

자신감이 조금 생겼다.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내가 무엇을 변화시켜야할지를 곰곰히 생각해보게 됐다. 어디선가 그런 글을 본 적이 있다. 뇌는 부정어를 인식하지 못한다고. 코끼리를 생각하지 마세요! 는 성립하지 않는 명제라고. 나무 장애물이 많은 곳을 지나가야하는 스키선수는 '나무를 피해야해'가 아니라 '길을 따라 가면 돼!' 라는 생각을 하는 게 좋다고. 늘 나는 ENF'P'라서 계획적이지 못하다고 자기합리화를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반성했다. 멋진 계획러들을 그저 남이라고만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 선뜻 나의 삶을 솔루션해달라고 요청하지도 못하고, 생긴대로 살아야지 하고 있던 그때, 나를 채근하지도 않고 구박하지도 않으며 묵묵히 내 시간을 따라오면서도 현명하고 지혜로운 답을 해준 #케이티밀크먼의 책 #슈퍼해빗 을 만나게 해주신 #알에이치코리아 정말 감사드린다. +_+

멋진 계획러, 완벽한 습관과 행동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을 그저 부러워만 했던 당신,
그리고 자기계발서가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하면서 오늘도 엉덩이만 긁고 있는 당신,

오늘부터 나와 #슈퍼해빗챌린지 함께하지 않겠는가? 또 모르잖아. 우리가 이 책으로 훌쩍 성장해서, 다음 번에는 이런 책 쓰게 될지. 근데 아무 것도 안 하면 아무 것도 안 생긴다는 점을 명심하자. 케이티 밀크먼 언니 한 번 믿어보자. 당신은 책 한 권 값으로 좋은 컨설턴트를 한 명 만났고, 그리고 성공을 샀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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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것들의 도시 일인칭 4
마시밀리아노 프레자토 지음, 신효정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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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을위한동화

내게 잊힌 것들은 어디로 갔을까?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다. 나는 어려서부터 뭘 잘 잊어버린다. '아 맞다'를 달고 사는 사람. 분명히 가방에 넣은 기억이 나는데 그 많은 짐들 중에서 꼭 필요한 것만 잊고 온 탓에 집에 들어와서 침대 위에서 까꿍?하는 물건을 보고 맥이 풀리는 그런 사람. 그래서 최근에 써야할 것들은 제 자리로 돌려놓기보다 주변에 잘 두는 편이고, 그러다보니 현재를 차지하는 그것들에 집중하는 동안에 나의 한 시대였던 것들이 마치 낮과 밤처럼 잠시 내 기억의 뒤편으로 숨어버리기도 하곤 하는 그런 사람. 그래서 늘 주변이 산만하고, 그게 싫어서 고쳐보려고 했지만 쉽지 않은 그런 사람. 그러다가 불쑥불쑥 잊었던 것이 생각나면 쉽사리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아서 꼭 찾아나서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 써놓고 보니까 진짜 이상한 사람 같네....
그래서 나는 요즘 대답하는 물건이 너무 좋다. 폰이랑 워치가 서로 찾아준다든지, 삼성띵즈가 삼성 세계관 속에서 버즈나 폰이나 태블릿이 대답하게 해준다든지.

그래서 나는 무언가를 잊지 않는 사람들이 대단하다. 또 나를 잊지않아주는 사람들이 고맙다. 물론 나의 흑역사스러운 모습이나 기억하지 말아주었으면 하는 모습들은 동화 속 '샤'에 버리고 거울도 주지 말았으면 싶지만, 그래도 나의 존재가 그들의 복작한 현생 속에서 작은 틈을 확보했다는 사실이 고맙다. 이 동화를 보고 나니 나는 잊혀진 도시로 보내지지 않고 적어도 나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머릿속 마음속에서는 한 공간을 할애받은 것이었다. 그럼 기왕이면 좋은 모습으로, 곱게 기억되어야겠다. 그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망각은 신의 선물이라고들 한다. 어떤 의미에서 동의한다. 수십 년을 살면서 느끼는 강렬한 감정들이 내내 그 강도로 나를 감싸고 있으면 순간순간이 숨막힐 것이다. 강렬한 감정들은 작은 칩처럼, 혹은 도서 대출카드처럼 색인을 붙이고 차곡차곡 서랍안에 들어간다. 근데 생각해보면 진짜 잘 둔다고 뒀는데, 그때는 색인을 잘 붙여서 잘 보이게 넣어뒀는데 현생에 치이다보면 그게 잘 못 둬서가 아니라 그 색인들이 너무 많아져서 찾기 힘든 것이 될 때가 많다. 검색이 되기도 하지만, 안 되기도 하니까. 갑자기 김초엽님의 #관내분실 이 생각난다. 하지만 아주 잊은 것은 아니다. 어? 그떄 그 거, 어디있더라? 하고 갑자기 떠오를 때면 그 생각에 종일 사로잡혀있을 때도 있다.

이 동화는 그 잊혀진 것들이 상하지 않도록 돌보아주는 까마귀 이야기이다. 내가 잠시 잊은 것들은 영영 사라지지 않고 '샤'라는 도시에 머문다. 생각해보니 얼마 전에 또 읽고 싶었던 책 중에서 힘들었던 기억들과 함께 사는 법에 대한 책을 본 기억이 난다. 이 기억은 아직 샤로 가지 않았군...

사실 이 동화를 세 번쯤 읽었는데 내가 주제를 잘 파악한 건지는 조심스럽다. 그만큼 생각할 거리가 많은, 어른들의 동화이다. 근데 그래서 좋다. 온갖 상상력으로 점철된 동화가 그래서 닫힌 결말로 가는 것은 교훈성이 강하다. 근데 청소년기만 되어도 머리가 커져서 남의 말 안 듣는 어른들이 어디 동화책이 빤하면 읽고 생각할 거리가 있다고 생각하겠는가. 이 동화는 몇 번이고 더 읽어볼 만한 동화라고 생각한다. 이 서평은 3번 읽은 버전의 서평이고, 앞으로 감상이 추가된다면 내용을 추가할 것이라는 것을 미리 언급해둔다. 그러라고 양장본 커버에 좋은 냄새가 나는 종이로 되어있는 게 아닐까 싶다.

일단 동화는 그림체부터 상상력까지 몽환적이다. 아, 이거 동화니까! 하는 생각을 놓지 않게끔 처음부터 끝까지 상상력을 동원하고, 그림이 도와주는 것이 다행스럽고 좋다고 느껴질 만큼 비약적인 상상력을 통해 전개된다. 그걸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예술 같아서 책 한 권이 예술작품 같다는 생각을 했다.

와중에 어른의 삶을 사는 나는, 대체 이 까마귀는 노동시간이 얼마인가, 대체 언제 쉬는가. 무엇을 위하여 일하는가, 그는 행복한가? 따위의 생각을 했다. 다행히 잠시 휴식이 찾아오는 타이밍은 있었지만 그리 길어보이지는 않았고, 후자의 질문에 대해서는 안타깝게도 그는 돌보는 것들을 위해서라기보다는 돌보기 위해 돌보는 일을 반복하고 있었다. 돌보는 것을 돌보기 위한 돌봄이라니. 정말이지 유령도 돌보고 두려움도 돌보고 달팽이도 돌보고 모든 것을 다 돌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 덕분에 잊힌 모든 것들은, 망가지지 않고 다치지


않고 망가지지 않은 채로 잘 있다가 돌아가기도 하고, 새로운 손님을 함께 돌보기도 한다. 또 교사로서 눈에 띈 것은 까마귀의 돌봄 방식이었다. 알들을 돌볼 때도, 두려움을 돌볼 때도 다수에 따르지 않는 알이나 두려움에게 굳이 다수를 따르도록 강요하지 않았다. 적어도 까마귀는 훌륭한 보호자이고, 또 훌륭한 교사였지 않을까. 그래서 잊힌 것들은 외롭지 않지 않았을까. 거울을 보고 한참을 머물면서도, 잊힌 사람들에게까지 거울을 가져다주는 까마귀. 다친 행성이 찾아왔을 때도, 겉만 훑어 치료해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아픈 가시까지 빼주어서 아픈 것들을 토해내고 나아서 날아갈 수 있도록 보살피는 그는 대체...

그러나 기억의 폭풍을 맞이하며 잊힌 것들이 모두 날아가고 나서, 까마귀가 쌓아온 샤의 모든 것이 사라지고 우물 속에 있던 잊힌 사람들까지 모두 날아가고 나서(이제 생각해보니 기억의 폭풍은 데이터베이스 같은 뭐 그런 것이었을까?) 보살피던 것이 모두 그 도시를 떠났다는 것에 오히려 홀가분한 마음으로 자신마저 도시를 떠나 기억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었던 것 또한 그가 단지 잊힌 것들을 맡아두었기 때문에, 그래서 되도록이면 자신의 품을 떠나는 것이 더맞는 것들을 돌려보내기 위해 보호했기 때문에 그럴 수 있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책은 마지막에서, 샤로 떠난 주인공이 까마귀의 뒤를 이어 우리가 잊은 것들을 잘 돌보고 있다는 것, 그러니 우리는 언제든 잊힌 것들을 기억해내면 그것을 그 세계로부터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며 끝을 맺는다.

나는 좀처럼 내용에 대한 서평을 잘 쓰지 않는데, 서평이 내용스포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책을 읽고 생각한 내용을 공유함으로써 상대편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게 서평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예외적으로 내용을 이야기한 것은 내가 이해한 내용이 맞는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사실 정답은 없을 수도 있다. 그리고 내가 내용을 말했다고 한들, 이 책은 내용만 보기보다 그림과 함께 보아야 비로소 완성되는 책이기 때문에 좀 더 마음 편히 책의 메시지에 대해서, 같이 읽으신 분들과 이야기해보고 싶은 책이다.

이 책 읽으신 분들, 저랑 생각 같이 나눠주셨으면 좋겠고 안 읽었으면 읽고 와서 나눠주셨으면 좋겠다.

모처럼 신선하고 생각할 거리가 많은 독서의 기회 주신 #동양북스 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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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는 맛 - 먹고 사는 일에 누구보다 진심인 작가들의 일상 속 음식 이야기 요즘 사는 맛 1
김겨울 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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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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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사는맛
#위즈덤하우스 @wisdomhouse_official

흔히 한국인은 밥에 미친 만족이라고 한다. 밥 한 번 먹자,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국물도 없다처럼 입에 붙은 말들부터 '식구'라는 것도 결국 같이 먹는 사이를 말하는 것이라 마치 sex와 gender처럼 그 범주가 혈맹과는 약간 다른 모양새다. 실제로 그런 식구들이 매일 살 부딪고 사는 가족들에게 받은 상처를 치유해주기도 하고, 그 식구의 범주가 넓어가기도 한다. 이렇게 먹고 사는 것에 진심인 민족이 또 있을까.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고 묻는다면 우리는 아마 단 1초의 고민도 없이 '밥'이라고 하지 않을까. 점심을 먹으면서 저녁메뉴를 생각하고 그 생각으로 퇴근까지 버텨내는 것처럼.

그걸 그냥 웃겨, 진짜 그렇긴 하네 하지만 그래도 웃겨, 좀 과장된 얘기지만 웃겨, 하고 생각하던 삶에서 문득 먹고 사는 문제가 진지하게 다가온 것이 작년이었다. 어려서도 아무리 봉사활동 시간 많이 준다고 해도 기아체험 24시는 할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고, 아침밥도 꼬박꼬박 먹어야했으며(그건 나이 들면서 귀신같이 사라졌다. 대신 군것질을 하는 거 같은데...), 먹는 즐거움을 포기 못해서 다이어트도 해볼 생각은 해본 적이 없고, 아직은 고기맛과 커피맛은 포기하지 못하는데 좀 오바스럽지만 그게 나의 삶의 근저에 있는 맛이라서 그렇다는 다소 없어보이는 핑계를 댈 수밖에 없으며, 스트레스 받으면 더 먹지 왜? 하던 내가 '먹는 것은 삶의 의지와 직결되는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됐던 것이다. 스트레스를 받아서 먹는 일은, 그 일을 끝맺고자 하는 의지와 그것으로 인해서 삶을 끌어올리고 삶의 만족을 얻기 위한 스트레스였기 때문에 그랬던 것이었다. 이 자리를 빌려 '스트레스 받는데 왜 못먹어?'라는 폭력적인 발언을 했던 것을 반성한다. 스트레스가 좀 다른 방향으로 올 때, 삶이 길을 잃고 헤매고 하루 하루 눈을 뜨는 게 거나한 다짐과 함께여야 하는 나날들에 나는 문득 식욕을 잃고 더 방황했다. 마치 먼지 한 톨이 되어서 날아가버릴 것처럼. 들기름을 붓고 정좌하고 앉아 소신공양을 기다리는 등신불처럼. 한 치 앞을 볼 수 없어서 내일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그런 뜻이었을까? 그때는 먹고 싶지도 않았다. 살맛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 이런 거구나. 나는 그때 생각했다.

그런 시간들을 어떻게든 헤쳐가면서 식욕은 삶의 의지라는 것을 뼛속 깊이 느꼈다. 더불어 못 먹는 것이 없어서 그저 맛있는 것을 먹을 기회가 생기면 먹었을 뿐, 먹을 것에 대한 조예가 깊지 못해서 와인 취향이나 스파게티 취향이나, 고기 취향이나 혹은 위스키 취향 같은 것을 갖지 못한 나는 그런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부럽기만 했는데, 이때 그들에 대한 생각이 좀 달라졌다. 아 이 사람들은 그저 먹을 것에 대한 지식이 풍부한 사람들이 아니라 좋아하는 것에 대한 열정이 있는 사람들이고 더 나아가서 살아가는 맛에 대한 철학이 있는 사람들이구나. 물론 맛을 모른다고 철학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맛을 안다는 것은, 특히나 무언가의 맛에 대해 공부하고 싶이 천착한다는 것은, 거기에 생각을 실어나를 수 있다는 것은 정말로 진득하고 강한 삶의 의지가 화르륵 불타올라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차갑게 식어있지도 않은 채 갓 지은 따뜻한 밥처럼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구나.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이 많이 궁금했다. 한동안 살아남기 위해 아등바등거리면서 죽지 않을 만큼만 먹고, 걸핏하면 끼니를 거르며 소신공양하듯이 가벼워진 체력을 정신력으로 버티고 끌고 가고 있었던 나를 끌고 나가 주변 사람들이 내밀었던 커피 한 잔, 밥 한 끼, 밥 한 번 먹자는 연락 한 통이 소중했는데 '요즘 사는 맛'이라니. 그것도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의 사는 맛이라니.

그 사는 맛을 들여다보면 그 사람들의 식구가 되고 함께 식탁에 앉는 기분이 들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루에 한 챕터씩. 12명의 식탁에 앉아보기로 하고 책을 열었다.

이들의 식탁에 앉기 위해 나는, 다는 찾지 못했지만 이들의 책이나 노래를 찾아서 목소리를 듣고 그들을 다시 만났다. 짧게라도 그렇게 하고 돌아오면 정말로, 이 사람이 이렇게까지 생각해서 이런 말을 할 수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필진들의 예술과 말과 생각과 행동이, 먹는 것으로부터 나오는 것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내가 오늘 먹은 밥에게 미안했다. 밥아 미안해. 똥만 싸서 미안해. '밥값'을 한다는 게 무엇인지,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의 식철학을 읽으며 느껴졌고, 나는 어떻게 밥값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하는 시간이었다.
한 문장 한 문장이 주옥 같아서 하나하나 뽑기가 너무 어렵지만, 필진끼리의, 혹은 필진이 주변 사람과의 관계를 이어나가는 것이 결국 '음식'이고, 함께 먹는 것에 대한 생각과 정보와 근황을 공유하는 것으로 확장되는 것이 너무 좋았다.

책에 #김겨울 님께서 #요조 님이 인스타그램에 "요즘은 용을 써서 딸기를 먹는다."라고 올리신 것에 무릎을 치고 공감하는 내용이 나온다. 이것은 소소하게, 자신의 삶에 대한 의지와 철학을, 또 사는 맛을 남에게 전파한 것은 아닐까? 그걸 본 나도 딸기를 매우 좋아한다. 올해 딸기 비싸다던데. 딸기 먹기 위해 돈 열심히 벌어야겠다.

그래서 나는 음식스타그램 아주 좋아한다. 혹자는 말한다, sns에서 사람들은 행복을 전시한다고. 별 것 아닌 삶을 매우 행복하고 대단한 것처럼 전시한다고. 그래서 sns가 삶의 폐단이라고. 근데 늘 생각한다. 그럼 안 되나?
#박정민 배우의 글을 읽기 위해서 배우님의 #쓸만한사람 을 오디오북으로 들었다. 배우님이 그랬다. 대부분의 사람은 찌질이라고. 그렇지 않나. 대체로 지질하게 사는 게 우리 아니었나. 그런 인생에 한 줄기 빛처럼 맛있는 것이 들었는데. 왜 자랑 좀 하면 안 되는가. 맛있는 거 많이 올려주길 바란다. 그 김에 아티스트님들 인스타 쭉 다 팔로우 해놓고 나도 좀 더 한 식구가 되어봐야겠다.

이 책은 그런 음식스타그램을 좀 더 긴 글로 표현한 것만 같다. 어떤 글은 가벼운 맛자랑 피드 같기도 하고, 어떤 글은 맛에 대한 단상 같기도 하고, 또 어떤 글은 무작정 먹어왔던 음식에 대해 돌아보게 하는 글 같기도 하다. 요조님의 고기와 커피에 대한 성찰과 실천에 공감하지만 나는 그래도 한동안은 고기와 커피는 끊지 못할 것 같다. 하지만 적어도 그만큼을 다른 방법으로 보전할 방법쯤은 생각해보게 되지 않을까. 내 삶의 맛을 포기 못하는 대신에, 그래도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우리 식구의 사는 맛을 지켜야 하니까.

이책의 또 매력은 위에 적은 음식스타그램스러운 부분에 있다. 말투다.
책 한 권에 내가 좋아하는 열 두 사람의 말투가 고스란히 들어있다. #밀리의서재오디오북으로 요조님의 말투를 들을 수 있으니 들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위에 언급한 박정민님의 #쓸만한사람 을 박정민님의 목소리로 듣고 오면 박정민님의 글을 웃지 않고는 볼 재간이 없을 것이다.

책 내용을 스포하는 서평을 지양하다보니 너무 감상 위주인데, 이 책은 문장을 뽑는다는 게 무의미하다. 하나하나가 정말 꼭꼭 씹혀 술술 넘어가버린다.

다만 컵라면을 생각하며 한라산을 오른 요조언니처럼, 살 빼라는 감독님의 잔소리를 버티려면 정신력을 길러야하고 정신력을 기르려면 체력을 길러야하니까 아침은 더욱 든든히 먹어야 하고, 그러다보니 수면욕과 게으름 때문에 놓쳐버린 모든 아침밥이 아쉬워지는 박정민 배우님처럼. 우리는 산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도 결국 우리처럼 살고, 먹고, 생각하고 산다. 책을 펴고 그들의 식탁에 함께 앉아보기를. 그래서 나는 이 서평도 식탁에서 썼다.

(책 내용 스포 대신 목차 사진, 필진 소개를 일부 보여드렸다. 모바일로는 서점에는 사진 첨부가 되지 않아서 인스타그램 @usermaria912 에 첨부해두었다는 말씀으로 갈음..한...다...두근두근하지 않은가? :) )

열 두 분의 식탁에 나를 초대해주셔서 삶의 의욕을 높여주시고, 덕분에 수면 점수가 마구 높아지는 삶을 살 수 있게 보탬을 주신 위즈덤하우스에 감사드린다. 여러분도 드르와.(박정민 배우님이 그랬다. #황정민 배우님이 드루와 드루와 하는 바람에 그 소속사로 들어가게 됐다고. 그러니까 님들도 드루와 드루와)

(사실 쓰고 나서 고백하는데 재밌어서 하루에 여러 사람의 식탁에 올랐었다는 것은 안 비밀이다. 살찌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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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단타로 매일매일 벌어봤어? - 주린이를 위한 실전 단타 입문서
양선호 지음 / 넥서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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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벌어야겠는데 참 돈이라는 게 그래서 돈인가봅니다. 벌기가 너무 어렵네요 ㅠㅠ 주식 단타 어려워서 도전도 못하던ㅊ그것. 좀 배워서 잘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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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의 세계사 - 왜 우리는 작은 천 조각에 목숨을 바치는가
팀 마샬 지음, 김승욱 옮김 / 푸른숲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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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의세계사서평단 #깃발원정대

바야흐로 상징의 시대다. 은어를 비롯한 상징들로 사람들은 마치 공항에서 피켓을 들고 나의 가족을 기다리듯 애타게 소집단을 형성하고 거기 속하고 싶어한다. 집단에 속하지 못한 사람을 배쳑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비대면 시대에서 고립된 사람들은 기를 쓰고 소속감을 찾아 애쓰되, 약속이 없으면 만들고 싶지만 약속이 생기면 취소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처럼 소속감을 찾아 헤매되 마치 유닛처럼 가짜 얼굴을 하고 모이고 반쪽짜리 소속감을 가진 후, 책임을 회피하고 사라진다. 그것은 그들이 어떤 깃발을 만들기를 부담스러워하는 데서 알 수 있고, 깃발을 가슴에 품되 내보이지 않는 데서 알 수 있다. 마치 깃발과 같은 상징으로 팀을 나누지만, 그러나 깃발을 내보이는 순간 그 무게를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도 알기 때문이다. 그 무게를 대리로 짊어져주는 사이버렉카에 열광하고, 확증 편향에 빠져들었지만 본인이 그의 구독자라는 사실은 드러내지 않는 것. 역설적으로 나는 거기에서 상징의 시대에서 깃발의 무게를 본다. 깃발을 내세우고 몸에 두르는 순간, 우리는 그 무게를 짊어지게 되는 것이다.

요즘 한창인 올림픽에서는 깃발의 무게가 더욱 선명하게 다가온다. 인류가 할 수 있는 가장 평화롭고 정의로운 방법으로 이뤄지는 전쟁이 스포츠가 아닐까. 각국의 깃발을 머리나 옷에 작게 부착하는 순간, 그는 단순히 깃발을 달았을 뿐 아니라 온 국민의 '우리 편'이 된다. 가끔은 깃발을 단 내 편에 좀 더 마음을 준 나머지 조금 이성을 잃기도 하고, 혹은 어제의 내 편이 깃발을 바꿔달면서 오늘의 적이 되기도 한다. 경기를 우수한 성적으로 마친 선수들이 눈물을 흘리며 커다란 깃발을 몸에 두르고 휘날리면 사실은 일면식 없는 남인데도 마치 그가 내 가족인 것처럼 사람들을 크게 환호한다. 깃발의 힘이다.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핫했던 종목인 쇼트트랙에서 세 번째 국기를 단 빅토르 안은 그간의 서사를 모두 부정당할 정도의 큰 타격을 입었고, 린샤오쥔은 스스로 국기를 바꾸었다. 이렇게 깃발은 일면식 없는 사람들을 결집하게도, 혹은 배타적이 되게도 할 명분을 갖는다. 그렇기 떄문에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도 우리를 국가로 상정할 때, 국기를 만들었던 것이다.

'천 조각 하나에 담긴 이념의 우주' 정확한 말이다. 학생 기자로 시위 현장을 취재하러 간 적이 있었다. 거기에는 온갖 집단들이 '나 왔소' 하는 깃발을 내세우고 있었다. 존재의 증명이 깃발로 이루어졌다. 학교에서 나선 단과대학들도 자신들의 존재를 깃발로 증명했다. 1명이 와도, 100명이 와도, 깃발은 그들의 출석여부를 증명할 수 있는 존재였고, 그 자체로 집단을 대변했다. 어렸을 때 했던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보드 게임 중에서 여섯 개의 변을 가진 별 모양의 땅을 세 가지 색깔의 깃발로 정복하는 게임이 있었다. 말 그대로 정복의 의미다. '깃발을 꽂는다'는 것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그 게임의 실사판이 아닐까. 이기는 쪽 사람들은 그곳에 깃발을 꽂고 기뻐할 것이다. 그것이 자신과 하등 상관없는 곳이라도. 마치 독도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다수의 국민들이라도 독도에 어떤 깃발이 꽂히는지가 중요한 것처럼.

전쟁이 소모적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잔인하고, 희생을 담보로 얻기에는 너무나도 추상적인 것들을 가지고 싸운다. 깃발은 그것을 정당화한다. 그러나 그 모든 것들을 평화라는 이름으로 덮기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일방적인 희생이 전제되어야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마도 인류가 멸망하기까지 사람들은 국가든 이념이든 무엇의 깃발이든 그 아래로 모여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갈 것이다. 역설적으로 그래서 우리는 그 깃발 한 장에 수많은 목숨을 건다. 그 천 쪼가리 한 장에. 심지어 모바일로 본다면 천 한 올도 들지 않는 픽셀 덩어리에.

#깃발의세계사 는 그런 현상들을 이해하기 위해 꼭 읽어봄직한, 심지어 굉장히 친절한 책이다.
자신의 비판적인 능력을 믿는 독자라면 맨 앞의 해제를 보지 않고 책을 읽은 후 해제를 읽어보기를 바라고, 처음부터 감동하고 읽어보고 싶다면 해제부터 읽어보기를 바란다. 아마 책을 읽기 전부터 내가 가질 수 있었던 편견들, 혹은 필자의 입담을 넋놓고 따라가다보면 범할 수 있었을 오류들을 짚어놓은 해제를 보며 한 번 더 깨어나는 느낌을 받을 수있을 것이다. 지성을 말하는 책에서 이 말조차 비판적으로 보아야 한다는 한 층 높은 지성을 발견하는 것이다. 인문학 책에서는 반드시 다루어주어야 할 부분이기도 하고, 또한 그렇기 때문에 해제도 비판적 시선으로 읽을 필요는 있을 것이다.

사람의 역사에서 '상징'은 어이없게도 보이지도 않으면서 많은 사람들의 삶을 거의 다 가지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삼국 시대에 거의 처음으로 중앙 집권 국가들이 국가의 참모습(?)을 갖출 때, 율령을 반포하고 종교를 인정하여 육체와 정신을 속박하는 일을 선행한다. 그 모든 눈이 보이지 않는 것들을 상징으로 내보이는 것이 깃발이다. 집단의 정체감, '우리와 그들'을 구분하는 사고방식. 그것은 소속감을 이야기하는 동시에 #다정한것이살아남는다 에 따르면 배타적 개념을 형성하여 결국 내 집단에 '다정'하고 타 집단에 '잔인한' 행동 양식을 만들어낸다. 다른 종을 멸종시킬 만큼. 그래서 #깃발의세계사 18p에는 깃발에는 분쟁과 적이라는 개념이 상정되어있다는 것을 언급한다. 새삼스럽게 충격이 밀려왔다. 그래서 그 아래 '분쟁을 줄이고 조화, 평화, 평등을 지향하고자 하는 현대세계'라는 말이 문득 어색하게 느껴졌다. 물론 이 책을 각잡고 읽기 위해 몇 가지 반복해서 들었던 세계사 책들에서 등장하는 것처럼 숨쉬듯 전쟁이 일어나고 국경이 계속 바뀌며 식민지의 깃발이 꽂히는 세계는 아닐지라도, 한반도에 유래없는 평화가 와서 전쟁이 소설과 영화 속의 무엇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게 되더라도. 우리도 여전히 핵전쟁의 가능성에 노출되어있고, 테러 위험에 놓여있으며, 1,2차 세계대전보다도 더 어이없는 이유를 명목으로한 무기 소모전을 관망하고, 여전히 어떤 국가들은 반쯤 속국처럼 취급 당하며 그 국기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있다는 것을. 한 쪽의 편에 서는 것이 깃발을 보이며 이루어지는 순간 더 큰 전쟁이 될 수밖에 없게 된다는 것을. 또한 국가뿐 아니라 국가 내의 세력들도 끊임없이 싸우면서도 깃발을 갖는 순간 이것이 공식화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 무게가 곧 책임이 된다는 것을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는 것을. 나치의 십자가가, 욱일승천기가 제국주의 폭력의 상징처럼 배척되는 이 시대에도 여전히 홍콩은 독립 투쟁을 하고 있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미국은 가끔 무기 재고를 털기 위한 전쟁을 자행하지 않나. 3자의 입장에서 보면 말도 안 되는 것을 정당화하는 것도 결국은 깃발이다.

마음만 먹으면 193개 국민 국가의 사례를 다 실을 수 있을 것 같다는 필자의 말처럼, 내 서평도 한도 끝도 없어질 기미가 보여서 1탄을 끊는다. 이 책은 생각할 여지도, 할 말도 아주 많을 책 같다. 2탄 서펑을 쓰기 위해서, #밀리의서재 로 듣던 #25가지질병으로읽는세계사 와 #썬킴의거침없는세계사 를 좀 더 들으면서 봐야겠다. 이 서평에 굳이 해시태그로 언급한 것은 같이 읽으면 독서 효과가 배가 될 책이다. 오디오북으로 들은 위 두 권은 종이책으로도 꼭 다시 읽고 싶다.

이 서평을 쓰기 위해 다른 책들을 훑고 돌아와서 이 책을 읽으니 생각의 지평이 엄청나게 넓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생각의 저 멀리까지 더 깃발을 꽂으며 나아가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몇 개의 세계사 책들과 함께 #깃발의세계사 를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린다. 남의 피를 흘리지 않고 얼마든지 지평을 넓힐 수 있는, 그 희열을 함께 느껴볼 수 있으면 좋겠다. 생각할 거리가 너무너무 많은 책이니까! 일단 끊고 2차 서평 쓰러 와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나도 처음이야....

좋은 책을 만들어주시고, 깃발 원정대 티켓처럼 책까지 제공해주시어 내게 세계사에 대한 뜨거운 열정의 깃발을 꽂아주신 푸른숲 출판사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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