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아픔이 되지 않도록 - 심리상담이 당신에게 전하는 위로
조한새 지음 / 채륜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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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이일상이되지않도록 #채륜서 #조한새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심리치유 #심리치료 #도서제공

한 줄 평 : 괜찮은 심리치료 입문서

나는 이 책을 '심리 치료를 부담스러워하는 사람' 혹은 '심리치료를 결심했는데 무엇부터 체크해야할지 모르겠는 사람에게 추천할 수 있을 것 같다.

맨 처음 대략 30페이지 정도는 솔직히 약간 당황했다. 30페이지 내내 작가 본인의 에토스를 깎아내리는 말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막 수련을 시작하는, 전문가가 되어가는 과정에 있는 작가의 입장을 생각하면 그럴 수 있겠다 싶기는 하다. 또 어찌 생각하면 10년차 교사인 나도 가끔 여린 아이들을 다루기에 너무나 부족함을 느껴 몸둘 바를 모르겠을 때가 있는데 상처 받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상처 받아본 사람이 글을 쓰는데 오죽 조심스러울까. 어찌 생각하면 상처 받아본 사람의 공감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솔직히 깊이는 엄청나진 않다. 하지만 쉽게 술술 읽히고, 간단한 실천을 할 수 있는 방법도 소개되어있어서 오히려 좋다. 그러니 겸손은 조금만 하셨어도 괜찮았지 않았을까 싶다.

나도 작년의 큰 사건으로 인해서 상담치료도 받아봤고, 책이나 힐링 게시물로 치유를 시도해보기도 했다. 아픔을 지나온 작가에게도 똑같은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그때의 내 마음들을 잘 헤아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치유의 과정에 있는 사람으로서, 본격 상담에 들어가기 전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상담 회기를 어떻게 더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라든지. 힐링글을 대할 때의 마음가짐이라든지, 그러면서도 어떻게 땅굴을 파지 않을 수 있고 중심을 잡을 수 있을지라든지 하는 것들을 좀 더 잘 알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가 말했듯 감기의 원인을 아는 것보다 치유가 중요한 것처럼 이 책을 통해 심리적 어려움의 원인보다는 심리적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더는 방법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정신분석/인지행동/실존주의 심리치료 등의 이론을 적용하여 심리적 어려움을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심리적 자원을 얻는 것, '상관 관계'만이 밝혀진 요인을 '인과 관계'가 명확히 규정된 '원인'처럼 단저지어 오해해서 자신 스스로를 가두는 행위를 하는 것, 심리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통찰뿐 아니라 실천도 꼭 피룡하다는 것, 작더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살아야하는 구체적 이유가 되는 즐거움을 발견하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 생각이 치유를 만들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간단한 실천법으로 역기능적 사고 기록지 처럼 간단한 실천 방법이 있다는 것 등 막상 어려움에 빠져있으면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귀중한 조언들이 책에 가득 있다.

특히나 아무리 어려움을 겪어보았다고 해도 그저 개인의 어려움을 겪어보았을 선무당인 우리가 아무리 다른 개인의 어려움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해도 조언이 되지 않고 위로가 되지 않을 때, 조용히 이 책을 한 권 선물해주는 것이 꽤 큰 위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깊고 엄청난 치료 효과를 단번에 볼 수 있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그 사람이 어둠 속에서 쉬운 언어와 간단한 실천으로 실낱 같은 희망이라도 찾아내는 데는 확실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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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런 말은 쓰지 않습니다 -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새로고침이 필요한 말들
유달리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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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그런말은쓰지않습니다 #유달리 #포레스트북스 #표현 #말 #단어 #혐오표현

밑줄 안 칠 말이 없다. 사고 하나하나가 생각지도 못했던, 그러나 너무나도 타당한 지점을 적확하게 가리키고 있는데 문체까지도 심히 매끄럽고 유쾌하다. 예시도 너무나 적절하고, 에피소드마다의 기승전결이 깔끔하고 완벽하다. 최근에 읽은 비슷한 책으로 #말을부수는말 이 있었는데, 그보다 훨씬 쉽고 간명하다. 읽으면서 중요한 부분만 북마크하고 밑줄을 쳐야지 했는데 정말 밑줄을 쫙쫙 치면서 읽고 3/4가 넘는 페이지에 북마크를 할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이거 아닌데 싶은 표현에도 '왜?'냐고 물으면 뭐라고 답해야할지 막막할 때가 많았는데, 이렇게나 명확하고 분명하고 설득력있게 설명할 수가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었다. 작가소개에서부터 밑줄칠 말이 생기는 작가님은 역시 다르구나 싶었다. 내가 작가소개에서 밑줄친 말은 이거였다.

-졸업 후 부산으로 돌아가 학생들을 가르쳤다. 성적이 낮다고 꼴통이라고 불리고, 부모가 없다고 차별받는 아이들을 보며, 적어도 낡은 편견으로 상처주는 어른은 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좋은 어른이 되고 싶은 교사인 것은 나와 같은데, 너무나도 분명한 목표를 가진 분이었다.오늘도 갈 길이 멀다는 것을 한 번 더 느꼈다.

서문에 들어가기 전에 나오는 선택장애, 몰래카메라, 분노조절장애, 출산률, 주린이, 여자여자, 한국 사람 다 됐네 등은 너무나도 흔하게 들은 말들이고 심지어 나조차도 문제가 뭔지 모르고 썼던 말들이라서 자못 부끄러웠다. 물론 나도 끊임없이 성장한다. 10년전의 나보다 지금의 나는 적어도 언어적인 측면과 인권적인 측면에서는 꽤 많이 성장했다. 지금의 내가 좋은 사람이 되었다는 뜻이라기보다는 10년 전의 내가 부끄러울 정도로 무지했다는 뜻이다. 심지어 출산률이라든지, 한국 사람 다 됐네 같은 것이 뭐가 문제인지는 책을 읽으면서 무릎을 탁 칠 정도로 명쾌한 문제를 나는 몰랐던 것이었다. 아직 갈 길이 한참 멀었다.

서문에서 작가는 소크라테스처럼 계속 본인에게 질문하며 성장한 과정에 대해 말한다. 누군가 프로불편러의 삶을 감수하며 어떻게 사냐고 물은 것에 그는 "말은 어떻게 대화가 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답을 찾았다고 한다. 대화는 '듣는 이'가 존재하지 않으면 혼잣말로 남겨지고 말 것인데 듣는 이가 들어주어야 비로소 대화가 되는 것이라면 그 문장을 대화로 완성해주는 이에게까지 불편함을 감수하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 발화 속 메시지가 중요하면 중요할수록, 듣는 이가 많으면 많을수록 화자가 한 번 더 생각을 거치는 게 청자를 위한 거라면 그 번거로움은 감수할 가치가 있다고. 차별 단어를 가려내어 잘 손질된 문장을 대접하는데 발화자가 손해볼 일은 단 하나도 없다는 것이 그 답이었다. 명쾌하다.

바야흐로 분노의 사회다. 분노로 서로를 할퀴고 상처내는 것이 유머나 밈이라는 단어로 유행이 되어버린다. 당장의 분노를 표출하기 위해 잼민이, ~린이, 틀딱, 꼰대 등의 단어로 자신의 과거와 미래를 끊임없이 부정하면서 상처뿐인 분노의 유행에 탑승해서 가만히 있어도 움직여도 온통 두들겨 맞기만 하는 피곤한 사회를 만들고 그게 사회적 기준이라며 강요하며 이에 맞지 않는 사람들을 잘라내기보다는, 그렇게 유행에 편승하는 것 같지만 모두가 모두를 타자화해서 결국 모두가 외로워지는 사회를 만들기보다는 혐오표현과 차별표현을 더는 쓰지 않음으로 인해 그 분노 유행의 힘을 빼고 각자의 삶의 모습을 존중함으로써 애써 분노하지 않아도 사회의 일원으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과제가 아닐까 싶다.

그러는 데에는 사고를 지배하는 언어의 역할이 정말 크다. 언어 하나가 바뀌는 게, 생각을, 사회의 흐름을 바꾸는 영향력을 갖기 때문에 '프로불편러'라는 말로 자꾸만 뭔가 이상함을 말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입을 막으려고 하는 게 아닐까.

이 책은 정말 전 국민이 다 읽고 한 번쯤 생각해보고 잘 되지 않더라도 실천하려는 노력이라도 해보았으면 좋겠는 책이다. 사실 알고보면 나도 모르게 혹은 알면서 남에게 상처를 주고 있었던 자신도, 그리고 남에게 상처를 받고 있었던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공기중에 분노하고 있었던 자신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재밌는 책이 깨닫게 하는 바도 커서 어느 새 두 번 읽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정말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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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생존자입니다 - 삶을 가두는 트라우마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한 31가지 연습
허심양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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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모두생존자입니다 #트라우마 #심리치유 #심리학 #상담심리 #상담 #치유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하니포터 #하니포터5기_우리는모두생존자입니다 #책추천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들에게, 필독서로 권하고 싶은 책이다. 크든 작든 트라우마가 없는 사람이 있을까? 그래서 나는 이 책은 정말이지 상처 입은 적 있는 사람들의 필독서라고 생각한다.책을 읽으면서 작년에 힘든 일을 함께 겪은 분이 생각나서 바로 선물했다. 읽으면 읽을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생각나고 꼭 함께 읽고 싶은 책이다.

사실 이 책은 단숨에 읽어지지는 않는다. 읽는 도중 숨을 돌리는 시간이 필요하다. 저자도 숨돌릴 시간을 갖기를 권해주신다. 상처 입은 사람들이 읽는 책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는 정말이지 조심스럽지만 단호하게, 찬찬히 그러나 야무지게 트라우마를 해체해나간다. "트라우마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이해하고 치유로 나아가는 방법을 나누고, 그 회복에서 연대가 어떻게 힘을 발휘하는지" 알아보고자 하는 생각은 시작부터 묵직하고 단단하다. 그러면서도 "트라우마 피해뿐만 아니라 이후의 여러 어려움 속에서 목숨을 잃지 않고 목숨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존중받아야한다는 의미에서 '피해자' 대신 '생존자'라는 표현을 사용하겠습니다."라는 말에서는 눈물이 조금 났다. 문득 작년에 나를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른 학생을 징계하는 자리에 피해자 신분으로 들어갔더니만 몰카피해자와 비교하면서 별 것도 아닌 걸 가지고 그런다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들에게 제가 교무실 한가운데서 목이라도 매달았어야 아, 네가 피해자구나 그렇게 힘들었구나 하고 그런 허튼 소리 안 하실 거냐고, 저는 단순히 피해자가 아니라 생존자라고, 몇 번이고 죽을 고비를 넘긴 생존자라고 절규한 것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나도 '교사'나 그 무엇이기 이전에 사람이고, 살아남기 위해 애를 써야 했다.삶은 때로는 그저 살아지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거나 살아남아야할 때가 있다. 그것을 그저 살아지는 순간들과 비교해서 별 거 아니다, 지나간다 같은 소리를 하는 것은 그 자체로 가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생존자'라는 표현에서부터 느껴지는 공감은 그 자체로 연대다. 누군가에게는 별 거 아닌 일이라도 누군가에게는 트라우마고, 목숨을 좌우할 일이 된다. 트라우마와 ptsd의 정의를 명확히 하고, ptsd 증상을 자가진단하며 하나하나를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저자의 따뜻함은 이미 연대의 목소리 바로 그것이었다. 그렇다고 비전문가인 우리가 이걸 섣불리 따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럴 땐 이 책을 선물하자 꼭.

이 책은 근거 있게 생존자를 다독인다. 무조건 괜찮아, 괜찮을 거야가 아니라 'ㅇㅇ하니까 xx한 것은 당연하고, yy한 것은 괜찮은 일이다.'하는 방식으로 독자를 유연하게 다독인다. 독자가 스스로 어떤 상태인지 파악하고 스스로의 상태를 부정하지 않도록 하면서 이를 잠시 피하는 것이 당연하고 괜찮다고, 그곳이 벙커라고 말해준다. 그리고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평온함, 바꿀 수 있는 것들을 바꿀 수 있는 용기, 그 둘을 구별할 수 있는 지혜"를 구하는 평온의 기도를 모토로 스스로의 상황을 해체하도록 돕는다. 누가 내게 트라우마를 주었든, 그 삶을 살아가야하는 사람은 스스로니까 그 삶을 떠받쳐야하는 것도 결국 스스로라는 것을 인지하되, 당장 직면하지 않아도 좋고 다만 마음을 챙기고 힘을 얻어 결국에는 앞으로 나아갈 과정을 함께해준다. 문학에서는 '역설'이라고 가르치는, 변증법적인 지혜를 통해 삶을 바라보고, '현재에 머무르는' 마음 챙김을 통해 과거의 상처와 미래에 대한 불안에 넉다운 되지 않고 현재를 살아갈 수 있는 힘을 먼저 기르게 한다.

솔직히 절반 읽었다. "트라우마에 대한 설명-치유와 변화의 시작-더 깊은 회복으로-생존에서 삶으로"에서 딱 절반. 그런데 너무 와닿는 말이 많아서 다 읽으면 그 말을 잊을까봐, 천천히 씹어읽고 싶어서 중간에 서평을 쓴다. 한 번 더 서평을 쓸 시간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된다면 서평 두 번 쓰는 책이 될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고 나도 나의 트라우마를 벗어나고, 그리고 이 책을 통해 내가 품어 가르치는 우리 아이들에게도 좋은 인도자이자 동행자가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이 드는 책이다. 무조건 추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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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나는 갑으로 삽니다 - 사회생활이 만만해지는 갑력 충전 처방전
염혜진 지음 / 넥서스BOOKS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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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나는갑으로삽니다 #염혜진 #넥서스 #오나갑 #인생조언 #유쾌한멘토링 #밀리의서재 #랜선사수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책추천

작가님 ENFP아니신지 싶을 정도로 해맑고 유쾌하다. 꾸준히 뭔가 정리하고 계획적으로 글을 쓰신 거 보면 J...신 거 같기도 한데, 그래도 유쾌하다.

오늘부터 갑으로 살기로 마음 먹었다고 해서 내가 승진을 하거나 상황이 바뀌는 등의 물리적 변화가 일어날 수는 없다. 또한 그것만으로는 갑이 될 수 없다고 이 책은 말한다. 물리적 갑은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화학적 변화에 대한 이야기다. 더불어서 신박하게 뻗어나가는 작가님발 건강 상식마저 유쾌하고 유용하다. 더불어 '좀 이상한 사람이 갑이 되는 건지 갑이 되면 이상해지는 것인지'라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처럼 풀리지 않던 수수께끼가 조금 풀렸다. 그런 갑이라면 안 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닌가. 그게 인생의 지향인 사람들에게는 좋은 일일까. 암튼 나는 갑이 아닌 작가님의 멘탈 관리법에 심취해서 이 책을 읽어서인지 저런 갑이라면 되지 못할 거 같고 안 되는 게 나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책 안에서 열 번쯤 등장하는 말은 '마음 공부'다. 요즘 대세인 마음 공부는 긍정 마인드와 함께 멘탈 관리에 유용한 감사일기 쓰기, 마인드 셋 바로 잡기 등등의 활동을 말한다. 실제로 나도 마음 공부를 통해서 한없이 땅파던 습관을 조금 고쳤고, 마음을 다스리는 법도 조금 배웠다. 그러나 여전히 '행복이란 단어에 조건을 다는 사람'이었던 것을 오늘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었다. 누군가는 내가 가진 것을 부러워한다. 그러나 나는 또 누군가의 성취를 부러워한다. 그러나 그 누군가는 또 다른 누군가의 성취를 부러워할 것이다. 그렇다면 최후의 승자는 존재할까? 그 사슬 끝의 갑은 누굴까. 그 사슬을 끊고 나의 행복에 조건을 달지 않는다면? 오늘부터 나는 이 구역의 갑이 된다. 간단하지만 간단하지 않지만 간단한 문제였다.

또 내게는 '삶에 내맡기기' 파트도 굉장히 와닿아서 두고두고 보고 싶었다. 가끔은 그런 생각을 나도 한 적이 있다. 이렇게까지 일이 빗나가는 것은 높은 곳에 계신(?) 분의 신호일까? 그런데 빗나간 연애들은 참으로 어김없이 그랬다. 전생에 공덕을 쌓다 만 것인지, 만나지도 않았으면 좋았을 녀석들을 만났다가 어김없이 조상님 찬스라든지 높으신 분의 시그널 같은 것이 돌아오는데 내가 그걸 흐린 눈 했다가 결국은 버티고 버티다가 벼락 맞고 끝난 일이 허다했다. 결국은 좋은 일일 것이다. 어려서부터 믿고 있던 것과 비슷한 결론이다. 세상 많은 일들은 결국 가장 좋은 것을 향해 간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것과 일맥상통한달까.

그렇다고 무조건 마음만 다스리라는 말은 아니다. 일도 열심히 하고, 건강도 챙기되 너무 일에 매몰되어서 자신을 잃지 말고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는 일을 계속해서 찾아가라는 것. 그래서 일에서 찾을 수 없는 보람들은 다른 곳에서부터 얻어와서 결국 자신의 인생의 중심을 잡는 '갑'이 되라는 말이다.기본도 못하는 사람이 다른 일로 눈을 돌린다면, 이도저도 아닌 사람이 되어버릴 테다. 모름지기 갑이 되려면 자존감이 높아야할 테니 자신의 일 정도는 잘 처리하되 매몰되지만 말고, 내 길도 도모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브런치 스타일로 유쾌하지만, 밑줄 그을 말이 정말 많았다. 요즘 나 랜선 사수가 꽤 많아져서 너무 좋다. 책을 읽고 나니, 당장 오늘부터 나도 갑으로 살기 위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할지 조금 알 것 같아졌다.

삶이 지지부진하고 꾸욱 눌린 것 같고, 답답하고 힘든 사람들에게, 일에 너무 매몰된 삶에서 나와 주체적인 삶을 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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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지금 그대로 좋다
서미태 지음 / 스튜디오오드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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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지금그대로좋다 #스튜디오오드리 #서미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서평 #도서제공

가볍고 편안하다. 따뜻한 이불 속에서 콤부차를 마시며 읽었다. 깊이와 무게를 따진다면 얕고 가벼운 편에 속하는 글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일상과 꽤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상 속에서 샤워를 하며, 출근길 지하철을 따라 뛰며, 회의 시간에 잠시 딴 생각을 하며, 길 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흘려보냄직한 생각들을 부지런히 기록해 다듬어 모은 것이 이렇게 타인을 응원하는 책이 될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기록의 소중함.

평범한 사람의 사계절이, 사랑과 이별이, 그 애틋한 감정의 순간들이 담겨있다. 중학교 때 이정하의 첫 시집을 꽤나 닳도록 읽었던 것이 생각난다. 딱 그 느낌이다. 류시화의 초반부 시집도 생각나고. 건조한 마음을 촉촉하게 해주고, 어떤 때에는 엉엉 울어버릴지도 모를 글들이 모여있는 가볍지만 그렇다고 만만하게 볼 수는 없는 잔잔하지만 쉼없이 유지되는 일상의 기록들. 남들도 다 비슷하게 사는구나 하는 그런 마음과 용기가 문득 들게 하는 그런 책.

모쪼록 작가님의 지속적인 집필활동과 성장을 함께 지켜볼 수 있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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