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늘부터 나는 갑으로 삽니다 - 사회생활이 만만해지는 갑력 충전 처방전
염혜진 지음 / 넥서스BOOKS / 2022년 10월
평점 :
#오늘부터나는갑으로삽니다 #염혜진 #넥서스 #오나갑 #인생조언 #유쾌한멘토링 #밀리의서재 #랜선사수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책추천
작가님 ENFP아니신지 싶을 정도로 해맑고 유쾌하다. 꾸준히 뭔가 정리하고 계획적으로 글을 쓰신 거 보면 J...신 거 같기도 한데, 그래도 유쾌하다.
오늘부터 갑으로 살기로 마음 먹었다고 해서 내가 승진을 하거나 상황이 바뀌는 등의 물리적 변화가 일어날 수는 없다. 또한 그것만으로는 갑이 될 수 없다고 이 책은 말한다. 물리적 갑은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화학적 변화에 대한 이야기다. 더불어서 신박하게 뻗어나가는 작가님발 건강 상식마저 유쾌하고 유용하다. 더불어 '좀 이상한 사람이 갑이 되는 건지 갑이 되면 이상해지는 것인지'라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처럼 풀리지 않던 수수께끼가 조금 풀렸다. 그런 갑이라면 안 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닌가. 그게 인생의 지향인 사람들에게는 좋은 일일까. 암튼 나는 갑이 아닌 작가님의 멘탈 관리법에 심취해서 이 책을 읽어서인지 저런 갑이라면 되지 못할 거 같고 안 되는 게 나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책 안에서 열 번쯤 등장하는 말은 '마음 공부'다. 요즘 대세인 마음 공부는 긍정 마인드와 함께 멘탈 관리에 유용한 감사일기 쓰기, 마인드 셋 바로 잡기 등등의 활동을 말한다. 실제로 나도 마음 공부를 통해서 한없이 땅파던 습관을 조금 고쳤고, 마음을 다스리는 법도 조금 배웠다. 그러나 여전히 '행복이란 단어에 조건을 다는 사람'이었던 것을 오늘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었다. 누군가는 내가 가진 것을 부러워한다. 그러나 나는 또 누군가의 성취를 부러워한다. 그러나 그 누군가는 또 다른 누군가의 성취를 부러워할 것이다. 그렇다면 최후의 승자는 존재할까? 그 사슬 끝의 갑은 누굴까. 그 사슬을 끊고 나의 행복에 조건을 달지 않는다면? 오늘부터 나는 이 구역의 갑이 된다. 간단하지만 간단하지 않지만 간단한 문제였다.
또 내게는 '삶에 내맡기기' 파트도 굉장히 와닿아서 두고두고 보고 싶었다. 가끔은 그런 생각을 나도 한 적이 있다. 이렇게까지 일이 빗나가는 것은 높은 곳에 계신(?) 분의 신호일까? 그런데 빗나간 연애들은 참으로 어김없이 그랬다. 전생에 공덕을 쌓다 만 것인지, 만나지도 않았으면 좋았을 녀석들을 만났다가 어김없이 조상님 찬스라든지 높으신 분의 시그널 같은 것이 돌아오는데 내가 그걸 흐린 눈 했다가 결국은 버티고 버티다가 벼락 맞고 끝난 일이 허다했다. 결국은 좋은 일일 것이다. 어려서부터 믿고 있던 것과 비슷한 결론이다. 세상 많은 일들은 결국 가장 좋은 것을 향해 간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것과 일맥상통한달까.
그렇다고 무조건 마음만 다스리라는 말은 아니다. 일도 열심히 하고, 건강도 챙기되 너무 일에 매몰되어서 자신을 잃지 말고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는 일을 계속해서 찾아가라는 것. 그래서 일에서 찾을 수 없는 보람들은 다른 곳에서부터 얻어와서 결국 자신의 인생의 중심을 잡는 '갑'이 되라는 말이다.기본도 못하는 사람이 다른 일로 눈을 돌린다면, 이도저도 아닌 사람이 되어버릴 테다. 모름지기 갑이 되려면 자존감이 높아야할 테니 자신의 일 정도는 잘 처리하되 매몰되지만 말고, 내 길도 도모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브런치 스타일로 유쾌하지만, 밑줄 그을 말이 정말 많았다. 요즘 나 랜선 사수가 꽤 많아져서 너무 좋다. 책을 읽고 나니, 당장 오늘부터 나도 갑으로 살기 위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할지 조금 알 것 같아졌다.
삶이 지지부진하고 꾸욱 눌린 것 같고, 답답하고 힘든 사람들에게, 일에 너무 매몰된 삶에서 나와 주체적인 삶을 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