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이토록 평범한 미래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는 다른 사람을 쉽게 이해한다는 착각을 하고 살기도 합니다. 가족이라할지라도, 아니 오히려 물리적 거리가 가깝기때문에 내가 잘 알고있다는 착각에 빠지기 싶게 됩니다. 기억의 단편으로 각인된 인상을 오래토록 가지며 나만큼 이 사람을 아는 이는 없어라고 간과하는 일도 비일비재하고... 요새 유행했었던 mbti도 결국 내가 생각하는 나라는 자아에 대한 평가이니 그 사람을 잘 드러낼수밖에 없겠죠.

이처럼 다른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내가 생각하는 나와, 남이 바라보는 나도 다른 개체이듯이, 언제나 타인이라는 노래제목처럼 우리는 상대를 다 안다는듯이 말해도 결국은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타인을 이해하기 어려운 이때에, 특히나 바쁜 현대사회에 수고로움을 덜고 그사람을 이해할수있는 이름표가 정의내려지니 얼마나 효율적일까요. 그렇지만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내가 생각하는 나 못지 않게 남이 바라보는 나도 들여다볼 가치가 있지않나 싶습니다. 오히려 가끔은 나조차 몰랐던 내 모습을 타인의 눈을 통해 자각하는 경우도 있으니... 뭐 이게 타인을 의식해 나 자신을 포장하는것과는 별개라고 보지만요.

그렇기에 이 소설에서도 표현되었지만 상대를 이해하는 첫 걸음은 타인이 나와 다르다는걸 인정하고 그 차이를 인지하는것에서 시작된다고 생각이 되네요. 이 책을 읽고 나니 그 간극을 기본베이스로 해야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폭력적으로 바뀌지않도록 일정 막아주는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더군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팥빙수 눈사람 펑펑 1 팥빙수 눈사람 펑펑 1
나은 지음, 보람 그림 / 창비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표지가 눈에 띤다. 빨간 테 안경을 쓴 북극곰 펑펑. 무엇이든 볼 수 있는 안경을 만들어 준다는데 나라면 어떤 안경을 만들어 달라고 말할까...책을 처음으로 펼쳤을 때부터 다 읽고 덮을 때까지도  만들고싶은 안경이 너무 많아 하나의 안경이 떠오르지 않았다. 만국이의 열정을 떠올려 준 안경 속 장면을 보면서 첫 직장다운 직장을 갖기까지 얼마나 마음 졸이며 애를 써왔는지 지난 날이 스쳐갔다. 일상에 젖어 과거 뜨거웠던 날이 발 아래 뒤덮인 것만큼...만감이 교차했다.


새로 전학가서 어찌 적응해야 될지 걱정하는 윤우. 펑펑과 스피노가 만들어 준 안경은 새로운 친구들과 잘 지내는 모습을 보며 용기를 내는 장면도 인상 깊었다. 친구들이 돈이 아닌 자기들이 가진 소중한 맛난 것을 안경값으로 지불하며 팥빙수산에 살고 있는 펑펑이 신비로운 팥빙수를 만들 수 있게 도와준다.그림도 아기자기하고 둘째와 책을 읽으며 스피노가 얼음을 갈아 렌즈를 만드는 장면을 동작으로 따라해보다가 서로의 엉성한 모습에 웃었다. 

따듯한 마음이 느껴져 더 행복했다. 좋은 책은 그 향기를 은은하게 펼친다. 읽는 내내 흐뭇한 미소를 머금게 해주셔서 참 감사했습니다. 나은 작가님~ 미소짓는 아동소설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람 살리는 글 저도 잘 써보려구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얼빈 (30만 부 기념 에디션)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최근 개봉한 현빈 주연의 영화 <하얼빈>과, 몇년전에 개봉한 안중근 의사의 전기를 담은 뮤지컬 영화 <영웅>까지 관람한 후, 같은 사건을 다룬 책 하얼빈도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실제 역사를 다룬 소설이라 그런지 소설속 많은 묘사들이 영화보다 생생한 상황으로 머릿속에 그려졌습니다.
어렵고 복잡하기 보단 간결하고 담백한 문장을 사용하여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를 풀어낸 김훈 작가님의 <하얼빈>은 후손인 우리에게 마음의 울림을 주기에 충분한 작품이었습니다.
학창시절 역사를 배웠을때는 안중근 의사는 단순하게 그냥 애국심이 강해서 의거를 실행했다고만 생각을 했으나, 이번 작품을 읽으면서 김훈 작가님의 문체로 만난 안중근 의사는 나라를 진정으로 사랑했던 사람이었고, 동시에 동양의 평화가 이뤄지길 진심으로 바라는 사랑이 많은 사람이었다는것을 깨달았습니다.

이 소망은 단순히 안중근 의사만의 것이 아니었으며, 이 땅에 사는 모든 민족의 꿈이었던 것을 알수가 있는데, 이 책 속에서는 사대부들이 국권을 넘기고 왕권도 무너지고 말았지만, 민초들과 의병들은 그들의 왕이 무릎을 꿇었을지 언정, 결코 쓰러지지 않았고 백성들은 일어서고 또 일어섰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모습에 그 악랄한 이토 히로부미 조차도 두려움을 느꼈다고 표현되어있습니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 암흑 시대에 온몸으로 길을 내며 나아간 백성들과 안중근 의사에 대한 묘사가 직접적이라서 몰입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책의 또 다른 백미는 바로 소설이 감당하지 못할 일들을 부록처럼 후기로 남긴 것입니다.
안중근 의사 거사 이후 그의 직계가족과 문중의 인물들이 겪어야 했던 박해와 시련과 굴욕, 그리고 유랑과 이산과 사별에 관한 실제 이야기를 소설이라기 보단 사실적이게 역사서처럼 담았습니다.

또 후기에는 안중근 의사가 일으킨 변화에도 불구하고 이어져간 그 비극을 후일담 형식으로 담담하게 서술하고 있는데, 일반 소설들과는 다르게 또 다른 울림을 주기도 합니다.

김훈 작가님의 <하얼빈>은 안중근 의사가 실탄 일곱 발과 돈 백 루블을 지니고 하얼빈으로 향하던 그 순간을 직접 옆에서 보고 있는 체험을 하는 듯한, 그것을 후손으로서 조금이나마 마음으로 느낄 수 있었던, 그 하나만으로도 그저 충분했던 소설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법소녀 은퇴합니다 (리커버) 소설Q
박서련 지음 / 창비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처음 책을 받았을땐 표지가 판타지스럽게 너무 예쁘기도 하고 마법 소녀라는 이름때문인지 단순하게 판타지 소설이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하지만 맨 첫장의 첫 문장을 읽어보니 이건 판타지 장르가 아니구나라는걸 바로 느낄수가 있었습니다.이건 저의 편견이자 습관인데 책의 이름만 보고 쉽게 책의 장르를 단정지어서 골라 읽는 안좋다면 안좋은 습관이 다시 한번 발현된거죠. 그래도 이 편견탓인지 가끔 이 책의 경우처럼 처음부터 나름의 깜짝 반전으로 책이 절 맞아주는것이 나쁘지만은 않은것 같네요.
우리는 현실에서도 노골적으로 사실적인것들을 보고 마치 판타지처럼 느껴진다는 말을 종종 할때가 있습니다. 이 책은 결국 완전한 판타지 장르는 아니었지만 이 책의 내용이 마치 그 말을 떠오르게 한달까요. 첫 장을 읽어보니 와 이건 정말 현실적이네. 라고 느껴졌습니다. 다리 위에서 강에 투신하기 위해 서있던 주인공, 뭐 클리셰적이고 뻔하다면 뻔하다고 할수있는 내용처럼 들릴순 있으나, 이 책처럼 그 이후 챕터가 참신하다면 그 내용은 더 이상 클리셰적인 요소가 아니라 스토리의 중점 내용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마법소녀이지만 그렇다고 너무 판타지는 아닌 스토리, 그것에서 오는 나름의 반전, 그리고 이후의 챕터도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마법소녀들의 스토리는 난잡하지 않고 정갈하게 정리되어 있으며, 판타지와 현실의 세계를 잘 담아내면서도 작중 중요한 내용인 소녀라는 의미를 잘 확장했습니다. 그리고 큰 재해인 기후위기를 다루며 스토리의 흐름을 주인공의 주변과 전국마법소녀협동조합이라는 좁은곳에서 커다란 공간으로 잘 확장이 되었습니다.
이 책의 큰 사건중 하나인 기후 위기가 현실에서도 실제로 우리 삶에서 체감이 되고 있지만 우리는 별다르지 않게 평소처럼 일상을 살고, 항상 같은 생활을 살고 있습니다.아마 엄청난 재해가 아닌 이상은 미래에도 똑같겠죠. 소설의 주인공도 마찬가지로 결국은 일상을 위해 일을 할듯 싶네요. 남들은 평생 못겪을 일들을 겪었지만, 그것때매 특별히 주인공의 인생이 바뀔것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전 그 일들로 주인공은 이제는 다리 위에서 고통스러워 하지 않을것 같고, 나름의 꿈도 생겼다고 봅니다. 책을 읽으면 읽어갈수록 박서련 작가님이 창조한 마법의 세계에 몰입이 되었고 진취적인 여성들에게 동경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마법소녀 은퇴합니다.는 처음 읽게된 박서련 작가님의 작품이었는데 정말 마음에 들었고 박서련 작가님의 다른 책들도 얼만큼 재미있을지 벌써부터 설레네요. 정말 좋은 책을 세상에 내놓으신 작가님께 감사드립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자왕 형제의 모험 -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장편동화 재미있다! 세계명작 4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김경희 옮김, 일론 비클란드 그림 / 창비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어른인 저도 많은걸 배운 동화였습니다. 형 요나탄과 동생 칼이 죽음 이후의 세계인 낭기열라에서 온갖 모험을 하며 성장하는 이야기입니다. 용감하고 뭐든 잘하는 형과 달리 동생 칼은 겁도 많고 용기도 부족한 아이였지만 사자왕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점차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입니다. 온갖 힘든 일도 다 경험이라고 생각했던 어릴 적과 달리 이제 좋은 게 좋은 거고 싫은 건 싫은 거고, 웬만하면 힘들이지 말고 쉽게 쉽게 가자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고, 낭기열라에서 온갖 고난을 헤쳐나가기보단 바로 낭길리마로 가서 편히 쉬고 싶은 어른이 되었습니다. 뭔가를 포기하는 건 점점 쉬워지고 여차하면 관두고 말지 하는 습관이 배었습니다. 이런 제게 아무리 힘들어도 해내야 하는 게 있다는,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요나탄의 말이 묘하게 다가오게 되었습니다. 과연 전 사람답게 살고 있는지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