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싫어서> 장강명 장편소설!

주변에서 칭찬을 너무 많이 들은 작품이라 결국 도라에몽 달력을 선택하면서 장바구니에 담았다. 도착하고 바로 읽은 <한국이 싫어서>

어쩌면 계나의 일기장 같은 이 소설은 한번쯤 나도 생각해 본 '한국이 싫어서'가 아닐까.

그저그런 대학을 나오고 그저그런 회사에 입사해서 이렇게 살다가는 늙어서 폐지를 줍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이민'을 결심한 계나,

 

어쩌면 '청춘이니까' 라는 말도 지금 현실을 위로하려고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실'이 '힘드니까' 

현실 그대로 받아들이며 계나의 입장에서,

우리의 현실을 말해주고 있는 소설이 아닐까 싶다.

계나에게 빙의해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한국이 싫어서>

 

'한국이 싫다'는 말에 많은 걸 담고 있는, 한번쯤 꼭 읽어봐야하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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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 부촌 그르넬 가 7번지 건물 수위 르네 미셸은 평범한 수위 아줌마라기엔 조금은 '특별'하다.

톨스토이와 스탕달을 사랑하는 그녀가 '지극히 일반적인 수위 아줌마'로 살아가기 위해 지성과 교양을, 자기 자신을 감추고 살아간다.

 

그리고 또 한사람,

6층 장관집 막내딸이자 천재 소녀 팔로마 조스.

아무리 바보 멍청이처럼 굴려고 노력해도 늘 1등 자리를 놓치지 않는 영민한 열두살의 소녀는 자신의 열세번째 생일날 호화 아파트에 불을 지르고 죽기로 결심한다. 어른들처럼 어항 속 금붕어처럼 끝나버리기 싫어서...!

 

 

2009년 영화로도 소개되며 사랑을 받았던 <고슴도치의 우아함>은 2007년 내가 선물로 받은 책이었다.

그때 팔로마 덕분에 '다니구치 지로 작가님'을 알게 되었고, 40대 못생긴 수위 아줌마이지만 지적인 르네와 영민하고 엉뚱한 소녀 팔로마가 서로의 '특별함'을 눈치채며 애틋함을 가지는 과정이 재밌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다.

 

이들에게 '일반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일까? ㅎㅎ

허세를 향한 일침과 지적인 유머로 가득한 <고슴도치의 우아함>

주말에 꼭 읽어보시길... 강력 추천합니다 :)

 

 

 

 

 

 

 

잘나고 잘사는 사람들 속에서 아무것도 아닌 내가, 예쁘지도 않고 튀지도 않고 과거도 없고 미래도 없고 야망도 없고 수완도 없고 번뜩이는 것도 없는 내가 그런 세상 속에서 싸워나갈 생각을 하면 해보기도 전에 벌써 지친다.

그러니까 내 생각에, 통찰력 있는 사람은 성공을 씁쓸한 것이라 보며, 별 볼 일 없는 사람은 항상 성공을 희망하는 것 같다

"꿈은 다 날아갔고, 인생은 참 엿 같아." 나는 어른들의 이렇게 인생 달관한 척하는 면이 싫다. 그들도 다른 사람들, 울고 싶어도 괜히 센 척하는 어린아이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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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온한 걸작!

우아함과 냉정함으로 완성된 작품!

수많은 찬사를 받은 필립 로스의 2001년작 <죽어가는 짐승>은 아름답지만 서글픈, 노교수의 욕망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이토록 짜릿한 전율과 씁쓸함이 교차하는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 작품이 있을까?

 

사랑을 믿지 않고, 욕망을 채우기 위해 학생들과 성관계를 즐긴 노교수 케페시. 그에게 집착과 소유욕을 일깨워준 스물넷의 제자 콘수엘라.

지역사회에서 저명한 비평가인 그는 심플하고 '자기중심적'인 생활을 이어갔다. 매력적인 콘수엘라를 만나기 전까지...

 

 

아이가 나와 함께 있지 않은 밤이면 나는 아이가 어디 있을까, 뭘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 때문에 일그러져버려.

하지만 아이가 저녁에 나와 함께 있다 집에 갔을 때도 잠을 못 자. 아이를 경험하는 것이 너무나 강렬해서.

나는 침대에 일어나 앉아 한밤중에 소리쳐.

"콘수엘라 카스티요, 나를 가만 좀 내버려둬!" p.54

 

젊고 찬란한 그녀에게 빠져버린 노교수는 자신이 없었던 그녀의 과거를 질투하고 자신과 함께 하지 못하는 미래를 걱정하며, 흘러가는 시간을 원망한다.

 

"선배는 이 여자애한테 늘 무력할 거예요. 절대 주도하지 못할 겁니다. 선배를 미치게 하고 있고 또 앞으로도 늘 미치게 할 뭔가가 있어요." p. 121

 

누구보다 빛나고, 한없이 특별했던 콘수엘라가 떠나고 그는 상실감과 우울함에 빠져 몸부림쳤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콘수엘라의 꿈을 군 어느 날, '죽음'에 가까워진 모습으로 찾아온 그녀!

 

성에 대한 불타는 욕망, 죽음에 대한 처절한 시선을 뜨거운 열정으로 쓴 작품이 아닐까,

이번 작품은 특이하게도 <비잔티움으로 가는 배에 올라> 시 번역으로 옮긴이의 말을 대신했다.  

그래서 그런지, 마음에서 맴돌고 머리에서 떠오른다... '죽음'과 '욕망' 그리고 '본능'

 

콘수엘라는 이제 나이의 상처를 아니까. 늙는 것은 늙어가는 사람 외에는 누구도 상상할 수 없지만 콘수엘라는 이제 그렇지 않아. 젊은 사람들에게 시간은 늘 지나간 것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이제 콘수엘라에게 시간은 자신에게 얼마나 많은 미래가 남았느냐 하는 것이고, 이 아이는 자신에게는 남은 게 없다고 믿어. p.176

 

 

 

 

누군가를 늘 그 사람을 생각하던 방식으로- 자기만큼이나 팔팔하게 살아 있다고-생각하다가, 이제 그 사람이 죽음에 가까이 다가가 있다.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 p.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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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스트레인저
세라 워터스 지음, 엄일녀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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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터너란 바로 이 작품을 보고 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세라 워터스의 <리틀 스트레인저> 추석 때 읽어야 할 책은 바로... 너로 정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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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유럽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페르난두 페소아의 기념비적 고백록 <불안의 책>은

포르투갈어 원전 번역본으로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30번으로 소개된 작품이다 :)

 

천성적으로 고독하고 사교생활이나 이성교제도 거의 없이 지냈던 페소아는 어렸을 때부터 혼자 자라고 어느 집단에도 속해본 적이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내성적인 페소아는 여러 이름과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수십명의 이명으로 작품 활동을 하면서 가상 인물을 만들어냈다.

 

481개의 불안의 조각들은 페소아의 감성과 상상, 꿈과 몽상들을 여러 목소리로 이야기하며 내면의 기록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불안'은 인생에서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그것은 괴로움과 절망으로 삶을 끝없이 괴롭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소아의 일기장에 담긴 '불안'은 오히려 내 마음을 위로해주고 치유해주는 것 같다.

그 이유는 고달픈 세상에서 버텨야 하는 사람의 불안이 담겨 있어서가 아닐까?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 페소아의 481개의 이야기를 포르투갈어 원전 번역본으로 만나보자 :)  

 

 

 (내성적인 페소아)

 

 

우리는 우리가 아닌 것이고, 인생은 빠르고 슬프다. p. 153

 

  

 

 

 

인생에서 원했던 것은 너무나 적었건만 그마저도 주어지지 않았다.
한줄기 햇살, 가까운 들판, 한줌의 평온과 한 쪽의 빵, 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로 인해 괴로워하지 않기, 다른 이들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고 다른 이들로부터 아무것도 요구받지 않기. 그러나 이 모든 것을 거부당했다. 동냥 주는 것을 거절하는 이가 동정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단지 외투 주머니 단추를 풀기 귀찮아서 그러듯이. 결국 내가 원한 것들은 내게 주어지지 않았다. p. 19

지금 이 순간 주의를 기울이는 일은 내게 중요하지 않다. 나는 시간을 한껏 잡아늘이고 싶고, 아무 조건 없이 나 자신이 되고 싶다. p.29

영혼에 미소를 띠고 도라도레스 거리와 이 사무실, 이 사람들 사이에 한정된 인생을 고요히 받아들인다. 먹고 마시기에 부족함이 없고 잘 곳이 있고 꿈꾸고 글을 쓸 약간의 시간이 있는데 무엇을 더 신에게 요구하며 운명에게 바라겠는가? p.31

나는 내 마음속에 다 그려지지 않은 몸짓들과, 내 입술에 올릴 생각조차 못했던 말들과, 끝까지 꿈꾸지 못하고 잊어버린 꿈들이 담긴 우물이다. p.86

나는 자유롭고 길을 잃었다.
느낀다. 열기로 몸을 떤다. 나는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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