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호구라는 단어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누군가에게 불이익을 당해도 그것이 부당하다고 말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 에세이 《호구의 탄생》에서도 세상에 다시 없는 남다른 배려를 실천하는 선하고 좋은 사람을 호구라고 정의합니다.
남을 배려하는 선한 사람이지만 호구라는 부정적인 별명이 된 데에는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먹잇감으로 삼고 뒤통수를 치기 때문입니다.
선하고 배려하는 사람을 어리숙하고 바보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왜 우리는 선한 사람을 호구라고 여기게 된 것일까요?
주변에서 보면 가끔은 타인의 배려를 너무 권리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렇게 되도록 내버려 둔 배려의 주체인 나에게도 문제가 있기도 합니다.
배려 역시 상호호혜적인 산물이어야 하고 상대방의 배려가 나에게 돌아오지 않는다면 단호하게 관계를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이 책 《호구의 탄생》에는 다양한 타입의 호구가 있습니다. 우리 일상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경우에 볼 수 있습니다.
E부장은 치매에 걸린 어머니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습니다. 치매 어머니의 간병을 아내 혼자서 맡다보니 점점 가족들이 피로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어머니를 요양원에 보내고 싶어도 비용을 형제들에게 분담하자는 말을 할 수 없었고 결국엔 독박효도를 해야 하는지 불만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가정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물론 회사에서도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하면서 해결책을 찾아야 했습니다.
현대인들에게 스트레스를 피하라고 할 수 없습니다. 우리의 의식은 스트레스를 자각하지 못하지만 몸은 신진대사를 교란하고 결국 여러 질병을 유발하게 됩니다.
질병이 마음으로 오면 바로 사회공포장애나 공황장애가 됩니다. E부장은 좋은 남편, 좋은 아들, 좋은 직장인이 되고 싶었지만 여러 역할들과 현실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I씨는 출판사에서 책 디자이너로 일하는 여성입니다. 평범하고 무난했던 자신과는 달리 언니는 성취욕이 강하고 뚸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보니 상대적으로 부모님은 언니를 더 지원하고 대학을 졸업하고 유학을 가 유복한 남자를 만나 결혼합니다.
그러나 I씨는 직장을 다니며 독립적으로 살았고 언니 대신 부모님을 돌봤고 사랑하는 남자가 생겨 결혼하고 싶어했지만 집안 사정으로 결혼을 망설였습니다.
결혼을 결심하자 아버지가 암에 걸려 투병을 시작하고 임신했다는 이유로 언니는 동생에게 모든 병구완 일체를 맡깁니다.
그러면서 언니는 동생에게 동생도 인생을 즐기라며 가족보다는 자신을 먼저 생각하는 언니에게 화가 나 폭발하게 됩니다.
누군가에게 충고나 조언을 할 때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타인의 일방적인 명령과 지시, 훈계로 이루어지는 일이고 엄청난 상처가 되기도 합니다.
상처받은 후네는 칭찬과 격려도 순수하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어떨 때는 칭찬이 조롱이나 모욕이 되기도 합니다.
모든 사람이 착하지는 않습니다. 가족이라도 악한 행동을 할 때가 있고 자신의 착함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착한 마음을 버릴 필요까진 없지만 착한 행동은 자신에게 정신적인 안정과 만족감도 높여주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저 상황에 맞게 착하면 됩니다. 착한 사람이되 호구는 되지 말아야 한다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