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한 리뷰입니다.
가끔 지금 삶을 잘 살고 있는지 의문이 드는 순간이 있습니다. 남들보다 적게 이루고, 적게 가지고, 늦게 가는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자존감은 점점 내려가고 자신이 삶을 잘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에 빠지면서 회의감이 들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어떻게 회의감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요? 억지로 없애는 것보다 그 회의감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이해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이 책 《세상 대신 샌드백을 때리기로 했습니다》는 우리의 삶에서 어떻게 하나의 방향을 찾아가는지, 그 과정에서 얼마나 비틀거리는지 이야기합니다.
오랫동안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에 더욱 살아가기 힘들었습니다. 휴학을 하고 방향 없이 하루를 흘려보내는 시기였습니다.
저자 자신이 설정한 완벽주의적 기준이 깨진 곳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장소인 복싱장이었습니다. 어느 날 복싱장에서 상담 알바를 하게 됩니다.
면접에서도 완벽하지 못해 남에게 폐를 끼치면 안 된다는 강박을 가지고 있었지만 관장님은 망설임도 없이 하나씩 배우면 된다고 합니다.
출근 첫 날 상담보다 복싱부터 배우게 됩니다. 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복싱장이란 공간이 자신과 잘 맏는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미대생에게 운동이란 정말 먼 남의 이야기였지만 우연한 기회에 복싱장에서 상담 일을 하며 샌드백을 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개인 채널에 올립니다.
조회수가 적은 날도 있지만 꾸준히 오르면서 누군가 적은 댓글에 감동하고 뭔가를 느끼게 됩니다.
누군가의 인생을 완전히 바꾼 건 아니더라도 오랫동안 꺼져 있던 마음의 불씨에 다시 불을 댕겼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큰 일이었습니다.
완벽해야 움직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작고 서투른 움직임이 먼저이고 의미는 그 뒤를 따를 것입니다.
이런 변화는 작업실 안에서 일어났습니다. 미대생으로 휴학을 하고 있고 언젠가는 복학을 할 것입니다. 완벽한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중압감이 심했습니다.
하지만 복싱장에서 매니저로 일하며 자신의 내면에 변화가 생겼고 몸으로 익힌 여유를 떠올리며 손길이 가는 대로 흙을 만집니다.
완벽의 기준을 타인의 시선에서 거두어 자신 안으로 가져오자 작업이 비로소 즐거워졌습니다. 예전의 작품이 공산품이라면 이제야 자신의 작품이 된 것입니다.
졸업 전시로 이어지고 전시를 본 갤러리 대표가 개인전을 제안합니다. 예전이라면 불안했겠지만 이젠 자신의 속도대로 준비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 여전히 완성되지 않았고 앞으로도 한참을 더 헤매며 새로운 면들을 발견해 나갈 것입니다.
이제는 그 긴 시간이 두렵지 않고 헤맴 자체가 자신의 유일무이한 작품을 만들어가는 숭고한 과정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