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보다는 커피를 자주 마시지만 언젠가 중국에서 온 고급차를 마셔 본 적이 있습니다. 당시 차에 대해 잘 몰랐지만 보통 마시던 차와는 달랐습니다.
차는 주로 쓴맛이 강해 차를 마시지 않는 편인데 고급차는 쓴맛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차도 많습니다.
이 책 《잎에서 잔까지》는 여행기이자 공부노트, 현장기록이자 사색 에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국은 차로 유명하고 《잎에서 잔까지》에서는 중국 소수민족 차의 고향으로 가 차에 대해 알아봅니다.
차의 고장으로 가는 길을 길었습니다. 인천에서 비행기를 타고 상하이에 닿았고 귀주행 국내선으로 갈아타고 출입국 심사대를 거쳐 귀주에 도착합니다.
귀주성은 중국 유수의 차 산지를 품고 있고 중국의 차 문화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지역이기도 합니다.
녹색의 땅은 층층이 해발의 선명함, 석회암의 미네랄, 안개의 머무름, 언어가 통하지 않는 사람들과의 교감 등 많은 것들이 있습니다.
도균 지역에 도착하고 정상부에서 뜻밖에도 넓은 초원을 보게 됩니다. 사방으로 펼쳐진 초원이 차밭입니다.
아침이 되면 차밭으로 가고 해가 오르면 안개가 들려 올라가 어린 잎에 수분을 보충하고 해의 직사광선으로 찻잎이 더 빛납니다.
가까이 들여다보면 찻잎은 배모가 덮여 있어 보송보송하고 이 차를 모첨이라 부릅니다.
끝이 가늘고 뾰족해 작설이라고도 하고 물에 젖으면 갈고리처럼 휘어 낚싯바늘 차라고도 합니다.
좋은 차는 먼저 좋은 잎을 따는 것부터 시작이고 좋은 잎을 따서 제다실의 솥 위로 열이 오르면 향과 맛을 찾기 시작합니다.
팬에서 덖는 전통 방식은 온도에 민감합니다. 온도가 지나치게 뜨거우면 향이 짧아지고 온도가 낮으면 풋맛이 납니다.
충분히 열이 오른 덖음 팬의 온도를 느끼면서 맨손으로 찻잎을 익혀 나갑니다. 찻잎 익는 소리가 난꽃 향기가 피어오르는 것 같습니다.
이 책 《잎에서 잔까지》에서는 온통 차의 초록빛으로 가득합니다. 해발고도가 높아 추운 곳이지만 차의 초록빛은 빛나기만 합니다.
차의 잎을 보는 것으로도 차잎에서 향기가 나는 것 같고 초록이 오히려 따뜻해 보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