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 《걷다》는 다섯 명의 작가가 하나의 주제로 소설을 쓰고 있는 앤솔러지 소설집입니다.
소설가 김유담, 성해나, 이주혜, 임선우, 임현 이렇게 다섯 명의 소설가가 '걷다'라는 주제로 소설을 썼습니다.
이 앤솔러지 소설집은 하다라는 주제를 가지고 하는 행위인 걷다, 묻다, 보다, 듣다, 안다라는 다섯 개의 키워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섯 편의 소설 중 성해나 작가의 후보(後步)라는 소설이 인상 깊었습니다. 소설 후보는 뒤로 걸어간다는 의미로 과거를 떠올리는 이야기입니다.
연희동 골목에서 근성은 아버지부터 운영해 38년간 철물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오랜 세월동안 근성은 주변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기억합니다.
한 때 이 골목은 인기가 많았습니다. 사람들도 많이 찾아오고 헌책방, 재즈 바, 소극장, 록카페 등 다양한 가게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인기가 떨어지자 점점 많은 가게들이 폐업을 하거나 잠정 휴업을 하게 됩니다.
2005년 격변의 해를 맞이하게 되는데 상수시를 선두로 골목에 하나둘 들어선 재즈바들이 폐업을 하기 시작합니다.
근성은 재즈바 상수시의 주인인 세실리아와 친분이 있었고 폐업을 하고 난 뒤 그 자리에 카페가 들어선다고 합니다.
세실은 들어서는 카페를 도와주려고 근성의 도움을 받습니다. 이 과정에서 시간은 뒤로 흐르고 처음 세실을 만났을 때로 돌아갑니다.
이 단편소설 후보는 가장 좋았던 시기를 지나 점점 시들어가고 사라져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전성기의 아름다웠던 시간들과 추억을 가진 사람들이 하나둘씩 떠나갑니다. 함께 재즈바에서 연주하고 일했던 사람들이 떠납니다.
이 소설 후보를 읽으면서 이 앤솔러지 소설집 《걷다》에 후보가 어울리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짧은 단편소설이었지만 강렬한 인상으로 남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