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그림책 《문을 열면》을 읽으면서 학교 다닐 때 담임 선생님이 출석을 부르던 때가 떠오릅니다.
물론 출석은 매일 불러야 하지만 실제로 매일 부르지 않았습니다. 학기초에만 출석을 부르고 누가 누구인지 알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어느 정도 얼굴이 익으면 출석을 부르지 않아도 누가 출석하고 결석했는지, 지각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림책 《문을 열면》은 어느 선생님의 이야기 같습니다. 새학기가 되었지만 아직 아이들 얼굴도 이름도 제대로 모릅니다.
그래서 반에 있는 아이가 어떤 때는 두 명이었다가 어떤 때는 세 명이 되기도 합니다. 또 그보다 더 많아질 때도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글이 있습니다. 누군가 학교에 가기 싫다라는 글에 학교가기 싫으면 선생님에게 하루 결석한다고 말하라는 조언이 적힙니다.
그러자 조언에 대해 글쓴이 자신은 교사라며 선생님도 학교에 가기 싫은 날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유머였습니다.
마찬가지로 선생님도 새 학기가 되면 새로운 제자들을 만나는 기쁨과 설렘이 있을 수도 있지만 때론 어떻게 아이들과 친해질지 걱정하고 두려워하기도 합니다.
《문을 열면》에서도 그런 선생님의 심리가 너무 잘 보이는 글과 그림을 만날 수 있습니다.
처음엔 반 아이가 한 명이었다가 두 명, 세 명으로 점차 반 아이들이 눈에 들어오게 됩니다.
반 아이들과 수목원에 가는 날은 더욱 힘들고 아이들은 제각각으로 흩어져서 아이들을 불러 모으기 어렵습니다.
그러다 그만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되고 소리를 칩니다. 아이들은 그런 선생님이 장난친다고 생각했는지 재미없다고 합니다.
정말 화가 난 것인데 오히려 아이들의 말 한마디에 화가 풀립니다. 이렇게 조금씩 아이들을 향해 마음의 문이 열리기 시작합니다.
대부분의 그림책이 아이들의 시선으로 그려져 있지만 이 그림책 《문열 열면》은 선생님의 시선으로 그려져 있어 재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