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소설 《흑산도 하늘길》을 읽기 전 흑산도라는 지명만 보고도 얼마전에 읽은 소설 다산이 생각났습니다.
소설 다산은 《흑산도 하늘길》의 작가 한승원의 또다른 소설입니다. 소설 다산은 정약용의 일대기를 쓴 소설입니다.
이미 정약용은 너무나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인물이고 흑산도로 유배되었다는 것 또한 잘 알려진 일입니다.
정약용의 형제들이 당파싸움으로 유배를 간 것은 우리 역사의 일부이고 정약전과 정약용 형제는 유배에서 많은 책들을 쓰기도 했습니다.
소설 《흑산도 하늘길》에서는 정약용의 형이 아닌 자산어보라는 책을 쓴 정약전이라는 인물에 대해 읽을 수 있습니다.
소흑산도에 유배된 약전은 마을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게 됩니다. 일곱 살 난 아이부터 떠꺼머리총각까지 모두 열둘이나 되었습니다.
학생들에게 글을 가르치자 부모들은 세끼 밥을 하루씩 돌아가면서 해 주었고 맛있는 반찬과 함께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허름한 천자문이나 동몽선습, 소학 등을 가지고 있었고 책이 없는 아이에겐 약전이 한지에 천자문을 베껴 주었습니다.
약전이 한양에서 흑산도로 유배 온 것은 인근 지역으로도 소문이 납니다. 그래서인지 소흑산도로 약전을 찾아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마을 이장인 윤강순은 중선을 가진 선주이기도 하고 약전의 소흑산도 생활을 전반적으로 관리하면서 돌봐주었습니다.
어느날 강순은 약전을 찾아와 첩을 들이라고 합니다. 약전은 유배 온 죄인이 첩을 들인다는 것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거절합니다.
강순이 첩으로 들이라고 한 여인은 어릴 때 고아가 된 마을 처녀로 열여덟 살 지씨였습니다.
약전은 아마 첩으로 온 지씨가 어쩌면 사는 모습을 속속들이 이장한테 일러바치거나 천주학 신앙하는 흔적을 찾으려고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절에도 양순은 간청했고 약전은 고운 지씨를 보고 마음에 들어 첩으로 삼게 됩니다. 나중에 지씨의 가족사를 듣게 됩니다.
아버지는 천주 동료 신도들을 배신하고 관아에 밀고한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흑산도에 와 살았지만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다시는 천주에 대해 말하지도 관여하지도 않겠다고 맹세했는데 첩 거무가 약전의 앞에서 천주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 약전은 화를 냅니다.
소설 《흑산도 하늘길》은 약전의 유배 생활과 죽음전까지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동생 약용의 인생 이야기만 잘 알려져 있지만 이번에 약전의 유배 생활을 알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