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도 종류가 있습니다. 학창시절 시를 배울 때 시에도 종류가 있다고 배웁니다.
현대 시는 종류에 따라 서정시와 서사시로 나뉘고 주제에 따라 주정시, 주지시, 주의시, 형태에 따라 정형시, 자유시, 산문시로 나뉩니다.
이 시집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 나라》의 시들은 시인의 산문시집입니다. 시인은 2015년에 등당한 이후 8년 만에 나온 첫 시집입니다.
보통의 시와 형태가 달라 에세이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산문시는 연과 행이 있는 보통 시와는 달리 연과 행의 구분이 사라져 산문처럼 보입니다.
산문처럼 서술되어 있는 시라고 해 리듬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동일한 어구를 반복하거나 동일한 음운을 반복하면서 충분히 리듬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산문시의 매력입니다. 이 시집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 나라》은 모두 산문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 나라'는 어렸을 때 불렀던 동요입니다. 금나와라 뚝딱하면서 도깨비가 금도끼를 휘두릅니다.
그러면 도깨비는 원하는 모든 것이 나타납니다. 그런 동요의 내용을 따르는 시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 나라'입니다.
책을 읽다 잠이 들었는데 이웃 나라의 바닷가에 있었습니다. 꿈속에서 나는 남자였고 그가 말을 걸었고 바닷물이 되고 싶은데 구름이라고 말합니다.
그 뒤로 온갖 이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공놀이를 하다 사라지고 가방 안에 공이 있었는데 그 공안에는 아이가 잠들어 있습니다.
아이는 책을 함께 보고 있다 태어났고 아이는 예쁘고 사랑스럽습니다. 그는 도깨비였던 것 같다며 시는 끝납니다.
꿈에서 일어났던 도깨비 나라의 이야기는 초점이 없이 계속해서 시선이 이동하며 한 곳에 머물지 않습니다.
바닷물에서 구름, 공놀이, 아이, 아들, 책, 상차림, 문, 소파, 가방 등 다양한 물건으로 시선이 옮겨집니다.
이런 것을 보면 초현실주의적이면서 상상력이 풍부한 시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고기처럼'이라는 시는 물고기가 사는 바다가 우리가 읽는 시로 비유합니다. 물고기가 사는 드넓은 바다가 한 권의 시집입니다.
물고기가 헤엄치고 있는 바다가 어디쯤인지 알지 못하듯 시집의 어느 시를 읽고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다 사용한 바다는 어항에 가두듯 책장에 가둔다'라는 시어를 보면 열심히 헤엄치고 놓았던 바다가 있던 시집을 닫으면 어항에 갇히게 되는 것입니다.
아무리 넓고 자유로웠던 바다였지만 책 속에 있으면 사방이 막힌 어항과 같아집니다. 시도 자유롭고 아름다웠지만 시집 속에 든 한 편의 시에 불과합니다.
사실은 이 시집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 나라》의 시들이 이해하기 조금 어려웠습니다. 산문시라 스토리가 있어 이해하기 쉬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상상력과 자유분방함, 초현실주의적인 산문시라 이해하려고 몇 번이고 시를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