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국소설 《여우별 분식집》에서는 두 주인공인 제호와 세아의 캐릭터가 상반되어서, 그래서 더욱 재밌게 읽게 되었습니다.
여우별 분식집의 사장인 제호는 분식집을 하고 있지만 분식집에 맞는 성격과 적성이 절대 아닙니다.
학교 앞 작은 분식집이라 손님도 한정적이고 많이 오지도 않지만 매번 찾아주는 단골도 마음에 들어하지 않고 손님이 있는 자리를 떠나고 싶어합니다.
속으로 빨리 손님들이 나갔으면 합니다. 또 분명 영업 시간이 9시 반으로 정해져 있지만 하교가 끝난 시간인 5시가 넘으면 분식집 문을 닫고 퇴근해 버립니다.
너무 쿨하게 분식집을 운영하고 있는 제호와는 달리 아르바이트로 들어온 세아는 완전 다릅니다.
의욕이 없는 제호에게 갑자기 나타난 아르바이트 세아는 활기가 넘치고 뭐든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도 좋아합니다.
제호가 운영하는 분식집 여우별은 진짜 사장이 따로 있는 분식집입니다. 제호의 친구 진우가 진짜 사장으로 진우는 다른 곳에서 큰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분식집 운영은 대부분 제호에게 맡기고 있고 매달 비슷한 수익을 내고 있어 진우는 전혀 관여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전화를 해 알바생을 뽑으라고 합니다. 분식집 앞문에 구인 광고를 내고 한 학생이 찾아옵니다. 한세아였습니다.
손님이 오면 바로 인사하며 일을 하는 모습에 제호는 큰 고민없이 세아를 채용합니다. 세아는 자신을 대학 자퇴생이라고 했습니다.
다른 알바를 해 본 경험도 있고 돈을 모아 자신이 공부하는 실용음악과 관련된 악기를 사거나 용돈을 벌기 위해 알바를 한다고 했습니다.
세아는 제호에겐 버거울 정도로 활발한 성격에 손님들과도 금방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정도로 붙임성도 좋았습니다.
그러다 세아가 조심스럽게 제호에게 여우별 분식집의 떡볶이 소스맛을 바꿔보는 것이 어떤지 제안합니다. 제호는 그런 일엔 전혀 신경쓰지 않은 스타일입니다.
세아가 자신이 만든 떡볶이 소스라며 양념을 해서 떡볶이를 판매하니 손님들의 반응이 너무 좋았고 매장을 찾는 손님과 포장하는 손님들도 늘게 됩니다.
세아는 음악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향해 떡볶이 소스를 개발하고 알바에 열심입니다. 그런 세아를 보며 제호는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떠올립니다.
제호는 소설가지만 15년 전에 소설이 나온 뒤 글을 못 쓰고 있습니다. 아내와는 별거를 하고 가끔 딸을 만나러 갑니다. 삶의 의욕이 없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여우별 분식집》에 온 세아를 보고 제호는 조금씩 변하게 됩니다. 세아는 너무 활기차면서 에너지가 넘치는 스타일입니다.
누구라도 옆에 있다면 그 에너지를 받고 기분이 좋아지거나 세아처럼 꿈을 향해 달려가고 싶게 합니다.
제호가 꿈이 없어 삶에 의욕이 없는 것이 아니라 꿈에 도달할 수 없다고 자기자신을 불신하고 미리 포기한 것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