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알게 된 소설 《겨울나그네》는 표지부터 로맨스소설이라는 확실한 정체성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소설 《겨울나그네》는 1982년에 연재된 소설이라고 합니다. 너무 놀라서 이렇게 오래전에 나온 소설인지 몰랐습니다.
아련한 첫사랑의 기억을 떠올리는 로맨스소설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읽고보니 너무 슬펐습니다.
그리고 남자주인공 한민우에게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이 소설 《겨울나그네》의 남자주인공이기도 한 민우는 의대생입니다.
의대생이라는 신분에서 보여주듯 민우는 너무나 반듯하고 모범생으로 엄친아에 가깝습니다.
또 민우의 가장 친한 친구로 등장하는 현태는 민우와 아주 상반되는 인물입니다. 대학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아웃사이더 같지만 친구나 선후배에겐 인기가 많습니다.
이 둘의 차이는 사랑을 대하는 자세에서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불문과 여대생 다혜를 처음 알게 된 것은 민우였습니다.
민우가 타고 가던 자전거에 넘어져 알게 된 다혜를 민우가 먼저 좋아하게 됩니다. 여자친구라고까지 말할 정도로 좋아합니다.
다혜의 집으로 러브레터를 보내며 두 사람은 만날 약속을 잡으며 조금씩 서로에 대한 호감을 키워갑니다.
그러다 사업을 하던 민우의 아버지가 쓰러지면서 사업의 위기를 맞습니다. 채권단에게 쫓기게 되면서 민우의 인생도 몰라보게 달라집니다.
민우는 유복한 집안에서 자랐지만 출생의 비밀이 있었습니다. 스무 살이나 많은 형이 있었는데 배다른 형제였고 민우의 생모는 스무 살에 민우를 낳고 죽었다고 합니다.
그래도 민우는 아버지와 형에게 사랑받고 자랐습니다. 하지만 집안이 망하게 되면서 민우는 방황하게 됩니다.
반면 현태는 부자들을 미워하며 자신만의 세상에서 살아가던 중 민우와 다혜의 중간에서 민우의 소식을 알려주다 다혜와 가까워집니다.
민우가 자신의 상황을 비관해 모든 것을 버리고 도망쳤다면 현태는 사랑 앞에서 당당해지려고 자유롭게 살던 모습을 버리고 건실한 학생으로 돌아옵니다.
1984년에 연재된 소설이라 병약하고 아픈 여주인공과 잘생기고 멋진 남학생이지만 나약한 의지를 가지고 현실에 무릎꿇는 남자주인공, 그리고 그 두 주인공 사이에 있는 서브남주와 서브여주가 등장하면서 삼각관계, 사각관계의 약간은 신파적인 로맨스소설입니다.
이 로맨스소설 《겨울나그네》는 발표 당시 엄청난 인기로 100쇄 이상 중쇄를 했고 영화화되어 대성공을 거두었다고 합니다.
청춘 로맨스영화의 고전으로까지 일컬어지고 있고 뮤지컬로도 두 번이나 공연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