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호의 인생 꽃밭 - 소설가 최인호 10주기 추모 에디션
최인호 지음 / 열림원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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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 편인데 가끔은 다른 분야의 책도 읽습니다. 그런데 이 에세이 《최인호의 인생 꽃밭》은 자주 읽는 분야는 아닙니만 빠져서 읽었습니다.

이미 유명 소설가 최인호의 에세이집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10주기 추모 에디션이라는 문구에 더욱 궁금했습니다.

에세이이기에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재밌고 감동적으로 전달해주고 있습니다.

작가는 결혼 35주년이 된 중년의 부부로 이미 아이들도 결혼을 하고 출가했습니다. 그래서 아내와 둘이서 생활하는데 옛생각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결혼을 하고 집들이를 하는데 당시엔 보통 집들이에 온 사람들이 신부에게 노래도 시키고 춤도 추게 하는 골탕을 먹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아내는 그런 사람들을 피해 연탄방에 숨어 있었습니다. 왜 숨어 있는지 이유를 알 수 없었고 이해할 수도 없었습니다.

당시엔 단지 아내가 사람들 앞에서 노래 부르는 것이 음치로 들통날까봐 그런 줄 알았지만 나중에 첫아이가 태어나고 자장가를 불러주는 아내를 봅니다.

아내는 박자나 음정도 정확하게 내며 자장가를 불렀습니다. 아내는 음치가 아니라 그저 남 앞에서 노래부른다는 자체를 싫어하는 성격이었습니다.

그런 성격을 안 뒤로 아내에게 절대로 노래 부르라고 강요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모임이나 어떤 일에는 노래를 부를 자리도 있습니다.

노래를 부르고 싶은 사람이 있는 반면 노래를 부르고 싶지 않은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노래 부르기를 강요합니다.

여러 가지 변명을 하며 노래 부르기를 피하는데 아내는 심지어 성당에 가서도 찬송가 책을 들고 있지만 노래를 부르지 않습니다.

그러다 노래방에서 아내와 둘이 꽃반지 끼고라는 노래를 부르게 됩니다. 모임에서 반강제적으로 술을 한 잔 마시고 부르게 된 것입니다.

35년 만에 들은 아내의 노래는 전능하고 영원무궁한 신의 영광을 위한 장엄미사곡이라고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작가는 어렸을 때 부모님에게 안마를 잘하는 아이였다고 합니다. 아버지가 안마를 하면 보상으로 돈을 주기로 약속함으로 더욱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나이 들어 생각해보니 그것도 일종의 스킨십이었습니다. 부모와 자식간에도 스킨십이 필요하고 아버지가 먼저 돌아가시고 어머니의 다리를 안마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머니 다리의 어디에 심줄이 있고 어디에 신경줄이 있는지 겨울이 되면 어머니 발꿈치는 건조하고 갈라지는지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아내를 안마해주기 시작했습니다. 아내의 다리가 근육이라곤 없고 어머니의 다리처럼 흐물흐물하게 늘어져 있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런 스킨십으로 부부간의 애정도 표현하지만 아내의 몸의 변화를 보며 세월의 흐름도 느끼고 아이들을 키우며 고생했던 시간도 되돌아봅니다.

에세이 《최인호의 인생 꽃밭》에는 작가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습니다. 그렇다보니 아내와 가족, 자식에 대한 이야기를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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