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아가씨
허태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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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의 호랑이 영혼이 깨어났다


경찰 시험에 3번째 떨어진 어느 날, 검지 손가락이 변해버렸다. 

점집에서는 귀문이 열려 산신령이 깨어났단다. 

경찰이 되기를 바랬건만, 꼼짝없이 점집을 하게 생겼다. 

그런데 이 호랑이 기운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데.... 


태경은 산신을 잠재우고 평범한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아니, 평범한 삶보다 더 매력적인 호랑이 산신을 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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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에서 깬 호랑이가

태경을 모험의 세계로 초대했다.


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태경은

무도 실력이 자신있는 것과는 달리

필기 시험에서 3년째 낙방했다.


그러던 어느날, 왼손 검지에 황갈색 털이 자라더니

손톱마저 갈고리 형태로 바뀐다.

거기다 핏물이 밴 생고기가 땡긴다.


점집에서의 진단은

산신령이 깨어났으며 100명의 억울함을 풀어줘야

산신이 다시 잠든다는 것.


선택지가 없이 사주카페를 차린 태경에게

첫날부터 손님이 밀려든다.


그 중에는 자신의 억울함을 알아달라는 사람부터

환청이 들린다는 사람, 임금을 떼인 사람,

전연인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 미제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까지.


태경은 사람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면서

왠지 모를 뿌듯함을 느끼며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사주카페 일에 보람을 느끼기도 한다.


태경은 억울한 사람들을 구하고

산신을 잠재울 수 있을까?

그녀의 앞엔 어떤 모험(?)이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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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아가씨가 들려주는

억울하고 가슴아픈 이야기


어느날 갑자기 산신이 깨어나

몸이 변하게 되고, 사건에 분노하면서

태경이 사람들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이 작품은

잘 읽히면서도 재미있다.


호랑이로 인하여 모습이 변하는 황당한 상황에

100명의 억울함을 풀어줘야된다는

주저앉아버릴 것만 같은 상황이 더해졌지만

태경은 어쩔 수 없이 시작한 사주카페로 인하여

그동안 가지고 있던 생각을 바꾸게 된다.


경찰만이 자신의 길이 아님을,

이렇게도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음을 알게 된 것이다.


작품 안에는 100명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과정이 전부 그려지진 않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야기가 이어질 다음편을 기다리게 만든다.


실제 사건이나 논란이 되었던 뉴스를 녹여내어

시원한 사이다 같은 결말을 만들어내지만,

말미에는 같은 처지였었던 인물과의 공조를 넣어서

시리즈로 이어질 수 있게끔 전개하여 여운을 남겼다.


다음편이 나온다면, 

태경과 악어는 어떤 사건을 마주하게 될까.


아이와 관련된 사건으로 태경이 억울함에 분노했는데,

다음편에선 그런 분노를 다스리게 된 태경의 활약상이 그려지지 않을까?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까지

눈을 뗄 수 없는 몰입감과 스토리텔링이 좋았던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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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 수의사, 희망을 처방합니다
린리신 지음, 차혜정 옮김, 홍성현 감수 / 모모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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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수의사 5명의 가슴 찡한 성장 일기


수의사가 되기 위해선 어떤 과정을 거쳐야할까. 

곁에서 지켜보는 것처럼 생생한 수의학과의 일상이 눈앞에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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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이어지다


교수의 호통에, 연인과의 이별에, 아픈 동물의 고통에

감정 이입하여 자주 눈물을 흘리는 '루산'도,


낙제점으로 성적이 위태위태하여 동기들의 도움을 매번 받지만

침착하게 위기상황을 넘기는 '자하오'도,


성적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것만 같은 성격이지만,

동기를 생각하는 마음은 깊은 '이민'도,


홀연히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 '청한'과

자유분방한 인기남인 'MJ'도,


모두가 다른 삶을 살아온 이들이지만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은 같다.


동물병원, 하면 떠오르는 강아지와 고양이부터

대동물로 불리는 말과 소까지

다양한 동물의 아픔과 마주하는 예비 수의사들의 이야기는

고군분투하며 정신없는 와중에도

따스한 온기를 불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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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는 이렇게 탄생한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한 권의 이야기


슬기로운 의사 생활의 수의사 버전!

이라고 하는데, 드라마를 안 봐서 체감되지는 않았다.


다만, 수의사가 되기 위한 예비 수의사들이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에 대해 알 수 있었고,

실습을 통해 고군분투하는 장면으로

한 단계 성장해나간다는 걸 보여주고 있었다.


전문지식을 갖추어나가지만

상황에 따라 긴장하고 실수하는 건

학생이기 때문에 허락되는 특혜(?) 같은 것이기도 하다.


그런 실수를 통해 또 한 번 배우고

앞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이 되는 거니까.


그런 의미에서 낭만 수의사는

다섯 명의 예비 수의사를 보는 재미가 있었다.


다섯 명의 시점을 보여주다보니

초반에는 조금 정신없는 부분이 있지만,

읽다보면 각자의 이야기에 빠져들게 되어서

어느샌가 모두를 응원하게 된다.


때로는 답답하기도 하고,

수의사가 될 수는 있을까, 걱정되기도 하지만

자신이 돌보는 동물을 끝까지 책임지려하는 모습은

읽은 이들에게 왠지모를 감동을 선물한다.


특히 실습에 나서며 동물병원에서 아픈 동물과 보호자를 마주하며

일어나는 에피소드는 이 작품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챕터였다.


바쁘기 때문에 병원에 거의 못오는 보호자에게

동영상과 메시지를 통해 대화를 시도하고

끝내 그 마음이 보호자에게 닿아 변화를 이끌어 내는 장면은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에피소드다.


전문용어가 나오며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모여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수의사의 삶을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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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서 온 택배
히이라기 사나카 지음, 김지연 옮김 / 모모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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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을 배송해주는 천국택배.


고인이 보낸 마음이 받는 사람에게 와닿는 순간, 

오해는 사라지고 마음의 거리가 좁혀진다. 

삶을 뒤바꾸게 해주는 택배 하나.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주는 이야기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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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의 마음을 배달해드립니다.


아무런 의욕도 없이 쓰레기 집에 사는 '아라가키 유코'

집과 고향이 1순위인 할머니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스미이 후미카'

숨바꼭질의 달인이었던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도모야마 유'

하기 싫은 일을 도맡아 하는 소극적인 성격의 '오사베 아야카'


친구를 먼저 떠나보내고 도움도 거부한 채로

죽지 못해 살아가던 유코는 천국 택배를 통해

소중한 추억을 되뇌며 변화의 걸음을 내딛었고,


고지식한 시골 할머니로부터 벗어나고 싶던 후미카는

할머니가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 같던

게임기를 택배로 받게 되며, 외면했던 할머니의 마음을 알게 되었고,


숨바꼭질에 숨겨진 마음을 알지 못했던 유는

택배로 전달된 첫사랑의 편지로 인하여

정처없이 맴돌던 마음을 다잡게 된다.


소극적이여서, 혼자가 되는게 싫었던 아야카는

뜬금없이 배달된 고등학교 시절 선생님의 편지로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친구들을 찾아나선다.


거기에 담아내지 못했던 천국 택배 배달부

나나하시의 이야기까지.


각자의 사연을 가진 4명의 인물이

고인의 유품을 배달해주는 천국 택배로부터 예상치 못한 선물을 받으며

변화와 감동의 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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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위로를 건네는 힐링의 한 페이지


제목만으로도 궁금하게 만드는 작품들이 있다.


천국에서 온 택배 라니.


고인의 유품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어떤 이야기가 담기게 될지 궁금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위로를 건네는,

그러면서 감동도 주는 이야기가 아닐까?


책을 펼쳐보니 예상 그대로였다.

각자의 사연이 담긴 이야기는 저마다의 감동과 아픔과 위로를 주지만,

그 중 '밤 10시의 숨바꼭질'이 가장 인상깊었다.


항상 숨바꼭질을 함께 하는 사이였지만,

마음을 전하지 못하고 끝나버린 학창시절.

그리고 많은 시간이 흘러 알게 된 그때의 시그널.

나도 모르게 몰입이 되면서 마음을 울리는 이야기여서 참 좋았다.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했던 건

선생님의 편지로 친구들을 찾아나선 아야카의 이야기였는데,

그때의 인연을 가볍게 여기지 않았기 때문에

진심으로 서로를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 결말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었다.

그런 결말이 가능하도록 개개인을 진심으로 바라본

선생님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기도 했지만 말이다.


"하늘에서 전하는 마지막 인사를 배달해 드립니다."


그 말처럼,

하늘에서 보낸 선물로 인하여

꽉 막힌 것만 같던 마음에 작은 바람을 불어넣어

따뜻한 미소를 짓게 해주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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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에 간 의사 - 영화관에서 찾은 의학의 색다른 발견
유수연 지음 / 믹스커피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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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편의 영화 속 의학 이야기


의사는 영화를 어떻게 바라볼까?

에서 출발한 흥미로운 관점의 이야기.


21편의 영화 중에서는

감상했던 영화도 있었고,

아직 보지 않은 영화도 있었다.


봤던 영화는 내가 보면서 즐겼던 것과는 다른,

의학적인 시선으로 보는 것에 대해 새로움을 느낄 수 있었고,


안봤던 영화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요소를 얘기해줘서

영화를 보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다.


'곤지암'을 통해 병원이라는 장소가 주는 공포스러움이

과거 병원의 이미지에서부터 시작되었음을 알려주었고,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통해 그저 모험을 그린 것이 아닌

어머니의 상실로 인해 발생하는 슬픔과 애도에 대한 형상화임을 알려준다.


'새벽의 저주'라는 좀비 영화를 보면서

좀비의 특성과 유사한 증상을 발생시키는 바이러스를 떠올리고

광견병 바이러스와의 유사성을 생각한다는 건

의사의 지식을 가진 화자가 아니라면 연관짓지 못할

그런 색다른 관점이었다.


'올드보이'를 보면서 그리스 신화와 동치하고

이우진과 그 누나를 일종의 신격으로 생각하며 그의 복수가

합당해진다는 생각 또한 놀라웠다.


다만, 스스로 신화 덕후라고 얘기해서 그런건지

대부분의 영화에서 그리스-로마 신화를 연결짓는 부분은

조금 아쉽다고 느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이해하지 못하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신화가 깊숙이 들어와있다.


신화를 연결지어서 얘기해서 재미있고 흥미로운 부분도 있지만,

계속해서 신화가 연결지어져서 조금은 지치는? 그런 부분도 있었던 듯 하다.


들려주는 이야기 중에는

알츠하이머와 관련하여 서술한 '스틸 앨리스'를

꼭 한 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다양한 의학적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매드맥스'시리즈에 대한 얘기도 재미있었다.

의학적 관점과 신화와 연결짓는 이야기로

영화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볼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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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편들, 한국 공포문학의 밤 화요일 : 사람의 심해 중편들, 한국 공포문학의 밤
이마음 지음 / 황금가지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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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보다 싶고 어두운 인간의 심해 그리고 저주


소씨 가문의 비밀.

죽은 이의 몸에서 수산물이 끊임없이 나오는 핏줄.

그건 축복일까, 저주일까.


정유는 자신의 가문이 싫었다.

죽은 이를 가지고 부를 축적하다니.


자신도 죽으면 수조에 갇힌 채로 이용당한다고 생각하니

도저히 그곳에 있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바깥세상(?)도 녹록치는 않았다.


몇번을 걸쳐 자리잡은 직장에선 추파를 던지는 이들도 있었고,

새로 바뀐 사장은 저렴한 월급에 성과금을 운운하며

반강제로 부서이동이 되었다.


거기다 빚까지 있는 상황이라

어떻게든 성과금을 받을때까지만 버텨보자며 견뎠다.

하지만 절망은 기다려주지 않았다.


아버지의 부고소식에 향한 집.

지하에 있는 수조를 보는 순간 구역질이 올라왔다.

이런 집안에 자신의 상황을 털어놓을 순 없었다.


현실은 암울하고, 돌아갈 곳은 괴롭다.

성과금까지 엎어지며 눈물이 흘렀다.

그리고 정유는 돌이킬 수 없는 선택으로 복수를 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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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이의 몸에서 수산물이 나온다는 독특한 설정으로

우울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정유의 삶은 겉으로 보기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진퇴양난의 상황이었다.


집으로 돌아가기엔 끔찍한 가업을 함께 해야하고

밖에서 버티기엔 금전적인 압박이 너무 심하다.


버티자. 버티자. 버티자.


그렇게 되뇌고 또 되새겨보지만

희망으로 바라던 것이 무너진 이후엔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이 그녀를 사로잡는다.


다른 선택은 없었던 걸까.


정민과 터놓고 얘기를 해봤더라면

뭐라도 달라지지 않았을까?


정유의 뒤를 따라가며 이야기에 몰입했기에

마지막을 장식한 엔딩은

더 없이 슬프고, 더 없이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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