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의 첫 문장 - 나의 고전 필사 노트
김대웅 엮음 / 북플라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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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문장으로부터 배우는 글쓰기의 시작


좋은 글을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여러번 글을 썼었고, 지금도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구상을 하고 있지만

'필사'라는 것에 대해선 조금 회의적이었다.


필사를 한다는 건,

글을 쓴 작가의 문장을 습득하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그 작가의 문체마저 베껴쓰는 게 되어버려서

'나의 글'을 쓸 때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책의 전체가 아닌

'첫 문장'의 필사라면 어떨까?


명작으로 남겨진 고전 소설이 두고두고 회자되는 건

첫 문장부터 독자의 눈을 사로잡았기 때문이기도 하니까.


짧지만 강렬한 시작을 알리는 문장이 있는가하면

물흐르듯 매끄러운 문장으로 안정감을 느끼게도 한다.


이 책을 통해 필사를 해봤더니

문장을 한글자씩 써 내려가며 작가가 시작점에서

어떤 생각으로 글을 썼을지 생각해보기도 하고,

'나만의 다음 문장'이 머릿속에서 그려지기도 했다.


'로미오와 줄리엣'과 같은 희곡부터

'플랜더스의 개', '장화 신은 고양이'와 같은 동화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펼쳐지는 고전의 첫 문장에

읽었던 작품은 줄거리가 떠오르고

아직 읽지 않은 작품은 궁금증을 자아냈다.


아직 읽지 않은 고전이 이렇게나 많았다니.

꾸준히 책을 읽으려 하는데도

놓친 작품이 많다는 것에 아쉬움도 남았다.


책 전체를 필사하는 것에 부담을 느낀다면,

각 작품의 첫 문장을 만날 수 있는

이 책으로 필사를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고,

짧막한 정보도 담겨 있어서

필사를 시작하는 이에게 제격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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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숲속의 대리님
이상민 지음 / 서랍의날씨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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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다 내 꿈속에 나타나는 대리님


꿈속 숲에는 제각기 다른 모습의 드래곤이 있고, 

그를 해치우면 다음 숲으로 이동할 수 있다. 

그리고 혼자 힘으로 힘든 전투를 돕는 동료도 있었다. 

웃기게도 현실의 회사에서 마음에 담아둔 옆 팀의 대리였다. 


꿈속에서 함께 싸울수록 그녀를 향한 마음이 커지던 어느 날, 

꿈속에서 왼손을 다친 대리님이 현실에서도 붕대를 감고 있는 걸 보게 되는데.... 

설마, 꿈이 현실과 연결되어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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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이 마지막 숲이에요.


현실에서의 회사생활은 비효율적인 일의 연속이다.

왜 그래야 하는지 납득하지 못하지만

상사의 지시에 고개를 끄덕이거나 숙여야 한다.

거기다 정신과에 가야되나 고민할 정도로

매일 밤 숲속 모험을 펼치는 악몽까지.


꿈속에서 옆 부서의 선설아 대리를 만난다는 점만 빼면

그만 꿨으면 하는 악몽일 뿐이었다.

꿈속과 현실이 연결되었나...싶은 상처를 보기 전까진.


꿈속에서 다치면 현실에서도 다친다?

그러면 꿈속에서 죽으면 현실에서도?


설마했던 의심은 점점 커져만 가고,

일곱번째 숲의 늑대는 강하기만 하다.


백현은 숲의 늑대를 해치우고 악몽을 끝낼 수 있을까?

꿈속 뿐 아니라 현실에서도 대리님과 연결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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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 달은 서로를 사랑하게 될까?


꿈속와 현실이 연결되어있나? 

싶은 부분이 흥미를 이끌었다.


판타지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현실과 연결된 판타지여서

거기다 직장생활까지 더해지니 실제로 겪는것처럼

생동감이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


상사의 지시에 속으로만 불만을 털어놓고,

동기와 술 한잔에 한쪽 구석에 묵혀두고.

옆 부서의 누군가를 흠모하기도 하고.

여느 직장인이라면 한번쯤은 겪어봤을 일이

이 이야기 속에 다 들어있다.


꿈속에서의 모험까지 더해지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그런 이야기 속에 숨은 의미가

후반부에 넌지시 드러났을 때,

꿈속에서 대리님이 보내는 메시지가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매일 밤 찾아온 무서운 악몽 뒤에 더 무서운 현실이 있다'는 극 중 문장은

우리가 꾸는 꿈은 괴롭더라도 눈을 뜨고 나면 그저 꿈일 뿐이지만,

눈을 뜨고 맞이하는 현실은 도망칠 수 없는, 괴로움이 계속되어서 더 무섭다는

그런 얘기를 하고 있는 것 같아서 공감이 되며 와닿았다.


[낮의 현실과 밤의 꿈에서 출발해 서로를 만나고 사랑하게 된다]는 작가의 말을 만나면

이 이야기가 해와 달을 의미하고 있으며 서로 반대되는 위치에 있다고 하더라도

'사랑'으로 인하여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말하는 것 같았다.


흥미로운 설정으로 시작되어 안타까운 현실을 지나

절로 웃음 짓게 하는 행복함을 선물한

재밌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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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들리는 동물병원 마음이 들리는 동물병원 1
타케무라 유키 지음, 현승희 옮김 / 북플라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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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하는 말이 들리기 시작했다?!


사랑하는 아빠와의 갑작스런 이별에 마음을 꼭꼭 닫았던 어느 날, 

아키에게 신기한 사건이 일어났고 그 일은 아키를 늪에서 건져주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아키는 목표를 정했고 끝내 그 목표를 이루었다. 


'사쿠라이 동물병원' 

그곳에서 할아버지의 뒤를 이은 아키의 특별한 진료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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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똑바로 차려!


아키를 구해줬던 그 목소리.

그때부터 아키의 목표는 단 하나였다.

아픈 동물을 투철하게 보살피는 것.


모든 동물들이 아키를 이상하리만큼 따르는 건

그녀만이 가진 비밀이 있기 때문이었다.

동물의 마음이 들리는 것.


반대로 사람과의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그럼에도 아키는 할아버지의 뒤를 이어 동물병원을 맡았다.


그리고 그곳에서 평소와 같이 특별한 진료를 하던 어느 날,

동물행동학을 연구하는 데즈카를 만나게 되었다.


유기된 동물과 구조한 동물,

도움이 필요한 곳마다 따라다니는 데즈카.

그리고 그런 데즈카와 함께 동물들을 돕는 아키.


두 사람과 동물병원이 함께 만들어내는

힐링 판타지의 이야기는 동물을 사랑하는 이에게

웃음이 머무는 멋진 선물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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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의 마음을 들을 수 있다면?


이야기를 읽으며 첫번째로 든 생각은,

마음을 알 수 있어서 부럽다는 것이었다.


함께 하는 반려동물이 아플 때,

무언가를 원할 때, 하고픈 말이 있을 때.


내 이름을 부르며 말을 전할 수 있다면,

그 말을 내가 들을 수 있다면.


지금보다 더 행복한 삶을 선물할 수 있지 않을까?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읽는 내내 들었다.

적어도 아플땐 아프다고 말을 해줬으면 하는 생각은

최근에 아파서 동물병원을 다니며 고생했어서

더 절실히 느끼는 부러움이기도 했다.



이야기는 빠르게 읽힌다.

동물병원 안에서의 아키와 유키.

그리고 그 사이에 끼어들게 된 데즈카.


아픈 동물을 치료할 때면 아무것도 눈에 보이지 않는 열정과

감정을 하나도 숨기지 못하는 순수함이 돋보이는 아키는

주위에 있는 사람들마저 환하게 물들이는

비타민과도 같은 존재였다.


아키의 비밀을 눈치챈 것 같지만

섣불리 말해버린 자신을 자책하고

계속 그녀 곁에 남기를 원하는 데즈카 덕분에

사람과의 관계를 어색해하던 아키도 변하기 시작한다.


간간히 등장하여 데즈카를 질투(?)하는 듯한

유키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장면이 없다.

아키를 보며 긍정적인 조마조마함이 맴돌고,

데즈카를 보며 반전이 없길 바라는 마음이 맴돈다.


그저 이 조합 이대로

다음 편에서 시리즈로 만날 수 있기를.


또 다른 동물들이 지난 사연으로

가슴 속에 따스함을 주는 이야기를 

다시 만나길 바라게 되는 힐링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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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장의 참극 긴다이치 고스케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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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장에서 일어나는 의문의 연쇄 살인


범인은 왼팔이 잘린 채 동굴로 도망친 과거의 인물, 시즈마일까. 

아니면 그의 망령이 깃든 다른 누군가일까. 


어둠 속의 살인, 밀실 살인, 마차에서의 살인.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경찰과 행동을 함께하던 명탐정 긴다이치 고스케는 

트릭을 깨부수며 진범의 존재를 밝혀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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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무서운 사건이다.


곳곳에 회전벽이나 탈출구가 있어서

'미로장'이라 불리는 대저택 명랑장.


과거 이곳의 주인이 아내의 불륜을 의심하여

아내를 살해하고 사촌의 팔을 베어버린

대참극이 벌어진 곳이기도 하지만

지금은 시노자키 신고라는 다른 주인이 있는 곳이다.


호텔로의 전환을 앞둔 어느 날,

왼팔이 없는 의문의 남자가 신고의 손님이라며 이곳을 찾게되고

그런 적이 없던 신고는 긴다이치에게 전보를 보낸다.


그렇게 미로장이라는 무대에

탐정을 비롯 사람들이 모여들게 되는데,

바로 그 날, 사건이 벌어진다.


마차 위에서 발견되는 한 남성의 사체.

그리고 곳곳에서 목격되는 왼팔이 없는 남성의 실루엣.


범인은 누구인가.

긴다이치 고스케의 추리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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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께기는 전부 풀렸다!


소년탐정 김전일의 시그니처 대사는 없지만,

그의 할아버지, 긴다이치 고스케의 추리는

잔잔한 물결처럼 동요없이 흘러간다.


550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책이지만

한 번 몰입이 시작되자 빠르게 페이지가 넘어간다.


쇼와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고

의아하거나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사건이 벌어지고 추리가 이뤄지며

만화를 보는 것처럼 눈앞에 장면이 그려진다.


오래된 공간을 무대로 하는 만큼

고전 추리 소설을 보는 듯한 느낌도 있었고,

(실제로 1956년에 중단편으로 최초 발표된 작품을 

70년대에 장편으로 출간했다고 한다.)


만화와 소설로 거의 모든 작품을 섭렵한 김전일만 알고 있다가

그의 할아버지 긴다이치 고스케의 활약을 보게 되서

다른 이야기도 궁금해졌다.


77개의 작품에 달하는 '긴다이치 고스케 시리즈'

그 중 국내에 출간된 건 이번이 13번째인데,

아직 읽어보지 못한 12개의 작품 속에서

긴다이치 고스케의 활약은 어떻게 그려질까.


아쉬운 점은 아무래도 간단한 트릭이 아닐까 싶은데

어떤 기발한 속임수라도 트릭을 밝히면 이렇게 시시한 거라는

작품 속 문장처럼,

그렇기 때문에 미로장에서 일어난 참극은

어설프게 느껴지면서도 그래서 더 무서운 사건이 아닐까.


실상은 허무할 정도였지만,

극이 벌어진 무대가 화려하여

명탐정이 활약하기 제격이었던

미로장의 참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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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선생님을 죽였다
사쿠라이 미나 지음, 박선영 옮김 / 시옷북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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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선생님을 죽였다.‘
칠판에 적힌 그 말은 이야기를 끝까지 읽어야만 알 수 있어서 마지막까지 재미를 놓지 않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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