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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에로의 소원해결소
요코제키 다이 지음, 권하영 옮김 / 북플라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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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을 하나 말해보세요


밤이 되면 카부토 시에 나타나는 삐에로. 

취업이 되지 않아 의기소침한 료의 앞에 나타난 삐에로가 그렇게 말했다. 

소원을 들어주겠다는 말에 취업을 하고 싶다고 말하자, 

그 자리에서 한달치 봉급을 전하며 자신의 조수가 되어달라고 말하는 삐에로. 

이 남자, 대체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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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을 들어준다는 밤의 삐에로,

열린 시정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카부토시청의 시장


이야기는 두 가지 시점을 진행된다.


어쩌다보니 삐에로에게 채용되어 그의 조수가 되어버린 료.

만나러 갈 수 있는 시장인 시시도 시장과 그를 곁에서 보좌하는 히나코.


료는 삐에로를 따라 다니며, 그를 보조하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어묵을 파는 포장마차에서 만나게 되는 간호사 레이나

삐에로와 친밀해보이는 신문 기자 죠시마

성추행 누명으로 고민하는 의사 나카지


그 외에도 소원을 들어준다는 삐에로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대화하게 된다.


"인생은 만남입니다."


그 말처럼, 삐에로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의 조수가 되지 않았더라면

만나지 않았을 만남이었다.


그러한 만남이 주는 의미가 뭘까.

료는 삐에로와 함께하며 마침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알아간다.


반면,

시민들과 만나며 소통하는 시시도 시장은

후원회장인 타누마가 살해되는 사건에 휘말림과 동시에

공금으로 여행을 갔다는 논란에 휩싸인다.


곁에서 지켜보는 히나코는 초조한 마음이지만

시시도 시장은 언제나처럼 포커페이스일 뿐이다.


삐에로의 지시로

살인 사건에 대한 조사를 해나가는 료와 죠시마.

사건의 진상으로 가까워지는 가운데

또 한 건의 피습 사건이 발생하는데...


살인사건은 30년 전의 사건과 어떤 연관이 있을까?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그리고 삐에로의 정체는 뭘까?




------------------


루팡의 딸 시리즈로 유명한 요코제키 다이 작가님의 신작.


추리 소설로 유명한 작가님이기 때문에

'소원 해결소'라는 제목만 보고서 겨울에 맞는 따뜻한 작품인 걸까,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살인사건이 벌어지면서 '역시'라는 감상이 나왔다.


하지만 이번 '삐에로의 소원해결소'는 기존의 작품과는 차이가 있었다.

무엇보다 살인이라는 사건이 벌어졌음에도

극의 분위기가 다소 가볍다. 그래선지 더 잘 읽히는 느낌이었다.


초반부를 넘어가다보면 삐에로의 정체가 무엇인지 대충 감을 잡게 되는데,

작가님은 이 마저도 후반부에 반전을 둬서

으레 당연하게 생각했던 고정관념을 깨뜨려버린다.


왜 그런 생각은 못했을까?

그렇게 생각하면 삐에로의 정체에 대해서도 다르게 생각할 수 있었을 텐데.


두 가지 시점을 오가며 진행되지만

어지럽거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없었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시장과 삐에로의 연결점이 나오고

시장에 대한 민심과 의회의 반발이 커지는 가운데

이걸 어떻게 뒤집을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누구보다도 이 도시를, 마을을 사랑한다던 삐에로.

그렇기에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준다던 삐에로.


이야기의 후반부에 이르면 다소 이상하게 생각했던 그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한 그의 마음은 소중한 이를 사랑하기 때문이니까.


마무리 장면까지 더 없이 좋았던

겨울이라는 계절과, 연말이라는 시기에 어울리는

그러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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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님의 완벽한 복수 네오픽션 ON시리즈 17
강엄고아 지음 / 네오픽션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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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고객님을 대상으로 하는 이곳은 '명당'입니다!


원한을 가진 귀신이 찾아오는 곳. 억울하게 죽은 그들의 사연을 들어주고, 그들이 복수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명당의 주인 '채명'은 귀신과 함께하며 그들의 원한을 풀어주는 것이 옳은 일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오빠 '채민'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충격을 받고 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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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를 하고 싶은 귀신은 명당으로 가세요


영업사원이 되어버린 한복입은 귀신 막순과

명의 곁에서 그녀를 보조하며 잔소리꾼이 된 인간 주하

그리고 명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오빠 민


세 사람, 아니 두 사람과 한 명의 귀신과 함께

명은 명당을 운영하며 억울한 귀신의 원한을 풀어준다.


흉악범의 몸에 빙의하게 하여

죄를 짓고도 멀쩡히 살아가고 있는 범인에게

그대로 되돌려주는 것.


하지만 살인을 행한 범인이 범행을 기억하지 못하고

범행이 일어나기 전, 명과 주하를 만났다는 사실을 경찰이 알아내고 마는데...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이 상황을

베테랑 형사인 경욱과 신참내기 규영은 어떻게 밝혀낼까?


그리고 명은 경찰이 꼬리를 밟은 상황에서

어떻게 벗어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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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물 흐르듯이 진행된다.


귀신의 사연에 귀를 기울이게 되고

쉬쉬해버리는 분위기에, 덮어버리는 권력에,

제대로 처벌해주지않는 법에 분노를 느끼게 한다.


우리나라 법은 왜 이런 걸까.

기술도, 문화도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는데, 어째서 법은 예전 그대로인 걸까.


술을 먹었다고, 약을 먹는다고, 정신병력이 있다는

'심신미약'으로 인한 감형은 대체 왜 있는 걸까.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사건들 중에

누가 보더라도 분통을 터트리는 일을 모티브로 삼은 듯,

이 작품은 읽는 내내 가슴 한켠이 아렸다.


아리고 아려서, 눈살을 찌푸리고 마음이 울적해졌다.

귀신이 되어 떠도는 그들의 마음을 들어주고

'사적복수'를 행하게 하는 명의 행동에 나도 모르게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야기는 민이 들려주는 진실로,

귀신이 복수를 행한 대상이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는 그 진실 때문에

명의 그동안 했던 것들에 대한 의문을 심는다.


이야기의 결말에 이르면

복수가 꼭 죽이는 것만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지만

그럼에도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법의 사각지대에 있거나,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 일들이 종종 있어서

현실은 이야기처럼 모두가 웃을 수 있는 엔딩이 아니라는 점에 안타까움이 남았다.


현재의 법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그러면서도 무거운 주제에 대해 유쾌하게 풀어낸

그런 재밌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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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호두 - 제13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10
서동찬 지음 / 자음과모음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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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한 호두네 가족의 이야기

자극적인 이야기 없이 잔잔히 흐르는 물결. 뭐라고 말할 수 없던 감정의 변화도, 회복되지 않을 것 같은 슬픔도, 호두를 사랑해주는 특별한 가족과 함께라면 어느새 물흐르듯이 넘어간다.


나에게는 두 명의 아빠가 있다.


어릴 때부터 함께한 두 명의 아빠.

대기업에 다니는 큰 아빠와 카페를 개업한 작은 아빠.


어릴 때는 이상하지 않았는데, 크면서 그게 이상한 일이란 걸 알았다.

이상하다는 걸 알지만, 호두는 내색하지 않는다.

학교에서 친구가 물어도 숨기지 않는다.

감춰야되는 비밀 같은 게 아니다. 그저 일일히 설명해야 한다는 게 번거로울 뿐이다.


그런 특별한 가족에게 한 가지 사건이 생긴다.

카페에 놓아둔 선인장이 없어져버린 것.

화분만 덩그러니 남겨둔 채, 사라져버린 선인장을 찾으려는 작은 아빠와

그걸 바라보는 호두의 시선에 피식- 웃음이 나온다.



심각하게 고민하는 두 아빠의 모습에 생각이 많아진 호두


학교에서도 '생각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많은 생각을 하는 호두에게

할머니는 기댈 수 있는 존재였다.

하늘나라로 떠난 엄마 얘기를 해주는 할머니

할머니 집에 가면 이상하게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런 할머니와 두 아빠, 그리고 호두까지 함께 떠난 강릉 여행에서

호두는 이 특별한 관계에 변화가 생긴다는 걸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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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가족 구성 안에서 자라는 '특별한 아이'


특별한 두 명의 아빠는 누구보다도 호두를 사랑하고

호두 역시 둘 중 한 명을 고를 수가 없다.


이 작품은 호수와도 같다.

잔잔한 수면, 흘러가는 물결.

누군가 돌을 던지면 잠시 일렁이지만, 이내 다시금 제모습을 찾는 그런 호수.


치정? 출생의 비밀? 그런 건 아예 없다.

그저 호두의 뒤를 묵묵히 지키고 있는 두 아빠처럼

호두의 뒤를 묵묵히 따라 걷는 이야기였다.


자극적인 이야기 없이도

그저 아이를 따라 함께 걸으며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따뜻해질 수 있다.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극 중 호두의 나이랄까.

순수한 중학생으로 봐도 무방하지만,

그래도 중학생보다는 더 어리게만 느껴졌다.


약간의 사건을 제외하면 잔잔하게만 흘러가서 재미가 덜하다고 생각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읽어도 좋은 작품이 되었다.


"그래도 같이 있고 싶어."


이야기의 마지막을 장식한 '잔가시 선인장'은

호두가 두 아빠에게 하고픈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옅은 미소로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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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남편이 돌아왔다 1
제인도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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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가는 나의 죄를 알고 있다


남편을 죽이고, 실종 신고를 했다. 5년이 지나 사망선고가 내려지고 이제 보험금을 받을 일만 남았다. 내연남인 필주씨와 샴페인도 터트렸다. 

그런데, 남편을 찾았단다. 남편이 살아있단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일까.



저 사람은 제 남편이 아니에요


5년만에 나타난 내가 죽인 남편.

하지만 얼굴도 목소리도 모든 게 다르다.

저 사람은 내 남편이 아니다.

하지만 모두가, 그가 내 남편이 맞다고 말한다.

아닌데. 분명히 아닌데.

어떻게 신원 조회까지 해도 그가 내 남편으로 나오는 걸까.


처음부터 계속해서 의심했다.

남편과는 정단대의 성격에, 요리 실력까지 갖춘

거기다 자신을 위하는 마음까지


이 남자, 위험하다.

이제까지 내가 만났던 남자들과는 전혀 다른 부류의 사람이다.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자꾸만 끌린다.

그가 내 남편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보험조사원 조장현입니다"


하지만 오팀장의 노트에 적혀있던 그 인물을 만나게 되면서

효신이 알고 있던 모든 것이 무너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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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인 남편이 살아서 돌아온다면 어떻게 될까?

그것도 전혀 다른 얼굴, 다른 모습으로 태연히 '남편'이라고 말하는 존재라면?


효신의 시점으로만 진행되는 1권의 이야기는 흥미진진하다.

효신의 말을 누구도 믿어주지 않고,

남편과 모든 게 다른 남자는 정말 남편의 기억이 있는 것만 같았다.


남편에게선 느낄 수 없었던,

존중받고, 사랑받는 그런 느낌에

위험하다는 몸의 경고에도 점점 끌린다.


극 중 효신의 직업이 분양상담사이기 때문에

관련 용어와 관련 지식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다지만,

관련 설명이 조금 과하다 싶은 건 있었다.

굳이 몰라도 되는, 극의 전개에 불필요한 부분이랄까.


흥미진진한 초반부와 중반의 약간의 지루함을 지나면

후반에 몰아치는 재미를 맛볼 수 있다.


그 여운을 간직한 채 시작되는 2편은 충격 그 자체였다.


돌아온 남편 '재우'의 시점으로 전개되는 2편은

상상도 하지 못할 그런 이야기를 들려준다.


1편과 겹치는 부분이 있어서 페이지가 잘 넘어갔고

2편도 초반부가 흥미진진해서 재미있었다.


다만, 2편 역시 중반부에서 약간의 지루함과 조금은 허술한듯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2편의 마지막을 장식할 엔딩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전개가 아니었나 싶기도 했다.


"누구도 믿지 마세요."


극 중 대사였던 그 말은

어쩌면 독자에게 건네는 작가의 말이 아니었을까.


표지에 비밀이 숨어있었던,

결말까지 종잡을 수 없었던,

그런 이야기를 들려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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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의 경계
야쿠마루 가쿠 지음, 남소현 옮김 / 북플라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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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은 피해자.
그로 인해 무너지고 갈등하고, 힘겨워하는 심리를 잘 그려낸.
그러면서도 아동 학대, 법정 형량 등 사회문제를 녹여낸, 그런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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