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바다 끝 카페에 무지개가 뜨면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모모 / 2025년 4월
평점 :

무지개를 기다리듯,
당신을 기다립니다
바다 끝에 위치한 곶 카페.
우연히 닿은 이곳에서 만난 맛있는 커피와 위로를 주는 음악과
다정한 말 한마디에 카페를 찾는 이들은 저마다의 아픔을 가슴에 품고
또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려 한다.
바다를 마주한 세상에서 하나뿐인 특별한 카페.
이곳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
정말 맛있는 커피.
위로를 안기는 듯한 음악.
그리고 다정히 건네는 말.
곶 카페를 찾는 사람들은 저마다 안고 있던 고민의 무게가
조금은 가벼워지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아내를 떠나보내고 딸과 함께 할 앞날이 걱정되는 아빠, 오사와.
취업이 되지 않아 불안에 떠는 대학생, 이마겐.
불황에 도둑이 되어 카페에 들어온 칼갈이에,
희망퇴직을 강요받아 멀리 떠나야하는 단골손님, 다니.
그리고 에쓰코의 곁에서 자신만의 꿈을 간직한 조카 고지와
카페를 지키며 무지개를 기다리는 에쓰코까지.
이곳을 찾아온 여러 사람들의 사연과
그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에쓰코와 함께 하는
바다 끝, 특별한 공간 곶 카페의 이야기가
책을 펼치는 독자의 마음에 '딸랑' 거리는 방울 소리를 건넨다.
--------------------
따스한 온기를 머금은
특별한 카페에서의 시간
숨어있는 것처럼,
찾는 이들이 많지 않은 카페이기 때문에.
스쳐 지나가지 않고 찾아들어와야 되기 때문에
이곳에 오는 이들은 고민을 품고 있고,
그 고민은 카페에서의 시간과 함께 어디론가 흘러가버린다.
13년 만에 재출간된 작품이라고 한다.
예전 제목은 [무지개 곶의 찻집]
그때는 왜 이런 이야기가 있는걸 몰랐을까?
'치유를 파는 찻집'으로 모리사와 아키오의 책을 처음 읽었고,
이번 작품이 두번째 만남이었는데,
담담하게 위로를 건네면서도 각각의 사연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다.
6개의 이야기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이야기의 문을 여는, 아내를 떠나보낸 남자의 이야기였는데
딸과 함께 살아가야하는 앞날에 대한 막막함에
'경이로운 사랑의 힘'을 전하는 한 마디가
그에겐 무엇보다도 큰 힘이 되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치바현에 실제로 있는
'무지개 케이프 카페'를 배경으로 했다고 하는데,
어쩌면 우리나라 어딘가에도 이런 풍경의 카페가 있지 않을까?
에쓰코와 같이, 찾아온 이를 위로하는 공간은 아닐지라도
어딘가의 끝 또는 아는 사람들만의 비밀공간과도 같은
특별한 카페가 어딘가에 있다면
마음이 울적할 때 훌쩍 떠나,
답답한 마음을 풀어낼 수 있다면 참 좋을 것 같다.
각 이야기의 제목이 된 음악이 전부 아는 거라 그런지
글자를 읽고 있는데도 귓가에 소리가 맴도는 신비한 느낌이라
바다 끝 카페의 풍경이 상상되어 더 재밌게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