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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답장이 되어 줄게
백승연(스토리플러스) 지음 / 텍스티(TXTY) / 2025년 6월
평점 :

사랑을 생각하게 만드는
편지가게 글월의 두번째 이야기
"편지를 보낸다는 건, 타인에게 선물을 주는 행위 같아요.
그 선물이 받는 사람에게 어떤 울림을 줄지는 보낸 사람 혼자서는 절대 모를걸요?"
효영과 영광의 이별 그후.
글월의 두 번째 이야기는 그렇게 문을 연다.
헤어진 그에게 쓰는 보내지 않을 편지.
효영은 그렇게 마음을 정리하며
영광을 보내주려 하고,
그런 그녀의 곁에 새로운 인연이 다가온다.
20대 초반, 영화 커뮤니티에서 만난 인연.
썸이었지만 연인은 아니었던
안 읽어본 편지 같은, 동규.
끝까지 가봤다고 믿는 사랑과
시작도 해본 적 없던 사랑.
서로 얽히기 시작하는 사랑 사이에서
효영은 어떤 편지를 펼쳐보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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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에 쓰고 6월에 받는 편지
그리고 펜팔 친구.
편지가게 글월의 서비스인 '펜팔'을 보고 있으면
어렸을 때의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만화 잡지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펜팔 친구가 편지를 보내줘서
한동안 편지를 주고 받는 재미에 빠져 지냈었다.
잡지 뒤편에 주소를 적어 놓고 펜팔 친구를 찾았다며
개인정보를 막 넘겼다는 효영 엄마의 대사에서
그땐 그랬지, 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는 메신저며 스마트폰이며 없는 아이들이 없으니
그때의 기억은 그저 추억이 되어버렸지만
한글자씩 눌러 담는 편지가 그리울 때도 있다.
그때는 이름을 오픈한 상태로 나누는 대화였지만,
글월의 펜팔은 자신을 가리고 편지를 나누며
때로는 대나무숲 같은 역할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타인의 마음을 전해받으며 공감을 하기도 한다.
이 안에는 왜 이렇게 좋은 사람들로 가득한지.
서로가 서로를 위하는 마음에 포근해지고,
그 흔한 욕설 하나 없는 이야기에 힐링했다.
추억이 다르게 적힌 효영과 영광의 애매한 관계,
그리고 효영과 동규의 새로운 관계를 함께 하며
서로의 추억을 떠올리는 그들이 결말을 다시 써내려가길 바라는 마음이 반,
먼지 같은 감정을 털어내고 새로운 사랑의 시작을 바라는 마음이 반이었다.
영화 같은 재회 같은 건 없었지만,
보내지 않을 편지를 쓰는 효영의 감정이 느껴지는 듯 해서
편지를 함께 읽으며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리고 그 끝에는 '편지'라는 화해를 건네며
잠시 끊어져있던 결말을 다시 쓰는 그들이 있었다.
'편지'라는 매개체로 누군가는 위로를 얻기도,
누군가는 용기를, 때론 사랑을 바라기도 한다.
우리에게 '편지'란 어떤 의미일까.
1초의 시대에 굳이 불편함을 감수하는 것.
그 불편함 안에 상대를 향한 진심을 담아내는 것.
그리고 잊고 있던 감정을 꺼내어 보는 것.
'편지는 마치 과거를 소중하게 포장한 선물 같다'는
그 말이 책을 덮은 후에도 오랫동안 머릿속에 맴도는
'너의 답장이 되어 줄게'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