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케치 : D언덕 살인사건
에도가와 란포 지음 / 프리디우스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D언덕 살인사건]


D언덕에 있는 헌책방.

아케치를 기다리며 그곳을 지켜보고 있던 '나'는

안채에 들어간 주인이 좀처럼 나오지 않는 상황에 아케치와 함께 안으로 들어가고, 여자의 시체를 발견한다. 주변 상황을 알아가며 나름대로 내세운 '나'의 추리를 비웃듯, 아케치는 사건의 진상을 얘기하는데...



[유령]


분명 죽었다고 했는데.

그래서 한시름 놓았다며 안심했는데.

이상하게도 계속해서 그 자의 모습이 보인다.

마치 유령처럼 따라붙는다.

아케치는 아주 손쉬운 속임수라 말하며

유령의 실체에 대해 말한다.



[심리검사]


들키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누가 예상이나 할까? 사건의 범인이 경찰에 분실물을 신고할 거라고 말이다.

누구의 물건인지도 모를테니, 1년 뒤에 물건을 주운 자신이 다시 돌려받는다면 그것으로 끝이다. 아케치가 나타나기 전까진, 분명 그랬다.



[흑수조]


흑수조라 자칭하는 도적 무리.

'나'의 백부님의 딸 후미코가 납치되는 일이 생기고

그것이 흑수조에 의함이며 몸값을 요구했다.

약속 장소에서 접선하여 몸값까지 줬건만,

딸은 여전히 아무런 소식이 없다.

아케치는 흑수조로부터 후미코를 구해낼 수 있을까.



[다락방의 산책자]


다락방을 발견하자, 잊고 있던 범죄 취향이 다시 솟아 올랐다.

누구도 모를 것이다. 자신이 어떤 방법으로 아무도 모르게 살인을 저질렀는지를. 

그게 탐정이라 할 지라도.



[누군가]


누군가 총으로 피습을 당했다.

강도의 짓일까? 하지만 없어진 건 금붙이 뿐.

거금이 들어있는 지갑엔 손도 대지 않았다.

우물까지 이어진 발자국은 있지만

우물 안에는 아무도 없다. 범인은 누굴까.



[일촌법사]


일촌법사라 불리는 난쟁이.

밤길에 사체의 일부를 떨어뜨리는 일촌법사를

분명히 봤다고 생각했는데....

누구도 그런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던 중, 한 여자가 실종되는 사건이 벌어지고

좀처럼 갈피를 잡기 힘든 이 사건의 진실을

아케치가 추격하기 시작하는데...



---------------



다양한 트릭을 만날 수 있는

일곱 개의 추리 단편


일본 추리 작품에서 에도가와 란포라는 이름이 나오는 건

종종 볼 수 있었지만, 실제로 그의 작품을 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아케치 코고로 시리즈가 유명하다는데,

D언덕 살인사건은 그 아케치의 첫 등장 작품이라고 한다.


D언덕 살인 사건을 시작으로

다양한 트릭을 깨부수는 아케치의 활약을 볼 수 있는

7개의 이야기를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예전에 나온 작품일 텐데도

옛 용어 같은 것이 없어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없었는데

이건 어쩌면 번역을 거치며 이해하기 쉽게 한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7개의 이야기 중에

가장 긴 분량을 차지한 건 '일촌법사' 였는데,

처음에는 조금 의아하면서 혼란스럽기도 했지만

이야기가 진행되고 사건의 진상이 드러나면서

생각지도 못했던 범인의 정체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책의 제목과 같은 D언덕 살인 사건도

생각하지 못했던 사건의 전말이었는데,

그 시대에 그런 소재로 이런 이야기가 나올 거라곤 예상하지 않아서

더 재미있게 느껴졌던 이야기였다.


탐정의 활약상은 언제봐도 즐겁지만,

아케치 코고로의 첫 등장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조금 더 특별하지 않나 생각해본다.


탐정이 등장하는 추리 소설을 좋아한다면

함께 추리하며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양이 식당, 사랑을 요리합니다 고양이 식당
다카하시 유타 지음, 윤은혜 옮김 / 빈페이지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믿을 수 없는 일이 생기는 곳.

간절한 그리움이 가져온 고양이 식당의 기적.


동갑내기 남편 다모쓰에게 사소한 이유로 화를 내버린 히마리.

해서는 안 될 말을 입에 담아버린 다음 날, 그 말이 현실이 되어 그녀에게로 되돌아온다.

후회로 하루하루를 보내던 그녀는 '고양이 식당'의 추억 밥상에 대한 블로그를 보고

반신반의하며 추억 밥상을 예약한다.


상경하면 장미빛 성공만이 기다리고 있을 줄 알았던 미나토.

데뷔도 못하고, 밴드는 해체된 후에도 꿈을 놓지 못하고 거리 공연을 이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박수를 치고 용기를 주는 팬 '리코'가 생기며 삶이 바뀌어나가던 찰나

갑자기 그녀가 사라져버리고, 리코가 사라진 이유에 대해 알게 되는데...


혼자 계신 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고향집에 갔지만

어머니는 버럭 화를 내고는 아들 신지를 쫓아내버렸다.

그렇게 관계가 소원해진지 3개월. 어머니는 현관에서 홀로 돌아가셨고

후회의 눈물을 흘리던 신지는 고양이 식당에 대해 알게 된다.


60년 전 세상을 떠난 첫사랑 요시코를 잊지 못하고

홀로 살아온 사쿠마 안경점 주인 시게루.

자신에게도 마지막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게 된 그는

요양원에 들어가기 전 마지막으로 추억밥상으로 그녀를 만나려 하는데....

--------------------


음식이 식기 전 찾아오는 가슴 절절한 재회.

기적을 보여주는 고양이 식당의 세 번째 이야기



그리운 사람을 떠올리게 만드는 추억 밥상을 함께 하면

시간이 멈추며 그리운 이를 만날 수 있다.


식당을 찾는 이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 있다.

'고양이 식당, 추억을 요리합니다.'

'고양이 식당, 행복을 요리합니다.'

에 이은 세 번째 시리즈인데,

이야기 중간에 이전 시리즈의 인물이 나오기도 해서

반가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히마리, 미나토, 신지, 시게루.

저마다의 사연에 집중하여 읽다보면

그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다.


욱하여 내뱉은 말이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죄책감이 되는

첫번째 이야기였던 히마리의 사연이 가장 기억에 남는데,

'말'이라는 건 뱉는 순간 주워 담을 수 없어서

그만큼 신중하게 말해야 하는 것임에도

우리는 때때로 그런 걸 잊곤 한다.


화가 나서, 짜증이 나서, 장난으로, 그냥.

다양한 이유를 붙이며 생각 없이 뱉어버린 그 말에

누군가는 상처를 받고, 누군가는 무너져 내린다.


누군가의 말 때문에 내가 화가 나고 아픈 것처럼,

내가 하는 말 때문에 다른 사람도 그럴 거란 생각을 한다면.

감정이 올라올 때, 한 번만 더 그런 생각을 한다면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상황에 후회만 되뇌는 건 없지 않을까.



"꿈을 꾸는 것뿐일지도 모르지요."


어쩌면 고양이 식당의 믿을 수 없는 기적은

추억의 요리가 기억을 자극하여 꿈을 꾸게 하는 걸지도 모른다.

식당에 나타난 죽은 사람은 살아 있는 사람에게 살아갈 용기를 주니까.


정말 그런 거라 할지라도

고양이 식당은 그곳에 계속 남아

견딜 수 없는 그리움을 겪는 이들을 위한

마법의 공간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고양이 식당에서 만나는 꿈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꿈일 테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살인 오마카세 한국추리문학선 20
황정은 지음 / 책과나무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은 이 안에 있다!


인자한 건물주가 뺑소니 사고로 죽고, 그의 망나니 아들이 빌딩을 이어 받았다. 

그리고 그 날부터 악몽의 날들이 계속되었다. 

무전취식에 갑질에 성희롱까지. 

안하무인 건물주에 임차인들의 불만은 나날이 커져가던 어느 날, 

그가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 

경찰은 독살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시작하고, 

임차인들을 참고인 조사 하며 사건에 대해 파헤치는데....

-----------


잔잔한 물결에 던져진 돌 하나가

소용돌이 치며 파도를 만들어냈다.


공실이 없는 무송빌딩.

착한 건물주 덕에 장기 임차인이 많은 곳.

하지만 이제는 안하무인 건물주가 있는 곳이라

임차인들은 그가 올 때마다 눈살을 찌푸린다.


일식 오마카세 '스바라시'의 사장 이상섭.

'고운내과'의 원장 윤고운.

'무송약국'의 약사 김수나.

'커피조아'의 사장 김정숙.

'리노헤어숍'의 원장 정선아.

'물들임염색방'의 사장 하민정.


인자한 건물주, 무송이 있었을 땐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이들 모두에겐 망나니 건물주 현성을 향한 분노가 가득하다.


무전취식, 추파, 성희롱, 성추행, 치정.

저렴하게 계약된 임대계약을 핑계 삼아

어떻게든 임차인들을 나가게 만들기 위한 수작이었다.

그럴수록 힘들어지지만, 건물주이기에 참고 또 참았다.


그런 현성이 죽었다.

그것도 독살이 된 채로.


사망 추정시간에 그의 곁엔 아무도 없었다.

범인은 그를 어떻게 살해한 걸까?


이들 중, 범인은 누구일까?


--------------------


숨겨둔 비밀, 모종의 관계.

그리고 결핍에서 출발한 욕심의 결과.


첫 장부터 쉽게 읽히며 몰입을 돕는다.

망나니 건물주의 행동은 누구든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그를 상대하는 모두에게 살해동기가 있음을 알게 한다.


형사들의 탐문 수사 과정에서

알지 못했던 것들이 하나씩 밝혀지고

1년 전에 일어난 뺑소니 사고의 진실과 더불어

연쇄 살인 사건에 감춰진 비밀 또한 드러난다.


극의 후반부를 장식한 반전요소는

이럴 수도 있겠구나 싶으면서도,

그것 때문에 시작된 결핍과 욕심이

이런 결과를 초래했구나 싶어 씁쓸하기도 했다.


추리를 읽을 때 느끼는 '이래야 추리 소설이지' 싶은,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이 흥미로웠고

각 인물의 심리 묘사가 잘 되어서 마치 그 인물이 된 듯한 느낌에

어떤 때는 분노가, 어떤 때는 짠하기도 했다.


그래선지 마치 그 사람이 곁에 있는 듯한 느낌도 들고,

장면들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딱 한 가지 아쉬웠던 건 엔딩이었는데,

그렇게 분노와 불만을 토해내던 범인이

가족의 사랑으로 자백하는 장면으로 끝나는 게

급마무리의 느낌이 들어서 조금 아쉬움이 남았다.


다르게 생각해보면 두번째 사건에서도

사이가 멀어진 가족에 대해 나오기도 하고,

결국 사건이 일어나게 된 건 가족으로 인함이니

그렇게 끝나는 것도 아주 이해가 안되는 건 아니다.


빠른 전개와 몰입감이 돋보이며

단숨에 읽어내려갈 수 있었던,

추리 소설을 잘 읽지 않는 독자도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살인 오마카세' 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상탑의 살인
김영민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전히 고립되어버린 

바다 한 가운데의 수상탑


초대를 받아 향한 그곳에서 끔찍한 일을 조우하게 될 거라곤 예상치 않았다. 

지도 교수와 함께 간 수상탑에서 사람들이 연이어 죽음을 맞이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폭우와 강풍에 휴대폰도 먹통이 되어 철저히 고립되어 버린다. 

'탐정' 역할을 하게 된 규현은 

이곳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의 범인을 찾아낼 수 있을까.


---------


바다 위에 떠 있는 수상탑

이 안에 범인이 있다!


지구 온난화는 돌이킬 수 없다.


거액의 돈을 들여 수상탑을 건설한 지구환경과학 전 교수 종호.

그리고 그런 종호의 딸이자 천재적인 두뇌를 가진 가온.

종호의 연하 여자친구인 승희를 비롯하여

그의 초대를 받아 수상탑에 사람들이 방문한다.


지구온난화가 조작이라 말하는 용제,

기후 환경 운동가인 강식,

수상탑의 설계 아이디어를 냈던 효상,

방글라데시에서 사업을 하는 상욱,

그리고 초대가 아닌 자원하여 오게 된 승준과 규리.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항구로 향한 지도 교수 서연과

교수를 보좌하느라 동행하게 된 대학원생 규현까지.


수상탑에 도착할 때만 해도

전파가 통하던 휴대폰이 먹통이 되고

많은 비와 바람에 정전까지 되며 사람들이 당황했을 때,

산책로에 누워있는 누군가를 발견하게 된다.


타살이란 생각에 사람들은 서로를 의심하기 시작하고,

또 다른 사건이 연이어 벌어지며

몇 건의 사건을 해결했던 규현은 탐정으로 등떠밀린다.


바다 한 가운데 서 있는 밀실에서 일어난 사건.

범인은 이곳에 모인 사람들 중 누구일까?



--------------------



바다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은

대부분 '배'라는 고립된 장소를 배경으로 하곤 했는데

태풍에도 버틸 수 있게 설계된 '수상탑'이라는 점이 특이했다.


특수설정 미스터리라고 볼 수도 있는데

지구온난화라는 기후위기와 더불어

생각지도 못한 트릭이 나오며

이야기를 함께하는 즐거움을 더한다.


저자가 물리학도였던 탓에

사건을 추리할 때도 관련하여 설명하지만

딱히 모르더라도 이해하는데는 무리가 없다.


떠밀리듯이 탐정 역할을 맡게된 규현이

사건을 해결할 때마다 지친다는 말과

연이어 벌어지는 사건에 정신적 충격을 받는 점에서

그저 공부하고 싶은 학생일 뿐, 탐정이고 싶지 않은 이유를 알게 된다.


그럼에도 이곳에 갇힌 사람들은 그를 의지할 수밖에 없었고,

규현은 수상탑에서 일어난 사건을 해결하게 되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트릭과 더불어 범인의 정체가 드러나는 순간

그저 연결고리 정도로만 생각했던 프롤로그의 내용이 결합되어

단번에 범행 동기에 대해 이해하게 되었다.


탐정이 아니고 싶지만, 탐정으로 활약한

규현의 다음 행보는 어떻게 될까?


왠지 계속해서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규현을 보고 싶고, 그로 인해 다음 시리즈를 기대하게 만든다.


빠르게 몰입되어 물흐르듯이 읽히는 데다가

흥미진진하게 이어지는 사건 전개와 트릭에

펼치기 시작한 책을 마지막까지 놓을 수 없는

'수상탑의 살인' 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상탑의 살인
김영민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빠르게 몰입되어 물흐르듯이 읽히는 데다가, 흥미진진하게 이어지는 사건 전개와 트릭에 펼치기 시작한 책을 마지막까지 놓을 수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