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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식당, 사랑을 요리합니다 ㅣ 고양이 식당
다카하시 유타 지음, 윤은혜 옮김 / 빈페이지 / 2025년 4월
평점 :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믿을 수 없는 일이 생기는 곳.
간절한 그리움이 가져온 고양이 식당의 기적.
동갑내기 남편 다모쓰에게 사소한 이유로 화를 내버린 히마리.
해서는 안 될 말을 입에 담아버린 다음 날, 그 말이 현실이 되어 그녀에게로 되돌아온다.
후회로 하루하루를 보내던 그녀는 '고양이 식당'의 추억 밥상에 대한 블로그를 보고
반신반의하며 추억 밥상을 예약한다.
상경하면 장미빛 성공만이 기다리고 있을 줄 알았던 미나토.
데뷔도 못하고, 밴드는 해체된 후에도 꿈을 놓지 못하고 거리 공연을 이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박수를 치고 용기를 주는 팬 '리코'가 생기며 삶이 바뀌어나가던 찰나
갑자기 그녀가 사라져버리고, 리코가 사라진 이유에 대해 알게 되는데...
혼자 계신 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고향집에 갔지만
어머니는 버럭 화를 내고는 아들 신지를 쫓아내버렸다.
그렇게 관계가 소원해진지 3개월. 어머니는 현관에서 홀로 돌아가셨고
후회의 눈물을 흘리던 신지는 고양이 식당에 대해 알게 된다.
60년 전 세상을 떠난 첫사랑 요시코를 잊지 못하고
홀로 살아온 사쿠마 안경점 주인 시게루.
자신에게도 마지막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게 된 그는
요양원에 들어가기 전 마지막으로 추억밥상으로 그녀를 만나려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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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 식기 전 찾아오는 가슴 절절한 재회.
기적을 보여주는 고양이 식당의 세 번째 이야기
그리운 사람을 떠올리게 만드는 추억 밥상을 함께 하면
시간이 멈추며 그리운 이를 만날 수 있다.
식당을 찾는 이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 있다.
'고양이 식당, 추억을 요리합니다.'
'고양이 식당, 행복을 요리합니다.'
에 이은 세 번째 시리즈인데,
이야기 중간에 이전 시리즈의 인물이 나오기도 해서
반가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히마리, 미나토, 신지, 시게루.
저마다의 사연에 집중하여 읽다보면
그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다.
욱하여 내뱉은 말이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죄책감이 되는
첫번째 이야기였던 히마리의 사연이 가장 기억에 남는데,
'말'이라는 건 뱉는 순간 주워 담을 수 없어서
그만큼 신중하게 말해야 하는 것임에도
우리는 때때로 그런 걸 잊곤 한다.
화가 나서, 짜증이 나서, 장난으로, 그냥.
다양한 이유를 붙이며 생각 없이 뱉어버린 그 말에
누군가는 상처를 받고, 누군가는 무너져 내린다.
누군가의 말 때문에 내가 화가 나고 아픈 것처럼,
내가 하는 말 때문에 다른 사람도 그럴 거란 생각을 한다면.
감정이 올라올 때, 한 번만 더 그런 생각을 한다면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상황에 후회만 되뇌는 건 없지 않을까.
"꿈을 꾸는 것뿐일지도 모르지요."
어쩌면 고양이 식당의 믿을 수 없는 기적은
추억의 요리가 기억을 자극하여 꿈을 꾸게 하는 걸지도 모른다.
식당에 나타난 죽은 사람은 살아 있는 사람에게 살아갈 용기를 주니까.
정말 그런 거라 할지라도
고양이 식당은 그곳에 계속 남아
견딜 수 없는 그리움을 겪는 이들을 위한
마법의 공간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고양이 식당에서 만나는 꿈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꿈일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