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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토끼 - 개정판
정보라 지음 / 래빗홀 / 2023년 4월
평점 :
저주에 쓰이는 물건일수록 예쁘게 만들어야 하는 법이다.
섬뜩한 10개의 단편이 수록된 소설집.
저주 토끼부터 재회까지, 상상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 가득 채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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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뜩했지만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들이 있었다.
'머리'는 조금 난해했다.
나름대로의 해석을 해보자면 아동학대를 빗댄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했다.
친자식임에도 행해지는 아동 학대. 입양아동에게 행해지는 아동 학대.
원치 않았지만 만들어졌다고 생각하고 미움의 대상이 되어버리는
그런 아동 학대 사태를 비유한 것 같았다.
(물론, 올바른 해석이 아닐 수 있지만..)
'차가운 손가락'은 뭘 말하고 싶은지 모르겠다.
유령에 홀린 건가? 사고는 왜 난거지?
'바람과 모래의 지배자'는 물욕에 눈이 먼 이들을 그려냈다.
이해하기는 쉬웠고, 잘 읽혔다.
저주 토끼, 덫, 안녕 내 사랑, 즐거운 나의 집.
수록된 10개의 이야기 중, 4개의 이야기를 재밌게 읽었다.
저주의 물건, 보이지 않는 토끼.
저주에 쓰이는 물건일수록 예쁘게 만들어야 한다니.
그렇게 해야 사람을 현혹시키고, 저주의 물건을 가까이 두게 한다는
섬뜩한 이야기였다.
금을 흘리는 여우, 금을 흘리는 아들.
인간의 욕심은 어디까지인가. 인간은 얼마나 악해질 수 있을까.
그리고 그 끝은 어디일까.
"나를 풀어주시오."라는 대사가 계속해서 떠오른다.
1호 로봇, 기억의 동기화.
아끼고 아끼던 첫번째 로봇. 전원도 켜지지 않는, 수거를 앞둔 그의 선택은?
AI기술이 발전되는 가운데, 생각해볼법한 이야기였다.
벌레가 우글거리는 집, 지하실을 좋아하는 아이.
전재산을 들어 마련한 건물.
하지만 그 이후의 삶은 평온하지 않았다.
남편의 바람, 남편의 빚, 동네 사람과의 분쟁, 세입자 문제까지.
정신없이 흘러가는 시간 가운데, 아이는 지하실을 좋아했다.
그런데 말이지. 왜 엄마는 '혼자' 있지 말고 밖으로 나오라는 걸까.
개정판이 아닌 구판으로 읽었다.
10개의 이야기 중 재밌게 읽은 작품도,
전혀 이해되지 않는 작품도 있었다.
10개 중 절반이라도 재미있게 읽었다면 괜찮다는 생각이기에
'저주토끼'는 여름날의 무더위를 앗아줄 섬뜩한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