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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원만 빌려줘 ㅣ 솜사탕 문고
김민정 지음, 건빈 그림 / 머스트비 / 2026년 7월
평점 :
이 리뷰는 리뷰의 숲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백 원만 빌려줘
글 김민정 · 그림 건빈
요즘 아이들은 예전보다 풍족한 환경에서 자라다 보니 어릴 때부터 돈을 관리하고 계획적으로 사용하는 경험을 해볼 기회가 많지 않은 것 같아요. 돈이 어떻게 생기고,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충분히 경험하지 못한 채 성인이 되면 번 만큼 쓰거나 계획 없이 소비하는 습관으로 이어질 수도 있겠죠.
저희 집도 사실 아이들에게 정기적으로 용돈을 주지는 않아요. 필요한 것이 있을 때 왜 필요한지 이야기하고,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돈을 주는 방식으로 하고 있습니다. 한때 용돈 시스템을 만들어보기도 했지만 생각처럼 꾸준히 이어지지는 않더라고요.
‘어릴 때부터 용돈을 관리하는 습관을 들였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던 차에 만나게 된 책이 바로 [백 원만 빌려줘]입니다.
용돈 관리가 처음인 초등학생들에게 경제생활을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는 체험용 학습동화예요.
재미있는 ‘알뜰시장’에서 배우는 경제 이야기
주인공 지후네 반에서는 특별한 알뜰시장을 열기로 합니다.
평소 모아둔 스티커를 돈으로 바꾸고, 자신에게 필요 없는 물건을 가져와 팔기도 하고, 가지고 있는 돈으로 사고 싶은 물건을 구입하기도 해요.
그런데 알뜰시장에는 재미있는 규칙이 있습니다.
1. 스티커를 은행에서 돈으로 바꾸어 쓴다.
2. 돈이 부족하면 한 명당 한 번씩 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 있다.
3. 빌릴 수 있는 돈은 최대 500원이다.
4. 빌린 돈은 한 달 안에 스티커를 모아 갚아야 한다.
아이들이 실제로 용돈을 관리하는 상황과 비슷해서인지 이야기가 어렵지 않게 다가옵니다.
그런데 알뜰시장에서 꼭 사고 싶었던 물건을 발견한 지후!
물건의 가격은 1,000원인데 지후가 가진 돈은 600원뿐입니다. 그래서 은행에서 돈을 빌리려고 하는데, 은행 담당자인 은영이는 지후에게 돈을 빌려주지 않아요.
규칙에는 분명 한 사람당 500원까지 빌릴 수 있다고 되어 있는데 왜 거절했을까요?
바로 ‘신용’ 때문입니다.
지후는 평소 친구들에게 물건이나 돈을 빌리고도 제때 갚지 않는 일이 많았어요. 그래서 친구들 사이에서 지후의 신용은 낮아져 있었던 거죠.
아이들에게 ‘신용이 중요해’라고 설명하면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데, 책에서는 지후가 좋아하는 축구를 예로 들어 신용을 설명해 줍니다. 어려운 경제 용어를 따로 외우게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익숙한 상황에 빗대어 설명해주니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더라고요.
지후는 자신의 낮아진 신용을 회복하기 위해 친구들에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됩니다.
또 지후가 학급 은행을 맡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도 흥미진진해요. 돈을 무분별하게 빌려주다 보니 학급 은행이 파산 위기에 처하는 사건까지 벌어집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그 결과에 책임을 지려고 노력하는 지후의 모습도 인상적이었어요.
단순히 ‘돈을 빌리면 안 된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돈을 빌릴 때는 갚을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하고, 다른 사람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야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보여줍니다.
또 동생 지원이의 용돈을 몰래 가져갔다가 다시 갚아나가는 과정이나, 용돈을 사용하면서 장부를 기록하는 모습도 나와요.
이런 장면들을 통해 아이들이 왜 돈을 계획적으로 사용해야 하는지, 왜 용돈기입장을 작성하면 좋은지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습니다.
경제라고 하면 아이들에게는 조금 어렵고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백 원만 빌려줘]는 아이들이 실제 생활에서 경험할 수 있는 상황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낸 점이 좋았습니다.
특히 용돈, 소비, 저축, 신용, 대출, 책임처럼 앞으로 아이들이 살아가면서 꼭 알아야 할 경제 개념을 이야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어요.
저희 아이도 책을 읽으면서 ‘돈을 빌리는 것’ 자체보다 빌린 돈을 어떻게 갚을 것인지, 다른 사람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왜 중요한지 생각해볼 수 있었답니다.
아직 아이에게 경제 이야기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고민이라면, 이런 경제동화부터 함께 읽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돈을 처음 관리하기 시작하는 초등 저학년 아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경제 개념을 익힐 수 있는 책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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