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의 말을 하는 아이 ㅣ 이야기강 시리즈 13
고미솔 지음, 홍소 그림 / 북극곰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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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대한 아무 정보 없이 제목만 봤을 때는 자연친화적인 내용의 동화인가? 새와 친구가 되어 여행을 하게 되는 이야기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겉표지의 그림과 함께 보니 화려하고 환상적인 이야기겠구나 싶었고, 숲속에서 많은 새들 중 가장 크고 빛나는 새와 춤을 추고 있는 한 소녀가 행복하게 웃고 있는 모습을 보며 ‘행복한 이야기겠구나’라고 예상했습니다.

2026년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뽑힌 홍소 작가의 그림이라는 문구, 그리고 현대적이고 감각적인 그림을 보며 기대감은 더욱 커졌어요.

그런데 책을 펼쳐 읽기 시작하니 제가 상상했던 이야기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들이 펼쳐졌습니다.
매우 세련되고 현대적인 동화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우리가 어린 시절 많이 읽던 고전동화의 느낌이었어요.

’신데렐라는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요, 계모와 언니들에게 구박을 받았더래요…‘
딱 이런 분위기요.

’옛날 옛적에 아라루아라는 공주가 살았답니다. 그 공주는 태어나자마자 어머니를 잃고 어머니를 너무 사랑하던 아버지의 원망 속에 외딴 방에 갇혀 살아갔답니다.‘

이런 내용이라니!!내가 예상했던 이야기와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느꼈어요.
놀라기도 했지만, 그만큼 이야기의 끌어당기는 힘이 강해서 순식간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너무나도 불쌍한 아라루아…
아니, 신데렐라나 백설공주는 계모에게 괴롭힘을 당했던 것이라면, 아라루아는 하나뿐인 아빠에게 미움을 받으며 아무의 눈에도 띄지 않는 성 구석에서 하녀와만 생활해야 했다니요.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보다도 더 외로운 삶을 살아가는 공주라니,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녀의 방에 매번 찾아오는 꾀꼬리, 그 꾀꼬리를 통해 새의 말을 배우고, 처음으로 친구라는 존재를 만나게 됩니다.
사람의 온정을 느껴본 적이 없고, 아무도 가르쳐 준 적이 없었기 때문에 아라루아는 슬픔과 기쁨이라는 감정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살아가고 있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그 꾀꼬리가 더 이상 찾아오지 않게 되고
아라루아는 처음으로 방을 나서 새를 찾아 나서는 여정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 여정을 읽으면서 ‘왜 이렇게 작고 어린 아이에게 이런 인생의 어려움과 시련을 주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이 아팠어요.
아이도 함께 읽으면서 “불쌍한 아라루아… 불쌍한 아라루아…”라고 계속 이야기하더라고요.

아라루아가 만나게 되는 마녀,
계모처럼 일을 시키는 노파 할머니,
과연 그녀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마녀 같은 마녀 아닌 마녀 같은 노파!의 반전,
그리고 아라루아가 2명(?) 등장하는 이야기까지…

과연 진짜 아라루아는 누구일까요?
그리고 그녀는 자신을 어떻게 증명해낼 수 있을까요?

이 책은 단순한 동화를 넘어, 감정을 배워가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쁨과 슬픔이라는 감정을 알아가는 방법을 아라루아와 함께 따라가 보며, 아이와 함께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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