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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루츠 판 다이크 지음, 안인희 옮김, 데니스 도에 타마클로에 그림 / 웅진지식하우스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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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리뷰를 보니까, 겉핥기식으로 대략적인 사건만 나열했다는 점에서 점수를 적게 준 사람이 많았다.

나는 반대였다. 아프리카의 현대사를 이렇게 간략하면서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준 책이 없었다.

처음 아프리카에 가게되었을 때, 교보문고를 뒤져서 아프리카에 관한 역사책을 찾았다. 

거기서 고르고 골라 낸 책이 영국 옥스포드대 교수로 아프리카 역사의 최고권위자라는 '롤랜드 올리버'가 쓴 '아프리카 - 500만년의 역사와 문화'였다. 대학1학년 교양수업 교재 정도 되는 책이었다.

그 책은 한마디로 꽝이었다. 아프리카 역사를 원시부터 현대까지 대략적으로 훑으면서 신중하고 진중하게 정리해놓긴 했는데, 전체적으로 유럽인들의 아프리카 정복을 정당화하고 그 결과로 빚어진 비극적인 현실에 대해선 애써 거리를 두려는 태도가 강하게 느껴졌다.

영국인이 아니라, 아프리카인 스스로 아프리카의 역사를 자신들의 입장에서 정리한 책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아쉽게 책장을 덮었다.

몇해 지나 이 책을 발견했을 때, 이 책 역시 네덜란드계 독일인이 쓴 책이란 점이 약간 거리꼈지만, 현재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에이즈 피해 어린이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는 점과 독일의 청소년들을 위한 교양서적으로 집필했다는 점이 맘에 들어 사서 읽었다.

결론적으로 말해 그 전에 읽은 옥스포드대 교수의 책이 전혀 충족시켜주지 못했던 부분을 이 책이 완벽하게 채워주었다.


저자 역시 유럽인이긴 하지만 가능한 아프리카인의 시각에서 역사를 바라보고 있고, 특히나 근현대에 들어와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역사적 사건들을 아프리카인들의 독립과 건국 투쟁의 과정으로 풀어주고 있다.


혹시나 아프리카의 역사가 궁금하고 아프리카를 여행하려는 계획을 갖고 관련된 책을 찾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꼭 아프리카와 관련이 있는 사람만 읽어야할 책도 아니다. 이 책의 띠지에 적힌 말대로, 아프리카의 역사를 이해하게 되면 인간이 무엇이냐에 대한 더욱 깊은 이해를 얻을 수 있다. 아프리카는 인류의 발생지이면서 지금도 원시부터 최첨단 문명까지 공존하는 인류역사의 살아있는 전시장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애초 저자가 '청소년을 위한 아프리카 역사'로 책을 기획했기 때문에 내용이 무척 쉽게 서술돼 있다. 쏙쏙 들어온다. 졸면서 겨우 읽은 옥스포드대 교수의 책과는 비교할 바가 못된다. 게다가 내용까지 더 알차고 올바르니 얼마나 좋은가. 책값도 더 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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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다는 것 - 이찬수 선생님의 종교 이야기 너머학교 열린교실 6
이찬수 지음, 노석미 그림 / 너머학교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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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용 책이다. 팜플렛처럼 짧다. 문체도 참 쉽다. 그렇지만 만만하게 볼 책이 아니다. 신앙이란 것에 대해 깊이 있는 통찰을 담고 있다.


저자의 태도는, 인생이란 것은 현재 내 눈앞에 체험되지 않는 어떤 미지의 것을 향해 신중하게 믿음을 던질 때에 한층 더 고귀해지는 것 아니겠냐고 차분하게 설득하는 모습이다. 그렇다고 맹목적 신앙을 옹호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믿음이란 것은 98%의 체험과 확신 위에 나머지 2%의 마음를 내어주는 결단이지, 2%의 결단만 가진 이들이 98%의 경험이 없는 이들에게 도그마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란 점이 이 책의 주요 포인트이기도 하다. 


전체적으로 기독교와 불교의 색채가 강하지만 어느 종교에 얽매이지 않고 보편적으로 인간이 무엇인가를 믿는다고 할 때, 신앙 신뢰 신념하는 순간이 인생에 또 사회에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조근조근 알려준다. 마치 카페에서 커피향을 맡으며 함께 믿음과 종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그런 느낌이다.


신앙한다는 것, '믿는다'고 고백할 때의 의미 상태 상황을 설명하는 내용이 평소의 내 생각과 아주 비슷해서 더 좋았다. 아니 약간 애매모호하고 막연했던 생각을 깔끔한 문장으로 정리해주는 그런 느낌이다.


신앙인에게도, 혹은 어떤 형태의 신앙을 향해서든 약간의 호기심을 느끼는 이들에게도 강력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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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뎀북스 2012-03-20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청소년용 책이다. 팜플렛처럼 짧다. 문체도 참 쉽다. 그렇지만 만만하게 볼 책이 아니다. 신앙이란 것에 대해 깊이 있는 통찰을 담고 있다."
반갑습니다. 위 문장에 책의 핵심과 제 의도가 다 담겨있네요.
감사합니다. 책을 읽어주시고, 담담하고 깊이있게 느낌을 나눠주셔서요...
그냥 지나치려다가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남깁니다.
이찬수 손모음

햇살보다 2012-09-02 22:27   좋아요 0 | URL
어머나! 이찬수 교수님이 직접 댓글을 달아주셨네요.

우왕.

영광입니다!!
 
시속 4킬로미터의 행복 - 바쁜 마음도 쉬어 가는 라오스 여행기
김향미.양학용 지음 / 좋은생각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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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일로 해외 출장을 다니다보면 이 지구라는 별은 이코노미석처럼 좁게 느껴진다. 공항과 공항, 호텔과 호텔, 사무실과 사무실을 이어 달리노라면 사람이 사는 세상은 어디나 다 비슷하고 지루하고 재미없단 생각에 마음이 갑갑해진다. 그러나 숲길을 걷다 문득 잘못 접어든 오솔길에서 뜻밖의 풍경을 발견할 때면 우리는 세상 구석구석의 신비로움에놀라고, 바로 옆의 이런 신비조차 알지 못하고 지나쳐 왔던 좁은 활동반경에 또 놀라지 않는가. 이 책은 그런 놀라움을 선사해준다. 우선 여행지부터가 그렇다. 라오스, 라니. 캄보디아도 베트남도 태국도 아니고. 그것도 비행기를 타고 캐피털시티의 국제공항에 내려서 택시를 골라타는 일정이 아니다. 마치 탈북자가 잠행하듯 캄보디아에서 버스를 타고 국경을 넘어 조그만 시골 마을에서 오토바이를 빌려타는 것으로 시작하는 여행이다. 그 곳에도 텃밭이 있고, 텃발 사이로 이웃집과 이어지는 골목이 있고, 그 구석에서 작당해 뭔가를 꾸미고 있던 꼬마들의 웃음소리가 있다. 이런 낯익은 풍경은 그 흔한 도시, 출장지의 낯익음과는 다르다. 세상은 참 넓구나.... 하는 작은 느낌표를 찍게 해주는 낯익음이다. 저자들의 여행 방식은 마치 지하철 타고 청량리에서 남양주를 찾아가듯 가볍고 여유롭다. 그래서 누구나 그렇게 할 수 있을 것 같이 친숙하다. 누구나 눈 앞에서 볼 수 있을 것만 같이 정겹다. 그러나 낯선 곳으로 여행을 한번이라도 다녀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낯선 곳에서 산책하듯 다니며 스스럼 없이 섞이는 것이 얼마나 머뭇거리게 되는 일인지. 여행을 가고 싶을 때, 여행을 준비할 때, 그러나 여행을 떠나지 못했을 때, 언제라도 여행을 생각할 때면 꺼내 읽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세상은 참 좁고도 넓다는 것, 그리고 우리의 여행은 이웃을 만나고 나 또한 그들의 이웃임을 확인하는 그런 친근한 것이어야 한다는 것을 생각했다. 그게 진짜 여행이다. 우리는 여행지에서 소비자가 아니라 나그네가 돼야 한다. 세상은 다행히도 나그네와 시인에게 관대하니까.(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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