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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써주길 바랬던 책이 드디어 나왔다.

자영업 창업의 실체.

경영컨설턴트와 헤지펀드 파생상품 트레이더로 잘나가던 이가 어쩌다 카페 창업에 뛰어들게 됐다.

홍대옆 카페바인. 바로 그 이야기가 담겨있다. 창업 체험기이자 한국 자영업의 현실에 대한 분석이 담겨있고 사회적기업의 관심을 촉구하는 책이다.

사실 이 카페는 뭐랄까 소셜하달까 하는 배경이 있다. 기독교계에 '복음과 상황'이라는 진지한 잡지가 있는데, 한국교회를 위해 꼭 필요한 담론을 담고 있지만 잘 팔리지는 않는다. 그 잡지를 후원해온 사람들이 잡지 경영에 보탬이 되고자 출자해 만든 카페가 바로 홍대앞 카페바인이다. 


복음과상황에 일이 있어 갔다가 여기에 들른 적이 있는데, 사실 조금 안타까웠다. 가게도 넓고 위치도 좋은데 너무나 썰렁했다....


결국 몇년만에 카페바인은 자리를 옮기게 됐다.


경영컨설턴트라는 전문성 갖춘 경영자, 소셜한 스토리를 가진 가게, 적지 않은 내력을 가진 잡지와 함께하는 네트워크를 갖추고도 실패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솔직한 이야기가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창업에 관한 많은 책들이 이런 식으로 시작한다.


"창업하겠다고 나를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꼭 하는 말이 있다. 절대로 창업하지마라. 그래도 창업하겠다고 하면 내 어드바이스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


이런 책은 그 어드바이스로 가득하다. 절대로 창업하지 말라고 말린 이유는 설명하지 않고 한명의 개인이 어떻게 거대한 자영업의 모래늪을 돌파할 수 있는지 스펙타클한 사례와 비전을 제시한다. 결국 그런 책은 창업을 말리는게 아니라 부추긴다. 


이 책은 다르다.


바로 그 '절대로 창업하지 마라'는 이유를 설명하는데 책의 대부분을 할애했다. 물론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지 생각을 나누는 부분도 20% 가량 있지만, 대한민국 자영업자들이 처한 현실을 고발하는 기조가 더 강하다.


막연하게 창업을 생각하거나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꼭 한번 읽어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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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션의 시대 - 매일 쏟아지는 정보 더미 속에서 꼭 필요한 정보를 얻는 방법
사사키 도시나오 지음, 한석주 옮김 / 민음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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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사람, 사사키 도시나오가 쓴 '신문과 텔레비전의 소멸'을 아주 관심 갖고 봤다가 조금은 실망한 편이어서, 이번 책도 처음엔 저자 이름을 모르고 제목만 보고 집어들었다가 그때 그 사람이란 걸 알고는 약간 실망했다.

 

그런데 의외로 '신문과 텔레비전의 소멸'때와는 달리 이 책에서 저자는 시야도 넓어지고 조금더 깊이가 느껴지고 약간의 인사이트도 주었다.

 

이 책의 가장 큰 약점은, 큐레이션이 필요하다는 것이 결론이지 책의 출발점이 아니란 것. 다양한 사례와 경험을 쭈욱 꼽다가 약간 허무하게 끝난다.

 

반면 이것은 장점이 될 수도 있다. 정보시대의 큐레이션이라는게 무슨 의미일까 감이 잡히지 않는 사람에게 친절한 안내서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기본이 충실해야 새로운 발상과 응용이 가능한 법이어서 조금 뻔해 보여도 읽어두면 오히려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솔직히 이 분야에더 더 나은 책도 아직 없다. WIRED.com이나 Mashable.com을 자주 들어가는 사람이 아니라면 한번 읽어두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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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루츠 판 다이크 지음, 안인희 옮김, 데니스 도에 타마클로에 그림 / 웅진지식하우스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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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리뷰를 보니까, 겉핥기식으로 대략적인 사건만 나열했다는 점에서 점수를 적게 준 사람이 많았다.

나는 반대였다. 아프리카의 현대사를 이렇게 간략하면서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준 책이 없었다.

처음 아프리카에 가게되었을 때, 교보문고를 뒤져서 아프리카에 관한 역사책을 찾았다. 

거기서 고르고 골라 낸 책이 영국 옥스포드대 교수로 아프리카 역사의 최고권위자라는 '롤랜드 올리버'가 쓴 '아프리카 - 500만년의 역사와 문화'였다. 대학1학년 교양수업 교재 정도 되는 책이었다.

그 책은 한마디로 꽝이었다. 아프리카 역사를 원시부터 현대까지 대략적으로 훑으면서 신중하고 진중하게 정리해놓긴 했는데, 전체적으로 유럽인들의 아프리카 정복을 정당화하고 그 결과로 빚어진 비극적인 현실에 대해선 애써 거리를 두려는 태도가 강하게 느껴졌다.

영국인이 아니라, 아프리카인 스스로 아프리카의 역사를 자신들의 입장에서 정리한 책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아쉽게 책장을 덮었다.

몇해 지나 이 책을 발견했을 때, 이 책 역시 네덜란드계 독일인이 쓴 책이란 점이 약간 거리꼈지만, 현재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에이즈 피해 어린이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는 점과 독일의 청소년들을 위한 교양서적으로 집필했다는 점이 맘에 들어 사서 읽었다.

결론적으로 말해 그 전에 읽은 옥스포드대 교수의 책이 전혀 충족시켜주지 못했던 부분을 이 책이 완벽하게 채워주었다.


저자 역시 유럽인이긴 하지만 가능한 아프리카인의 시각에서 역사를 바라보고 있고, 특히나 근현대에 들어와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역사적 사건들을 아프리카인들의 독립과 건국 투쟁의 과정으로 풀어주고 있다.


혹시나 아프리카의 역사가 궁금하고 아프리카를 여행하려는 계획을 갖고 관련된 책을 찾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꼭 아프리카와 관련이 있는 사람만 읽어야할 책도 아니다. 이 책의 띠지에 적힌 말대로, 아프리카의 역사를 이해하게 되면 인간이 무엇이냐에 대한 더욱 깊은 이해를 얻을 수 있다. 아프리카는 인류의 발생지이면서 지금도 원시부터 최첨단 문명까지 공존하는 인류역사의 살아있는 전시장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애초 저자가 '청소년을 위한 아프리카 역사'로 책을 기획했기 때문에 내용이 무척 쉽게 서술돼 있다. 쏙쏙 들어온다. 졸면서 겨우 읽은 옥스포드대 교수의 책과는 비교할 바가 못된다. 게다가 내용까지 더 알차고 올바르니 얼마나 좋은가. 책값도 더 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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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다는 것 - 이찬수 선생님의 종교 이야기 너머학교 열린교실 6
이찬수 지음, 노석미 그림 / 너머학교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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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용 책이다. 팜플렛처럼 짧다. 문체도 참 쉽다. 그렇지만 만만하게 볼 책이 아니다. 신앙이란 것에 대해 깊이 있는 통찰을 담고 있다.


저자의 태도는, 인생이란 것은 현재 내 눈앞에 체험되지 않는 어떤 미지의 것을 향해 신중하게 믿음을 던질 때에 한층 더 고귀해지는 것 아니겠냐고 차분하게 설득하는 모습이다. 그렇다고 맹목적 신앙을 옹호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믿음이란 것은 98%의 체험과 확신 위에 나머지 2%의 마음를 내어주는 결단이지, 2%의 결단만 가진 이들이 98%의 경험이 없는 이들에게 도그마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란 점이 이 책의 주요 포인트이기도 하다. 


전체적으로 기독교와 불교의 색채가 강하지만 어느 종교에 얽매이지 않고 보편적으로 인간이 무엇인가를 믿는다고 할 때, 신앙 신뢰 신념하는 순간이 인생에 또 사회에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조근조근 알려준다. 마치 카페에서 커피향을 맡으며 함께 믿음과 종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그런 느낌이다.


신앙한다는 것, '믿는다'고 고백할 때의 의미 상태 상황을 설명하는 내용이 평소의 내 생각과 아주 비슷해서 더 좋았다. 아니 약간 애매모호하고 막연했던 생각을 깔끔한 문장으로 정리해주는 그런 느낌이다.


신앙인에게도, 혹은 어떤 형태의 신앙을 향해서든 약간의 호기심을 느끼는 이들에게도 강력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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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뎀북스 2012-03-20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청소년용 책이다. 팜플렛처럼 짧다. 문체도 참 쉽다. 그렇지만 만만하게 볼 책이 아니다. 신앙이란 것에 대해 깊이 있는 통찰을 담고 있다."
반갑습니다. 위 문장에 책의 핵심과 제 의도가 다 담겨있네요.
감사합니다. 책을 읽어주시고, 담담하고 깊이있게 느낌을 나눠주셔서요...
그냥 지나치려다가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남깁니다.
이찬수 손모음

햇살보다 2012-09-02 22:27   좋아요 0 | URL
어머나! 이찬수 교수님이 직접 댓글을 달아주셨네요.

우왕.

영광입니다!!
 
시속 4킬로미터의 행복 - 바쁜 마음도 쉬어 가는 라오스 여행기
김향미.양학용 지음 / 좋은생각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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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일로 해외 출장을 다니다보면 이 지구라는 별은 이코노미석처럼 좁게 느껴진다. 공항과 공항, 호텔과 호텔, 사무실과 사무실을 이어 달리노라면 사람이 사는 세상은 어디나 다 비슷하고 지루하고 재미없단 생각에 마음이 갑갑해진다. 그러나 숲길을 걷다 문득 잘못 접어든 오솔길에서 뜻밖의 풍경을 발견할 때면 우리는 세상 구석구석의 신비로움에놀라고, 바로 옆의 이런 신비조차 알지 못하고 지나쳐 왔던 좁은 활동반경에 또 놀라지 않는가. 이 책은 그런 놀라움을 선사해준다. 우선 여행지부터가 그렇다. 라오스, 라니. 캄보디아도 베트남도 태국도 아니고. 그것도 비행기를 타고 캐피털시티의 국제공항에 내려서 택시를 골라타는 일정이 아니다. 마치 탈북자가 잠행하듯 캄보디아에서 버스를 타고 국경을 넘어 조그만 시골 마을에서 오토바이를 빌려타는 것으로 시작하는 여행이다. 그 곳에도 텃밭이 있고, 텃발 사이로 이웃집과 이어지는 골목이 있고, 그 구석에서 작당해 뭔가를 꾸미고 있던 꼬마들의 웃음소리가 있다. 이런 낯익은 풍경은 그 흔한 도시, 출장지의 낯익음과는 다르다. 세상은 참 넓구나.... 하는 작은 느낌표를 찍게 해주는 낯익음이다. 저자들의 여행 방식은 마치 지하철 타고 청량리에서 남양주를 찾아가듯 가볍고 여유롭다. 그래서 누구나 그렇게 할 수 있을 것 같이 친숙하다. 누구나 눈 앞에서 볼 수 있을 것만 같이 정겹다. 그러나 낯선 곳으로 여행을 한번이라도 다녀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낯선 곳에서 산책하듯 다니며 스스럼 없이 섞이는 것이 얼마나 머뭇거리게 되는 일인지. 여행을 가고 싶을 때, 여행을 준비할 때, 그러나 여행을 떠나지 못했을 때, 언제라도 여행을 생각할 때면 꺼내 읽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세상은 참 좁고도 넓다는 것, 그리고 우리의 여행은 이웃을 만나고 나 또한 그들의 이웃임을 확인하는 그런 친근한 것이어야 한다는 것을 생각했다. 그게 진짜 여행이다. 우리는 여행지에서 소비자가 아니라 나그네가 돼야 한다. 세상은 다행히도 나그네와 시인에게 관대하니까.(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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