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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의 심리학 -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우울증에 관한 심리 치유 보고서
수 앳킨슨 지음, 김상문 옮김 / 소울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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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그냥 우울한 기분 만이 아니라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심각한 우울증을 경험해 본 적은 없지만, 가을/겨울 일조량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견딜 수 없는 허무감과 우울감에 시달려 봤기에 알고 있다. 가을에 특히 심하게 다가오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것 같은' 무기력감, '두렵기까지 한' 고독감, '아무 의미도 찾을 수 없는' 허무함, '원인을 알 수 없는' 두려움... ... 지금같이 태양이 내리쬐는 때는 그때 왜 그런 감정이 드는지 알 길이 없다.   

그리고 올해 아이를 낳으면서 '우울증'이 병적인 상태라는 것을 완전히 실감했다. 산후 우울증이라는 것이 있다. 육아와 출산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호르몬 불균형으로 발생한다는데 이것으로 산모가 자살하거나 아이를 죽인다고 한다. 산후 우울증이 다행히도 없던 나는 아기가 사랑스러운 것은 둘째치고 아기가 너무 연약해보였다. 자다 말고 일어나 호흡을 하고있는지 확인할 만큼. 저절로 지켜야한다는 마음을 품게할 만큼 작고 약했는데, 누구보다 아기를 철저하게 지킬 엄마에게 그런 아기를 죽일 마음을 품게 만들 수 있다니... 우울증은 틀림없는 질병이다. 

[우울의 심리학]은 우울증에 대한 이해부터 시작하여 벗어나는 방법에 대해 안내하고 있다. 우울증은 직접 겪지 않고는 사실 이해하기 힘들 것 같다. 나부터도 가을 무렵의 나는 이해하기 어려우니 말이다. [우울의 심리학]의 저자는 다름아닌 우울증 환자이다. 그렇기에 우울증의 상태에 대해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고, 또 우울증에서 어느정도 벗어나 있기에 우울증에서 회복할 수 있는 여러 유효한 방법을 누구보다 잘 알려 줄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런 저자가 우울증이 무엇인지, 우울증을 앓는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우울증의 원인이 무엇인지부터 우울증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등산에 빗대어 차근차근 설명해준다. 절망의 구렁텅이(이 단어를 나는 빨강머리의 앤에서 처음 보았다)에서 기어나오는 방법들은 우울하지 않은 내가 보기에 무척 단순했다. 일지쓰기, 건강에 좋은 음식먹기, 비슷한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기, 창조적인 일하기... ... 

여러 방법들이 나오지만, 이 방법들을 시행하는 중 저자가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따로 있다. 바로 스스로에게 그런 방법들을 굳이 강요하지 말라는 것이다. 과도한 목표를 잡거나 의무감에 했다가 실망하거나 자신감을 잃거나 죄책감 등 부정적인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책을 읽던 중 가장 마음에 와 닿은 부분이 악마의 십계명이었다. 

실수하지 마라. 너 자신에게 화를 내라. 너를 비난하듯이 너의 이웃을 비난하라. 너 자신을 사랑하지 말고 용서하지 말며 용납하지 마라. 모든 일이 지금과 다를 것이라고 기대하라. 너의 행복을 타인에게 의존하라 등등... ...  

무엇이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고, 또 이 안내서(안내서에 참 어울릴법한 내용의 책이다)에 따라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 같은 사람에게 어떤 도움을 주어야 할지도 생각해보았다.  

이 책에 따르면 우울증에 걸린 사람에게 해 줄 일은 많지 않지만, 적어도 해 줄 수 있는 단 하나의 일을 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바로 어떤 참견도 하지 않고 그냥 들어주는 것말이다.

   

* 트랙백을 걸어서 아시겠지만 알라딘 신간평가단에서 제공받은 책에 대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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