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쉘 위 토크 Shall We Talk - 대립과 갈등에 빠진 한국사회를 향한 고언
인터뷰 지승호& 김미화.김어준.김영희.김혜남.우석훈.장하준.조한혜정.진중권 지음 / 시대의창 / 2010년 2월
평점 :
[쉘 위 토크]를 읽으면서 책 자체의 내용보다는 '인터뷰'와 대화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 책을 읽기 전까지 '인터뷰'에 대한 이미지는 진지하게는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의 몇 분간의 질답, 일상적으로는 TV 연예프로그램의 홍보인지 광고인지 알 수 없는 대화 정도였으니까요. 특히 TV 연예프로그램에서 어떤 가수를 혹은 배우를 인터뷰하고 왔다며 뉴스를 전하기 때문에 '인터뷰'하면 으례 배우, 가수 인터뷰를 떠올리기 마련이었습니다. 그래서 '인터뷰'란 인터뷰이의 의견이나 일상을 간접적으로 간단하게 홍보해주는 그런 것 쯤으로 여겼었지요. 거기다 항상 비슷한 문의와 답변으로 - 이번 영화촬영에 임하는 마음가짐은 어떤가요? ->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지켜봐주세요! - '인터뷰란 진부하다'라는 선입관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쉘 위 토크]는 '인터뷰'가 인터뷰이의 사상, 그가 겪은 큰 사건, 엮인 사람들을 미리 알고 있는 인터뷰어가 진짜 궁금하게 생각했거나 확인하고자 하는 것들을 묻고, 인터뷰이는 진지하고 성실하게 답변하는 '대화'의 과정임을 보여주었습니다. 인터뷰이의 광고와 홍보가 아닌 그 속에 있는 답변을 끌어내는 과정이 '인터뷰'이고 '대화'였습니다.
그래서 [쉘 위 토크]라는 책 제목이 입에 딱 붙었습니다. 사실 영어를 그대로 읽는 제목은 별로 안 좋아하는데... ...
책의 내용은 일관적이면서도 다양했습니다. 현재의 정치, 경제, 언론 및 사회 상황에 대해 묻는 질문은 비슷했지만, 인터뷰이의 직업이나 경력, 성별이 다양하기에 동일 질문에 대한 답변은 제각각이었습니다. 그리고 질문도 질문의도는 그대로 둔 채로 인터뷰이가 겪은 사건에 따라 바뀌더군요. 인터뷰이가 받아들이고 답변하기 쉽도록. 그래서 지루하지 않게, 즐겁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인터뷰를 하기 위해 인터뷰어가 일상적으로 인터뷰이들을 관찰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터뷰이가 하는 발언, 만들거나 참여한 프로그램이나 강연, 지은 저서, 인터넷 블로그 포스팅 등등을 어느정도 알고나서야 할 수 있는 질문들이 많았습니다. TV 연예프로그램에서 내가 당장 나가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인터뷰'들하고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저자의 노력덕분에 인터뷰이들의 생각을 보다 편하고 쉽게 알 수 있었습니다. 경제나 정치, 사회 현상에 큰 관심이 없더라도, 2008년부터 현재까지 저녁 9시 뉴스만 봤어도 즐겁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내용 상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공포'에 대한 부분이었습니다. 읽은지 시간이 꽤 지난 지금도(컴 앞에 앉을 시간이 없더군요. 지금도 아기가 자는 2시간의 시간을 겨우 이용해서;;;) 생각나는 부분입니다. 8명의 인터뷰이 중 4명 가량이 공포에 대해 언급을 하더군요. 딴지 총수 김어준은 '공포'에 대한 대처를 기준으로 우파와 좌파를 나누고, 김혜남은 실패에 대한 '공포'가 사회를 지배하고 있으며, 다음 저서는 그 만연한 '공포'를 주제로 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우석훈은 현재 20대가 '공포'에 질려 있어 문제라고 여기며 조한혜정은 현재의 10대가 '공포'로 인해 착해졌다 -90년대 부모들이 10대 아이들의 가출에 신경을 곤두세운 반면 현재의 10대는 부모가 시키지 않아도 살아남는 것에 대한 공포로 알아서 제도권 안에서 안 나간다고-고 해석합니다. '공포'라는 소재는 같았으나 인터뷰이들의 직업, 사상에 따라 해석도 해결방법도 서로 다르면서도 같은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 트랙백을 걸어서 아시겠지만 알라딘 신간평가단에서 제공받은 책에 대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