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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속의 세상, 세상 속의 교회 - 법학자 김두식이 바라본 교회 속 세상 풍경
김두식 지음 / 홍성사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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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과 믿음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지만, 저의 종교는 어쨌든 기독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교회는 다니지 않습니다. 
[교회 속의 세상 세상 속의 교회]의 저자처럼 교회에 실망하고 실망하다가 생활이 바빠지자 적당히 '견딜만한' 교회를 찾는 것 조차 포기하고 아예 다니지 않게 되었죠. 저자와 달리 기독교에 대해 제대로 알기도 전에 저는 교회를 떠났습니다. 사실 기독교에 대해 교회에서 알기가 어렵기도 했습니다. 교회의 어른들은 '교회를 다녀야 공부 잘하고 나중에 천국간다'라던가 '성경을 읽어라', '여름 성경학교에 참가해라' 혹은 '목사님 말씀을 잘 들어라'라고 했을 뿐 기독교가 무엇인지, 어떻게 생기고 어떻게 믿어야 하는지 제대로 알려 준 적이 없었습니다. 문제는 목사님 말씀이라는 것이 '공부 열심히 해서 하나님께 영광돌려라' 라던가 '교회에 열심히 나오라' 혹은 '교회나오지 않는 부모님이나 친구를 전도해야 천국에 복을 쌓을 수 있다' 였고, 성경은 너무나 어려웠습니다. 초등학교 시절에 '가라사대'라는 단어를 보고 도대체 뭔 뜻인지 몰라 고민하던 기억이 아직 떠오를 정도니까요.
결국 저자가 지적한 대로 기독교에 대한 지식은 오히려 교회를 떠나서 조금이나마 얻을 수 있었습니다. 교육 과정 중 배웠던 세계사나 역사 소설을 통해 일부 알 수 있었고, 친척 어른의 죽음으로 사후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던 시기에 읽었던 기독교 관련 서적(C.S 루이스의 저서들)들을 통해서 말이지요. 

[교회 속 세상 세상 속의 교회]의 저자가 지적한 현재 신자들이 떠날 수 밖에 없는 현재 한국 교회의 문제점들을 일부나마 경험한 셈입니다. 
교회에 의사나 교수가 다니는 것이 자랑거리가 되고(우리 교회에는 교수님도 있어!), 교회를 다녀야 공부를 잘한다던가 돈이 모인다던가, 전도에 대한 강요(부모님은 종교가 없으셨는데 부모에게 전도해야 한다는 권유-부모님이 유황불 고통을 받기를 원하니? 류의 - 는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TV 중계로라도 반드시 담임목사의 설교를 들어야 한다는 것... ... 교회에 다닐 때는 학생이었기에 헌금 요구는 다행히 경험한 적이 없는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이네요.

저자는 현재 교회의 문제점들을 낱낱이 알려 줄 뿐만 아니라 그 문제점이 발생한 이유 - 교회 속에 세상이 들어오게 된 -를 알려줍니다. 이 부분은 주로 4장과 5, 6장에 걸쳐나오는데  저한테는 그 부분들이 상당히 도움이 되었습니다. 소설이나 역사서 등을 통해 단편적으로 알았던 부분들이 종합되었고, 현재 교회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변명해주기 좋더군요. 잘못되었다고 지적하는 사람에게 "응, 그 문제가 있지. 그 문제는 이러저러해서 생기기 시작한건데 확실히 고쳐야 할 점이야'라고요.  
문제점을 나열하기는 쉽지만 그 이유를 분석하기는 어려운데 [교회 속의 세상 세상 속의 교회]는 그 부분을 잘 해낸 책인 것 같습니다. 

교회 안의 정치에 대해서 인정하면서도 보수의 교회와 진보의 교회가 모두 잘못되었다고 이야기해서 처음에는 좀 거부감을 느꼈지만( 다 나쁘다는 회색분자?!) 읽어보니 아니더군요. 

현재 교회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싶은 사람에게보다는 교회를 다니고 있는 분들한테 더 도움이 될만한 책인 것 같습니다. 특히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으나 믿음을 포기할 수 없는 분들께는 더더욱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잘못된 부분이 보이는데 막상 잘못되었다고 지적할수도, 왜 그런지 물어볼 수도 없는 입장이므로 문제점과 원인에 대해 이해하게 되면 '자신의 신앙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고민은 감소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매달 성경공부하는 책을 사서 공부하고, 매 주말 교회를 꾸준히 나가면서도 교회의 문제점(친미 시위나 장로 대통령을 뽑자는 교회 내 의견 등)과 역사 상의 내용과 차이가 나는 설교(교회에서는 성경에는 말 한마디 틀린데가 없다는데, 막상 역사 상으로는 적절한 부분이 정전으로 선택되었다는 부분에 대한 의문)에  대해 고민하는 동생에게 먼저 추천해주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약해지는 믿음을 더 약하게 만들지 않을까 고민했는데 오히려 속이 시원해졌습니다. 병의 원인을 아는 것은 뚜렷한 대책이 없더라도 마음을 조금이나마 편히 만들어주지요. 이 책에서는 뚜렷한 대책을 내놓기는 했습니다. 세상 속의 교회, 세상 속에 있지만 세상과는 분리된 교회, 예수님을 닮은 혹은 따르는 사람들이 모인 진정한 교회가 되는 것이 그것이죠. 그러나 그것이 실행하는 것이 참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나 자신부터가 하지 않을 궁리부터 하니까요) 속이 쓰립니다. 어떻게 보면 그런 교회를 만드는 것이 진정한 신앙일텐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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