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처럼 원더풀 하지 않은 이야기다.2036년이면 현재로부터 12년 후인데,어찌 보면 무척 가까운 미래가 아닐까.2036년 미국이 두 나라로 분리되었다.마치 우리의 남한과 북한으로 나뉜 것처럼.연방공화국과 공화국연맹으로 분리되어 철저한 감시 관리하에 국민들은 살아간다.연방공화국은 자유를 상징하지만 관자놀이에 칩을 삽입하여 모든 일거수일투족을 정부에서 감시하고 철저한 규칙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 그렇다면 결코 자유주의는 아닌데 사람들은 공화국연맹에서 사는 것보다 연방공화국의 삶을 더 선호한다. 공화국연맹은 하나님을 맹신하는 종교적 성향이 강한 나라로 함부로 종교에 대한 험담을 하면 안 되고, 동성애자는 강제 거세를 당하며, 불법 낙태는 사형에 처하고, 결혼도 나라에서 정해주는 짝을 만나야만 한다. 그러나 법을 어기지 않고 살아간다면 연방공화국처럼 칩을 삽입해 감시를 하지는 않아 조금은 자유로움이 보장된다고 한다. 글쎄.. 과연 그럴까. 두 나라 다 자유는 없는 것 같은데..소설은 두 나라 간이 속고 속이며 스파이 놀이를 하는 첩보물이다. 그러나 미션임파서블이나 007 같은 화려한 액션과 스릴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한다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다.연방공화국 정보국에서 일하는 요원 스텐글은 공화국연맹의 정보원을 암살하라는 임무를 부여받는다.그러나 타겟은 다름 아닌 그녀의 이복 여동생이라는 것.그동안 몰랐던 아버지의 비밀을 돌아가신 뒤에야 알게 된 것도 충격인데 암살을 해야 하는 임무까지 받으니 혼란스럽다.하지만 스텐글은 그런 자신의 속마음을 겉으로 들어낼 수 없이 담담하게 임무를 받아들이고, 얼굴을 바꾸는 성형수술로 신분 위장을 하고 자살 캡슐을 허벅지에 심어놓고 공화국연맹에 들어가려 한다.현재에서 무려 12년 후이지만 과학기술이 상당히 발달했다.과연 정말로 이런 기술이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모든 것이 최첨단이라 안 되는 것이 없다는 게 놀랍다.소설은 좀 밋밋하게 흘러가지만 후반부에 갈수록 흥미로웠고, 결말이 궁금했다. 처음 만난 두 자매가 과연 어떻게 서로를 암살할지.. 살려줄지.. 자매가 될지.. 끝을 알 수 없었는데.. 결말을 보고 나니 참으로 씁쓸하고 안타까웠다.두 사람의 운명이 이렇게 된 건 순전히 나라 탓 아닐까? 두 나라로 나뉘어 서로 적이 될 수밖에 없었던 두 사람. 속시원히 적군을 물리치는 이야기가 아니라 슬프기만 하다.
먼 미래 인구와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간 7부제가 도입되어 하나의 몸으로 7명이 돌아가면서 살아가게 된다. 비싼 환경부담금을 지불할 수 있을 경우 365일 자신의 몸으로 살아갈 수 있고 그렇지 못할 경우 17세가 되면 몸을 폐기 당하고 뇌만 가상세계 '낙원'에 살면서 해당 요일 딱 하루만 인간 몸을 이용하여 생활할 수가 있다.처음에는 뭐가 뭔지 헷갈리고 이상했는데 읽다 보니 적응되면서 되게 신선하며 재미있었다. 마치 한편의 SF영화를 보는 듯했다.주인공 '울림'은 수요일에만 인간 몸을 사용할 수 있어 '수인'으로 불리며 친한 친구였던 '화인 강지나'로 인해 죽을 위기에 놓여 그녀를 찾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 친구인 김달, 젤리와의 우정이 참으로 멋졌고, 강이룬과의 사랑은 따뜻했다. 그렇지만 울림을 죽이려 했던 강지나의 결말은 조금 아쉬웠다. 그녀의 입장에서는 벌을 받는 거지만 뭔가 통쾌하지가 않았다.만약 7부제로 한 사람의 몸으로 돌아가며 생활해야 한다면 너무 싫을 것 같다. 어떻게 몸을 공유하며 살 수 있을까. 강지나처럼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데 말이다.
90년대에 있기 있었던 '동키콩', '슈퍼마리오' 등 2D게임을 즐겨했다면 아마 이 소설이 반가울 것이다.백혈병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는 언니를 면회간 '세이디'는 교통사고로 다리를 크게 다친 '샘'을 만나게 된다. 두 사람은 게임을 통해 첫 만남이 이루어졌고, 게임으로 우정을 쌓게 된다. 그러나 세이디가 친구로써가 아닌 봉사자로 샘과 어울렸다는 오해로 둘 사이는 6년간 멀어졌다가 다시 우연히 지하철역에서 만나게 된다. 그리고 두 사람의 게임 사랑은 직접 만들어 출시하기까지에 이른다.세이디는 MIT를 다니고 있었고, 샘은 하버드를 다니고 있었다. 세이디는 게임 개발에 특출한 재능이 있었고, 샘은 그림을 잘 그려 한때 미로 게임을 만들어 세이디에게 선물해주기도 했다.세이디가 과제로 만든 게임을 샘이 플레이 해보고 반해 게임을 같이 만들자는 제안과 동시에 두 사람은 밤낮으로 게임 개발에만 힘쓴다.그리고 마침내 완성된 게임의 제목은 '이치고'로 한 아이가 섬에서 탈출해 집으로 찾아간다는 내용으로 인기를 얻어 후속작까지 만들게 된다.그러나 두 사람의 우정은 계속 쭉 좋을 수만은 없었고, 각자 힘든 고비를 넘기며 그렇게 그들의 우정은 막을 내린다.안타까운건 샘의 다친 다리가 안 좋아져서 결국 절단을 할 수 밖에 없었고, 다리를 다침과 동시에 엄마를 잃었다는 것이다.샘은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의 혼혈로 한인타운에서 피자가게를 운영하는 외조부밑에서 자랐다. 그래서 한국과 관련된 이야기가 종종 나온다.첫 시작은 재미있게 흘러가다가 중반부터는 속도가 붙지 않는다. 책이 워낙 두껍다보니 살짝 지루하게 흘러가기도 한다. 게다가 게임 위주로 흘러가는 스토리라 게임을 해보지 않았거나 관심이 없다면 취향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 호불호가 갈릴 것 같은 스토리다.작가의 전작 '섬에 있는 서점'을 재미나게 읽어서 이번 작품을 기대했는데... 좀 아쉽다.
최초 여형사의 이야기라는 문구에 끌렸다.80년대 당시 여자로서 형사가 된다는 게 참으로 힘들었을 텐데 과연 그녀는 어떤 경험들을 하고 사건들을 해결했을지 굉장히 궁금했다.형사가 돼서 부서를 발령받고 각종 사건들을 맡으며 해결을 하고 은퇴 후의 삶까지 모든 이야기를 이 책 한 권에 담아냈다.은퇴 후 그녀는 드라마 <시그널>,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감시자들>, <괴물> 등 자문을 맡고 그녀가 경험한 사건들이 모티브가 되었다고 한다. 다양한 사건들을 해결하면서 피해자의 마음을 이해하고 생각해 주는 그녀가 참으로 멋졌다. 경찰이란 범인만 잡는 게 아니라 피해자의 아픔도 살펴봐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박미옥 형사가 그런 분이었다. 중간쯤에 사건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이 부분이 꽤 흥미로웠다. 긴박한 체포 현장을 담은 이야기가 아님에도 집중하게 되고, 범인보다는 피해자의 입장을 서술해 다른 시각에서 사건을 바라볼 수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다."형사란 교도소 담벼락 위를 걷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나는 오늘도 아슬아슬하게 교도소 담벼락 위를 걷는다. 어설픈 경험으로 섣부른 판단을 내려 피해자에게 한번 더 죄 짓는 일이 없도록, 과도한 감정이입으로 오판하는 일이 없도록, 나로 인해 누군가의 인생이 억울하게 망가지거나 위험해지지 않도록 나는 경계하며 교고소 안과 밖을 가르는 담장 위를 걷는다. 실수하면 나 또한 교도소 안으로 굴러떨어질 것이다." P.173형사로써가 아닌 인간 박미옥씨의 삶을 볼 수 있어서 좋았고,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어 재미있었다.그녀는 현재 제주도에서 살며 작은 책방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 책방 한번 가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