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죽음을 돌보는 사람입니다 - 어느 장례지도사가 말해주는 죽음과 삶에 관한 모든 것
강봉희 지음 / 사이드웨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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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음을 돌보는 사람입니다./ 강봉희

(어느 장례지도사가 말해 주는 죽음과 삶에 관한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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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아무도 돌보지 않는 죽음을 돌보게 되었지만, 내가 깊은 뜻이나 거창한 목표가 있어서 이 일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이렇게 오래하게 될 줄은 몰랐다. 무턱대고 시작했고, 무턱대고 걸어왔다. (나는 죽음을 돌보는 사람입니다. - 6)

 

누군가에게 아무것도 없는데서 뭘 하라고 하면 힘이 든다. 꼭 자기 부모가 아니더라도, 나의 등을 살짝이라도 기댈 수 있는 무엇인가를 제공해주는 게 필요하다. 자기 자식이 아니어도 등받이가 되어줄 수 있는 여러 장치를 마련해주어야 한다. 그게 사회와 국가의 역할이다. (나는 죽음을 돌보는 사람입니다. - 210)

 

 

죽음이 잠과 비슷하다고 해서 우리가 잠에 못 들지는 않는다. 밤에 잠들면 아침에 깬다고 생각하니 우리는 편안히 잠들 수 있다. 우린 보통 침대 맡에서 배우자나 아이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잠들기 마련이고, 다시 아침에 깨서 그들을 만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 우리는 죽지 않아서 그 소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죽으면 다시는 못 만날 거다. 그러니까 아직 살아 있을 때 그들과 더욱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나는 죽음을 돌보는 사람입니다. - 213~214)

 

 

이 세상에 살고 있는 그 누구도 죽음 앞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우리는 모두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먼 훗날의 일이라고만 생각하고 죽음을 삶과 따로 떼어 놓고 생각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1인 가구는 날로 늘어만 가고 고독사역시 줄어들고 있지는 않고 있다. 거기에다가 죽은 후에도 가족이 찾아오지 않아 무연고자로 취급되어, 마지막 가는 길조차 외롭게 가야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저자는 20여 년 전 40대 중반에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온 후,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며 살기로 결심하고, 장례지도사가 되어 버림받은 이들을 위한 삶을 살아가게 된다. 돈을 받고도 하기 힘든 일들을 하며, 삶과 죽음 뒤에 가려진 숱한 사연들을 가슴에 묻고, 철저하게 인간에 대한 마지막 예의를 다한다.

 

우리는 태어날 때와 마찬가지로 죽을 때에도 아기의 얼굴로 죽는다며, 삶과 죽음은 하나의 선으로 연결되어 있으니, 태어났을 때 축복하고 죽음은 꺼리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긴 하나, 혐오시설로 만들거나 죽음을 터부시하지 말기를 당부한다. 또한 죽은 후에 리무진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하며, 리무진보다는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보내드리는 게, 산 자가 죽은 자에게 하는 마지막 예의임을 강조한다.

 

모두가 외면하는 감염병으로 인한 사망자에서 무연고 시신까지 정성을 다해 마지막 길을 함께하며, 인간이기를 포기하지 말기를 당부하고 거기에서 더 나아가 개인이 못하면 사회나 국가라도 나서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처음에 코로나19 감염병이 시작되었을 때는, 어디서 한두 명만 나와도 숨죽이며 살았다. 그러던 것이 지금은 수천 명이 나와도 끄떡도 하지 않는다. 그런 가운데에 사망자는 늘어나고, 당연히 소외 계층에 있는 사람들이 더 아플 수밖에 없다. 우리는 어쩌면 이미 태어날 때부터 계급이 형성되어 운명 지어져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누군가에게는 모두 귀하기만 한 자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치매가 두려운 것은 자식들에게 짐을 지우기 싫은 마음에 더해, 원치 않는 내 뒷모습까지 그들에게 보이게 되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죽음이라는 마지막 가는 길은 또 어떨까? 생각해 보게 된다.

 

삶이 존엄하다면 죽음도 존엄 받아야 마땅하다. 치열하게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한 편으로는 모두 죽음을 향해 가고 있는 만큼, 우리의 뒤안길까지 애정의 눈으로 함께 바라봐주면 좋겠다. 서로의 삶과 죽음을 다함께 챙기면서 .

 

아직 실현되지는 않았지만 이즈음 기본소득이 곧잘 화두가 되기도 한다. 삶에 대한 기본소득 뿐만 아니라 삶과 죽음까지에 대한 총체적인 기본소득이 절실하다. 진정한 삶과 죽음을 위해서라도 이 땅에 살고 있는 모든 이들이, 이 책나는 죽음을 돌보는 사람입니다.를 꼭 한 번씩 읽어보기를 간곡히 권해본다

이 책에는 내가 그동안 죽은 분들을 위하여 느끼고 생각했던 모든 것들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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