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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반양장, 구판) 클래식 레터북 Classic Letter Book 24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황성식 옮김 / 인디북(인디아이)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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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네가 가끔 얄미워. 그렇게 그리워할꺼면서 무에그리 자를게 많다고 무우 자르듯 뚝딱 잘라버리곤 하는지..., 세상사는 게 다 그런거야.

네가 무척 그리워하고 있으리라고.....그것이 목련나무 그득한 그 길가의 기와집이 아니더라도 봄 볕 따뜻한 직행버스의 창가가 아닐지라도 봄은 그렇게 위대하여 우리를 그립게 만드는구나. 케츠비만 위대한 것이 아니라.

사랑하던 한 여자를 잊지 못해 돈을 모으고 그리고 나서 여자를 만나 다시 사랑하게 되지만 자신이 확신했던 만큼 여자는 그를 사랑하지 않아서 불행하게 죽은 한 남자의 사랑을 저자는 '위대한'이라는 격높은 이름을 붙여주었더구나.

여자는 그런 여자였어. 사랑한다고 생각했지만 돈이 없던 빈털터리 군인을 저버리고 돈 많은 남자와 결혼을 하게되고 여자의 사랑은 봄바람처럼 변덕스러운 것이어서 과거의 아픈 사랑은 쉬이 잊고 결혼한 남자를 사랑하게 되는 거지.

두 사람의 사랑은 세상의 균열과 함께한 것이었기에 서로의 위선과 외도를 보아오면서도 묵인된 권태만이 존재한다.

거기에 비하면 바보스러울 정도로 '위대한 캐츠비'의 사랑은 오직 한 여자를 향한 마음뿐이고 결국 오랜 계획에 의해 그녀를 만나게 된다. 그러나 그 만남의 시작이 그들에겐 불행이지. 캐츠비는 그녀의 남편에게 그녀는 당신을 한 번도 사랑한 적이 없다라고 말하지만 여자는 쉬이 수긍하지 않고 그녀는 그저 울상이 될 뿐이지. 사랑하고 결혼하고 살아간다는 건...., 여자에게 그리도 간사한 것인가.

한 여자를 그렇게 사랑했던 한 남자는 결국 그녀로 인해 죽음에 이르게 되고 그녀는 그녀의 남편과 멀리 도망가게 되지. 사랑에 배신당하는 한 남자. 그는 두 번 죽은 것이고 모두 비참한 죽음이지. 그래도 그가 위대했다고 할 수 있다면...., 삶에 있어서 진정한 가치는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말이 길어졌구나. 누구나 사랑하고 싶은 계절이다. 그리고 사랑해야할 계절이고...네가 다시 사랑을 얘기하는 것을 보며 안심한다. 다시 번민하게 되었고 너의 번민이 너를 다시 한 번 성숙시키리라고 믿는다.

그리고...부탁이 있다면 인연이란 이름을 뚝뚝 끊어내듯 말하지 마라. 네 본심이 그렇지 않음을 알기 때문에 그 이상의 말은 필요 없지만 때론 네가 상처받기 이전에 타인에게 상처 줄 수도 있음을 잊지 말고...건강에 유의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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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산바가지 - 박완서 단편소설 전집 4 박완서 단편소설 전집 4
박완서 지음 / 문학동네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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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 해산바가지 中 재이산 (再離散)

사람에게 두 번 헤어지게 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포도주 한 잔을 다 비우고 나서 술기운이 없이는 맞이할 수 없는 것 같은 밤을 맞이하는 그런 기분일까? 온 몸이 오슬오슬 떨린다. 드라마지만 두 남녀가 만나 결혼을 한다. 난 내가 결혼하던 날을 기억한다. 너무 환하게 웃어서 사람들은 웃었다. 신부와 신랑이 너무 웃는다고...그렇게 환하게 웃던 나의 남자는 지금 곁에 누워서 무슨 생각을 할까? 우리 결혼하기 전 세 번 헤어졌다. 헤어지면서 우리는 더욱 간절해졌고 세 번째 이별 후 만나던 날 더 이상 우리에게 헤어짐이란 운명은 있지 않음을 확신하며 결혼이란 틀 속에 자연스럽게 갇히길 원했다. 내 부끄러움과 콤플렉스를 다 보여줘도 아주 편안했던 그 사람. 아주 행복했던 신혼 3년을 보내며 이 행복이 깨질까 염려해야 했던 한 시절을 보내고....

어쩌면 이별이란 이름이 있었기에 더욱 간절한 것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우리의 사랑은. 서로 떼어놓고 헤어지게 하더니 다시 그것을 헤어지게 한다는 것. 그녀의 소설에 다시 주목하게 됨은 우리가 흔히들 잊고 싶어하는 인간의 이중성에 대한 예리한 칼날에 수시로 몸을 내어주고 인정해야할 상처에 비릿한 피 맛을 알게 하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오늘 그 예리한 칼날에 나를 베인다. 그 비릿한 피 맛이 나로 하여 핏빛보다 더 진한 포도주 한 잔 마시지 않고는 잠을 들 수 없게 한다. 전전긍긍해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한 번 잊혀지는 고통이 있었고 정말 너무나 바라고 있었던 것들을 그들이 다 가질 수 있게 하고 일말의 기대가 우리의 욕심그릇을 들끓게 해도 다시 이별해야 한다면 해야하는 것이다. 미련 없이. 베인 상처에 다시 알코올을 붓고 아물길 기다리는 고통을 감내하며...

이산가족찾기가 한참인 그때. 난리 통에 부모를 잃고 7남매나 되던 부모의 형제와 할아버지에게 한 번 버려졌던 몽동필. 행여 찾을까 싶었던 가족들을 기다리는 그에게 작은아버지의 연락을 받는다. '체통과 명분'을 중시했던 집안에서 단박에 고아가 되어버린 그에게 찾아온 일가친척이란 이름은 그가 그렇게도 바라던 가족이란 이름이 아니라 그때도 골칫거리요 가족의 체통과 명분에 어울리지 않게 빈곤하고 고단한 그의 현실 앞에서 다시 한 번 골칫거리가 되고 만다. 그 예리하고 복잡한 심정들을 박완서는 너무도 맛깔 나게 잘 그려낸다. 나는 바랄 뿐이다. 몽동필이 강동수라는 이름으로 버뗘주기를.... 헛된 기대를 갖지 않기를..., 이미 내 것이 될 수 없는 그들의 부에 탐심을 갖지 않기를...,

그러면서 난 세상을 너무 아름답게만 보려했던 것은 아닌지. 순수의 시대에 너무 목말라 하는 것은 아닌지. 인간이란 존재가 가지고 있는 다면적인 면을 인정하려하지 않고 내가 편한 데로 생각하고 행동하려 한 것은 아닌지. 누구도 나에게 선뜻 자신의 목숨과도 같은 물그릇을 줄 수 없다는 걸 왜 모르는가. 그리고 무얼 더 바랄게 있다고 타인의 물그릇에 욕심을 내는가. 다시 헤어지는 고통이 뒤따르지만 그가 허상 속의 몽동필이 되지 않고 현실 속의 강동수로 씩씩하게 다시 일어서기를 바라는 마음처럼 세상의 쓴 맛 아직 당당 멀은 나는 좀 더 외롭고 거칠어져 봐야 알 것이다. 나 스스로 일어서지 못하는 자아가 얼마나 허망하고 씁쓸한 것인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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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계절
고은주 지음 / 문학사상사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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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성의 시대이다. 성속에 성이 갇히고 이미 소설 속의 네여자 미류, 세하, 지원, 은해를 통해 보여지는 것은 오직 몸에 대한 이야기뿐이다. 정신은 이미 낡은 시대의 전유물처럼 초라하기 그지없다.

오직 몸에 충실하자라고 말하는 미류. 그녀의 주 무대는 박물관이다. 이미 현실의 테를 잃어버린 그 곳. 박물관. 그곳에서 만나는 많은 남자들은 그의 섹스파트너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오직 몸만이 유일한 소통의 도구이다. 그녀의 남편 또한 그렇다. 절대 그 이상을 요구하지 말라는 남편의 말. 그 것은 남편의 여자에게 하는 말임과 함께 아내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녀는 그 말에 안도하며 가족은 그저 돌아가야할 안락의 장소이며 그 곳은 그저 숨쉬는 무덤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그 무덤이 있기에 쉴 수 있고 다시 나갈 수 있는 통로의 출구인 것이다.

세하. 처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녀. 은해는 순결을 지키려는 여자다. 순결이란 무엇인가. 정신의 문제인가! 육체의 문제인가! 우리는 과도한 성의 시대에 살면서 과연 순결을 지켜야하는 도덕의 한 덕목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런 그 여자와 너무나 잘 어울리는 그 남편은 순결에 대한 위선적 숭배와 첫경험에 대한 집착으로 인해 서로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사람이다. 한 사람은 사디즘적이고 한 사람은 메조히즘적이다. 가하고 당함이 다를 뿐 그들은 한 고민 속에 있는 사람들이다. 오직 세상은 순결한 자와 순결하지 않은 자로 나뉘어서....

여고시절 읽었던 한수산의 에세이 '순결한 아침을 위하여'가 생각난다. 하마, 순결은 불결과 동격이어 입에 오르내리기도 수상했던 여고시절. 금기의 장난감처럼 꼭꼭 싸들고 다니며 읽었던 기억이 있다. 거기서 얘기하는 순결은 세상에 대한 작가의 순결한 마음임을 깨달은 건 안개 걷히는 서늘한 겨울 아침 책장의 마지막을 덮으며 알게 되고 난 순결이 여성성에 국한시키려는 사회의 어눌한 목소리에 냉소를 붓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나의 도덕성은 얼마나 그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해매였는가! 정신과 육체는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뒤집어보면 모습이 다른 듯해도 한 몸이다. 정신을 따라가는 육체에게 순결이랄지 불결이랄지 이렇게 이름한다는 것 자체가 불행의 시작이라 생각한다.

지원은 아픈 과거를 안고 있는 여자다. 전투하듯 그 과거와 싸워야 했고 이겨내야만 했으며 이겼다고 생각했는데...., 타래는 믿었던 곳에서 다시 엉키게 된다. 소설에 있어서 허구는 없고 리얼리티만 존재한다는 건 너무 건조한 일이다. 그저 은해와 세하가 소설답게 화해된 부분이 어설프다 생각했는데 지원과 미류에겐 그 약간의 화해의 액션도 주어지지 않는다.

지원이 겪은 아픈 과거의 기억들을 치유해주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 그녀의 남편 영후도 여자에게 너그럽지 못한 세상의 토양에서 자란 탓으로 그녀의 아픔을 껴안지 못하고 동등해야할 부부는 용서하고 용서받는 사이가 되어버린다. 끝없는 미류의 방황. 어느 것도 해답을 주지 못하고 산적해 있는 문제만이 내 가슴을 짓누른다. 어디로 가야하나! 어디로 가야 해답을 잡을 수 있단 말인가.

소설은 생각만큼 명쾌하거나 유쾌하지 않았다. 어눌한 그녀들의 고민은 오직 몸으로만 설명하려 하는 작가의 글 또한 의도를 합리화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과도한 성처럼 책도 과도한 광고이지 않은가. 답답할 뿐이다. 그녀들은 위선과 뒤틀림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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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 방 민음사 오늘의 작가 총서 14
강석경 지음 / 민음사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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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경의 많지 않은 책들엔 시대를 걸어가는 힘이 있다. 그녀의 초기작인 숲속의 방은 스무 살을 얘기한다. 그리고 삼십대의 혼란 사십대의 혼란, 그녀는 인간의 정체성과 그리고 사회적 혼란 속에서 인간이 걸어갈 수 있는 길들에 대해 얘기한다. 그녀가 말하고자 하는 숲속의 방. 그것은 소양이 찾아 나선 길이기도 하고 그 시대 젊음이 모여있는 곳이기도 하고 또 우리들이 갈망하는 또 다른 방이다. 그러나 그곳에서 길을 잃은 어떤 세대는 삶을 포기하고 피폐해진 육체를 끌어안고 그 숲에서 죽음을 맞는다. 위선의 힘. 그것은 위대한 것이어서 사람을 질리게 하거나 죽게 만든다. 위선이 나쁜 거라고 얘기하지만 위선하지 않고 어떻게 살 수 있단 말인가.

아무도 그리워할 사람이 없는 소양은 죽음에 이른다. 키에르 케고르는 일찍이 절망과 자아상실을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 하지 않았던가 소설의 주인공은 소양이고 그녀의 언니인 미양이 그녀의 일기를 통해 소설은 이루어진다. 소양은 그 시대의 미아이다. '데모하다가 나중엔 빠졌는데 데모할 때도 갈등했고 빠질 땐 빠져서 괴로워했다.' 이것이 그녀였다. 어느 곳에서도 안주할 수 없는 젊음.

- 당신은 내 집이라고, 나그네는 아무 곳에나 머물지만 나는 집으로 돌아온다고 (그녀의 소설은 참으로 잔인하다. 어쩌면 서로 다른 인물들을 대조적으로 배치해서 독자로 하여금 혼돈 속으로 몰아가게 만드는가. 집을 찾지 못해 떠도는 영혼을 바라보는 자의 침통함을 어찌하고 또 다른 그녀, 미양에겐 저리도 쉽게 그 집을 찾아준단 말인가. 나그네..., 인생은 어차피 나그네길이다. 천상병은 이 세상 소풍 왔다고 하지 않았는가. 우리는 평생 영혼의 안주를 찾아 방을 헤매일 것이다.

- 순수는 꿈으로만 간직해야 한다. ( 이 말을 부정한다면 난 아직도 꿈속을 거닐고 있는 것인가. 내가 가지고 있는 열정 속에 순수라는 이름을 지어주어도 되는가. 나로 하여 쉼 없이 고민하게 하는 저 알 수 없는 정체 속에서 순수랄지 꿈이랄지 이런 것들을 논할 수 있는가.

- 방황은 청춘의 특권이 아니라 형벌인 것이다. (청춘이 형벌일 때가 분명있었다. 이 소설의 배경도 그러하다. 그러나 사회적 이념과 개인의 감성이기 이전에 이 책은 인간의 근원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다. 꼭 그 시대의 사회적 배경이 아니라 지금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들의 모든 삶 속에서 있을 수 있는 특권적인 것들과 형벌적인 것들)

- 내가 무얼 원하는지 모른다는 게 고통이야. (인간은 적어도 정상적인 인간이라면 똑같은 정신의 세계를 두고 선택하라면 과연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인생은 어차피 선택이다. 그런데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것. 그것은 원하는 것에 대한 소유의 차이이리라. 하나는 이미 가지고 있는 것과 그리고 하나는 다른 것을 갖기 위해 포기해야하는 것. 쉽게 포기하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는 고통스러워한다. 선택의 문제는 언제나 인생을 건조하게 한다. 우리는 나이가 먹을수록 기득권을 포기하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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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별은 다 라사에 뜬다
강석경 / 살림 / 199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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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대한 성찰을 준비하는 그대. 세상의 별은 다, 라사에 뜬다. 문희와 주원의 영혼, 상처받고 소외된 영혼의 울림. 땅으로 기거하는 그네들의 삶속에 정신을 위해 갈구하는 작가의 마음이 품어내고 있는 힘.

문희는 이혼녀이다. 주원은 사랑하지 않는 남편과 사는 여자다. 아무 이유 없이도 우리 사회는 두 여자를 비난한다.사랑에 대한 기만과 모욕이 우리를 상처받게 하는 세상. 기혼자가 내뱉는 사랑, 세상의 사랑은 도덕성에 근거하여 다 불륜인 것처럼 말한다. 사랑이란 말에 대한 근거는 무엇인가. 이혼녀나 기혼자는 세상의 모든 사랑으로부터 방패막을 치고 자신을 꼭꼭 가두어야만 하는가.

한국의 사회는 용납받지 못할 모든 상황 속에 그들을 매도하고 몰아넣는다. 그러면서 가부장적 사회는 기묘한 사랑론을 얘기한다. 우리 사회는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 결혼이라는 城속에서 더 이상의 선택이 없었던 부모의 세대와 결혼이라는 적령기를 정해서 제도속으로 몰아넣으려는 우리의 세대 그리고 좀 더 자신의 자아와 맞물려 선택의 가능성을 무한히 부여받게될 다음 세대. 하지만 인간의 정신적 진화라는 대가를 치루지 않고서는 도저히 벗어나질 못할 사랑이라는 관념.

라사..., 그 곳이 세상의 별들이 다 뜨는 곳이라니. 겨울하늘의 명징한 아름다움은 별들이 떠 있는 것이 아니라 흘러가는 것처럼 보인다. 하늘에 붙박혀있는 듯한 여름이나 가을의 별이 아니라 내 눈 속으로 떨어질 듯 매서운 바람앞의 겨울 별들은 유난히 푸르고 명징하다. 그렇게 별을 찾아, 빛을 찾아 떠나는 여자들. 문희와 주원.

문희는 '요가하는 여자'를 사랑하게된 남편과 이혼한다. 잠깐의 실수와 바람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외도를 합리화시키려는 한국의 남자들 속에 그래도 문희의 남편은 자신의 사랑에 솔직했다고 볼 수 있나? 온전한 자아의 의지에서 그리되었다고 하기엔 좀 어색한 부분은 있지만 어찌되었든 무책임한 발언을 일삼는 여타의 다른 이들의 사랑이란 이름에 비해 밝은 빛을 안고 있으니 그래도 다행이지 싶다.

사회학자 기든스은 '한 인간이 일생 동안 느끼는 낭만적 사랑의 감정은 고작 한 시간에 불과하다.'고 하였는데 거기에 걸맞는 여자는 '성자'이다. 주원은 상이라는 아들을 데리고 인도로 온다. 그녀는 그곳에서 파올로라는 베니스의 남자를 만나 본능에 입각한 사랑을 할 것을 결심한다.

'인간은 어머니 자궁에서 세상 밖으로 나오면서 상처를 받도록 되어 있어. 더불어 살아야 하는 인간들은 근본적으로 이기적이고. 보이지 않는 운명의 손길이 우리를 휘두르니까. 영약한 인간은 그걸 피하거나 더러 조롱하고 강한 인간은 극복하여 오히려 성장을 하지. 언니도 이혼이란 상처에서 쉬 벗어나지 못했지. 영민이 그렇게 상처받는다 하더라도 그건 영민이 극복할 문제야.' 194p

아~ , 산적해있는 문제들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저렇게 간단한 것을...., 늘 쥐고 사는 나의 허무와 사랑. 이런 것들을 어떻게 해야한단 말인가. 결혼, 사랑, 자아에 대한 여러 유형들의 여자들은 우리가 진정 원하는 사랑의 형태와 인생의 행로는 어떤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갇게 한다. 그녀들이 모두 있는 땅. 인도.

별! 그것은 너무 멀리있고 우주를 떠도는 미아이다. 명징한 그 무엇도 없다. 그저 떠도는 별들이 그 곳 라사에 다 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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