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하루 반복되는 일상에 지겹다고? 그래도 너희는 내일이란게 있잖아?"

매일 반복되는 하루를 살고있는 기상캐스터 '필'.
그는 어째서인지 취재하러 나온 마을에서 영영 빠져 나올 수 없게 되버렸다.
그에게 내일이란 더이상 없다. 오직 '오늘'만이 존재할 뿐이다.
남들에게는 하루가 단지 24시간일뿐이지만, 주인공 필에게 만큼은 그렇지가 않다.
빠져나오고 싶지만 죽어도 빠져나올 수 없는, 출구란 존재하지않는 블랙홀.
그래, 블랙홀에 빠져버린 것이다.
"이 밤이 지나면 너희들에겐 내일이겠지만, 나에게는 오늘이야."
아침 6시에 자동적으로 눈이 떠지고, 라디오에서 들리는 음악은 마치
어제 했던 것을 그대로 틀어주는 것만 같다. 우연이겠지, 우연이겠지...
그렇게 어제와 같은 상황들에 기시감을 느끼며, 잠자리에 든다.
내일이 오겠지...우연일꺼야.
그러나 그에게는 내일 대신, 오늘이 오고...그는 이곳에서 헤어나올 수 없다는 걸 알게된다.

"오늘이 반복이 된다면?"
어떻게 생각해보면 상당히 재미있는 질문이 아닐 수 없다.
빨간날인 일요일이 연속되는 것 처럼, 즐거울수도 있으니 말이다.
먹고 싶은거 실컷 배불리먹고, 잠도 실컷자보고, 지나가는 사람이나 골탕먹여볼까?
아니야, 은행을 털어보는 것도 좋겠지. 아니면, 이 여자를 건드려보는 것도...우하하.
뭐, 어때. 내일이면 다시 아무도 모르게 될텐데.
영화속의 주인공인 필도 마찬가지이다. 처음에는 이런 일에 황당함을 느끼지만,
하루, 이틀...연속의 오늘이 되는 생활에 재미를 찾기 시작한다.
술을 진탕먹고 난폭운전으로 경찰을 따돌려보기도 하고,
TV에 나오는 퀴즈 프로그램의 문제들이 나오자마자, 모두 맞혀보기도.
카페에서 모르는 여자에게 학교를 물어보고, 다음 날에는 동창인 것처럼 하기도.
유유히 여유를 부려가며, 돈을 훔쳐서는 비싼차를 몰고 여자를 만나기도.
이윽고, 직장동료인 '리타'에게마저 장난끼가 발동해버리는데.
"나에게 실수란 없어. 내일, 아니 오늘이오면 다시 시작하면 되거든."
술집에서 그녀가 주문하는 술을 알아뒀다가 다음날 자신이 그 술을 시키던가.
혹은 식당에서 그녀가 좋아하는 프랑스에 대한 화재가 나오자, 프랑스어를 술술
읊기도 하면서, 점차 그녀에 대한 호감을 사려고 노력한다.
어느새 밤이 찾아오고 그녀와 잠자리만 같이하는 일만이 남았는데...
어쩐지 반복을 해도 그에게 돌아오는 것은 매몰찬 그녀의 귀싸대기 뿐.
필은 점차 반복되는 일상에 지치기 시작한다.
하지만, 싫다고 한들 어찌하랴. 죽어서도 헤어나올 수 없는 오늘인데...
모든 걸 포기하다시피 한 필은, 마침내 그녀에게 털어 놓기로한다.

"사실 나는 신이야."
이미 수십번, 아니 수백번이라고해도 모자를 만큼 오늘을 살아본 필에게는
이 마을에서의 오늘만큼은 모든 걸 알고 있는 필.
그랬다. 그는 오늘에 있어서는 모르는게 없는 전지전능한 신이였던 것이다.
이 카페에 있는 사람들 이름 조차, 그들은 필이 누군지도 모르지만, 필은 알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얼마후에 무슨일들이 벌어질지도 필에게는 눈감고도 뻔한 일들...
이 사실들을 리타에게 모두 털어놓고 눈 앞에 모든 것들을 보여준다.
답답한 마음에, 이 지겨운 하루를 누구에게라도 털어놓고 싶었던 것이었다.
그러한 때묻지않은 진실이 그녀에게 통했을까. 의외로 그녀는 그와 같이 있기로 한다.
그 시간이 필에게 있어서 만큼은, 지금까지 있었던 '오늘'중에서 가장 행복하고
소중한 날이었음을 깨닫게되지만...
'그래도...다시 오늘이 오면...그녀는 이 일을 잊어버리겠지...'
그리고 다시 지겨운 오늘이 그에게 찾아오고,
그는 항상 아침에 보던 길거리를 서성이던 부랑자 노인에게 도움의 손길을준다.
그러나...애석하게도 할아버지는 노화 때문에 사망하고만다.
지금까지 실수란 없던 그에게, 자신이 따뜻한 손길을 줬던 사람이 죽게되자,
필은 할아버지를 도와주기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다시 돌아온 오늘에는 노인에게 따뜻한 밥 한끼를 대접하며 행복한 하루를
만들어 주려고 노력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인은 그날밤 다시 죽게된다...
왜 이 사실을 이제야 알았을까.
이 마을에 자신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얼마든지 있었는데 말이다.
필은 자신이 있는 이 오늘이란 시간을
처음으로 자신이 아닌, 타인에게 행복을 주기로 결심한다.

"내일이 오지 않아도 좋아, 지금 이순간 행복하니까."
마을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면서 그들의 행복에 같이 행복을 느끼는 필.
그와 더불어, 생각치않던 사랑까지 그에게 찾아오게된다.
항상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오늘을 살았던 필.
그랬던 그가 타인의 행복을 만들어주면서 자신의 행복한 오늘을 만들어버린 것이다.
헹복이란 것은 의외로 바로 옆에서 쉽게 찾을 수 있었는데 말이다.
영화의 마지막에서 내일은, 단순한 내일이 아니라.
행복한 오늘의 연속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상, dkanfhmm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