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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거침없이 떠나라 - 성공하는 내일을 준비하는 여자 20대들의 선택
남인숙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2월
평점 :
나는 잘 떠날 수 있을까?
이 책을 받았던 게 언제였더라. 아마도 상반기 거의 2월이나 3월 즈음이었던 것 같다. 오랜 백수생활을 끝내고 일을 시작한 나는 좋지 않은 집안사정까지 겹쳐 거의 책을 읽을 시간이 없었다. 스스로를 문자중독이라 진단할 만큼 많은 책을 읽었던 시절의 내가 이제는 독서에 대한 목마름도 잊은 채 일에 빠지고 중독되어 책을 멀리하고 살았다. 하지만 몸과 마음은 기억한다. 내가 얼마나 책을 사랑하고 또 원했는지를. 바쁘다는 핑계로 자신을 합리화하던 스스로를 타이르고 제일 먼저 손에 잡은 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 서평을 써야한다는 의무감도 있었지만 어쩌면 지금 내 시기에 가장 필요한 책일 것이란 확신이 들어서 일 것이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상당히 재미있었고 또 나에게 꼭 필요한 책이었다.
주인공은 공교롭게도 나랑 나이가 같다. 자신이 하는 일을 생각만큼 즐기지 않는 다는 사실도 같고 남자들에 대해 생각하는 관점, 심지어 주변에 있는 친구들의 스타일마저도 비슷했다. 반가우면서도 찝찝한 마음이 동시에 들었다. 훗. 여하튼 나는 조금씩 그러나 꽤나 심각하게 책 속에 빠져들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멘토를 정하는 것이라고 했던가? 우리의 주인공도 인생의 멘토를 만나 자신을 변화시켜 가기 시작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떠남'에 대한 이해와 실행이었다. 자신이 떠나야 할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시기는 언제가 가장 좋을 때이고 자신이 떠나고 싶어 하는 진정한 이유를 알고 있는지 그리고 떠나고 나면 다시 되돌아 올 줄 아는지. 쉼 없이 이어지는 질문과 해답의 물결 속에서 나는 가만히 눈을 감고 내 자신을 되돌아보았다. 잔잔하게 내 몸에 와 닿는 물결처럼 책과 하나가되어 스스로를 반성하고 해결책을 찾아 갈 수 있었다.
책을 읽는 동안 거짓말처럼 기분이 좋아졌다. 지금의 남자친구에게 의존하던 나의 모습도 조금은 버릴 수 있었고 그리고 책 속의 멘토 장전무가 시킨 대로 하루에 다섯 가지 정도 기분 좋고 기억에 남는 일들을 적어보니 내가 보낸 하루가 매일같이 특별하고 소중하게 느껴졌다. 부정적인 생각을 손바닥 뒤집듯 엎어보니 긍정적이고 행복한 일들이 그득했다. 이런 소중한 것들을 보지 못하고 힘들다고 외롭다고 징징거리던 내 자신이 심하게 부끄러워 괜스레 얼굴이 빨개질 정도였다.
인생을 살면서 정말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자신의 인생모델이 되어줄 멘토를 찾는 일인 것 같다. 나는 내 인생에 큰 변화를 줄 멘토를 찾지는 못했지만 이렇게 좋은 책들이 내 주위에는 많이 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행복해진다. 오래도록 책을 읽지 못하고(간간히 읽기는 했지만 양에 차지 않았다.) 그리고 글을 쓸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내게 조용한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다시 예전의 내 모습으로 돌아가자. 그리고 좀 더 나은 모습의 내가 되자. 왠지 힘이 솟는다.
[출처] 여자 거침없이 떠나라|작성자 다람쥐